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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8 19:20
연재수 :
590 회
조회수 :
121,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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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54,577

작성
23.10.1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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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21. 함께할 수 없다면

DUMMY

급하게 조타실로 달려온 레이첼이 매우 화난 얼굴로 모두를 향해 소리친다.

“ 이.. 이 자식들..! 날 태운 채로 올라가면 어떻게 해?! “

“ 아 그.. 그게..! 어쩔 수 없었어! 우리가 은하의 인도자에게 들키면 위험한 건 알잖아! “

그 말을 은하의 인도자 소속인 레이첼에게 하는 말이라는 게 참 웃기기는 하지만

일단은 지금은 너무 급한 상황이다.

“ 으으 지금 오신 분들이 너희에 대한 소식을 아직 접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잖냐..! 얼른 날 내려놔라..!! “

“ 레이첼 화났다~ 성격 나쁜 애가 더 나빠진다~ 헤헤헤헤헵 읍.. “

춘향의 말로 레이첼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지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아리나가 급하게 춘향의 입을 막으며 난감한 듯 웃었다.

“ 아니 그.. 미안한데.. 응 금방 다시 돌아올 테니까..! 지금만 좀 어떻게 안 될까..?! “

“ 아니 그.. 는 무슨..! 지금 내가 저 자리에 없으면 다른 인도자님들께서 나까지 의심할 거 아니냐!! “

어.. 물론 그것도 그렇긴 한데..

그래도 지금 뛰어내리라고 할 수도 없고.

여기서 내려가다가 인도자들이랑 마주쳤는데 하필 그 마주친 인도자가 베스빌이나 바체트라면 그 순간 네이렌은 끝장이다.

네이렌뿐만 아니라 레이첼까지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물론 이 사실을 레이첼도 알고 있기에 더이상 크게 말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답답한 심정인 것은 여전하다.

그 누구도 이 조타실에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춘향의 허우적거림과 아디나만이 키를 움직여 우주로 가고 있는 그때

피렌의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 ..상대가 우리를 아는 녀석이 아닐 가능성도 있고... 거기다 우리에 대한 소식을 모르는 녀석들일 가능성도 있다라.. “

그뿐만이 아니다.

아무리 인도자들이 네이렌을 붙잡는다고 해도 제대로 된 소식을 듣지 못했다면..

붉은 눈에 대해서도 억지로 숨기려 들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저 인도자들이 네이렌을 잡으러 왔다는 확률은 상당히 낮지 않을까 싶었다.

“ 레이첼. 저들은 붉은 눈을 조사하러 온 것은 확실하다고 볼 수 있겠지? “

그런 피렌의 눈빛이 무언가 계획이 있는 것처럼 느낀 레이첼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 그래. 붉은 눈에 관한 일이나 우리 신전 내부의 인도자들이 해결할 수 없을 만큼의 사건이 벌어질 때만 인도자님들께서 파견 나오시니까 이번에는 무조건 붉은 눈 사건으로 온 것이 확실하다. “

레이첼에게서 답을 들었다.

그러자 피렌이 눈을 찌푸리며 생각에 빠진다.

“ 으음...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때? “

“ 어떻게? “

“ 빨리 전달해줄래? 이대로 무작정 우주로 가는 것도 레이첼에게 부담이 될 거야. “

아디나가 키를 잡은 채로 피렌을 잠시 바라보자 피렌은 거의 신음하듯이 작전을 짜고서는 눈을 뜬다.

“ 아디나. 은하의 인도자들이 있는 우주선으로 가자. “





네이렌이 타고 있는 함선과는 조금 다르지만

배의 형태가 아닌 우주선의 형태이기는 하지만

마치 함선과도 같이 갑판이 존재하는 13대의 우주선이

비교적 허름한 우주선 한 대와 대치한다.

그 허름한 우주선 한 대에서 인도자이자 이 은하 신전의 교관. 레이첼이 나오자 13대의 새하얀 우주선 중에 한대가 가까이 접근한다.

그 우주선에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기 전부터 레이첼은 고개를 숙이고 최대한의 예를 표한다.

“ 고개를 들고 소속을 밝혀라. “

눈앞의 새하얀 우주선에서 레이첼이 타고 있는 우주선을 전부 뒤덮는 에너지의 흐름이 느껴지고

어느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생각보다 앳된 목소리.

아주 작게 말하는 것 같았지만 이 우주선을 뒤덮고 있는 에너지가 목소리를 전달하는 듯이 귀에 생생히 들려온다.

“ 예. JL772 은하 신전 소속 성운 추적자 담당 교관 레이첼입니다. “

“ ..은하 신전 소속? “

“ 예. 현재 이 우주선에는 성운 추적자 교육생들과 함께 타고 있으며, 실전 고래 사냥을 통한 효율적인 훈련을 위해 우주로 나아가고 있던 도중입니다. “

네이렌이 먼저 은하의 인도자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오직 교관으로서 레이첼만 모습을 드러내고, 은하의 인도자들에게 ‘ 훈련 목적 ‘ 으로 우주에 나간다고 보고한다.

그러면서 성운 추적자 교육생들이 타고 있다고 일부러 언급해 은하의 인도자들이 붉은 눈에 관해 물어보는 것을 차단했다.

동시에 레이첼이 이 우주선에 탑승하고 있는 이유까지도 설명이 되니 나중에 은하 신전으로 복귀한다고 해도 별 탈 없이 넘어가리라.

레이첼이 인도자를 상대로 속이기만 한다면 모든 것이 편안해지는 상황이다.

라는 피렌의 계획이었다.

“ ...그렇군... “

“ 예. “

그 뒤에 이어질 말이 들리지 않고 침묵이 흐르자 레이첼이 살짝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먼저 말을 할 수는 없는 지위이기에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조금 더 기다리고 있자 드디어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 해야 할 말이 많을 텐데. 언제쯤 돌아오는가? “

“ 오늘은 심화 학습 과정이 예정되어 있는지라 조금은 늦을 것 같지만.. 비상 상황인 만큼 빠르게 복귀하도록 하겠습니다. “

“ ....알겠다. “

젊은 인도자의 목소리가 들리고 레이첼이 의아한 기분을 숨긴 채로 고개를 숙인다.

분명 이곳에 성운 추적자가 타고 있다고 말했으며, 훈련을 나간다고 했다.

레이첼이 훈련에 나갔다가 복귀를 한다고 말한다면 분명 붉은 눈에 대한 미세한 정보라도 다른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서는 안 되기에 원래대로 훈련을 진행하라고 말하리라 생각했다.

조금은.. 의외의 답변에 레이첼은 대답하지도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긴장감을 유지한 채 조타실로 들어간다.

“ 저기봐~! 먼지 짱많아~! 청소 좀 하라니깐 앨리스으으~~ “

“ 아오 진짜!! 쫌 떨어져 봐! 뭔 애가 이렇게 힘이 쌔?! “

바깥의 진지하고 무겁고 심각한 상황과는 다르게

이곳 조타실도 진지... 하기는 한데..

음..

통유리로 된 창에서 춘향이 얼굴을 비비고, 그런 춘향을 아리나가 억지로 떼어내는 모습부터 시작해서..

“ 레.. 레이첼님 어떻게 됐나요?! 걸렸나요?! 성공했나요?! 처리할까요?! “

“ 자.. 잠깐 미야 진정해봐.. 레이첼 빨리..! 어떻게 됐어? 잘 됐어?! “

라며 호들갑 떠는 미야와 라티안에다가

“ 이.. 이제 가도 되나? “

“ 함부로 움직이지마. 저들이 먼저 움직이고 나면 그때 움직이자. “

“ 그러기에는 쟤네가 안 움직이는데?! “

아디나와 피렌은 ‘ 키 ‘ 라는 이 우주선을 움직이는 도구를 잡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으며,

오직 앨리스만이 한가운데서 태연하게, 언제나처럼 평화롭게 모두를 지켜보며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었...

...

카린은 어디 갔지?

레이첼은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미야의 얼굴을 손으로 밀치고 제일 이상적인 앨리스에게 다가간다.

“ 이봐. 앨리스. 카린은 어디 갔지? “

“ ...튀었어. “

윌리가 레이첼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도망가는 것을 카린도 따라간 것이지만..

뭐 이렇게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

“ ...너희는 정말 답이 없군. “

그대로 떠나버리는 레이첼을 보고 앨리스가 조심스레 묻는다.

“ ...어디가? “

“ 내가 지금은 길잡이 역할이 아니더냐. 당연히 밖으로 나가서 길을 안내해야지. 너희도 빨리 준비해서 나오기나 해라. “

라고 말하고서는 이것은 진짜 훈련이 아니기에 굳이 네이렌이 나올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아차 싶은 마음에 머리를 긁적이고서는 혼자서 갑판으로 향했다.

“ ...갔어? 간 거지? “

레이첼이 올라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숨어있던 윌리가 얼굴을 빼꼼 내민다.

가장 가까이에 있던 사람이 라티안이었기에 라티안이 방금 레이첼이 나간 통로를 한번 바라보고는 조용히 소리친다.

“ 어.. 아니! 아직 갑판 위에 있으니까 숨어있어! 언제 내려올지 몰라! 더 숨어있어! “

“ 그.. 그러기에는..! 잠시라도 좋으니 이거 좀 봐줘..! “

윌리는 다급하게 손에 든 빛나는 무언가를 라티안에게. 아니 네이렌에게 보여준다.

“ 에..? 저거 왜 저래? “

“ 몰라..! 이거 누가 사용하던 아티팩트야?! 숨으려고 내 방에 들어갔는데 얘가 갑자기 이렇게 요동치면서 빛나고 있잖아! “

윌리의 손에는 이 신전에 들어가기 전에 아리나가 맡겨놓았던 알비스의 아티팩트가 굉장히 강렬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왜일까.

저 우주선에서..

아니 저 이상하게 생긴 우주선에서 알비스의 보급형 아티팩트가 느껴진다.

저 안에 분명 아티팩트가 있다.

그런데..

왜 레이첼은 성운 추적자 교육생이 타고 있다고 한 걸까.

네이렌이 설마 성운 추적자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는 걸까?

결국, 그들도 자기들만의 방식이 아닌 은하의 인도자들이 가르친 대로 행동하고 움직이는 걸까?

“ 아냐.. 아니야... “

그렇게 개성 넘치던 여행자들이 고작 그런 평범한 성운 추적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야 그렇지 않은가.

아무런 지식도 없는 채로 자신의 몸을 때려 박아 고래를 사냥할 수 있을 만한 모험심이 강한 여행자들인데 고작 성운 추적자로 만족할까?

아니..

혹시..

네이렌은 고래 사냥을 그만두고 알비스의 아티팩트를 포함해 우주선 자체를 팔아버렸다거나..

알비스는 머리를 감싸 쥐고 주저앉아버렸다.

“ 알비스 인도자님?! “

“ ...괜찮다. “

...아니겠지.

이것은 나쁜 망상일 뿐이다.

최악인 경우의 수만 생각했을 뿐이다.

“ ...가자. “

“ 예. “

알비스의 한마디에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13대의 우주선이 은하 신전을 향해 다가간다.

그러던 중 레이첼이 타고 있던 우주선은 위로 올라가며,

우주선의 정면이..

특이한 우주선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그 특이한 우주선의 하단부에 비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검은 머리가 유리창에 딱 달라붙은 채로 붉은 눈을 빛내고 있으며...

그 뒤에서 노란 금발 머리 여자아이가 붉은 눈을 한 여자를 말리고 있는 듯이 보인다.

네이렌이다.

..알비스를 알고 있는 네이렌이다.

그런데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

알비스는 똑똑히 보았다.

시야에서 사라지기 직전에 보인 처음 보는 인물의 얼굴을.

그 인물이 빛나는 아티팩트를 들고 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 ...새로운 길잡이인가. “

알비스의 망상은 그 순간 현실이 되었다.

“ ...함께 하자고 해놓고... 꼭 다시 만나자고 해놓고... “

물론... 알비스를 기다려주기를 원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알비스 혼자만의 소원인 것은 맞다.

상대는 다를 수도 있다.

충분히 그것은 알고 있다.

그래도.. 그래도...

그런 멋진 모험을 경험시켜주면 꿈 정도는 꿀 수 있는 거 아니었냐..?

“ 알비스 인도자님. 도착했습니다. “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사이에 어느새 13대의 우주선은 은하 신전에 도착해 있었다.

그러나 알비스는 여전히 멍한 채로 허공을. 우주를 바라본다.

“ ...알비스 인도자님? “

“ 테리스 인도자. “

“ 네. “

그들은 분명 그렇게 말했다.

길잡이가 아니더라도 알비스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 필요하다고.

그러니 함께하자고.

하지만 지금은 다른 길잡이가 그들의 옆에 있었으며,

어떤 길잡이인지는 모르지만... 길잡이인 이상 은하의 인도자 소속.

이 세계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신전에 들어와 교육을 받는 것이겠지...

...

이제는.. 네이렌에게 알비스는 필요 없는 존재다.

알비스는 다시 은하의 인도자라는 족쇄에 갇혀 우주로 나갈 수 없게 된다.

미지에 대한 모험을 할 수 없게 된다.

네이렌만 믿고 있었는데..

그들이 함께하자는 그 말을 믿고 있었는데..

알비스는 마치 배신당한 느낌이 들었다.

함께할 수 없다면...

죽여버린다.

“ ...라카람 인도자와 마하트 인도자를 데리고 아까 우주로 떠났던 성운 추적자 훈련생들을 전부 죽여라. “

“ 네. “


작가의말

어어.. 뭔가 오해가 쌓이는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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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324. 알 수 없음 23.10.14 243 0 14쪽
331 323. 연이은 위기 23.10.13 244 0 13쪽
330 322. 우연. 하지만 예측된 결과 23.10.12 246 1 12쪽
» 321. 함께할 수 없다면 23.10.11 247 0 12쪽
328 320. 아니 벌써 왔다고? 23.10.10 244 0 13쪽
327 319. 이제는 떠날 때 23.10.09 246 0 13쪽
326 318. 진지한 수업 23.10.08 249 0 16쪽
325 317. 우리는 한배를 탄 거야 23.10.07 245 0 12쪽
324 316. 이 녀석 대체 뭐야 23.10.06 245 0 12쪽
323 315. 찾았다 범인 23.10.05 246 0 14쪽
322 314. 다른 사람 아니 기계 아니 사람 23.10.04 247 0 13쪽
321 313. 붉은 눈 23.10.03 245 0 13쪽
320 312. 나한테서 제발 신경 꺼 23.10.02 246 0 15쪽
319 311. 의외의 수확 23.10.01 249 0 14쪽
318 310. 누가 이런 짓을 저지른 거냐 23.09.30 247 0 13쪽
317 309. 이 나이에 공부를 23.09.29 246 0 13쪽
316 308. 일류 길잡이 23.09.28 245 0 13쪽
315 307. 맞춤 수업 23.09.27 246 0 12쪽
314 306. 시험의 결과 23.09.26 246 0 15쪽
313 305. 낯선 세상에서 만난 익숙한 물건 23.09.25 246 0 14쪽
312 304. 계약하지 않은 신입생 23.09.24 248 0 13쪽
311 303. 오해로 시작된 첫 만남 23.09.23 24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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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 299. 찝찝함밖에 남지 않은 23.09.19 248 0 13쪽
306 298. 일생일대의 도박 23.09.18 247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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