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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만렙 둔재는 영웅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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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그레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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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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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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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6화

DUMMY

아서는 별관 뒤에서 허수아비들을 전부 부서뜨리며 중얼거렸다.


“어렵군.”


레미디오스의 신체 단련술은 아서가 예상하는 범위를 넘어섰다.


“지금의 몸뚱이로는 턱도 없군.”


최소 태산격 6성 정도는 되어야지만, 시도할 수 있어 보였다.


‘태산격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재생 능력을 쓰기 위해선 몸을 부수고 재생 능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인데, 주먹만으로 집채 만 한 바위 정도는 부술 수 있는 몸뚱이는 좀처럼 부러지지 않았다.


‘다른 방도를 찾아봐야 하나?’


문제는 지금 능력만으로 영약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니, 한 가지가 있다.’


아서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기억.


생도 수업.


10살 이상의 직계, 방계의 자식들이 기사로 첫발을 내딛는 과정.


총 5년의 커리큘럼을 통해 마력을 깨우치고, 마력을 다루게 되는 주 수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분명 우승 상품으로 영약을 줬었지?’


그중 생도 끼리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린 다음 우승자에게 영약을 준 것으로 알고 있었다.


‘우승 상품이 분명 구절지화(九折指花)였지?’


섭취 시 신체의 모든 노폐물을 제거하고, 혈도를 넓혀주는 약효를 지닌 영약,

그리고 레미디오스의 신체 단련술에도 나와 있는 영초(靈草)였다.


‘과거엔 검도 제대로 휘두르지 못한 몸이었지.’


마이어의 둔재, 직계의 결점.

수많은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아서를 괴롭혔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수많은 괴롭힘이 있었고, 그중엔 선별식에서 박살 낸 레이몬드도 있었다.


‘훈련은 꽤 힘들겠지.’


마력을 다룰 줄 아는 다른 생도들과 달리, 마력을 쌓지도 못하고, 검술에 재능이 없으며, 이렇다 할 파벌도 없었다.


다만 자신에겐 누구보다 험하게 살아온 전생의 경험이 남아 있었다.

그 기억을 연료 삼아 성장한다면 전생의 경지를 빠르게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한동안 바쁜 나날에 시달리겠군.’


생도 수업은 가주 지그하르트의 지휘 아래 진행되는 과정이기에, 그 어떤 훈련보다 험할 것이다.


그 훈련 과정을 버텨야지만 훗날 높은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


“보여줘야지.”


열등감에서 비롯된 치기 어린 감정이 아닌, 오죽 외부 신에 대한 복수심으로 어우러진 분노.


‘그리고 삼악.’


이곳의 일로 놈들을 견제는 조금 늦어지겠지만, 자신의 진짜 목표는 그들이 숭배하는 외부 신이었다.


이 세계에서 외부 신을 전부 사라지게 만들 때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는다.


“후우.”


아서는 눈앞의 허수아비를 향해 주먹을 내지르고 완전히 박살 냈다.


콰앙-!


그의 고된 수련 과정은 생도 수업 첫날이 오기까지 계속되었다.


***


마이어는 북천검가라는 이명답게 막강한 무력 단체를 보유했다.


하나하나가 막강한 단체지만, 가장 강맹한 무력 단체를 뽑으라 말하면 열 명 중 여섯은 건명전(乾冥殿)을 말할 것이다.


그 건명전의 주인 둘째 부인 로페나 마이어가 인상을 구기며 물었다.


“···죽었다고?”


그녀는 수하로부터 별관을 감시하는 세작이 죽었다는 보고를 전달받고 있었다.


“등 뒤에 심장이 박힌 채로 죽었다고 건명전의 기사들이 전했습니다.”

“분명 마력도 쓰지 못하는 반푼이라 하지 않았나?”

“선별식에서 가주님의 대화를 들었던 이가 한둘이 아닙니다. 분명 제 입으로 마력을 쌓지 못하는 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건 나도 알고 있다. 분명 선별식에서 검을 쓰지 않고 주먹만으로 쓰러뜨린 걸 봤지. 근데······.”


로페나 마이어는 책상을 툭툭 두들기며 중얼거렸다.


“놈은 영산에서 살아 돌아오지 않았더냐.”


영산은 마력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기사들조차 생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험준한 장소였다.


하지만 그걸 7살짜리가, 그것도 마력 하나 다루지 못하는 반푼이가 견뎠다.

기사들의 보고를 들었음에도 믿을 수가 없었다.


“별관에 사람을 넣을 수 있나?”

“가능하긴 하겠습니다만, 감시가 심해져 신중히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수하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로페나가 말을 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 녀석도 10살이었지.”

“아······!”


눈치빠른 수하가 빠르게 답했다.


“인원을 채워 넣으라 지시를 내리겠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방계의 아이들에게도.”


로페나가 차가운 눈동자를 빛내며 말했다.


“기회를 잡으면 밟으라고 지시하도록.”


***


한편 비슷한 시각.


지그하르트 마이어는 창궁에서 나와 홀로 어디론가로 향했다.


그가 향한 곳은 생도들의 수련을 위한 장소인 3연무장.


연무장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수백 명의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크기의 대지가 펼쳐졌다.


“충-!”


지그하르트는 경례하는 교관들에게 손을 들어 주고서, 연무장에 세워진 교관실에 들어갔다.


깔끔하게 정돈된 방 안에 한 사내가 자신의 검을 손질하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이제 막 30살이 되었을까.

방계를 상징하는 회색빛 머리카락을 뒤로 묶은 미청년이 고개를 숙이며 몸을 일으켰다.


그는 방계출신임에도 가주 지그하르트로부터 선택되어, 이른 나이에 창천검대에 들어간 사내였는데.

과거 삼악과의 전투에서 오른팔을 잃고 제대했지만, 가주의 명령으로 생도들을 가르치는 총교관직에 앉아 있었다.


“···팔은 아직도 괜찮나?”

“예, 조금 욱신거리는 거 빼곤 괜찮습니다.”

“불편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해라.”

“가주님의 은혜는 마음으로만 받겠습니다.”


청년이 손질된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은 어쩐 일로 여기까지 찾아오셨습니까? 혹, 며칠 뒤에 입학하는 막내 아드님 때문입니까?”

“······.”


지그하르트는 말을 하지 않고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 속에 있는 진의를 깨달은 청년은 개구쟁이와도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검을 사용하지 않은 기사라. 저도 보고를 들었을 땐 제법 흥미로웠습니다.”

“네 생각은 어떻지?”

“일단 곁에 두고 지켜봐야 알 것 같습니다만···적어도 멋모르고 입을 함부로 연 애송이는 아닌 거 같습니다.”


개구쟁이와도 같은 청년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물론 그 아이의 재능은 저도 모릅니다. 가문 역사상 검을 패용하지 않은 이는 그 아이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었으니까요.”

“그 아이의 집념은 내가 보장하지.”


그 말에 청년이 미소를 지었다.


‘가주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실 줄은 몰랐군.’


지그하르트는 냉혹한 무인이지만, 자신의 기준에 만족하는 이가 있으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워낙 말수가 적고, 무뚝뚝해서 그렇지.


“그럼 수련의 강도를 제 마음대로 올려도 괜찮겠습니까?”

“그러도록.”


지그하르트의 주억거림에 청년이 씩 웃었다.


“확실하게 옥석을 가려라. 어중이떠중이는 거르고, 제대로 된 인원만 네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선발 시험의 내용을 바꾸라는 말씀입니까?”

“그건 네가 알아서 해라.”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지그하르트는 교관들의 경례를 받으며 문을 나섰다.

그 모습을 뒤에서 끝까지 지켜본 청년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저렇게까지 관심을 가지실 줄은 몰랐군.’


청년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재밌는 일이 벌어질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


날이 밝았다.


아서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짐을 챙겨서 별관을 나와 연무장으로 향했다.


3 연무장은 주변이 산으로 뒤덮여 있어 천혜의 요새와도 같은 위용을 자랑했다.


바닥은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마련된 특수 제작한 모래가 깔려있었고, 주변에는 단련장이 있었다.


아서는 연무장을 쭉 둘러본 뒤 미리 나와 있는 아이들을 훑었다.


‘전부 마력을 쌓았군.’


마이어의 직계와 방계뿐만 아니라, 봉신 가문에서 데리고 온 추천생들도 있어서 그 수가 많았다.


‘이들이 전부 내 경쟁자인가.’


물론 선발 과정에서 대부분이 탈락하겠지만.


이때, 뒤에서 조롱 어린 음성이 들려왔다.


“쟤 맞지? 직계임에도 마력을 다루지도 못하는 반푼이.”

“반푼이면 얌전히 집에서 가만히 짜져있을 것이지, 왜 여기 와서 물을 흐리는지.”

“쟤 봐봐. 검도 들고 오지도 않고 무식하게 서 있는 거.”


방계의 아이들이 다 들리도록 조롱을 해댔다.

이미 소문이 쫙 퍼졌는지, 그중엔 대놓고 선을 넘는 아이들도 많았다.


“저런 놈이 직계라니, 마이어도 이제 한물갔군.”

“그래도 얼굴은 제법 반반하게 생긴 거 같은데. 창녀들에게 제법 인기 있어 보이네.”


방계들은 가만히 서 있는 아서를 보고 비웃었다.


‘흐음.’


아서는 고개를 돌려 방금 입을 함부로 놀린 방계 녀석들을 보았다.

그들은 잠시 움찔거렸지만, 몇몇은 뭐 어쩔 거냐는 식으로 대놓고 적의를 드러냈다.


‘나중에 몇 군데 만져주면 알아서 기겠지.’


삼류는 감정적으로만 행동하고, 이류가 이성과 감정을 자제할 줄 안다면.


일류는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나아가는 것.


‘이런 꼬맹이들하고 감정싸움은 사치다.’


그렇게 놈들을 속으로 비웃으며 무시하고 있을 때, 연무장의 문이 부서질 듯 열렸다.


콰앙-!


부서진 문을 넘어 잿빛 머리의 남자가 들어왔다.

미청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수려한 외모를 가진 사내는 오른 소매를 펄럭이며 다가오고 있었다.


‘저자가 여기에 있었나?’


아서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살면서 귀에 꽂히도록 들었던 사내.

마이어의 검귀(劍鬼)라고 불렸던 외팔이 사내 아론이었다.


‘은퇴했다고 들었는데, 이곳에 있었나.’


삼악과의 격전 도중 오른팔이 잘리는 부상을 집어 물러났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다.


“흐음.”


아론은 좌중을 한 번씩 쳐다본 후 단상 위로 올라갔다.


“잘 떠들었나, 무쇠대가리들아!”


단상의 중심에 선 아론이 크게 소리쳤다.


“너희들의 수련을 총괄할 총교관 아론이라고 한다!”


목소리에 힘이 강했다.

수많은 전장을 헤치며 나아간 사내의 기백이 절로 느껴졌다.


“너희들 중에 가문에서 제법 천재 소리를 듣고 자란 이들이 있을 거다. 근데 이곳 마이어에선 네놈들의 가치는 고작 무쇠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무쇠대가리인 거고! ”


“······”

“······”


좌중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여기 있는 사람 중 저런 모욕을 받아본 적도 없는 아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아무도 따지지 못했다.


그만큼 아론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했다.


‘대단하군.’


아론이 나타난 순간부터 주변의 마력 밀도가 미친 듯이 올라가서 움직이기도 쉽지 않았다.


마치 깊고 어두운 심해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것도 일종의 시험이겠지.’


아서가 몸을 움직이자, 아론은 순식간에 시선을 돌려 아서를 쳐다보았다.


“······.”


마치 신기한 것을 보는 눈빛.


아서는 이내 자세를 고쳐잡은 뒤 아론의 다음 대답을 기다렸다.


“”


말과 함께 옆에 서 있던 교관들이 아이들에게 물건이 담긴 목함을 건네주었다.


안에는 총 네 개의 철환과 딱딱한 빵과 다 식은 주먹밥이 들어있었다.


“이게 바로 너희들이 당분간 먹고 지낼 음식이다.”

“이, 이걸 먹으라고요?”

“그것도 당분간?”

“그게 무슨 소리······.”


아이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살면서 이런 혹독한 푸대접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자 아론이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바로 그 반응을 원했다! 저 음식이 너무 맛대가리 없어 보인다고? 네놈들 스스로 탐색해서 음식을 구해라! 저 철환이 너무 무거워 보인다고? 스스로 단련하여 알아서 살아남아라! 이게 바로 마이어의 수련 방법이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입니까?!”


남자아이 한 명이 울컥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아론은 더더욱 신이 나서 외쳤다.


“그래, 그 반응도 원했다! 네놈들이 입은 옷, 식사, 영약, 지휘. 이 모든 걸 전부 너희들 스스로 이뤄낸 것이 아니다! 너희는 그저 기생충이고, 그저 나약하게 사는 온실 속의 화초나 다름없다. 그리고!”


아론이 단상 아래로 순식간에 내려와 말했다.


“이 모든 과정은 전부 가주님의 허락 아래 진행된 것을 알고 유념해라.”

“······!”

“······!”


아론이 씩 웃으며 아이들을 향해 소리쳤다.


“그럼 바로 시험을 시작하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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