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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돌 님의 서재입니다.

투신 회귀로 UFC 제패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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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돌
작품등록일 :
2020.05.14 21:32
최근연재일 :
2020.06.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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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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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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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베테랑의 품격 (1)

DUMMY

# 25. 베테랑의 품격 (1)


수학여행에서 돌아온 김재혁은 훈련에만 매진했다.

벌써 소울 MC 측에서도 다음 상대를 잡아 주었다.


최대성 33세, 17승 14패의 베테랑이었다.

전적이 풍부한 만큼 경기 영상도 많이 나돌고 있었는데.

김재혁은 인터넷에서 '최대성'을 검색해 열심히 분석했다.


'최대성... 인생 1회차 때 내 모습을 연상시키는 선수야.'


수십 시간을 분석한 뒤 김재혁이 내린 결론이었다.

최대성은 예전의 자신과 똑 닮아 있는 선수였다.

많은 전적, 적당히 반타작 넘기는 승률, 그리고 결정적으로...


'끈질기고 포기할 줄 모른다. 이런 상대는 쉽게 KO 시키기 어려워.'


근성이 뛰어난 경기 스타일.

최대성을 보며 김재혁은 왠지 모를 친밀감을 느꼈다.

하지만 생사를 건 격투기 시합이다.

비슷한 스타일에 동질감을 느낀 것도 잠시, 김재혁은 다시 상대를 때려눕힐 방법을 연구했다.


'웬만한 타격으로는 쓰러뜨리기 힘들겠지. 게다가 최근 2연속 케이오 승을 거둔 나에 대한 경계심도 극에 달해있을 터... 깜짝 타격을 터뜨리긴 어려워.'


곽동엽과 이희재를 잡았을 때처럼 한두 방으로 이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서서히 상대를 무너뜨리는 쪽으로 김재혁은 작전의 가닥을 잡았다.


'타격에서 조금씩 이득을 보면서 압박하면. 노련한 최대성은 다른 방책을 강구하겠지. 그건 아마 그라운드... 반드시 타이밍을 노려 태클을 걸어올 거야.'


차근차근 체스나 장기 두듯 수읽기를 해보는 김재혁.

이윽고 체크메이트, 외통수 지점에 도달하였다.


'내가 타격을 내거나 회수하는 타이밍을 노리겠지? 펀치나 킥에 허점이 보일 때, 그때 태클을 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나는 길로틴 초크(guillotine choke)로 응수한다. 태클을 치느라고 낮아진 최대성의 머리를 팔과 겨드랑이 사이에 끼워 그대로 졸라버리는 거지. 이거라면 확실한 마무리가 될 거다.'


여기까지 수읽기를 마친 김재혁은 선배 김호준을 불러 연습을 부탁했다.

키 177cm인 김호준이 이번 상대 최대성(178cm)과 키가 비슷했기 때문이다.


"알았다. 길로틴 초크 높이를 가늠해보려고 그러지?"

"네 맞아요."

"얼마든지 연습 상대가 되어주마. 대신 너무 세게 꺾진 말고."

"걱정하지 마세요."


링 위에서 두 사람은 모의 훈련을 시행했다.

타격에서 스무스하게 밀린 김호준이 어쩔 수 없이 태클로 밀고 들어왔다.

로우킥을 회수할 때 들어온 완벽한 타이밍 태클.

그곳에 기다리고 있던 것은 길로틴 초크의 덫이었다.


화악!

김재혁이 들어오는 상대의 머리를 겨드랑이 밑에 끼운 뒤 단단히 팔로 붙들었다.

그다음 상체를 젖혀 그대로 꺾어버렸다.

거의 90도로 목이 꺾인 김호준은 손바닥으로 탭을 칠 수밖에 없었다.


"아이고 재혁아! 그만 그만! 이러다 모가지 부러질라."

"앗, 괜찮으세요?"

"후우! 죽는 줄 알았네... 살살 꺾으래두."

"죄송해요. 이 몸으론 아직 길로틴 초크를 거는 게 익숙하지가 않아서요."

"이 몸으론? 그럼 너한테 다른 몸도 있었냐?"


가끔 김호준은 날카로운 질문도 던질 줄 알았다.

아쉽게도 그저 지나가는 질문에서 그치고 말았지만.


"길로틴 초크 강도는 딱 좋아. 걸리면 천하장사라도 못 빠져나갈 거야. 계속 연습해서 타이밍만 맞춰나가 보자."

"네 감사합니다. 김호준 선배!"


그 뒤로도 김재혁은 김호준과 구슬땀 흘리며 최대성 전을 준비했다.

만전을 기하기 위해 플랜 B도 마련했다.

길로틴 초크가 실패하면 하위 포지션에서 주짓수 싸움을 하는 것으로 말이다.


* * *


그렇게 시간은 흘러 12월 1일이 되었다.

이날은 김재혁의 생일이자 최대성과의 경기가 잡혀있는 날이었다.

아침 일찍 미역국을 먹은 김재혁은 체육관으로 가 컨디션을 점검했다.


슈슉 – 파바박!

가벼운 섀도복싱으로 몸을 푼 뒤 김호준과 막바지 모의 훈련도 마쳤다.

오늘은 같은 체육관 황준호도 시합이 잡혀있는 날이라서 이동남 관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재혁아 오늘은 호준이가 네 전담 세컨을 봐줄 거야. 나는 언더리그에서 준호 세컨 봐줘야 하니까... 내가 없다고 막 섭섭하고 그런 거 아니지?"

"당연하죠. 이번 시합은 김호준 선배랑 다 준비했어요. 관장님은 괜히 와서 숟가락 얹을 생각하지 마세요."

"하하하! 알았다 요 녀석. 다 같이 이겨서 체육관에 다시 모이자꾸나."

"옙-!!"


김재혁과 황준호가 우렁차게 대답했다.

메인리그와 언더리그에 각각 출전하게 된 두 사람.

동반 승리로 두 배의 기쁨을 누리게 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 * *


언더리그 마지막 시합.

청코너에 배정받은 황준호가 먼저 경기장에 오르고 있었다.

이제 고작 1승 0패, 2전째인 햇병아리 전적이었지만, 단체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는 꽤 컸다.

193cm 110kg.

국내에서 보기 드문 네츄럴(타고난) 헤비급 신체.

거기에다 어렸을 때부터 유도를 수련해서 기본기도 탄탄했다.

최근 떠오르는 초특급 신성 김재혁과 같은 체육관이란 점도 크게 한몫했다.

잘만 키우면 황준호도 소울 MC를 이끌어갈 차기 중량급 대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하압!"


바셀린 도포, 보호구 착용 등 간단한 점검을 마친 황준호가 링 위에 입장했다.

우렁찬 기합 소리를 내며 필승을 다짐하는 황준호.

이번 상대를 꺾으면 자신도 메인리그로 진출할 수 있을 거다.

대전료도 상승하겠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여동생, 실직 중인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황준호는 반드시 이겨야만 했다.


두둥- 두둥- 두둥-

하지만 홍코너는 절대 만만한 선수가 아니었다.

서철수 36세.

185cm에 106kg으로 황준호보다 신체는 작지만, 훨씬 노련한 전적을 지닌 선수였다.

8승 11패.

얼핏 반타작도 넘기지 못한 형편없는 전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절대 그렇게 볼 수 없었다.


"와아아아-!!"

"서철수 화이팅!"

"세계 무대에서 뛰었던 네 클라스를 보여줘라!"


우렁찬 관중들의 응원에서 알 수 있듯이 서철수의 8승 11패는 세계적인 강자들과 자웅을 겨루며 기록한 성적이었다.

무려 8승이나 거뒀다는 점에서 서철수는 이미 자신의 클라스를 증명한 셈이었다.


"레디? 파이트!"


띠잉-

그래서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황준호는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천천히 다가오는 서철수에게서 엄청난 압박감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말이다.


파악!

황준호가 바짝 얼어붙은 채 아무것도 하지 않자 서철수 쪽에서 먼저 로우킥을 날렸다.

가만히 있으면 맞을 거라는 신호탄이었다.


'뭐라도 해야 한다.'


조급해진 황준호가 주먹을 뻗으며 달려들었다.

서철수는 씨익 웃으며 가볍게 돌아 나왔다.

격투기 경력 15년이 넘는 베테랑의 눈에 타격 수련 3개월 차 초심자의 펀치는 뻔히 다 보이고도 남았다.


'아가야, 타격은 이렇게 치는 거란다.'


손쉽게 사각을 잡은 서철수가 양손 훅 연타로 황준호를 두들겼다.

바짝 가드를 올린 덕분에 KO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드가 빈 바디에는 펀치를 허용했고, 기세 또한 상대한테로 넘어가 버렸다.

서철수는 아예 코너에 황준호를 몰아넣고는 연타를 집어넣었다.


퍽! 퍽 퍽! 퍼버벅!

체중을 잔뜩 실은 헤비급의 펀치였다.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때리는 것처럼 위력은 장난이 아니었고 황준호는 곧 패닉에 빠지고 말았다.


'크윽... 이대로 맞다간 질 거야. 뭐라도 해야 해!'


쏟아지는 타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황준호가 클린치를 시도했다.

노련한 서철수는 오히려 니킥으로 응수했다.

콱!


"허억!"


복부에 묵직한 니킥에 박히자 황준호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가 더 이상의 복부 타격을 피하려고 몸을 옆으로 돌렸다.

하지만 측두부에 펀치를 맞고 다운될 뿐이었다.


퍽! 퍽!

무자비한 좌우 훅이 꽂히자 황준호는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안돼!"


대기실에서 작은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던 김재혁이 머리를 감싸 쥐며 소리쳤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서철수의 후속 파운딩에 황준호는 결국 피니쉬 당하고 말았다.

주심이 달려와 경기를 종료시켰고 곧이어 서철수의 1라운드 TKO 승리가 선언되었다.

패배한 황준호는 이동남 관장님의 부축을 받으며 대기실로 돌아왔다.

김재혁이 있는 청코너 대기실이었다.


"준호야..."

"재혁아, 나 져버렸어."


황준호가 바닥에 풀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무겁게 착 가라앉은 목소리.

김재혁은 격투기 인생 첫 패배를 당한 그의 기분이 어떨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어설픈 위로의 말은 건네지 않았다.

이것은 황준호 본인이 처절히 느끼고 극복해야 할 문제다.

타인이 뭐라 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걱정이네. 프로 첫 KO패는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 어쩌면 준호가 격투기를 관두려고 할지도 모르겠어.'


김재혁이 속으로 걱정하고 있는데 황준호가 무겁게 닫혀있던 입을 뗐다.


"나 말이야."

"......"

"앞으로 더 강해질 거야."

"휴우!"


황준호의 입에서 혹시라도 '격투기 그만둘래' 따위의 말이 나올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던 김재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해서 황준호가 말을 이었다.


"지는 건 역시 기분이 좋지 않아. 유도할 때도 난 패배하는 기분이 싫어서 악착같이 훈련했었지. 그 결과 춘길고의 에이스가 될 수 있었고... 그런데 격투기에서 지는 건 기분이 더 X 같아.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지지 않도록 열심히 훈련할 거야."

"그래 준호야. 너라면 더욱 성장해서 서철수 선수한테 꼭 리벤지(복수전)할 수 있을 거야."

"고마워 재혁아. 이제 네 시합인데 꼭 이겨. 매번 이기기만 해서 잘 모르겠지만 지면 기분이 참 더러우니까."

"알았어."


김재혁이 씩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생 1회차에서 수두룩한 패배를 당해봐서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경기에서 패했을 때 어떠한 기분인지를 말이다.


"우리 앞으로는 승리 가도만 달리자. 내 경기 잘 보고 있어. 준호 너한테 승리의 영감(靈感)을 다시 불어넣어 줄 테니까."

"오케이."


다음 순간 진행요원이 들어와 김재혁의 차례를 알렸다.

메인리그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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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화. 베테랑의 품격 (1) +2 20.06.05 493 17 11쪽
24 24화. 수학여행 +5 20.06.04 544 19 11쪽
23 23화. 김재혁, 소울 MC의 희망이 되어라! (2) +1 20.06.03 552 20 11쪽
22 22화. 김재혁, 소울 MC의 희망이 되어라! (1) +1 20.06.02 567 23 12쪽
21 21화. 즐거운 뒤풀이 +1 20.06.01 588 21 11쪽
20 20화. 김재혁의 두 번째 프로 데뷔전 (3) +1 20.05.31 633 23 13쪽
19 19화. 김재혁의 두 번째 프로 데뷔전 (2) +1 20.05.30 638 15 12쪽
18 18화. 김재혁의 두 번째 프로 데뷔전 (1) +1 20.05.29 690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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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중간고사 (1) 20.05.25 693 20 12쪽
13 13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7) +2 20.05.24 720 18 12쪽
12 12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6) 20.05.23 737 14 12쪽
11 11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5) 20.05.22 742 17 11쪽
10 10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4) +3 20.05.21 771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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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1) +2 20.05.18 890 21 12쪽
6 6화. 썸 타다가 학교 폭력을 목격한 김재혁 +1 20.05.17 941 23 12쪽
5 5화. 전교 10등 안에 들기로 한 김재혁 +2 20.05.16 968 21 11쪽
4 4화. 프로 선수와 스파링한 김재혁 20.05.15 1,061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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