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준돌 님의 서재입니다.

투신 회귀로 UFC 제패하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판타지

준돌
작품등록일 :
2020.05.14 21:32
최근연재일 :
2020.06.11 17:4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1,588
추천수 :
637
글자수 :
159,014

작성
20.05.30 19:35
조회
637
추천
15
글자
12쪽

19화. 김재혁의 두 번째 프로 데뷔전 (2)

DUMMY

# 19. 김재혁의 두 번째 프로 데뷔전 (2)


87.1kg

이토록 골격이 크고, 이토록 근육이 잘 잡혀있는데도 고작 87kg밖에 되지 않았다.

적어도 95kg은 예상했던 김재혁이었기에 살짝 웃음이 나왔다.


"왜 이것밖에 안 나오지... 하하, 점심을 안 먹어서 그런가."

"그러게나 말이다. 재혁이 너 요새 다이어트라도 했니?"

"아니요. 오히려 시험공부하고 박소연, 안경태랑 분식집 다니느라 군살이 붙었을 텐데요."

"아니 이 몸에 어떻게 90kg도 안 넘을 수가 있단 말이냐? 너 준호랑 몸싸움해도 전혀 안 밀리지 않았나?"

"준호는 몇 kg인데요?"

"115kg. 키는 193cm에 타고난 헤비급이지. 근데 이런 애하고 87kg인 재혁이 네가 힘이 비슷하다니 믿기지 않는다. 상식 밖의 일이야."

"하하."


투신 회귀 자체가 이미 상식 밖의 일이긴 하다.

체중계에서 내려와 이동남 관장과 체급을 정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우선 미들급(-84kg)으로 데뷔전 체급을 결정하는 두 사람이었다.


"사실 재혁이 너라면 웰터급(-77kg)까지도 감량할 수 있을 거다. 수분 쫙 빼고 식단 조절하면 10kg 빼는 게 뭐 어렵겠냐. 근데 아직 18세 성장기인 너한테 좋은 방법은 아니야."

"아무래도 그렇죠."

"그래서 3kg만 빼도 되는 미들급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떡볶이 먹으면서 붙은 군살만 빼도 미들급 금방이야. 거의 평체(평소 체중)로 경기할 수 있다고."


이동남의 설명을 들은 김재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프로 파이터에게 평체의 유혹은 참 크다.

살을 째고 뼈를 깎는 지옥의 감량고를 거치지 않아도 되니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십중팔구 흠씬 두들겨 맞고 지게 된다.

타이트하게 감량 과정을 거친 상대 선수는 시합 당일 리게인(다시 체중을 얻음)으로 한 체급 이상 커지고, 평체로 나선 선수는 애처럼 작아 보인다.

감량의 보람은 이 체격적 우위에서 나온다.


하지만 김재혁은 현 상황에서 딱히 감량할 필요가 없다.

그 어떤 미들급 선수한테도 체격에서 밀리지 않을 테니까.


'188cm의 키에 201cm의 리치면 체급내 원톱인 신체다. 국내에선 라이트 헤비와 헤비급에서도 적수를 찾기 힘든 피지컬이지. 먼저 미들급에서 활동하다가 차근차근 체급을 올리자. 틈틈이 웨이트도 하고 벌크업도 해놓으면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이면 100kg을 넘길 거야. 그때 본격적으로 중량급에서 활동하면 돼.'


청사진이 잡혔다.

몸이 성장하는 고등학교 시기엔 미들급에서 뛰고, 그 후로 몸이 커지면 라이트 헤비급, 헤비급에서 뛰겠다는 계획이었다.

계획을 들은 이동남도 좋다며 수긍했다.


"좋구나. 재혁이 너라면 국내에서 세 체급 석권도 가능할 거다. 미들급부터 시작해 라이트 헤비급, 헤비급까지 차례로 먹어버리는 거지.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UFC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을까?"

"그러겠지요."

"오케이! 그럼 당장 대회사에 전화 걸어야겠다. 맹호 체육관에 대형 신인이 떴으니 당장 데뷔전 자리 마련해 놓으라고 말이야!"


신나서 관장실로 뛰어가는 이동남이었다.

몇 번의 통화를 마치고 그가 다시 돌아왔다.

의기양양 어깨를 우쭐대는 게 좋은 건수라도 물어온 모양이었다.


"재혁아 데뷔전 일정 잡았다. 소울 MC 언더 리그 시합이고, 10월 31일 장충체육관에서 싸우게 될 거야."

"딱 좋네요. 상대는 누군가요?"

"놀라지 마. 무려 곽동엽이야."

"곽동엽...?"


김재혁이 팔짱을 끼며 기억을 더듬어 봤다.

분명 기억에 있는 선수다.


'곽동엽이라면 12년 뒤에도 커리어를 이어가는 선수다. 터프한 난타전으로 유명한 미들급 파이터인데... 이 시절에도 선수를 하고 있었구나.'


곽동엽에 대해 떠올리고 있는 사이 이동남이 계속해서 입을 나불댔다.


"요새 연속 KO승으로 한창 주가가 오른 선순데, 너랑 붙게 됐다. 원래 곽동엽과 싸우기로 되어있던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 경기가 취소될 뻔한 걸 마침 내가 타이밍 좋게 전화를 걸었지 뭐냐? 재혁이 네 얘기를 하니 미심쩍어하기에 한 번만 믿고 붙여달라고 했다. 장담하는데 미래에 세계 챔피언까지 될 선수라고!"

"그랬더니요?"

"그랬더니 껄껄 웃으며 알았다더라. 농담인 줄 아는 모양인데 뭐 어쩌겠어? 재혁이 네가 실력으로 보여줘야지."

"당연하죠."

"잘 들어라. 곽동엽은 5승 2패의 잘나가는 파이터야. 맷집도 좋고 주먹도 세서 난타전에서 절대 안 밀리는 선수지. 분명 데뷔전을 치르는 신예한테는 버거운 상대다."


이동남이 목소리를 내리깔며 분위기를 조성했다.

상대 선수 곽동엽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두툼한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자연스레 검지에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재혁이 너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어. 난타전에 휘말리지 않고 침착하게 아웃복싱을 하면 돼. 축복받은 재혁이 네 리치와 스텝을 살리는 거다."

"좋은 작전이네요."


김재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이동남 관장은 격투기에 제법 안목이 있다.

발붙이고 난타전을 벌이는 곽동엽 같은 브롤러(brawler, 싸움꾼) 상대로는 확실히 아웃복싱이 유효하니까.

하지만 김재혁은 따로 마련해둔 계획이 있었다.


'그렇게 포인트만 따서 판정승하면 재미없잖아? 인생 2회차 프로 데뷔전인데 화려한 축포 정도는 쏘아줘야지.'


의중을 숨긴 채 김재혁은 개인훈련에 몰입했다.

다가오는 10월 31일, 그의 경기를 본 모든 이가 놀란 나머지 한동안 떡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리라.


* * *


학교에 착실히 다니면서도 프로 준비까지 하는 건 매우 피곤한 일이었다.

김재혁의 생활반경은 학교, 체육관, 집, 집, 체육관, 학교 이렇게 3곳만을 되풀이했다.

마치 쳇바퀴에 넣어놓은 다람쥐라도 된 기분.

자연스레 심신이 지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후우... 진짜 힘들다. 시합 준비만으로도 바쁜데 학교 수업과 수행평가까지 챙기려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야."

"재혁아 정말 힘들겠다."

"제일 짜증 나는 게 뭔지 알아?"

"뭔데?"


박소연이 묻자 김재혁이 풀과 닭가슴살뿐인 자신의 도시락을 가리켰다.


"바로 이놈의 식단 조절! 삼시 세끼 정해진 음식 말고는 숟가락도 갖다 댈 수가 없어. 과식했다간 미들급 한계체중을 오버할 테니까. 맛있는 급식도, 분식집의 떡순튀(떡볶이 순대 튀김)도 마음껏 팍팍 퍼먹을 수 없다는 게 너무나도 안타까워!"

"재혁아..."


박소연이 안쓰러운 눈빛으로 김재혁을 바라봤다.

비록 3kg만 빼도 되는, 감량에서 비교적 여유로운 김재혁이었지만 몸무게가 늘면 안 됐기에 과식은 금물이었다.

게다가 '건강한 식단에서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 맹호 체육관 이동남 가라사대, 반드시 지켜야 할 제2계명이었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


사실 김재혁도 동의하는 말이었다.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패턴을 유지하는 선수일수록 더 좋은 경기력,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곤 했으니까.

인생 1회차 때 수많은 동업자 파이터들을 보며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은 김재혁으로선 울며 겨자 먹기... 아니 울며 닭가슴살 먹기 하는 수밖에 없었다.

꾸역꾸역 풀과 퍽퍽살을 식도로 밀어 넣는 김재혁을 보던 박소연이 슬쩍 운을 뗐다.


"재혁아 10월 31일에 경기 끝나면 맛있는 거 먹으러 안 갈래?"

"우물우물... 맛있는 거?"

"응! 재혁이 너 시합 끝나면 엄청 배고플 거 아냐? 그때 떡볶이보다 더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삽겹살? 아니면 피자? 치킨? 뭐든 좋으니까 마음껏 먹어. 내가 사줄게."

"우와.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도네. 오케이! 시합 끝나면 무조건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 거다. 근데 박소연 굳이 네가 살 필요는 없어."

"왜?"

"관장님한테 사달라 하면 되니까. 너도 안경태도 와서 마음껏 얻어먹고 가."


김재혁의 말을 들은 박소연이 토라진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치. 나는 재혁이 너랑 둘이서만 먹으려고 그런 건데..."

"응? 뭐라고 박소연?"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날 시합 끝나고 마음껏 먹어야 하니까 지금은 참으셔 우선."

"오케이."


오케이는 뭐가 오케이라는 건지.

예나 지금이나 여자에 대해 한도 없이 무지한 김재혁은 박소연의 그린라이트를 하나 놓치고 말았다.

우둔하게 검지와 엄지를 말아 보인 그는 남은 도시락이나 마저 해치울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10월 30일이 되었다.

김재혁의 데뷔 바로 전날이 된 것이다.

장충체육관 사설 무대에서 계체량을 진행하며 김재혁은 상대 선수 곽동엽과 대면할 수 있었다.

턱이 굵고 광대뼈가 각진 얼굴이었는데.

딱 봐도 맷집이 좋아 보였다.


"홍코너 곽동엽, 84.3kg! 계체 통과했습니다!"


계체에서 통과한 곽동엽은 체중계에서 훌쩍 내려와 다짜고짜 김재혁한테로 다가왔다.

진행요원들이 당황하며 주춤거리는 사이 김재혁은 이미 파이트 포즈를 취했다.

그러자 곽동엽은 1m 거리를 둔 채 우뚝 멈춰 섰다.


'김재혁... 고등학생이라 들었는데 제법 의연하군.'


올해로 23살인 곽동엽은 돌발행동으로 상대를 흔들어보려던 것이었다.

자기보다 다섯 살이나 어린 미성년자가 계체량 대면식에서 멘탈을 놓치길 바라면서.

물론 소용없는 짓이었다.

본판은 30세, 프로전적 20전도 넘는 김재혁이 고작 그런 얕은수에 흔들릴 리 없지 않은가.

여유로운 미소를 띤 채 오히려 김재혁이 도발했다.


"고맙습니다 곽동엽 선수."

"뭐가 고맙다는 거냐?"

"제 프로전적 첫 승의 제물이 되어주셔서요. 이 은혜는 다음 생애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이 자식이!"


꾸벅 인사하자 오히려 이성을 잃은 것은 곽동엽이었다.

잔뜩 흥분한 채 펄펄 날뛰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주먹까지 날릴 기세여서 진행요원들이 끼어들었다.

곽동엽은 끌려나가면서까지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야 김재혁! 내일 죽을 줄 알아! 이제 막 데뷔하는 신인 주제에 어디서 선배한테 도발질이야? 너는 반드시 KO로 눕힌다!"

"잘 들어가세요~"

"재혁아 왜 그랬니?"


돌아서는 김재혁에게 이동남 관장이 물었다.

왜 굳이 상대방을 도발했냐는 의미였다.

김재혁은 싱긋 웃을 뿐 딱히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 이동남은 잘 모를 것이다.

미래 격투기에서 도발과 트래쉬토킹(언쟁, 비방전), 이슈 메이킹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이다.


'나도 코너 그레고리거 정도는 아니더라도 웬만한 언플 정도는 해줘야지. 그래야 뜬다고.'


김재혁은 지난 생애 얌전하고 성실한 선수였다.

굳이 자신을 예로 삼지 않더라도 동류의 선수들이 얼마나 뜨기 힘들었는지 많이 보아서 알고 있었다.

3연승, 5연승, 심지어 11연승 이상을 달성해도 타이틀전을 시켜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어떤 놈은 입을 잘 털어서 UFC 데뷔 3전 만에 벨트를 거머쥐기도 하는데 말이다.


'물론 입만 살아서는 안 되지. 코너 그레고리거처럼 그에 걸맞은 실력 또한 갖추고 있어야 해. 근데 나는 실력이 있잖아? 입을 털 자격도 있는 거지.'


아니나 다를까?

장내에 모여 있던 스포츠 기자들이 바쁘게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둥그런 카메라 렌즈는 다름 아닌 김재혁을 향해 있었다.


[훤칠하고 훈훈한 외모의 신인 파이터, 당돌한 태도로 베테랑 선수를 도발하다.]


이거 뭔가 기사가 될 느낌이다.

여유롭게 계체량 현장을 빠져나간 김재혁.

그날 밤 N포털 사이트 스포츠란에서 자신의 기사를 잔뜩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투신 회귀로 UFC 제패하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두 번째 공지. +2 20.06.11 393 0 -
공지 첫 번째 공지. 20.05.14 882 0 -
30 30화. 증량 (1) +2 20.06.11 441 16 11쪽
29 29화. 소울 MC 연말 대회 (3) +2 20.06.09 438 22 12쪽
28 28화. 소울 MC 연말 대회 (2) +2 20.06.08 431 18 11쪽
27 27화. 소울 MC 연말 대회 (1) +2 20.06.07 433 18 12쪽
26 26화. 베테랑의 품격 (2) +1 20.06.06 462 19 13쪽
25 25화. 베테랑의 품격 (1) +2 20.06.05 492 17 11쪽
24 24화. 수학여행 +5 20.06.04 544 19 11쪽
23 23화. 김재혁, 소울 MC의 희망이 되어라! (2) +1 20.06.03 552 20 11쪽
22 22화. 김재혁, 소울 MC의 희망이 되어라! (1) +1 20.06.02 567 23 12쪽
21 21화. 즐거운 뒤풀이 +1 20.06.01 588 21 11쪽
20 20화. 김재혁의 두 번째 프로 데뷔전 (3) +1 20.05.31 633 23 13쪽
» 19화. 김재혁의 두 번째 프로 데뷔전 (2) +1 20.05.30 638 15 12쪽
18 18화. 김재혁의 두 번째 프로 데뷔전 (1) +1 20.05.29 690 17 12쪽
17 17화. 중간고사 (4) +1 20.05.28 633 23 12쪽
16 16화. 중간고사 (3) +2 20.05.27 626 19 13쪽
15 15화. 중간고사 (2) +1 20.05.26 660 19 12쪽
14 14화. 중간고사 (1) 20.05.25 693 20 12쪽
13 13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7) +2 20.05.24 720 18 12쪽
12 12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6) 20.05.23 737 14 12쪽
11 11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5) 20.05.22 742 17 11쪽
10 10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4) +3 20.05.21 771 18 11쪽
9 9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3) +2 20.05.20 801 17 12쪽
8 8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2) +1 20.05.19 862 20 11쪽
7 7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1) +2 20.05.18 889 21 12쪽
6 6화. 썸 타다가 학교 폭력을 목격한 김재혁 +1 20.05.17 941 23 12쪽
5 5화. 전교 10등 안에 들기로 한 김재혁 +2 20.05.16 968 21 11쪽
4 4화. 프로 선수와 스파링한 김재혁 20.05.15 1,061 24 12쪽
3 3화. 인생 2회차, 진짜로 회귀한 김재혁 +5 20.05.14 1,130 2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