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준돌 님의 서재입니다.

투신 회귀로 UFC 제패하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판타지

준돌
작품등록일 :
2020.05.14 21:32
최근연재일 :
2020.06.11 17:4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1,589
추천수 :
637
글자수 :
159,014

작성
20.05.28 22:05
조회
633
추천
23
글자
12쪽

17화. 중간고사 (4)

DUMMY

# 17. 중간고사 (4)


"선생님 너무하세요! 재혁이는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고요!"

"소, 소연아... 너 듣고 있었니?"

"밖에서 다 들었어요. 선생님이 재혁이를 의심하시는 것 전부 다요. 어떻게 그러실 수 있으세요?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이 오른 학생을 축하해주시진 못할망정 일진 우두머리에 컨닝범으로 몰다뇨!"

"아니, 선생님이 억지로 몰아가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거란다."

"증거도 하나 없는데 무슨 합리적인 의심이에요! 그리고 재혁이가 열심히 공부했다는 증언은 제가 해드릴 수 있어요. 매일 방과 후에 교실에 남아서 같이 공부했으니까요. △반의 경태도 같이요."


전교 1등 박소연이 바락바락 따지고 들자 담임 선생님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떠올랐다.

지원군은 비단 박소연뿐만이 아니었다.

교무실 여기저기에서 엿듣고 있던 선생님들이 합세해 김재혁을 옹호해주시기 시작했다.


"최 선생님, 김재혁 학생은 제 수업 시간에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도 틈틈이 모르는 걸 질문하러 왔고요. 어떤 학생보다 더 노력하는 학생임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네. 김재혁 군이 학교 끝나고 나머지 공부했다는 건 나도 증언해줄 수 있어."

"김재혁 학생은 머리도 좋고, 전교 3등을 할 자격이 충분히 있습니다."

"최 선생, 잘한 학생은 칭찬을 해줘야지. 다짜고짜 컨닝했다고 몰아세우면 되나?"


평소 성실히 공부하고 바르게 살아온 김재혁의 생활 태도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졸지에 전교 1등 박소연을 비롯한 교무실 선생님들의 지지까지 받게 된 김재혁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반면 김재혁을 컨닝범으로 몰아 학부모들의 잠재적 불만을 잠재우려던 담임 선생님의 의도는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끄응... 알겠습니다. 김재혁 학생이 열심히 했단 건 담임인 나도 알고 있으니까요. 학부모회도 증언이 이렇게나 많으면 어쩔 수 없겠죠. 컨닝 의심은 혹시나 하는 차원에서 해본 거였습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그런 뜻에서... 아무튼 재혁이랑 소연이, 이만들 집에 들어가 봐라. 내일까지 성적표에 부모님 서명받아오고. 너희처럼 성적이 좋으면 부모님께 얼른 가서 보여드리고 싶을 테지."


담임에게 꾸벅 인사한 두 사람은 가방을 가지러 교실로 돌아갔다.

하굣길 내내 박소연은 끝없이 화를 냈다.

어떻게 선생님이 학생을 의심할 수 있냐며 길길이 날뛰었다.


"재혁이 네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가 있담. 정말 담임 선생님 미워!"

"진정해라 박소연. 세상엔 이것보다 더 억울한 일들도 많아. 것보다 난 오히려 기뻤다고."

"기뻤다고? 대체 뭐가?"

"나를 변호해주느라 박소연 너와 다른 선생님들이 목소리를 내주었잖아. 그것만으로도 기쁘고 든든하더라. 내가 노력해서 전교 3등을 찍은 걸 믿어준 거잖아."

"그럼. 재혁이 네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평균 97.3점이라니... 나랑도 얼마 차이 없다 야."


흥분한 박소연을 집까지 바래다준 뒤, 김재혁도 곧장 귀가했다.

중요한 순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


일부러 김재혁은 아버지가 퇴근하실 때까지 방에서 기다렸다.

부모님과 김재혁 이렇게 셋이서 함께하는 저녁 식사 시간, 김재혁은 성적표를 공개했다.


"재혁아 이게 뭐냐?"

"중간고사 성적표입니다."

"오! 벌써 성적이 나온 거니?"


아버지 어머니는 궁금해하며 성적표 주위로 모이셨다.

사실 두 분은 김재혁이 좋은 성적을 받아왔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으셨다.

불과 지난 시험만 해도 성적이 개판이었는데 무슨 수로 전교 10등 안에 들겠는가?

학원을 다닌 것도, 그렇다고 고액 과외를 처바른 것도 아니다.

두 분은 그저 아들이 이번 시험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며 격투기는 취미로만 하라고 말씀하실 작정이었다.

그런데,


"어라? 재혁이 너..."

"평균 97.3? 그리고 전교석차는...... 3등이라고?"


믿을 수 없는 숫자가 성적표가 적혀있었다.

전 과목 90점 이상, 2등급인 국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 1등급, 97.3점이라는 매우 높은 평균,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무려 3등이라는 전교석차였다.

멍하니 성적표를 들여다보시던 아버지가 이렇게 물으셨다.


"이거 재혁이 네 성적표 맞냐?"

"그럼요. X반 출석 번호 3번 김재혁. 확실히 제 성적표입니다."

"허."


믿을 수 없는지 아버지께서는 헛웃음만 치셨다.

그때 어머니께서 갑자기 김재혁을 부둥켜안으셨다.


"아이고 재혁아! 이게 웬일이냐? 재혁이 네가 전교 3등이라니! 네가 요새 열심히 공부한 건 알았지만, 그래도 엄마는 실감이 하나도 안 나는구나!"

"허허, 허허허허허허허! 그러게 이 아빠도 믿기지 않는구나!"


두 분은 한참을 얼싸안고 기뻐하셨다.

맨날 꼴지만 도맡아 하던 외동아들이 전교 3등이라니, 경사도 이런 경사가 없었다.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김재혁이 사인펜을 들고 왔다.


"성적표에 사인해주세요. 부모님 서명이 필요하대요."

"물론이다! 이런 서명은 얼마든지 환영이야."

"그리고 여기에도요."


은근슬쩍 내민 것은 격투기 관련 부모님 동의서였다.

이동남 관장한테서 받은 미성년자 시합 출전 동의서 말이다.

내용을 확인한 아버지가 약한 한숨을 내뱉으셨다.


"재혁아..."

"저 약속대로 전교 10등 안에 들어서 왔습니다. 이젠 부모님도 약속을 지키셔야죠."

"하지만 격투기는... 그것도 프로 격투기 선수는 좀..."


어미를 흐리며 아버지께서 난감한 표정을 지으셨다.

옆에서 어머니도 초조한 듯 마른 침을 삼키셨다.

두 분은 잠시 따로 좀 얘기하고 오신다며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10분 뒤, 부모님이 안방에서 나오셨다.

그러더니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던 김재혁에게 다가오셨다.


"재혁아. 이번 시험에서 전교 3등을 했잖니 너. 이거 엄청 대단한 일이다? 아빠랑 엄마는 학교 다닐 때 한 번도 이런 성적을 받아본 적이 없어. 그런데 재혁이 너는 공부 시작한 지 딱 한 달 만에 전교 3등을 해냈단다. 머리가 좋고 재능이 있다는 소리야."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가요?"

"그러니까 우리 말은 재혁이 네가 이왕 좋은 성적을 받은 김에 계속 공부를 하는 게 어떨까, 라는 거지."

"저는 격투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 녀석아... 전교 3등을 했는데 그깟 격투기가 문제냐? 너 이대로 1년만 더 공부하면 서울에 좋은 대학교 갈 수 있다. 세연대 고구려대... 아니 한국대도 갈 수 있을 거다. 한 달 공부해서 전교 3등이면 한국대도 문제없지. 어떠냐 재혁아. 격투기는 잠시 관두고 1년만 공부해서 대학 가자. 멋진 대학 졸업하고 짱짱하게 살아야지! 재혁이 너는 그럴 수가 있는 거야."


아무래도 회유를 하고 싶으신 모양이었다.

김재혁은 인상을 찌푸린 뒤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격투기 선수가 될 겁니다. UFC에 진출해서 세계 최강의 챔피언이 될 겁니다. 제게 멋지고 짱짱한 삶이란 바로 그런 겁니다."

"아이고 이 녀석아! 그 좋은 머리를 두고 왜 격투기 같은 걸 해? 그런 건 못 배우고 기술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야."

"아니요. 격투기를 하려면 온갖 무술과 전략 전술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알 게 뭐냐! 재혁이 넌 아깝지도 않니? 너는 공부에 재능이 있단 말이다. 가서 얻어터지고 맷값이나 벌어오는 격투기 따위 때려치우고 당장 공부에만 집중해라!"


아버지께선 답답한지 가슴을 두드리셨다.

더 답답한 건 김재혁이었다.


"여기서 격투기를 포기하는 게 더 아까운 일입니다. 저는 공부보다 격투기에 훨씬 더 소질이 있다고요. 적성에도 딱 맞고요."

"아니 이놈이 아직도..."

"그리고!"


김재혁이 큰 목소리로 아버지의 말씀을 끊었다.


"분명히 약속하셨잖아요. 제가 이번에 전교 10등 안에 들어오면 격투기 선수 하는 거 허락해 주신다고요. 왜 자꾸 딴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

"제가 격투기 하는 게 걱정되고 못 미더우신 거 잘 압니다. 하지만 약속은 지키십시오. 저는 분명 전교 10등 안에 들었고, 두 분은 허락해 주시기로 하셨어요. 약속대로 여기 동의서에 서명해주십시오."

"...... 그래. 알았다."


결국 부모님은 마지못해서나마 약속을 지키셨다.

굳은 얼굴로 성적표와 시합 출전 동의서에 사인해주시는 아버지를 향해 김재혁이 나긋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 저 정말 격투기 잘해요. 그리고 공부는...... 이번 중간고사 때처럼 아주 잘 보기는 힘들겠지만 중간 이상은 하도록 해볼게요."

"응? 재혁이 너 격투기 때문에 학교 자퇴한다고 하지 않았니?"

"그랬었죠. 근데 생각해 보니까 굳이 자퇴까지 할 필요는 없겠더라고요. 국내 무대 제패할 때까진 고등학교랑 병행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좀 응원해주세요."

"그렇구나. 알았다 재혁아. 네 생각이 그렇다면 우리도 응원해주마."

"고맙습니다! 절대 실망하지 않으실 거예요!"


마침내 김재혁이 부모님을 설득했다.

두 분은 여전히 아들의 공부 재능에 미련이 남으신 모양이었지만, 김재혁은 그렇지 않았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신의 메인 재능인 격투기에 전념할 것을 다짐하는 그였다.


그날 김재혁은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했다.

스포츠 채널에선 격투기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9월 8일에 열린 UFC 75번째 대회, '크러캅 vs 척 콩고'의 대결이었다.

미래에서 회귀해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김재혁이었으나 새로운 마음으로 시합을 시청했다.


'크러캅 대 척 콩고... 이게 벌써 12년 전이었구나.'


당시 김재혁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던 경기였다.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의 격투 단체 프라우드(Proud)가 패망하고, 그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북미의 UFC(Universal Fighting Championship)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이들은 프라우드 출신 선수들이 UFC 출신 선수보다 강하다고 생각했고, 이는 김재혁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시합을 보고도 그런 믿음을 이어가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다.


<아아, 크러캅! 꼼짝을 못 합니다! 척 콩고의 무에타이 클린치에 잡혀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습니다! 프라우드 무제한급 토너먼트 우승자의 자존심이 철장 바닥으로 처박히는 순간입니다!>


작은 화면 속 크러캅은 처참한 몰골로 얻어터지고 있었다.

특기인 불꽃 하이킥은 타이트하게 밀착한 상대의 클린치 때문에 봉쇄되었고, 근력에서 밀린 나머지 철창에 갇혀 니킥을 맞는 수밖에 없었다.

5분 3라운드 경기가 끝나고 세 명의 심판은 전원일치로 척 콩고의 승리를 주었다.


<우오오옷-!!>


크게 포효하는 구릿빛 피부의 척 콩고.

UFC 문지기 역할 선수가 프라우드의 전설적인 선수를 잡아냈다.

이제 대세는 프라우드가 아닌 UFC다.

격투 단체 톱으로서 우뚝 선 UFC의 위상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나도 곧 UFC로 갈 거다.'


포효하는 척 콩고를 바라보며 김재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카메라를 향해 섀도복싱 하듯 주먹을 들이대는 모습이 꼭 자신을 도발하는 것만 같았다.

김재혁은 기꺼이 그 도발에 응해주기로 했다.


'가서 모조리 쓸어주마. 투신 회귀한 이 김재혁 님의 실력을 UFC 너희들에게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투신 회귀로 UFC 제패하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두 번째 공지. +2 20.06.11 393 0 -
공지 첫 번째 공지. 20.05.14 882 0 -
30 30화. 증량 (1) +2 20.06.11 441 16 11쪽
29 29화. 소울 MC 연말 대회 (3) +2 20.06.09 438 22 12쪽
28 28화. 소울 MC 연말 대회 (2) +2 20.06.08 431 18 11쪽
27 27화. 소울 MC 연말 대회 (1) +2 20.06.07 433 18 12쪽
26 26화. 베테랑의 품격 (2) +1 20.06.06 462 19 13쪽
25 25화. 베테랑의 품격 (1) +2 20.06.05 492 17 11쪽
24 24화. 수학여행 +5 20.06.04 544 19 11쪽
23 23화. 김재혁, 소울 MC의 희망이 되어라! (2) +1 20.06.03 552 20 11쪽
22 22화. 김재혁, 소울 MC의 희망이 되어라! (1) +1 20.06.02 567 23 12쪽
21 21화. 즐거운 뒤풀이 +1 20.06.01 588 21 11쪽
20 20화. 김재혁의 두 번째 프로 데뷔전 (3) +1 20.05.31 633 23 13쪽
19 19화. 김재혁의 두 번째 프로 데뷔전 (2) +1 20.05.30 638 15 12쪽
18 18화. 김재혁의 두 번째 프로 데뷔전 (1) +1 20.05.29 690 17 12쪽
» 17화. 중간고사 (4) +1 20.05.28 634 23 12쪽
16 16화. 중간고사 (3) +2 20.05.27 626 19 13쪽
15 15화. 중간고사 (2) +1 20.05.26 660 19 12쪽
14 14화. 중간고사 (1) 20.05.25 693 20 12쪽
13 13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7) +2 20.05.24 720 18 12쪽
12 12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6) 20.05.23 737 14 12쪽
11 11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5) 20.05.22 742 17 11쪽
10 10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4) +3 20.05.21 771 18 11쪽
9 9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3) +2 20.05.20 801 17 12쪽
8 8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2) +1 20.05.19 862 20 11쪽
7 7화. 일진 무리를 소탕하는 김재혁 (1) +2 20.05.18 889 21 12쪽
6 6화. 썸 타다가 학교 폭력을 목격한 김재혁 +1 20.05.17 941 23 12쪽
5 5화. 전교 10등 안에 들기로 한 김재혁 +2 20.05.16 968 21 11쪽
4 4화. 프로 선수와 스파링한 김재혁 20.05.15 1,061 24 12쪽
3 3화. 인생 2회차, 진짜로 회귀한 김재혁 +5 20.05.14 1,130 2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