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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로봇과 발키리, 마법용이 빼앗아간 지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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퐂흐스
작품등록일 :
2024.09.01 14:49
최근연재일 :
2024.09.1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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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9.1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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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5) 쿠츠네초프 옐레나가 숨긴 비밀은 무엇인가?

DUMMY




“그럼 쿠츠네초프 일가에선 이미 알고 있었단 거잖습니까!? 옐레나 양의 실종이 단순한 가출은 아니란 걸요!!

그런데도 이 엄청난 일을 무려 일주일씩이나 묵혀두셨단 말입니까?!”



“···가, 가뜩이나 발할라 프로젝트로 분주하신 볼룬드 각하께 누가 될까 봐서···.

저, 정말로 죄송합니다, 율 소령님···!”




용접으로 다시 막아뒀던 울타리 구멍을 단말기 조명으로 비춰주던 연로한 집사가 연신 고개를 숙이며 율 소령에게 사죄해 보였다.

하지만 고작 그런 집사의 사죄 정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너무도 뒤늦게 알아챘던 율 소령은, 당혹감과 함께 울타리의 흔적을 더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고열 절단기로 아주 깔끔하게 잘라냈어.

설마 그 온실 속 화초 같은 옐레나가 그런 걸 가지고 있었을 리도, 또 그걸 이토록 능숙히 써먹었을 리도 없으니···.

씨발···, 옐레나가 대체 어떤 놈들이랑 붙어먹은 거람···?”



“아, 아가씨···. 이젠 어떻게 하죠···?”




메이드 로봇 또한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오늘이 새로 기억이 시작된 첫날이었던 것치곤, 너무도 많은 일들이 벌어진 탓이었다.

하지만 무의식 속에서 문득 들었던 생각에, 로봇은 불현듯 자신들의 뒤에서 안절부절못하던 집사를 돌아보며 이렇게 물었다.




“저···, 집사님? 아까 옐레나 아가씨의 방 말인데요···.

아가씨가 사라지신 날로부터 아무것도 건들지 않으셨다고 하셨죠···?”



“그, 그렇단다···. 이미 모든 것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어서 구태여 더 손댈 필요도 없었지···.”



“···그럼, 방안을 뒤져보거나 하진 않으셨다는 거죠···?”





“···그래, 맞아!”




로봇과 집사의 대화를 잠자코 듣고 있던 율 소령이 무릎을 탁 치며 자리를 떨치고 일어서더니, 별안간 그대로 울타리를 등진 채 급히 쿠츠네초프 저택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에 놀란 로봇과 집사가 덩달아 율 소령의 뒤를 따라 뛰다시피 따라붙었다.




“아, 아가씨!?”



“율 소령님?! 왜, 왜 그러십니까!?”



“옐레나는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서 사라졌어요! 최소한 지금까지는 말이죠!

하지만 쿠츠네초프 일가에서 아직 뒤져보지 않은 옐레나의 방안이라면?! 어쩌면 자그마한 단서라도 남아있을지 모르잖아요!?


···장막 뒤의 비밀을 들추려면 장막을 뜯어내야 하는 법···!

지금부터, 엄청 거친 수색이 될 겁니다···!!”





***





― ···쾅!! 꽈당!! 쿵!!


“아, 아가씨···!?”



“아, 아이고···.”



“마님···! 일단 방으로 돌아가 기다리시지요···!”




쿠츠네초프 저택 안, 옐레나의 방으로 돌아온 율 소령은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방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혀있던 책들을 죄다 거칠게 끄집어내고, 아예 책꽂이 자체도 바닥으로 끌어내 버렸다.


그 모습을 아연실색한 채 바라보던 메이드 로봇의 등 뒤로, 함께 그 광경을 지켜보던 쿠츠네초프 대부인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비틀거리고 말았다.

집안사람들이 그런 대부인을 부축해주던 그때, 메이드 로봇이 불현듯 방안으로 뛰쳐 들어 율 소령한테 다가갔다.

그때 율 소령은 책꽂이를 끌어낸 벽면을 두들기며 혹여나 벽지 뒤에 빈 공간은 없는지를 살피고 있었다.




“···아가씨! 저, 저는 뭐 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씨발···, 여긴 뭐가 없네.

그럼 넌 침대 쪽을 살펴줘. 침대 매트릭스랑 프레임까지 죄다 뜯어내도 좋아!”



“네, 넵! 그, 그럼 침대를···!

에잇!! ···으힝?!”



“왜 그래!?”




율 소령의 부탁을 받고서 즉각 침대로 다가간 로봇은, 즉각 매트릭스를 손에 단단히 쥐고서 침대 바깥으로 끌어 내려 했었다.

크바시르 안드로이드는 몇 형인가에 상관없이 보통 인간의 근력 그 몇 배를 발휘할 수 있었으니, 메이드 로봇은 나름대로 힘 조절에 주의하면서 천천히 매트릭스를 들어 올렸는데.




“아, 아가씨···?

이거···, 꿈쩍도 안 하는 데요···?”



― ···퉁!




벽은 포기하고서 자신이 끌어내렸던 분홍빛 표지의 책들을 하나하나 펼쳐가며 살펴보던 율 소령은, 그런 로봇의 말을 듣고선 즉각 손에 든 책을 집어 던진 채 뒤따라 침대에 달라붙었다.

그리곤 그녀 또한 매트릭스를 단단히 쥐고서 들어 올리려 했지만, 역시나 매트릭스는 침대 프레임에 찰싹 달라붙은 채 꼼짝도 하질 않았다.

그걸 확인하자마자, 율 소령은 즉각 뒤로 돌아 옐레나의 방문 앞에서 안을 들여다보던 그 연로한 집사에게 다가갔다.




“저 침대, 주문제작이라고 하셨죠?”



“예, 예···. 옐레나 아가씨께서 원하시던 디자인대로 미드가르드 백화점의 가구점에서 제작했지요.”



“···혹, 저 침대에 비밀 기능 같은 거라도 있습니까? 아무도 아시는 거 없어요?”




하지만 연로한 집사뿐만 아니라 방문 앞에 모여있던 집안사람들 중 그 누구도 아는 바가 없었다.

결국, 그들 중 한 사람이 이런 방안을 내놓기 전까진 모두가 침묵을 지켜야만 했었다.




“그, 그럼, 백화점 쪽에다 연락해보는 건 어떨까요? 밤이 늦었어도 A/S 담당 안드로이드 정도는 있을 텐데요?”



“···그 수밖엔 없겠군. 제가 바로 연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율 소령님.”




연로한 집사가 한숨을 푹 내쉬며 자신의 손목 위 단말기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과연 예상대로 즉각 누군가의 홀로그램 형상이 그 단말기 위로 나타났다.

그런데 메이드 로봇은 그 형상과 또 그 형상이 내는 목소리가 이번에도 영락없이 자기 자신과 똑 닮았음을 쉬이 알아챌 수 있었다.




― “···미드가르드 백화점 A/S 센터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곳에서 주문 제작된 침대 문제로 연락했네.

숨겨진 기능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걸 확인할 길이 없구먼.”




메이드 로봇과 같은 크바시르 안드로이드 안내원은 연로한 집사의 이야기를 듣고서 즉각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분명 그 목소리는 낮에 보았던 다른 안드로이드보단 더 밝았지만, 메이드 로봇 그 자신조차도 그런 자매의 목소리가 영락없이 기계적임을 느낄 수 있었다.




― “확인이 필요하신 가구를 제게 보여주시겠습니까? 스캔을 통해 어떤 제품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것일세.”



― “···스캔 완료! 본 제품은 쿠츠네초프 가문의 영애이신 옐레나 양의 이름으로 주문 제작된 것입니다!

본 백화점에선 비밀 기능이 탑재된 특별 제작 제품의 경우 주문하신 고객님 당사자를 제외하곤 해당 사항을 확인시켜드리지 않습니다! 죄송합니···!”



“···잠깐, 난 발키리 특임대원 민 율 소령이다.”




안드로이드 안내원의 말을 곰곰이 듣고 있던 율 소령이 즉각 앞으로 나섰다.




“난 사무(社務) 상 반드시 저 침대의 비밀을 알아내야 해.

발키리 대원으로서 명령하는 거야, 당장 말해.”



― “···확인되었습니다. 명령, 수행합니다.

문의 주신 제품의 경우, 내부에 비밀 공간 탑재 의뢰가 있었습니다.”



“비밀 공간? 어떻게 하면 확인할 수 있지?”



― “침대의 머리맡을 확인해주십시오. 침대 헤드 장식으로 용 조각이 사용되었을 겁니다.”




안드로이드 안내원의 말을 듣고서 방안의 모든 이들의 시선이 예의 그 용 모양 침대 헤드로 모여들었다.

침대 아래를 매섭게 내려다보던 그 용의 머리를, 집사의 단말기 위 안드로이드 안내원의 홀로그램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 “그 용 조각의 양쪽 눈을 동시에 눌러보시면, 바로 그 비밀 공간이 드러나게 될 겁니다.”



“바로 해보죠. 얘, 따라와 봐.”




율 소령은 즉각 로봇과 함께 옐레나의 침대 위로 올라섰다.

용 조각의 눈은 제법 큼지막했다. 율 소령과 메이드 로봇은 그 눈 위에다 각자의 엄지손가락을 올린 채 서로 눈을 마주쳤다.

함께 입 모양만으로 셋을 세고서, 둘은 동시에 용의 두 눈을 힘껏 눌렀다.




― ···쿵!! 끼기기긱···!!


“뭐, 뭐야!?

얘! 뒤로 물러나, 어서!”



“이, 이럴 수가···!? 아가씨의 침대가···?!”




그 직후 벌어진 상황 탓에 방 안에 있던 이들 모두 침대로부터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었다.

메이드 로봇과 율 소령이 그렇게 힘을 주고도 꼼짝달싹하지 않던 매트릭스 아래에서 그곳에 숨겨져 있던 리프트가 부드럽게 작동하더니,

곧장 매트릭스를 침대 천장 높이까지 들어 올려 그 아래에 숨겨져 있던 비밀 공간을 바깥으로 드러내 보였다.


머지않아 리프트가 작동을 멈추자, 그제야 율 소령과 로봇을 비롯한 방안 모든 사람들이 그 비밀 공간 안을 들여다보려 다가왔다.

하지만 정작 그 속에 숨겨진 비밀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보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고, 그것은 심지어 율 소령 그 자신조차 마찬가지였다.




“저, 저게 뭔가요, 율 아가씨···?”



“글쎄···? 저런 건 나도 처음 보는데···.”



“이, 이럴 수가···. 옐레나 아가씨의 침대에 저런 게 숨겨져 있었다니···?”




다행히도 이 비밀을 들여다보던 이들 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그 연로한 집사만은 그 정체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에 너무도 경악한 나머지 차마 더는 이야기를 잇지 못하던 집사에게, 율 소령이 가까이 다가가 채근하기 시작했다.




“집사님, 이게 뭔지 아시는 겁니까?”



“예, 예···.

무, 물론···, 젊으신 분들에겐 익숙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만···.”



“말씀해주십쇼! 대체 이게 뭔데 그렇게 놀라신 겁니까!?”



“이, 이건···.

···하, 하지만 이런 게 대체 왜···?

옐레나 아가씨께선 이걸 어떻게···?”







― ···삐빅! [민 엘 중장님의 연락입니다]


“···뭐, 뭐야!? 갑자기?!”




집사가 계속해서 우물쭈물하던 사이, 이번에는 율 소령의 손목 위 단말기가 날카로운 신호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에 덩달아 화들짝 놀랐던 율 소령이 자신의 단말기에다 손을 가져다 대기도 전에, 그녀의 단말기는 멋대로 엘 중장의 교신을 연결해버렸었다.




― “···집사!! 당장 자네 단말기를 끄도록!! 어서!!”



“예, 예···!? 아, 알겠습니다!!”




그때까지도 미드가르드 백화점 A/S 센터의 안드로이드 안내원과 연결하고 있었던 연로한 집사가 그런 엘 중장의 날이 잔뜩 선 호통에 혼비백산하며 단말기를 꺼버렸다.

그제야 율 소령도 아차 하는 표정으로 옐레나의 방 창문들을 바라봤지만.




“미, 미친···! 늦었다···!”







― “···까악! 까악!” 후두둑! “까악!”




‘···까, 까마귀···! 아까 분수대 위에서 봤던···!’




창가에 앉아 있던 한 마리의 까마귀를 보곤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린 율 소령을 보고서, 메이드 로봇도 놀란 눈으로 그 까마귀를 내다봤다.

조금 전 분수대 위에서 자신들을 내려다보던 그 까마귀가 이미 볼 건 다 봤다는 듯 소름 끼치게 울더니, 이내 그대로 날아올라 저 멀리 밤하늘 속으로 사라졌다.


비록 옐레나가 숨겨뒀던 비밀의 정체는 몰랐을지언정, 그 까마귀의 정체만은 이 방안에 모든 이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까마귀의 울음 소리가 저 멀리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가, 이내 그 모두가 일제히 약속이라도 한 듯이 서로를 붙잡곤 통곡하기 시작했다.




“이, 이럴 수가···! 이젠 다 끝장이야···!”



“마, 만물의 아버지께서···, 기어이 우리 집안의 비밀을 알아채 버리셨어···!”



“우, 우린 이제 다 죽은 목숨이야···!

요툰헤임이나···, 아니면 아예 우주 바깥으로 추방당할 거라고···!”



“아이고···, 아이고···.

예, 옐레나 아가씨···! 어쩌시자고···!”




‘···왜, 왜들 이러지?

분명 불길한 까마귀인 건 맞지만···, 마치 무슨 저승사자라도 되는 것처럼···?’



“···유, 율 아가씨···?”




오늘 자신의 기억이 다시 시작되었던 메이드 로봇으로선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심지어 그 율 소령조차도 두려움에 잠식당한 채 멍하니 까마귀가 사라진 창가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에 메이드 로봇은 급히 그런 율 소령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그보다도 앞서서 율 소령의 단말기가 다시 한번 날카로운 호통을 내지르기 시작했는데.







― “···민 미키 율!! 정신 차려라!!

그리고 여기 히민뵤르그로 돌아와!! 지금 당장!!





···옐레나가 숨겨뒀던, 그 무전기와 함께···!!”





***





작가의말

전체 15화, 1장 12화입니다.

내일은 총 3회차를 연참해서 1장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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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 나우 대장과 율 소령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는가? 1 24.09.11 5 0 13쪽
16 (16) 발견된 단파 무전기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24.09.11 5 0 13쪽
» (15) 쿠츠네초프 옐레나가 숨긴 비밀은 무엇인가? 24.09.10 6 0 13쪽
14 (14) 쿠츠네초프 저택이 숨긴 비밀은 무엇인가? 24.09.10 6 0 13쪽
13 (13) 쿠츠네초프 저택에 숨은 비밀은 무엇인가? 24.09.09 6 0 12쪽
12 (12) 쿠츠네초프 티무르는 어떤 아버지였나? 24.09.09 7 0 12쪽
11 (11) 쿠츠네초프 가문은 누구인가? 24.09.06 6 0 12쪽
10 (10) 아치는 누구고, 니다벨리르는 어디인가? 24.09.06 5 0 13쪽
9 (9) 발키리 특임대원과 발할라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24.09.06 5 0 13쪽
8 (8) 팔라는 어쩌다 병기창 관리자가 되었는가? 24.09.05 7 0 13쪽
7 (7) 구르얀 갑주와 세이드 슈트란 무엇인가? 24.09.05 4 0 13쪽
6 (6) 미드가르드란 무엇인가? 24.09.04 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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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프롤로그 3 - 아스가르드 사와 오딘, 그리고 뮤 전지란 무엇인가? 24.09.02 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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