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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님의 서재입니다.

만족할 때까지 환생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단탄지
작품등록일 :
2020.11.10 03:20
최근연재일 :
2020.12.16 14:41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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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4
추천수 :
49
글자수 :
231,898

작성
20.11.15 18:00
조회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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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12화

DUMMY

“퀑퀑퀑퀑!!! 캬챵챵챵!!! 콰릉컁컁컁컁!!!!”


“콰창창챵!!! 콰퇑콰퇑퇑!!! 쿼췅췅!!”


“컹컹컹컹!!!월월월!!! 커러 췅췅췅!!!!”


쇠를 찢고 긁는 개 짖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이곳은 동굴이다.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 왜 내가 다시 이곳으로 오게 됐는지는 모른다. 이창훈에게 사실상 소원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창훈은 조금씩 사라졌다. 그리고 내 눈앞은 암흑이 되었다. 당연히 꿈이니 금방 깰 거라 생각했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1이라는 숫자가 나타났고 나는 다시 개가 되었다.


‘이런 젠장할.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개가 됐다가, 환생했다가 다시 개가 되다니. 다시 기억을 더듬었다.


나도 다른 개처럼 입에서 빨간 빛이 나갔고 그 빛이 이창훈에게 명중하자 나는 이창훈으로 환생했다. 그리고 이창훈의 소원을 들어주니까 다시 개가 됐다.


‘소원? 어찌됐든 소원을 이뤄주면 그 사람의 한이 풀려서 다시 개가 되는 건가?’


뭐 이딴 게 다 있나 싶었다.


‘차라리 그냥 무시하고 살걸.’


계속 꿈에 나타난 채로 살 걸 그랬다. 조금 소름이 돋지만 다시 개가 되는 것보다 그게 나아보였다.


‘보증금 빨리 찾아서 다 써버릴 걸.’


후회가 됐다. 죽음은 모든 걸 남겨두고 후회만 가지고 온다.


‘그래도 돈 아끼겠다고 라면만 먹지 않아서 다행이다. 피자랑 치킨도 몇 년 만에 먹어보고..’


동굴에서의 생활은 지루하고 지겹다. 있는 거라고는 개 짖는 소리 밖에 없다.


간혹 사람이라도 오는 날에는 뺏기지 않기 위해 마구 짖어야 했다.


하루 빨리 빨간 빛을 쏴서 다시 환생하고 싶었다. 그 희망을 가지고 지긋지긋한 생활을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빨간 빛을 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떤 조건하에서 어떻게 쏘는지 아직까지 확실한 건 없었다.


내가 다시 개가 된 이유에 대해서도 추측만 할 뿐이지 확실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다시 환생하지 못할 거라는 막연한 불안함도 들었다.


“크르릉 켱켱켱!!! 퀑퀑퀑퀑!!! 쿼췅췅췅!!! 퀑퀑퀑퀑!!! 켱켱켱켱!!!”



그럴 때마다 더욱 세차게 짖었다. 처음 왔을 때는 다른 놈들이 왜 힘 낭비를 하며 짖어대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크르릉 켱켱켱켱!!! 퀑퀑퀑퀑!!! 콰챵챵챵!!! 쿼췅췅췅!!! 켱켱켱켱!!!”



“콰퇑퇕촹!! 콰챠챠챵!!! 퀑퀑퀑퀑!!! 켱켱켱켱!! 쿼췅췅췅!!”


“컃챵챵챵퀑퀑퀑!!! 켱켱켱켱!!! 쿼췅췅췅!!! 켱쳥쳥쳥콰챵챵챵!!”


짖었다. 미친 듯이 짖었다. 사람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이놈들에게 뺏길 수 없었다.


‘내가 먼저 환생할 거야.’


“크르릉 켱켱켱켱!!! 퀑퀑퀑퀑!!! 콰챵챵챵!!! 쿼췅췅췅!!! 켱켱켱켱!!!”



“콰퇑퇕촹!! 콰챠챠챵!!! 퀑퀑퀑퀑!!! 켱켱켱켱!! 쿼췅췅췅!!”


“컃챵챵챵퀑퀑퀑!!! 켱켱켱켱!!! 쿼췅췅췅!!! 켱쳥쳥쳥콰챵챵챵!!”


서로 경쟁하듯 짖어댔다. 이제는 나도 대충 방법을 알았다. 방법을 몰랐다 하더라도 일단 그대로 똑같이 따라하는 것만으로 뒤처지지 않는다.



빨간 빛이 발사 됐다. 나에게서 발사 된 건 아니었다.


‘아쉽다. 내가 다시 환생할 수 있었는데.’



“콰퇑퇕촹!! 콰챠챠챵!!! 퀑퀑퀑퀑!!! 켱켱켱켱!! 쿼췅췅췅!!”


“컃챵챵챵퀑퀑퀑!!! 켱켱켱켱!!! 쿼췅췅췅!!! 켱쳥쳥쳥콰챵챵챵!!”


분했다. 너무 분해서 짖었다. 다른 놈도 나처럼 분했는지 나와 함께 미친 듯이 짖어댔다.


그래도 기분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왜 안 오냐? 빨리 좀 와라.’


몸이 달아올랐다. 짖었다. 예전에는 왜 쓸데없이 짖어대나 했는데 이제 내가 그러고 있었다.


여전히 머리 뒤에 있는 통로로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간간히 오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모두 빨간 빛을 발사하지 못하기도 하고, 겁을 먹고 우리 앞에 당도하기도 전에 도망가는 사람도 있었다.


빛을 쏠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되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콰퇑퇕촹!! 콰챠챠챵!!! 퀑퀑퀑퀑!!! 켱켱켱켱!! 쿼췅췅췅!!”


“컃챵챵챵퀑퀑퀑!!! 켱켱켱켱!!! 쿼췅췅췅!!! 켱쳥쳥쳥콰챵챵챵!!”


그래서 무작정 사람만 보였다 하면 앞뒤 재지 않고 짖었다. 예전 다른 놈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열심히 열정적으로 앞뒤재지 않고 짖어댔는데 빛을 쏠 기회조차 얻지 못하자 마음이 조급한 걸 넘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사람이다.’


못생기고 뚱뚱한 한 남자가 오더니 눈물을 흘리며 제발 비켜달라고 애원했다.


“콰퇑퇕촹!! 콰챠챠챵!!! 퀑퀑퀑퀑!!! 켱켱켱켱!! 쿼췅췅췅!!”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짖었다.


“퀑쿼웤!!!! 퀑쿼웤퀑퀑!!!! 쿼뤄춰췅췅췅!! 퀑퀑컁컁!!!!”


동굴 안에는 내 울음소리만 울려 퍼졌다. 왜인지 다른 놈들은 짖지 않았다.


‘나이스. 기회다.’


다른 놈들이 짖지 않는 다면 나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콰량캉창창창!!! 쿼춰춰췅췇웡췅!!! 컹컹컹컹!!! 켱쳥쳥쳥!!”


난 더욱 맹렬하게 짖었다. 다른 놈들은 조용했다.



‘내 의지에 다들 얼어붙었구나.’


“제발.. 제발 비켜주세요!!! 다시 가서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요.”



“퀑춰췅췅췅췅!!! 캬챵챵챵챵!!! 콰췅췅췅췅!!! 캬쳥쳥쳥!!!!!”


“전 김남추입니다. 지금 제가 가진 거라고는 이 영혼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드릴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꼭 지나가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이게 건방지게..’


“콰챵찬췅췅췅!!! 캬퀑탕챵챵!!! 콰충창탕췅!!! 캬쳥쳥쳥!!!!!”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김남추? 이름도 꼭 지 같은 이름이잖아.“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았다.


“어?”


눈을 뜨자 서서히 풍경이 들어왔다. 그 음습하던 동굴이 아니었다. 제일 먼저 하얀 색이 나를 반겼다. 동굴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색이었다.


좌우를 살펴봤다. 침대였다. 나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침대. 얼마만이냐.”


업그레이드 됐다. 침대에서 자본적은 없었다. 이창훈으로 환생했을 때도 바닥에서 잤다. 그때는 바닥에 두꺼운 이불을 깔 수 있는 건만으로 감동했었다.



“아자!!! 성공했다.”


또다시 환생에 성공했다. 인생 2회차 아니 3회차이다.


“역시 산다는 건 정말 좋은 거야.”


그리 넓지 않은 방이었지만 좋았다. 음습한 동굴에 비하면 안락했다.


“내가 이겼다!!!”


눈을 뜨고 내가 사는 곳을 살폈다. 일반적인 가정은 아니었다. 원룸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살만해 보였다.


지하에 있던 그 집보다는 훨씬 좋았다.


“아.. 변호사 같은 멋있는 직업은 물 건너갔네. 원룸 사는 거 보니까 운 좋아야 회사원쯤 되려나?”


그래도 아직은 몰랐다.


“어쩌면.. 돈이 많을지도..”


두 번째였기에 능숙하게 할 일을 찾아서 했다. 첫 번째로 지갑을 뒤져 신분증과 갖고 있는 현금을 확인했다.


그 다음에는 집을 뒤져서 재산상황과 현재 상황을 파악했다.


“하.. 이거 개털느낌 나는데. 그래도 몸통하나 제대로 못 쓰는 개보다는 낫지.”



그냥 별 볼일 없는 사람이었다. 빚도 없고 딱히 자산도 없는.


“그래도 나보다는 낫네. 나는 빚은 많았었으니까.”


끼니나 때우려고 했다. 동굴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따뜻한 햇살을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다행히 현금 조금과 카드가 있어서 근처 슈퍼로 향했다.


이상하게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피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거 혹시 다른사람 몸을 빌려 입었다는 걸 걸린 거 아니야?’


“뭐요?”


“예?”


“뭐요? 여기에 가격이 써져 있잖아.”


굉장히 불친절한 사람이었다. 서비스업의 기본이 안 돼 있는 사람이라 한 마디 해줄까 하다 새 인생을 얻게 된 첫날이라 그냥 참고 넘어갔다.


“후 내가 참는다. 라랄랄라~”


낡은 밝았다. 해가 포근하게 날 감싸 않았다.


“그래 이 맛이지. 동굴에서는 절대 느낄 수 도 없던 맛.”


혼잣말을 해서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 사람들이 슬금슬금 나를 피했다.


“안 씻어서 그런가?”


집에 오자마자 화장실로 갔다.


“어? 뭐야?”


내 머리 위에는 1이라고 써 있었다.


“이게 뭐야? 1? 레벨도 아니고 머리 위에 왜 이런 게 있어?”


손으로 잡아보려고 해도 잡히지 않았고 떼어내려고 해도 떼어지지 않았다. 움직여 보아도 그 숫자는 나를 따라다녔다.


“허.. 이래서 다 나를 쳐다봤나? 머리에 1을 달고 있어서?”


선명하게 머리 위에 1이라고 써있었다. 정말 이상한 일인데 죽고 개가 된 다음에 환생한 나에게는 별거 아니게 느껴졌다.


“에라이~ 일단 밥부터 먹자.”


제일 먼저 배를 채우려고 했다.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았지만 그래도 채워야 했다.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하고 죽는 것만큼 억울하고 원통한 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밥을 먹으면서 휴대폰을 뒤졌다. 딱히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이건 뭔 채팅 어플이 이렇게 많아?”


채팅 어플이 과도하게 많았다.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전부 채팅으로 아는 사람이었다.


그 이외에는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이 없어 보였다.


“일은 안하냐? 돈은 어떻게 구했냐? 얘도 별 볼일 없는 애네...”


“밥이나 먹자.”


연락하는 사람이 없는 건 이창훈과 죽기 전의 나와 비슷했다.


“하.. 걸려도 왜 자꾸 이런 애들만 걸리냐. 쫌 멋있는 애들 의사 변호사 이런 직종 사람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배가 부르자 생각이 많아졌다. 1이라는 숫자는 갑자기 왜 나타났을까? 원래 이 사람에게 달려 있는 숫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원적인 호기심이었다. 1이란 왜 생겼으며 다른 사람에게도 보일까?


1은 나에게 생긴 걸까 아니면 김남추라는 사람에게 생긴 걸까?


많은 것이 궁금했다.


“이제 내가 김남추이지. 소원을 들어주면 내가 다시 개가 되니까 소원은 절대 들어주지 말아야지.”


이창훈에게 했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그때 소원을 들어줬다고 했기 때문에 다시 개가 되었다. 그러니 소원을 들어 주지 않고 그냥 내 인생을 향해 달리겠다고 마음먹었다.


“사람들 눈에도 1이 보이면 이상할 텐데. 진짜 사람들 눈에도 보이나?”


다른 사람들의 눈이 될 수도 없고 답답했다.


“사람들한테 물어볼까?”


물어봤자 의미가 없다. 미친 사람처럼 보고 도망갈 것이다. 1이 진짜로 있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휴대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본다면 다른 사람이 보는 것처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휴대폰을 꺼냈고 사진을 찍었다. 여러 장을 찍었다.


“왜 전면 카메라가 고장이 나서 셀카를 못 찍고 힘들게 찍어야 하냐.”


몇 차례 사진을 더 찍고 휴대폰의 사진첩으로 들어갔다.


“뭐... 뭐야!!!!!!”


충격을 받아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안 돼!!! 안 돼!!!”


이럴 수는 없었다. 충격으로 눈앞이 하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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