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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님의 서재입니다.

만족할 때까지 환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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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작품등록일 :
2020.11.10 03:20
최근연재일 :
2020.12.16 14:41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3,241
추천수 :
49
글자수 :
231,898

작성
20.11.11 06:00
조회
238
추천
3
글자
12쪽

3화

DUMMY

“퀑퀑퀑!!!! 쿼궝퀑퀑퀑!!!”



깜짝 놀랐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자 흉학하게 생긴 늑대인지 개인지 코요테인지 모를 생물이 있었다.



“크르를 퀑퀑 킁 쾅퀑 쿵퀑”



‘뭐야?’



“쿵 퀑퀑 왕 웡 퀑퀑 컹컹”


깜짝 놀라 말을 뱉었는데 내 입에서는 내가 예상했던 소리와는 전혀 다른 소리가 나왔다.


‘왜 짖는 소리가 내 입에서 나와?’


그리고 내가 그렇게 짖어대자 다른 개 2마리도 갑자기 짖기 시작했다.


“캉캉 퀑퀑!! 퀑퀑퀑퀑!!!!”


“쿠릉 퀑퀑퀑!! 크륵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죽은 게 아닌가? 꿈인가?’


‘아니야 난 분명히 죽었어.’


“퀑퀑퀑퀑퀑 클를”


역시 목소리 대신 짐승의 짖는 소리가 내 입을 통해서 울려 퍼졌다.



‘진짜 이게... 지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나는 죽었고 짐승으로 환생한 건가? 아니면 내 영혼이 이 짐승에게 봉인 된 건가?’


“크르르렁 퀑퀑 퀑퀑퀑!!!!”


“컹컹컹컹컹!!!”


몸을 움직이려고 하자 개들이 짓기 시작했다.


‘내가 움직이겠다는 데 왜 짖는 거야?’


개들이 한 참을 짖어대고, 이제 짖음이 잦아들었을 때 나는 다시 몸을 움직이려고 시도했다.


“퀑퀑퀑!!!! 크르륵 킁”


“크헝 크헝 캉캉캉!!!”


‘아 진짜!! 이놈들이 내가 움직이겠다는 데 왜 지들이 짖고 난리야.’


 “크흐앙!!! 크흐앙!! 퀑퀑퀑퀑!!!”


왜 나한테 그러냐는 말을 했다. 물론 내 뜻이 전해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서로 한참을 짖어댔다. 그리고 한참을 지나서야 깨달았다.


내가 이들과 몸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몸통 하나의 머리가 세 개인 흉악하게 생긴 개.



‘이걸 뭐라고 불렀는데?’


‘아!’


“크흐앙!!! 퀑퀑퀑퀑!!! 퀑퀑”


“크르르륵 퀑퀑!!!!”


“퀑퀑퀑!!”


“퀑퀑퀑퀑퀑퀑!!!!”

“크흐앙 크훵 크훵”

“크아앜 퀀콴!!!!”

“크한크한!!”


‘아 켈베로스!’


속으로 생각한다는 게 입으로 내뱉었고, 내 목소리가 아니라 듣기 거북한 개 짖는 소리가 났다. 내가 짖어대자 조건 반사처럼 다른 놈들도 짖어댔다. 보통 개의 짖음과 다르게 귀를 찌르는 진짜 거슬리는 소리였다.




‘켈베로스가 맞나? 아닌가? 하여튼 뭐 이런 이름인 것 같았는데..’


확실하지 않았지만 그냥 켈베로스라고 여기기로 했다.


‘이게 뭐하는 거였지? 지옥을 지키는 개였나? 유령 잡는 개였나? 영혼을 지키는 개? 아무튼 뭔가 하긴 하는 개였던 것 같은데...’


뭔가 하는 개라는 건 어렴풋이 기억은 났는데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았다.


‘아무렴 어떠냐. 개똥밭을 뒹굴어도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는데. 아! 여기가 이승은 아닌가?’


말이라도 통하면 노가리라도 깔 텐데 내가 짖기만 하면 입을 벌리기 무섭게 짖어대는 통에 그냥 입을 다물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개들의 짖는 소리는 그냥 소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특히 머리가 3개가 붙어 있으니 짖어 댈 때마다 고막이 찢어지고 뇌가 찢겨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쿠르르릉 퀑퀑퀑!!! 퀑퀑!!!”


“컹컹!!! 킁항킹항!!!! 퀑퀑!!! 킁!!!”



“컹컹컹!!! 쿠르르릉 퀑퀑!!!!”


머리가 간지러워서 잠깐 비볐는데 미친 듯이 발광하며 짖어 댔다. 나는 그냥 간지러웠을 뿐이라며 좋게 말했지만 내 뜻과 다르게 내 입에서 나온 소리는 굉장히 공격적으로 들렸다.




처음에는 지금 내게 일어난 일이 신기했다. 그것도 잠시였다. 시간이 지나자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내 맘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고 머리라도 움직일라치면 미친 듯이 짖어댔기에, 내 정신 건강을 위해 웬만해서는 움직이지 않고 부동자세를 유지했다.


나 역시 시간이 지나자 보상 심리 때문에 옆에서 움직이려는 기미만 보이면 짖어댔다. 당연히 다른 두 놈들도 지지 않고 짖어댔다. 나중에는 뭐 트집 잡을 거리 없나 찾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서로 틈만 보였다하면 짖어댔다. 짖어대는 거 말고는 딱히 할 일도 없었다. 그냥 짖어댈 거리가 없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나머지 두 놈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퀑퀑퀑!!! 크르릉 캉캉!!! 캉캉”

“크흐엉!!!!컹컹!!! 퀑퀑킁”

“컹컹컹!!!!!!!!!!!흐어흐어!!!”


심심했다. 그래서 무슨 생각하고 있냐고 물었다. 당연히 알아듣지 못할 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그렇듯 쟤들도 못 알아듣겠지.’


‘나도 너무 심심해서 한 번 해봤다.’


“뭐.. 뭐야..”


그런 재미없고 지루한 일상들이 계속 되는 와중에 누군가 나타났다. 사람이었다.



“크르르릉 퀑퀑퀑!!!!! 퀑퀑!! 크항항!!!! 캉캉캉!!!”


그동안은 칙칙하고 음습한 동굴에서 지내느라 너무 심심했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짖어대는 것 빼고는 없었다.



몸통 하나를 셋이서 공유해서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그러는 와중에 정말 오랜만에 보게 된 사람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했다. 그에게 내 뜻이 전해질 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너무 반가웠기에 짖어댔다.



“컹컹컹컹!!!! 컹!!! 크헝!!! 크항!!! 크헐!!!!크헐 헐헐!!!!! 킁킁 퀑퀑퀑퀑!!!!크헐 헐헐!!!!! 킁킁 퀑퀑퀑퀑!!!!크헐 헐헐!!!!! 킁킁 퀑퀑퀑퀑!!!!크헐 헐헐!!!!! 킁킁 퀑퀑퀑퀑!!!!크헐 헐헐!!!!! 킁킁 퀑퀑퀑퀑!!!!”


“크헐 헐헐!!!!! 킁킁 퀑퀑퀑퀑!!!!흐퀑!! 크훵 크훵!!!!컹컹컹컹!!!! 컹!!! 크헝!!! 크항!!! 크헐!!!!컹컹컹컹!!!! 컹!!! 크헝!!! 크항!!! 크헐!!!!컹컹컹컹!!!! 컹!!! 크헝!!! 크항!!! 크헐!!!!컹컹컹컹!!!! 컹!!! 크헝!!! 크항!!! 크헐!!!!”



다른 두 놈들도 짖어대기 시작했다. 내가 짖으니 조건반사를 일으킨 건지 아니면 나처럼 사람을 보자 반가움에 그런 건지 미친 듯이 짖기 시작했다.





“크헐 헐헐!!!!! 킁킁 퀑퀑퀑퀑!!!!흐퀑!! 크훵 크훵!!!!컹컹컹컹!!!! 컹!!! 크헝!!! 크항!!! 크헐!!!!컹컹컹컹!!!! 컹!!! 크헝!!! 크항!!! 크헐!!!!컹컹컹컹!!!! 컹!!! 크헝!!! 크항!!! 크헐!!!!컹컹컹컹!!!! 컹!!! 크헝!!! 크항!!! 크헐!!!!”


두 놈은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짖어댔다.


‘너무 과한데? 이곳을 지켜야 돼서 쫓아내려고 짖어 대는 건가?’


“크르릉 퀑퀑퀑!!!!! 퀑퀑!!! 퀑퀑퀑퀑퀑!!! 크펑펑!!! 크풜풜!!!크르릉 퀑퀑퀑!!!!! 퀑퀑!!! 퀑퀑퀑퀑퀑!!! 크펑펑!!! 크풜풜!!!크르릉 퀑퀑퀑!!!!! 퀑퀑!!! 퀑퀑퀑퀑퀑!!! 크펑펑!!! 크풜풜!!!크르릉 퀑퀑퀑!!!!! 퀑퀑!!! 퀑퀑퀑퀑퀑!!! 크펑펑!!! 크풜풜!!!”


나도 질 수 없어 마찬가지로 나 역시 미친 듯이 짖어댔다. 그 사람은 우리가 짖어대자 겁먹은 것처럼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리가 지쳐 짖어대는 게 잦아들자 입을 열었다.



“비켜줘.. 난 꼭 지나가야 돼. 제발 부탁할게. 제발.. 이렇게 부탁할게. 난 꼭 이곳을 지나가야 해..”


그 남자는 울먹거리며 빌기라도 하듯이 손을 모으고는 애원했다. 다른 두 놈도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건지 그 남자가 애원을 하는 걸 짖지 않고 듣고 있었다.


우리가 짖지 않자 남자는 조금씩 움직였다. 우리의 신경을 거슬리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쓰며 한 발자국씩 천천히 발을 옮겼다.



살금살금 발을 옮기던 남자는 우리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후우~ 후우~”



남자는 숨을 몇 번 크게 들이마셨다가 뱉었다. 그래도 진정이 되지 않는지 양 손바닥으로 자신의 볼을 치려다가 멈췄다.


그리고 우리의 눈치를 살폈다. 양 볼을 때리는 소리가 우리를 자극할까 두려웠던 것으로 보였다.



뒤에 있는 구멍. 아마 그게 다른 곳으로 연결된 통로일 것이다. 이곳을 빠져나가는 길은 우리 뒤에 있는 통로뿐이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남자는 간절하게 그곳으로 가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였다.


남자는 드디어 굳게 결심했는지 눈을 한 번 질끈 감았다가 다시 뜨고는 발을 옮겼다.




남자는 한 발자국 만 더 내밀면 우리가 물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다가왔다.


“후우~ 후우~ 후우~ 후우~”


여기까지 용기를 내고 온 남자는 흉폭 하게 생긴 개들의 얼굴을 하나씩 번갈아가며 보다가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는 진짜 그냥 조용히 지나갈 거에요. 내 말을 알아듣는지 모르겠지만.. 아니 분명히 알아들으실 거에요.”


“세분은 아주 훌륭하고 좋으신 분들이시니까. 그러니까 아까 무섭게 짖다가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짖지 않으시는 거죠? 그죠?”



‘저렇게 말한다는 건 우리보고 짖어달라는 거야 뭐야?’


다른 놈들이 짖지 않아 나도 그냥 가만히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제가 지금부터 선생님들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고 그냥 지나가기만 할게요. 그러니까 지나가게 해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남자는 한두씩 고개를 숙여 세 번 인사를 하고 눈을 감고 쉼 호흡을 하더니 발을 내딛었다. 누구라도 그 남자를 물려고 맘먹으면 물 수 있는 거리었지만 아무도 움직이지도 짖지도 않았다.


한 발을 내딛은 남자는 감격이라도 한 듯이 눈을 감았다가 뜨고는 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금 속도를 높여 발을 내딛었다.


“퀑퀑!!! 크헝헝!!!! 크항!!!!! 컹컹컹컹!!!! 퀑퀑!!!! 크훨!!!!퀑퀑!!! 크헝헝!!!! 크항!!!!! 컹컹컹컹!!!! 퀑퀑!!!! 크훨!!!!”


“크헝크헝크헝!!!!! 크훨크훨!!!! 컹컹컹컹!!!! 크훨!!!!“크헝크헝크헝!!!!! 크훨크훨!!!! 컹컹컹컹!!!! 크훨!!!!“크헝크헝크헝!!!!! 크훨크훨!!!! 컹컹컹컹!!!! 크훨!!!!”


“크흐흐흐흑 훨훨!!! 훨훨훨!!!! 얼얼!!! 훵훵!!”


갑작스레 누군가 스타트를 끊었고 미친 듯이 짖어댔다. 조건 반사처럼 나도 짖었다. 그 남자는 갑자기 우리가 짖자 놀라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다 넘어졌다.


그래도 우리가 멈추지 않고 짖어대자 일어나서 달렸다.


‘와 재밌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내 인생에서 이리 재미있었던 적이 있었나 생각해봤다.


‘배당 좋은 배팅 된 것처럼 짜릿하네.’


정말 할 일이라고는 짖는 거 빼고는 없는 곳이라 그런지 더욱 신났다. 문득 이 놈들이 이 짜릿함을 노리고 한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니면 어때. 내가 재미있었으면 됐지.’


남자는 혼비백산하며 도망을 가더니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또 누구 안 오나?’


정말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었는데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지 어차피 그냥 지나갈 사람이었는데 아쉬울 거 없지.’



“어 뭐야!!”


“웬 개들이 세 마리나..”


‘왔다. 손님이다. 얘들아 손님 받을 준비해라.’


나는 짖지 않았다. 이 사람도 가까이 오게 한 다음에 짖어서 놀라 자빠지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크헝헝헝!!!! 퀑퀑!!! 퀑퀑퀑!!!”


“크훨!!! 훨!!! 퀄퀄퀄!!! 퀄!!!”


이런 내 맘을 모르는지 다른 놈들이 짖었다.


“컹컹컹!!!! 퀑퀑!!!”


나는 다른 놈들에게 짖지 말라고 짖었다.


“개들이 왜 이렇게 짖어? 네들 혼나 볼래? 내가 개를 얼마나 잘 다루는 지 모르나보네?”


지금 막 도착한 백정처럼 생긴 사내는 겁먹지 않고 오히려 우리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뭐지? 불안한데..’


이상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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