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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님의 서재입니다.

만족할 때까지 환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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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작품등록일 :
2020.11.10 03:20
최근연재일 :
2020.12.16 14:41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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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4
추천수 :
49
글자수 :
231,898

작성
20.11.11 18:00
조회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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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4화

DUMMY

어두운 동굴 안에서 몸통을 공유하는 우리 셋을 그 남자는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렇게 눈을 피하지 않던 남자는 갑자기 예고 없이 나무로 땅바닥을 내리 쳤다.



“퀑 퀑퀑퀑!!! 크뤙퀑퀑퀑!!!! 퀑퀑!!!!!퀑 퀑퀑퀑!!! 크뤙퀑퀑퀑!!!! 퀑퀑!!!!!퀑 퀑퀑퀑!!! 크뤙퀑퀑퀑!!!! 퀑퀑!!!!!”



“쿠어퀑퀑!!!! 퀑퀑퀑퀑!!!! 캉캉캉!!! 퀄퀄!!! 크훨크훨!!! 퀄퀄퀄!!!!”



“퀑퀑퀑!!!!! 크르렁!!!! 크렁!!! 컹컹!!! 크릉!!! 월월월!!! 철철!!!! 커청!!”



“좋아. 네들은 거기서 짖어도 나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한다. 마음 껏 짖어봐라.”


남자는 또다시 우리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바닥을 나무로 내리쳤다.



“컹컹컹컹!!!! 컹컹!!! 컹컹!!! 크헝크헝헝헝!!!! 퀑퀑!!”


“크활크활!!! 콸콸콸!!!! 퀄퀄!!!! 퀄퀄퀑퀑컹컹컹칼칼!!!!!”


두 놈은 조건 반사처럼 짖어댔다. 나는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라는 걸 깨닫고 짖지 않았다.



“좋아 한 놈은 잘 길들여졌어.”


“크르르릉!!!!! 퀀퀀퀀!!!”


‘뭐래? 이자식이?’


라고 말해주었다.


“그래 그 예상까지 내가 예상했고 내가 유도한대로 하고 있어.”


남자는 질리지도 않는지 또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고 두 놈은 지능이 없는지 똑같이 짖어대기를 반복했다.


‘아 진짜. 내 귀. 내 뇌. 쇳소리로 거 엄청 짖어대네. 생각이 없나, 짖어서 뭐한다고 자꾸 짖어대.’


“좋아 계획대로 되고 있어.”


“챵챵챵!!!!! 챵!!! 챵칭!!!! 청청청!!!!!!! 챙!!!!!”



“크차차차차!!!! 칫티 씽!!!!!! 씽!!!!”



“칭칭칭!!!! 치엉치엉!!!!”



바보짓을 보다 짜증이 나서 참지 못하고 격렬하게 짖었다. 그러니까 두 놈들 역시 미친 듯이 짖어댔다. 이게 무슨 바보짓인가 싶었다.


의사소통도 통하지 않고 몸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데 쇠 찢어지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짜증이 났다.


“끄악!!!”


더 진한 쇠 찢어지는 소리를 들은 남자는 고통스러운 듯 귀를 막았다. 그걸 보고 두 놈은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한 번 짖고는 더욱 진한 쇳소리들을 찢어냈다.


‘아 내 귀!! 이 멍청이들아 그럼 쟤뿐만 아니라 우리도 공격당하는 거랑 마찬가지잖아.’


견두 둘은 아랑곳 않고 쇠를 긁고 찢어댔다.



“으악!!! 그만 제발!!!”


그 남자는 귀를 손으로 막았지만 괴로운지 바닥에 주저앉았고 코와 귀 그리고 입에서까지 피를 흘려내고 있었다.




남자는 신음을 하며 겨우겨우 바닥을 기어 도망쳤다.


“워 워훠훠훠훠훠!!!!”



“워훠훠훠훠후훠훠훠!!!”



두 놈은 자축하는 것처럼 신기한 소리를 냈지만 나는 거기에 동참하지 않았다. 왜 이 두 놈이 이렇게 까지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한 번 사람을 쫓아내는 건 나도 재미가 있었지만 저 남자가 가까이오지 않으면 그냥 상대하지 말지 왜 굳이 이러는지 이해가가지 않았다.


‘아 그나저나 이건 뭐 진짜 감옥에 갇힌 기분이네.’


내 정신은 이상한 개에 육체는 동굴에 갇힌 기분이었다. 몸이 묶여 있지는 않았지만 셋이서 몸통 하나를 공유하다 보니 묶여있는 거나 다를 바 없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일라 치면 두 놈이 짖는 건 물론이고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의사소통이라도 통했으면 어떻게 쇼부라도 칠 텐데. 하...’


‘내가 처음 스포츠 배팅에 손만 안 됐어도 일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할 일이 없다보니 과거를 돌이켜 보며 내 선택에 무슨 잘못이 있었고,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 지를 생각했다.



보통 이런 생각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여기에 널려 있는 건 시간이다. 그리고 나는 시간을 희생하는 것에 이미 익숙했던 사람이다.


‘아 그때 조금만 더 치밀하게 아버지를 속였다면 죽는 일도 없었을 거고, 학원비 받아먹으면서 즐거운 배팅생활을 하고 있을 건데.’


너무 아쉬웠다. 공무원 시험은 장수생이 넘쳐난다. 그런데 나는 1년도 채 채우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들켜 집에서 쫓겨났다.



‘딱 5년만 버텼으면 집도사고 차도 살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데..’


‘집이랑 차가 뭐야. 진짜 갑부가 돼서 돈 펑펑 쓰고 매일 같이 파티하고 놀고.. 아 조금만 더 버텼으면 분명히 꽤 먹었을 텐데..’



“크췅!!! 쿼청!!! 창창창!!! 퀑퀑퀑!!! 크풜풜풜!!!!!”


“파챠춸!!! 춸!!! 찬 찬!!! 춸!!! 춸!!!”


내 잡생각을 날려 버린 건 이 두 놈의 인상이 찌푸려지는 소리였다.


“크르르를르르!!!! 퀑퀑퀑!!!”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나도 일단 짖고 봤다.


아까 귀와 입 그리고 코에서까지 피를 흘리고 간 남자였다.


‘이 안에 있으니까 시간 감각이 사라지네.. 며칠이 지난거야, 아니면 몇 달이 지난거야? 멀쩡한 거 보니까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은데..“


“이 놈들 이번엔 아무리 짖어봐라 내가 눈 하나 깜짝하나. 잘 봐라 이놈들아.”


남자는 자신의 양 귀를 보여줬다. 양 귀는 옷인 지 아니면 귀마개인지로 칭칭 전부 감겨 있었다.


“콰차차차차!!! 쿼춰춰춰!!! 청췽치치치치!!! 챤챤챤챤!!!!!!”


“빠챠챷칮추지촤아아아아!!! 추이치치치치!!! 텅텅텅!!!!”


두 놈은 듣기 역겨운 소리로 짖어댔다. 남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귀를 보여주며 웃어보였다.


“아하하하하하!! 이 개자식들아 사람 잘못 걸렸다!!! 아하하하하!!!”



“캉챵챵챵!!!! 퀑퀑퀑!!! 쿠헛헉헉!!!! 쿼처처처청!!!!!!”



“카라라라차차차!!!!! 추이춰!!!!! 취치치초초!!!!”


개들은 오기가 생겼는지 또 쇠를 찢고 짓이기고 부딪히는 소리를 냈다. 남자는 이번엔 조금 귀에 소리가 들어오는지 양 손으로 귀를 막았다. 안 먹히면 그만 할 법도 한데 이놈들은 계속해서 짖어대고 있었다.


이놈들이 짖어대니 나도 짖을 수밖에 없었다. 나도 함께 짖지 않으면 이놈들의 고막공격에 귀와 뇌가 울렸기 때문이다. 나도 함께 짖으면 이놈들이 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그나마 괜찮았다.


“크흐흐 실컷 짖어라. 하나도 안 들린다.”



“콰챠챠챵!!!! 쿠츠라찬!!! 큉큉큌!!!!!! 퀑퉝청톤핀판퇀촨!!!!큉큉큉큉큉큉큉큉큉큉!!!”


“톤핀판퇀촨!!!!큉큉톤핀판퇀촨!!!!큉큉톤핀판퇀촨!!!!큉큉톤핀판퇀촨!!!!큉큉톤핀판퇀촨!!!!큉큉”


“크르르르컹!!!! 컹컹컹컹!!!! 쿼훵훵훵훵훵!!!!!”



“안 들려요~”


그놈이 약을 올릴 수록 이 놈들은 악에 받치기라도 한 듯 짖어댔다.


“안 들립니다. 실컷해보세요~”


나는 그만 짖고 싶었다. 하지만 이놈들이 짖으면 나도 짖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놈들 짖는 소리에 나만 괴로웠다.


웬만하면 참아보겠지만 이건 상대의 고막을 아작 내려고 마음먹고 짖어대는 거였기에 안 짖고 참아내기 힘들었다.


이쯤하면 저 남자에게 더 이상 안 통한다는 걸 알고 안 짖을 법도 한데 이놈들은 학습능력이나 생각능력이 없는지 쉬지 않고 짖어댔다



. 그렇게 한참을 짖어대다 이제야 깨달았는지 소리가 조금 잠잠해졌다.


“그래 잘했어! 거봐 결국에 내 말대로 되잖아.”



남자는 조금 더 다가왔고 나무 막대기를 바닥에 내리 쳤다. 이제 이놈들도 의미 없는 짓이라는 걸 알았는지 짖지 않았다.


남자는 그렇게 시간을 두며 조금씩 우리에게 다가왔다. 남자는 바닥에 나무를 세게 내리쳤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짖지도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


“그래 잘했어.”


남자는 이제 우리와의 거리를 꽤 많이 좁혔다. 그리고 우리를 자극 하듯이 나무로 바닥을 내리쳤다. 이제 우리는 아무도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잘했어.”


남자는 흡족해하며 그런 행동을 반복했고 우리와의 거리를 더욱 좁혀나갔다.


-탕탕


‘그놈의 나무 막대기는 왜 자꾸 바닥을 때리는 거야.’


이제 남자와 우리는 거의 좁혀졌다. 남자는 이제는 조금 긴장을 했는지 표정이 아까처럼 여유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아 이거 귀를 막고 있어서 놀래 키는 건 안 통할 텐데.’


남자는 조금씩, 조금씩 거리를 좁혔다.


뒤에 통로를 지나가려면 우리를 지나칠 수밖에 없다. 사람하나 겨우 지나갈 통로 앞에 우리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비켜주지 않는 한은 절대 지나갈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


“개들아 조금 비켜줄래?”



‘움직이고 싶어도 마음대로 못 움직이는데. 너 지나가라고 비켜 주겠냐?’



“형이 그러면 너희들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예뻐해 줄게.”


‘생긴 걸 봐라. 우리가 그냥 강아지로 보이냐?’


남자는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거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남자는 나무 막대기로 바닥을 내리쳤다. 우리가 짖지도 반응도 하지 않자 남자는 슬금슬금 전진했다.



“어! 저거 뭐야!”


남자는 손가락으로 벽구석을 가리켰다.



“콰챠챠챵!!!! 쿠츠라찬!!! 큉큉큌!!!!!! 퀑퉝청톤핀판퇀촨!!!!큉큉큉큉큉큉큉큉큉큉!!!”


“톤핀판퇀촨!!!!큉큉톤핀판퇀촨!!!!큉큉톤핀판퇀촨!!!!큉큉톤핀판퇀촨!!!!큉큉톤핀판퇀촨!!!!큉큉”


벽구석을 가리키고 그곳을 보는 사이에 지나가려고 했지만 노련한 두 놈을 속일 수는 없었다.

나는 그 남자의 손가락질에 속아 고개를 돌렸다.


‘아이 씨. 속았네.’


두 놈들이 그동안 참아왔던 걸 모두 개방하고 격렬하게 짖으며 그 남자의 다리를 물었다. 다리가 물린 남자는 손에 들고 있던 막대기를 마구 휘둘렀다.


“으악!!!”


‘악’


“크뤙퀑퀑퀑!!! 퀑퀑퀑퀑!!!! 퀑퀑퀑퀑퀑!!!”


남자는 마구잡이로 막대기를 휘둘렀고, 그 막대기는 내 머리를 계속해서 강타했다. 머리가 너무 아팠다. 그 남자는 사력을 다해 내 머리를 막대기로 후려 쳤다.


“크하아아아앙!!! 콴콴콴!!!크한한한!!!!”


난 사력을 다해 소리를 질렀다. 쇠몽둥이로 맞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소리를 지르건 말건 나머지 두 놈들은 이 남자를 물어뜯고는 놔주지 않았다.



차라리 이럴 거면 아예 그 남자를 기절이라도 시켜야지, 어설프게 다리를 깨문 건지 남자는 발광을 하며 내 머리를 때려댔다.


‘내가 두더지도 아니고 나 죽는다.’


진짜 아팠다. 이건 보통 나무가 아니었다. 아무리 세 게 돌바닥을 후려도 안 부서진걸 보면 강성이 대단하다고 느꼈지만, 직접 맞아보니 이건 보통 나무가 아니라 쇠와 같은 강도를 같고 있었다.



“크흐하아아앍!!!! 크하아앍!!!!!! 쿠호어러러얽!!!!!!”



“으악!!!! 놔!!!! 놓으란 말이야!!!! 내 다리!!!!”


정말 이러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차라리 치명상을 입혀 죽이건 기절을 시키건 했으면 좋겠는데 그냥 다리만 물어뜯어서인지 오히려 남자를 자극했고, 남자는 계속 나무막대기를 휘둘렀다.


앞이 깜깜해지고 별이 보였다. 자기를 물고 있는 놈들을 때리지 않고 이 남자는 사력을 다해 나 하나만을 죽이려는지 마구 막대기를 휘둘렀다.


‘어지러워..’


“으앜!!!! 놔줘!!! 물지마!!!!!!!!!! 내 다리 이 개 으앜!!!!!”


“크흐하아아앍!!!! 크하아앍!!!!!! 쿠호어러러얽!!!!!!”


동굴 안에는 그 남자와 나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이러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죽는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고민보다 지금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정도로 너무 아팠다.


‘나 진짜 죽는 거 아니야? 억울해. 또 이렇게 억울하게 죽게 되다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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