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단탄지 님의 서재입니다.

만족할 때까지 환생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단탄지
작품등록일 :
2020.11.10 03:20
최근연재일 :
2020.12.16 14:41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3,252
추천수 :
49
글자수 :
231,898

작성
20.11.14 18:00
조회
71
추천
3
글자
11쪽

10화

DUMMY

변호소장에게 주소를 묻고 전화를 끊고 서둘러 옷을 입었다. 비록 늦긴 했지만 어떻게든 문제가 해결됐다.


늦었긴 했지만 자축 한 번은 하고 싶었다.


“이 변호사! 잘 해보자고!”





지하철을 탈까 하다가 콜택시를 불렀다. 변호사인데 쪽팔리게 지하철을 타고 다닐 수는 없었다.


“예. 어디로 갈까요?”


“변호사 사무실.. 아차. 이 주소로 가주세요.”


택시 기사에게 내 직업을 은근슬쩍 알려줬다.


“어이고 대단하시네. 변호사면..”


“아. 예.”


시크하게 대답했다. 택시기사는 귀찮게 말을 걸었다.


“죄송합니다. 의뢰인 소송 건 때문에..”


그렇게 말하고는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내 취미이자 특기 그리고 인생이 스포츠 배팅이었기에 시간을 때울 거라고는 배팅 사이트를 보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배팅 사이트에 경기와 배당을 확인하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물어물어 주소를 찾아 갔다.


“어? 잘못 찾아 왔나?”


주위를 둘러봐도 의리의리 한 건물이나 변호사 사무소는 없고 이제 겨우 뼈대를 갖춘 건물뿐이었다.



“이상하네?”




“어!!! 이씨!!”






공사 현장에서 어떤 아저씨가 누군가를 크게 불렀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무시했다. 그렇게 무시해도 그 아저씨는 계속 내 쪽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나는 관심조차 없었다. 나는 변호사 사무실을 찾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아.. 주소를 잘못 적었나? 전화를 다시 해봐야겠는데.”


“아 이씨! 왜 대답을 안 해. 어?! 뭐야?”



“예 여보세요 변호소장님. 죄송한데 주소를 잘못 찾아 온 것 같은데 주소를 다시 불러 주실 수 있을 까요?”



“잘 찾아 왔네. 오늘 진짜 왜 그래?”


“예?”


“보이잖아. 어이 이씨!!!”


공사복을 입은 아저씨가 소리를 지르며 손을 흔들었다.


“그.. 그럴 리가.”


어느새 공사복 입은 아저씨는 내 앞에 와있었다.



“뭐야? 이씨 왜 정장을 입고 왔어?”


“예?”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공사복을 입은 아저씨가 변호사에게 아는 척을 하는지.


“이씨! 뭐해? 눈에 보이는데 전화를 하고. 왜 모르는 사람 보듯이 쳐다봐? 왜?”


“벼.. 변호.. 변호소장님?”


“왜 자꾸 번호 소장이래? 소장은 맞는데 무슨 번호?”


“이.. 이럴 리가..”


눈앞이 노래졌다.



“그리고 일 안 할 거야? 왜 옷을 그렇게 입고 왔어? 어디 들렸다 왔어?”


“벼.. 변호사..”


“변호사? 변호사 만나고 왔어?”


“변호사.. 변호 소장..”


“아 뭔 소리야. 이씨. 그래서 일 할 거야 안 할 거야? 일 하려고 나온 거 아니야? 지금 투입해도 늦었어. 지금부터 해도 반 공수야, 반 공수. 빨리 옷 갈아입고 와.”


공사복을 입은 아저씨는 그 말을 남기고 다시 공사판으로 돌아갔다.


“그럼 그렇지.. 내 인생에 변호사는 무슨.. 이 쓰레기 같은 놈은 왜 자기 딸한테 거짓말을 해가지고 사람 마음을..”


이 기분은 아무도 모를 거다.


나는 하루아침에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고 막노동꾼으로 전락했다.



누가 이런 참혹한 내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아무도 없다.


집으로 돌아갈까 고민을 했다. 옷을 깜빡하고 안 가져 왔다고 내일 다시 오겠다고 하니 작업복을 빌려줬다.




“인생 참..”










“오늘 다들 수고했어. 이씨! 오늘 왜 그래? 처음 온 사람마냥 어벌떠벌 까고 있어? 집에 무슨 일 있어?”



“벼.. 아닙니다.”



노동일은 끝이 났다. 다시 안 나올 거라고 마음먹었다. 그러면서도 소장에게 몇 시까지 나와야 되는 지를 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너무 멀게만 느껴졌다. 힘도 없었다.


“택시.. 괜히 탔어.”


당장 택시비가 눈에 아른 거렸다.


“피자.. 피자도 괜히 먹었어.”



힘들었다. 노동일은 정말 힘들었다. 내가 야간에 하던 물건 나르기랑은 차원이 달랐다.


“아빠! 왔어? 오늘도 수고 해떠!!”


“어? 그래.”


맞다. 난 집에 나를 반겨줄 가족이 있었다. 내 친딸이 아닌데 이상하게 미소가 지어지고 힘이 충전됐다.



나는 여전히 노동일을 하고 있었다. 나도 내가 왜 이런 일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그냥 예전처럼 쉬운 야간 일을 하고 하루하루 벌어먹으면 되는데.


“아!!”


“이씨 왜 그래?”


“아닙니다.”


머리가 아팠다. 머리의 두통은 갈수록 더 심해졌다.


“설마. 병 같은 거에 걸린 몸뚱이를 이어받은 건 아니겠지? 아오!”





“내 딸!! 내 딸을 살려야 해!!!! 살려야 한다고!!”


“으악!!”


꿈이었다.


“후우.. 뭐야.”


옷은 식은땀으로 전부 젖어있었다.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낮이고 밤이고 새벽이고 잠만 들었다하면 꿈에서 예전의 이창훈 즉 지금의 내 모습을 한 사람이 꿈에 나타났다.


그리고 딸을 구해야 한다고 애절하게 말했다.



“하아.. 이거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잖아.. 후우..”


자고 일어나면 내 몸은 식은땀으로 전부 젖어 있었고 누구에게 쫓기듯이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래. 몸을 넘겨받았으니까. 이 정도 보답은 해야겠지..”


보답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도.


“엄마를 찾아주자.”


그럼 모든 게 해결 될 것이었다. 엄마를 찾아주면 원래 주인인 이창훈도 만족할 것이고, 나도 짐을 하나 덜고 제대로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으니.


“엄마는 무슨 수로 찾냐..”




“희원아~”


“왜. 아빠?”



“희원아 너 엄마가 누군지 알아?”


“어?”


항상 밝던 아이가 엄마 이야기를 꺼내자 표정이 어두워졌고 잠시 말을 잃었다.


“엄마.. 엄마는.. 미국에.. 미국에 갔다고 아빠가 그랬잖아..”


아이는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 졌다. 그리고 다시 표정이 밝아졌다.


“괜찮아. 희원이는 아빠가 있잖아!”


“희원아 엄마 이름은 알아?”


“엄마 이름? 에리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미국에 갔다는 것도 이름도 전부 거짓말일 것이다.


인터넷.


나에게 도움을 줄만한 건 인터넷 밖에 없다. 예전에도 지금도.


인터넷이 시키는 대로 우선 주민 센터에 갔다. 그리고 초본부터 시작해 모든 서류를 발급받았다.


아무리 찾아도 아이 엄마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이거 어떻게 된 거야?”


우선 가족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이창훈의 부모에게 찾아 갔으나 문전 박대를 당했다. 이창훈도 나와 마찬가지로 부모와 연을 끊고 살고 있었다.


나처럼 타의에 의한 건지 부모는 만나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형제라도 있었지. 얘는 외동인데 쫓겨났나 보네. 무슨 짓을 한 거야?”


이창훈이 학창시절 살았던 동네를 무작정 뒤졌다.


“한 명은 걸릴 텐데. 아직 나이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20대인데..”


무작정 돌아다녔다.


“26 이창훈 아는 사람!!!”


무작정 돌아다니기 뭐해서 동네를 돌아다니며 외쳤다. 어차피 다시 올일 도 없어 보이는 동네이기 때문에 쪽팔리지 않았다.


“26 이창훈 아는 사람!! 나와라!!!”


소리를 지르며 동네를 휘젓고 다녔다.


“백수가 아니고서야 낮에 집에 잇을 사람이..”



“창훈!!”


드르륵 하고 창문열리는 소리와 함께 누가 고개를 내밀고 손을 흔들었다.


“찾았다. 26이면 아직 취준생이지. 나이스”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나도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진심으로 반가웠다.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었다. 이창훈과 고등학교 시절 같은 반이긴 했으나 그리 친하지는 않고 이름 정도만 아는 사이라고 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친한친구처럼 반갑게 맞이 한 건지 이해가 안 갔다.




휴대폰을 보면 이창훈은 딱히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예전의 나처럼.


친구가 없을 거라는 생각과 다르게 예상외로 그 사람에게서 이창훈과 절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을 알게 되었고, 연락처까지 받게 되었다.



이창훈의 절친들에게 이창훈이 만났던 여자들에 들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는지 그들은 나를 놓아주려고 하지 않았다.


왜 갑자기 연락을 끊었는지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요새 뭐하고 지내냐는 말까지...


별 이야기를 다 물어봤다. 그 이야기를 다 답해주고 나서야 내가 원하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야 걔한테 아직도 미련 남았냐?”


“아니. 그냥 궁금해서.”


“걔 외국 갔잖아. 이민 갔다고 그런 것 같은데?”


이창훈이 마지막으로 만났던 여자는 이민을 갔다고 했다.


“설마.. 미국에 갔나? 거짓말일 거라 생각했는데.. 걔 이름이 에리카야?”



“에리카? 박소연이잖아. 왜? 미련 못 버렸냐? 역시 소심한 A형. 왜 우리 연락 씹고 그동안 쌩까고 지냈냐?”


“그때 다 같이 만났을 때 A형 둘이 만난다고 꼽 줘서 삐졌지? 그래서 쌩깐거지?”




오랜 만에 모여서 그런지 다들 신나 보였다. 전혀 재미없는 이야기인데 다들 흥분해서 웃고 떠들고 있었다.


친구. 나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저랬지. 스포츠 배팅에 빠져서..


옛날 생각이 났다. 나는 이들과 공감할 수 없었기에 즐겁지 않았다. 그래서 화장실 갖다 오겠다고 하고 튀었다.



“그래도 한 끼 때웠다.”



이창훈의 친구들을 만나도 성과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만났던 여자는 이미 이민을 가버려 그 아이의 엄마인지 확인할 수도 아이를 넘겨줄 수도 없었다.



포기 하지 않고 친구들에게 받은 연락처로 이창훈이 만났던 여자들에게 연락을 했지만 애 엄마는 없었다.


“아.. 이민 갔다는 여자가 엄마인 것 같은데.”




애 엄마가 맞아도 애를 넘길 수 없었다.


“고아원? 하..”


그냥 애 엄마 찾아주기는 포기했다.






“딸.. 내 딸을 구해야 해.”


이창훈은 또 나타나서 같은 말을 반복했다.



“여보세요. 이창훈씨. 미안한데요. 나도 그러려고 했거든요? 근데 애 엄마를 찾을 수가 없어요.”


짜증 섞인 말로 말했다. 헛고생을 한 짜증이 났다. 그리고 며칠 째 나타나 나를 괴롭히는 이창훈에게도 짜증이 났다.


“내.. 내딸.. 내 딸을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어..”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때 그 동굴에서 여기까지 나를 쫓아와서는 또 딸 이야기를 했다.


“이창훈씨. 나는 할 만큼 했다니까. 뭘 어떻게 더 해달라는 거야? 나보고 얘를 키우라고? 하.. 나한테 새 인생을 준 건 고마운데. 나도 어쩔 수 없다니까.”


“으아아아악!!!”


이창훈은 갑자기 나에게 달려들었다.


“으아아악!! 아오!! 또 꿈이잖아.”


“아빠 왜 그래? 악몽 꿨어?”


“어?! 아니야.”


“아빠 이거봐봐!! 이거 희원이 이름이야. 희원이 이제 이름 쓰고 읽을 수 있어.”


“어. 그래.”


“빨리 봐봐!!”


아이는 보챘다. 병원에서 발급한 종이였다. 찬찬히 읽었다.


이름 이희원


“그래 희원이 이름이네.”


종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가 다시 들었다.


혈액형 B형


“B형?”


이창훈의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둘 다 A형이라고 했는데. A형한테 어떻게 B형이 나와?”


1+1=3이라고 써있다면 처음에는 당황할 것이다. 자신의 상식과는 다르니.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른다면 아무리 바보라도 출제자를 의심할 것이다.


“이거 완전 호구 잡혔었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만족할 때까지 환생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16화 20.11.17 47 1 11쪽
15 15화 20.11.17 53 1 11쪽
14 14화 20.11.16 54 1 11쪽
13 13화 20.11.16 62 1 11쪽
12 12화 20.11.15 65 1 11쪽
11 11화 20.11.15 71 3 11쪽
» 10화 20.11.14 72 3 11쪽
9 9화 +1 20.11.14 90 2 12쪽
8 8화 20.11.13 105 2 12쪽
7 7화 20.11.13 115 3 12쪽
6 6화 20.11.12 135 2 11쪽
5 5화 20.11.12 162 4 12쪽
4 4화 +1 20.11.11 198 3 12쪽
3 3화 20.11.11 239 3 12쪽
2 2화 20.11.10 274 2 12쪽
1 1화 +2 20.11.10 387 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