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萬談 salon

오늘도 당신의 세계는 안전합니까?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슈M
작품등록일 :
2015.03.19 21:28
최근연재일 :
2015.04.14 21:49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941
추천수 :
13
글자수 :
69,382

작성
15.03.20 11:28
조회
83
추천
1
글자
15쪽

세계 종말 D-99 (1)

DUMMY

오늘도 당신의 세계는 안전합니까?


01.




남자의 얼굴은 수척했다.


1년이 365일이고, 하루가 24시간이라면 그의 얼굴은 1년 265일. 24시간 내내 피곤했으므로 그다지 중요한 사실은 아니었다. 퀭한 눈가 아래로 드리운 그림자와 유령처럼 창백한 피부는 아름답지도, 그를 사연 있는 남자처럼 보이게 할 어떤 외적 조건도 될 수 없었다. 그저 피곤해 보이는 남자. 탄력 있는 근육도, 근사한 골격 구조를 갖춘 것도 아니었다. 비쩍 마른 체형에서 봐줄만한 것이라곤 185cm 에 육박하는 키 밖엔 없었다.


피곤한 것이 당연했다. 그는 24시간 중 20시간 이상을 깨어 있었으며 그 시간 동안 내내 일을 했기 때문이다. 밥을 먹을 시간조차 없었고 입에 달고 사는 거라곤 둥그런 와인글라스를 반 이상 채운 와인이 전부였다. 이러니 살이 찔 틈이 있을 리가. 남자는 보고서 파일을 훑어보며 습관처럼 들고 있던 글라스를 빙글빙글 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형언할 수 없는 기품이 있었다. 세상의 온갖 불행을 다 끌어안은 듯 음울한 얼굴에는 음유시인만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우아함이 서려 있어, 그의 온갖 기행들을 무마시키곤 했다. 실제로도 그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을 벌이곤 했다.


이사회 전부가 뜯어말린 사하라 사막의 리조트 건설이라던가. 아무도 동의한 적 없는 남극의 세종 기지 투자건만 봐도 그렇다. 이를테면 남자는 아마존 정글 한 가운데에 이글루를 짓고 싶어 하는 성격이었고, 강남 한 복판에 텃밭과 오두막을 세워 여름휴가를 즐기고 싶어 하는 요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 남자는 별종 중의 별종이었다.


천만다행인 점은 그런 무모한 도전들이 사업가로서는 새로운 기회를 여는 도약의 발판이 되었으며 대개 그 황당무계한 사업 기획들이 성공, 내지는 대박을 터뜨린다는 점이었다. 반대로 불우한 점은, 강남 한 복판에 만들어 져 교통 매연에 찌들어가는. 텃밭의 식물들의 근본 없는 희생이었다.


남자는 사업가였다. 기상천외한 사업 계획서를 고안해 내 이사회 전부를 아연실색하게 만드는 취미를 가진. 더불어 세계 50대 부호 중에 한 명이기도 했다. 대한민국 내에서라면 두 말할 것 없이 0.1%에 속하는 초 상류층이었다.


“장 비서.”

“네, 사장님.”

“와인.”


어느새 텅 빈 글라스를 휘청휘청 돌리면서도 남자는 여전히 보고서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비서는 비서라기보다는 시종 같은, 이를테면 몸종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스케줄 정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의 사업 진행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도맡은 적도 없었다. 당연했다. 남자가 그에게 그럴싸한 일감을 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있습니다. 사장님.”


전부터 궁금했는데, 어떻게 사람이 와인만 먹고 살 수 있단 말인가? 그의 비서는 좀처럼 이해할 수 없단 표정으로 정체불명의 와인 병을 기울였다. 이름도 없고 빈티지도 없는. 하다못해 라벨조차 붙어있지 않은 보스의 와인은 어딘지 모르게 끈적끈적 해 보이기까지 했다.


내로라하는 대학교의 출신의 비서는 상당한 고학력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우아한 동작으로 와인을 한 모금 넘겼다.


“언제까지 주변에서 얼쩡거릴 건가?”

“나가……볼까요?”

“바로 그거야. 근래 들어 자네가 한 생각 중에 가장 현명한 판단이군.”


남자의 시선은 여전히 보고서에 머물러 있었다. 거기 있든 말든 상관 않겠다는 태도였다. 때때로 그 무심한 태도에 울컥 화가 났다가도, 금세 또 풀이 죽고야 마는 그의 비서는 하얗고, 커다란 남자였다. 보스와 달리 근육이 잘 붙은 건강한 몸이 곧 시무룩하게 굽어져 방문으로 향했다. 그럴 때마다 잘 절여진 배추처럼 숨이 다 죽어 있었다.


“장 비서.”

“…네, 네!?”

“문은 꼭 닫고 나가게.”


끝까지 틈을 보이지 않는 그의 냉정한 보스는 말 한 마디를 해도 곱게 하는 법이 없었다. 그러나 갑과 을의 현실이란 언제나 비정한 것. 쾅 소리가 나도록 문을 닫고 싶은 마음을 애써 가누며 덩치 큰 남자는 곧 문 뒤로 사라졌다.


그제야 보고서에서 시선을 뗀 남자가 그가 사라진 방향을 흘끗 한 번 훑었다가 모니터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곧 허공에 뜬 홀로그램이 국내외 시장의 동향과 주가 변동. 주요 뉴스와 오늘의 사건 사고 등을 빠르게 정리해 눈앞에 착 펼쳐 놓았다.


특이할 사항은 없고, 오늘도 세계는 평화로운 축에 속했다. 물론 미국의 동부 지방에서 폭동이 일어났고, 러시아는 독재 정치로 시끄러웠지만 중국에서는 세쌍둥이를 낳은 가난한 부부의 눈물 어린 사연에 전국 각지에서 성금을 모아 보내주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흐흠, 좋아. 평화롭군. 남자는 다시 한 번 와인을 음미했다. 그의 와인은 확실히 끈적거렸다. 남자의 혀가 입가 주변에 묻은 붉은 와인을 혀로 쓸었다.



그때였다. 홀로그램으로 눈앞에 뜬 온갖 뉴스거리와 사진들이 전자파 잡음처럼 지직거리기 시작했다. 음? 뭐야. 남자의 눈이 가늘게 흐려졌다. 장 비서.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유감스럽게도 그의 비서는 바로 방금 전에 손수 쫓아낸 터였다. 남자의 미간이 좁아졌다. 그러는 동안 홀로그램은 0과 1의 배열을 다시 정리해 새로운 문장 하나로 재탄생했다.




‘천사의 아이가 깨어났다.’








과중한 스케줄은 가뜩이나 예민한 연예인을 날카롭게 만드는 법. 특히나 싫어하는 토크쇼 스케줄이 줄줄이 겹쳤을 때의 아이돌이란 대 자연(여성의…주기를 말한다. 그러니까, 어…그날…그날 말이다)과 폭풍 설사가 함께 왔을 때 보다 최소 2배 이상 예민했다.


그를 지켜보던 매니저는 겉으로는 생글생글 웃었지만 그 웃음이 결코 오래 가지 못 할 것이라는 걸 직감했다. 매니저는 제 어깨 근처에 겨우 오는 이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돌이 그렘린으로 변하게 될 순간이 오고야 말 것이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함께 대기실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자꾸 이럴 거야?”

“아니, 태인아. 내가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라….”

“나 쓰러지는 꼴 보고 싶어? 그런 거야?”


차라리 어린애답게 소리라도 지르면 좋으련만. 따지고 들 때 보면 꼭 60살 먹은 시어머니인 양 조곤조곤, 깐깐하게도 굴었다. 매니저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짜증나.”

“태인아, 화 좀 풀어. 응? 누나들도 이렇게 다 걱정하시잖아….”

“모올라. 피곤해.”


누나들이라 함은 걱정스런 시선으로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코디네이터 둘과 스타일리스트. 그리고 헤어 디자이너를 말했다. 그들은 소년의 히스테리마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보일 만큼 팬심이라는 콩깍지를 끼고 있었다. 우리 태인이 화나쪄? 우쭈쭈. 뭔진 몰라도 기분 풀어요. 누나들이 뭐 해줄까? 하나같이 애 다루는 듯 바라보는 시선에 소년이 고개를 홱 돌렸다.


멍청한 계집애들. 나 그렇게 안 어리거든?


심통이 난 아이돌은 핸드폰을 꺼냈다. 새 모델을 쓰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히는 희한한 기계 병에 걸린 아이돌의 핸드폰은 역시나 처음 보는 최신 기종이었다. 그의 스폰서를 박박 긁어 얻어냈을 것이 틀림없었다. 매니저는 한숨을 쉬며 작고 동그란 머리통을 바라봤다. 게임이라도 하는 모양인지 입이 조용해진 만큼 미동조차 없이 얌전했다.


하지만 소년은 게임을 하는 중이 아니었다. 웹 서핑은 물론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늘상 들어가는 포털 사이트 메인에서 순식간에 화면이 바뀐 핸드폰 액정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소년은 액정에 커다랗게 뜬 메시지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곧 다가 올 심판의 날, 종말을 준비하라.’




...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에 10분이나 일찍 나타 난 사업가는 퀭한 눈빛으로 주변을 스윽 훑었다가 손목시계를 다시 한 번 체크했다. 그의 롤렉스는 1996년 이후로 줄곧 3분 이르게 맞춰져 있었다. 땅을 짚고 선 지팡이 위로는 은각으로 세공 된 뱀이 막대를 빙빙 감고 올라가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눈에 박힌 붉은 루비는 금방이라도 살아 날뛸 것처럼 생동감이 넘쳤다. 뱀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감싸 쥔 남자는 피곤한 얼굴로 담배를 물었다. ‘천사의 아이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본 이후로는 줄곧 그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천사의 아이. 세계의 종말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천 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심판의 날’ 은 이미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천지창조 이래로 인류는 단 한 번, ‘노아의 방주’ 때를 제외하고는 심판의 칼날을 비껴 나갔다. 세상엔 아직도 선한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유감스럽게도 그의 눈에 조차, 세계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부패해 있었다. 냉장고에서 썩어가는 음식물 쓰레기처럼 의미 없는 냉장 온도 조절 장치에 간신히 형태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


100일이 채 남지 않은 심판의 날을 앞두고서 사업가는 이번엔 어떤 방식으로 신의 노여움을 사게 될 지를 추측했다. 가장 현실에 근접한 방법은…역시 핵전쟁인가? 단추 하나만 누르면 이 지구는 커다란 분화구가 될 것이 틀림없었다.


“늦었군.”

“무슨 소리야. 2분 전이거든.”

“내 시계는 7시 1분을 가리키고 있다는 걸 유념하길.”

“아, 진짜 이 영감탱이가. 그놈의 시계 좀 제 시간에 맞추면 어디가 덧나?”


약속한 상대방이 도착했다. 척 보기에도 둘은 꽤 나이 차이가 있어 보였지만 상대방은 거침없이 반말을 툭 내던지며 얼굴을 반 이상 잡아먹은 선글라스를 고쳐 썼다. 그 바람에 한 번만 마주쳐도 홀라당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는 눈동자는 가려진 채 였다. 어차피 사업가에게는 통하지 않을 기술이었다. 그는 탐탁지 않다는 표정으로 상대방을 위 아래로 훑었다.


치렁치렁 단 악세서리들과 그의 기준에선 충분히 경망스러운 옷차림들 따위가 거슬렸다. 딱 붙은 악어가죽 스키니 진과 하늘하늘한 린넨 셔츠. 하나도 고귀하지 않았다. 품위 따윈 찾아 볼래야 찾아볼 수도 없었다.


“그런 옷들을 사 입으라고 네 스폰서를 도맡은 건 아니다만.”

“최신 유행이야. 영감이 이해해.”

“다음엔 수트 차림으로 오도록. 엄연한 회의란 걸 잊었나? 그것도 50년 만에 열린.”

“뭐어, 내가 입는 게 곧 유행이니, 아무래도 상관없나?”


뭐라고 떠들건, 남자의 말은 싹 무시한 채 태인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저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도 꽤나 심약한 사내라서, 속으로는 바짝 긴장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아닌 체 하려고 허세를 부리는 것이다. 귀여울 법도 했지만 남자의 눈에는 그것이 귀엽기 보단 징그러웠다. 게다가, 자신이 왜 영감인가? 겉으로 볼 때엔 고작해야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 초반으로밖에 안 보일 텐데.


체념한 듯 건물 입구에 섰다. 건물은 언뜻 보기에는 다른 평범한 건물들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투명한 유리문 정 가운데엔 전자 도어락이 걸려 있었고 문 안 쪽에는 듬성듬성 우편물이 꽂혀있는 우편함이 자리했다. 유리문 너머로 바로 정면에는 스테인레스 난간을 따라 올라가는 낡은 대리석 계단이 보였다. 여느 원룸텔과 흡사하게 생긴, 암만 봐도 흔하디 흔한 건물들 중 하나였다.


“회의라니. 으.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 해.”

“품위 있게 행동해라. 회의에는 우리만 있는 게 아냐.”

“우리가 왜 그놈들 눈치를 봐야 해? 눈치는 그놈들이 봐야지.”

“위급 상황이다. 어쨌거나 그들과 우리는 ‘동맹’ 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사업가는 한 치의 양보다 없다는 듯 딱 잘라 말했다. 그 바람에 태인의 입술이 앞으로 툭 튀어나와 비죽거렸다. 남자의 말은 틀리지 않았지만 자로 잰 듯 까다롭게 구는 성격은 언제나 밥맛이었다. 할 말을 잃은 태인이 팔랑거리는 셔츠 옷자락을 쥐고 만지작거리는 동안 남자는 스테인레스 난간 끝의 동그란 볼 위에 가만히 손을 올렸다.


“꽉 잡아.”


동그란 볼을 오른쪽으로 돌리자 딱 붙어있던 볼이 철커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옆으로 돌아갔다. 어느 새 태인의 손은 제 셔츠자락 대신 남자의 수트 끝을 꽉 붙들고 있었다.


그 순간 바닥에 깔린 네모 난 대리석 타일 중 일부가 균열을 일으켰다. 번쩍거리는 빛이 섬광처럼 느껴진 것도 찰나. 두 사람의 몸은 바닥으로 푹 꺼져 들어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엄청난 가속도가 붙은 몸이 아래로 빨려 들어갔다. 태인은 입을 꾹 다물곤 눈을 감았다. 어떻게든 소리를 지르는 일만은 피하고 싶었다.


“푸하! 하아! 하!”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불과 수 초밖에 되지 않을 짧은 시간이었지만 체감 상 한 시간 이상 고속 제트 코스터를 탄 듯 울렁거리는 가슴에 태인이 가파른 숨을 토했다. 물론 남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였다.


“어쩔 수 없어. 너무 오랜만이라 ‘소화전’ 이 말썽을 일으킨 모양이야. 급하게 만든 루트이니 적응하도록. 어차피 조만간 고쳐놓을 테지만.”

“그럼 미리 말이라도 해 주던가!”

“말했잖나? 꽉 잡으라고.”


남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며 태인의 투정을 받아 쳤다. 애초에 투정이 먹힐 위인이 아니었다. 태인은 분하단 표정으로 씩씩 거리더니 그때까지도 꽉 쥐고 있던 남자의 옷자락을 뿌리치듯 놓았다. 그렇다고 해서 남자가 어떤 반응도 보일 리 없었지만.


대신 남자는 어느 새 그들의 눈앞에 서 있는 상대방에게 더욱 집중했다. 커다란 로브를 뒤집어 쓴 상대방은 모자를 벗으며 그들을 향해 씨익 웃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어서 오세요. 라일 경. 52년만이지요?”

“지금은 ‘무영’ 이란 이름을 쓰고 있지.”

“네에. 무영씨. 어느 쪽이든 어서 오세요. 그리고 이쪽은….”


문지기인 그는 낮이 익은 남자와, 그 옆에 부록처럼 딸려 온 태인을 번갈아가며 바라봤다. 그는 태인을 전혀 모르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태인이 연합 회의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태인은 인상을 팍 구긴 채 멀뚱한 시선으로 저를 바라보는 문지기를 아니꼽다는 듯 마주 봤다. 얼핏 보기엔 이십대 초반 같은데. tv도 안 봐? 내가 누군지도 모르게.


“이래서 마법사들이란…. 하나같이 다 구닥다리라니까.”

“아…. 제가 실례했군요. 무영씨. 그럼 이쪽은…?”

“태인. 어차피 철모르는 꼬맹이니 이름과 얼굴 정도만 알면 될 것 같군.”

“아, 영감!”


태인은 소리를 빽 질렀지만 먹힐 리 만무했다. 고요한 표정으로 정면만을 응시하는 무영의 눈길에는 어떤 반응도 없었다. 앓느니 죽지. 인상을 쓰던 태인이 구불 진 제 블론드를 거침없이 헝클었다. 하나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어쨌든, 여기까지 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색한 분위기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었다. 문지기는 보기에도 상당한 두께인 육중한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윈드워치(wind watch)’ 회의에 참석하신 두 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문이, 활짝 열렸다.


작가의말

20만자를 향해 달리는 고지. 공모전이 끝날 때까지 정해진 연재 주기는 없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오늘도 당신의 세계는 안전합니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붕괴의 시작 (5) +1 15.04.14 73 2 13쪽
10 붕괴의 시작 (4) 15.04.07 44 0 15쪽
9 붕괴의 시작 (3) +2 15.04.02 52 2 15쪽
8 붕괴의 시작 (2) 15.03.31 51 2 15쪽
7 붕괴의 시작 (1) 15.03.30 46 0 15쪽
6 세계 종말 D-99 (5) 15.03.28 57 0 14쪽
5 세계 종말 D-99 (4) 15.03.26 85 0 13쪽
4 세계 종말 D-99 (3) 15.03.23 77 1 14쪽
3 세계 종말 D-99 (2) 15.03.21 59 1 13쪽
» 세계 종말 D-99 (1) +1 15.03.20 84 1 15쪽
1 오늘도 당신의 세계는 안전합니까? _prologue +2 15.03.19 314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