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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꼬 작가 무정호의 서재입니다.

천재 살수가 살아남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무정호
작품등록일 :
2024.06.03 01:06
최근연재일 :
2024.07.02 17:1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7,717
추천수 :
553
글자수 :
195,433

작성
24.07.02 17:15
조회
249
추천
11
글자
12쪽

035. 옹나라의 사정.

DUMMY

생전 처음 와보는 이크람이란 평원 마을에서 만난 이들은 칠왕자 온승표와 8만 4천 경을 소림사까지 호위했던 병사들이었다.


이들을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소협께선 어찌 이곳에 있는 겁니까? 그때 듣기로는 중원의 무림 세력인 정심맹으로 간다고 들었는데.”


호위 병사들의 선임인 쿠자라는 중원을 한참이나 벗어난 이곳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니 신기하여 물었다.


“이야기 할 수 없지만, 많은 일이 있었소이다. 그럼 그대들은 지금 옹나라로 돌아가는 길이오?”


“맞습니다. 소협은 지금 어디로 가는 길입니까?”


“본래는 중원으로 가야 하나 여기까지 온 김에 옹나라에 한번 들려보려 하는데, 동행해도 되겠소이까?”


“물론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적혈사 놈들 때문에 일행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소협과 같은 무인이 있다면 우리가 오히려 요청을 드릴 판입니다. 헌데 저들도 일행입니까?”


“아, 평원길에서 우연히 만난 이들인데, 일행들이 적혈사 인가 그 놈들에게 당했기에 함께 옹나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함께 가시지요.”


자르담 노인은 함께 하기로 한 이들이 옹나라의 병사들인 것을 알자 두말 않고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적혈사의 위협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람이 많아야 했기에 옹나라의 수도로 가는 사람들을 모으는 데만 사흘이 걸렸고, 나흘째 아침이 되어서야 겨우 출발할 수 있었다.


교역 마을이든 어디든 다들 적혈사 놈들 때문에 살기가 힘들다고 난리였다.


**


“흠. 이 글자는 나도 모르겠군.”


금(琴)의 뒷면에 쓰여있는 글씨를 자르담 노인에게 보여주었으나, 자르담 노인도 글씨가 어디의 것인지 알아보지 못했다.


사막과 평원의 특성상 상인들은 여러 나라의 말과 글자를 알아야 했기에 야영을 할 때마다 일일이 상인들에게 글씨를 아는지 보여주었다.


그러다 글씨를 알아보는 한 명이 나왔다.


“이건 아주 오래 전 천축에서 건너온 글자일 거네. 천축의 불경을 익히는 스님들에게 물어 보면 아는 이가 있을 것이네.”


“오! 그럼 이것도 불경에 주로 쓰이던 글씨일 수 있겠군요.”


“그렇지. 헌데, 이제 이 지역은 불교를 믿는 이들이 거의 없어졌기에 불경을 잘 아는 승려를 찾는 게 어려울 거야.”


“오래 된 절을 찾아서 다 둘러봐야 겠군요.”


“적혈사 놈들을 조심하면서 찾아야 하는지라 어려울 것이야.”


“또 그놈들이. 그래도 실마리라도 찾았으니 다행입니다.”


10여 일을 움직여 옹나라의 수도이자 왕이 머무는 온(穩)이란 곳에 도착했는데, 이곳은 그래도 돌로 지은 집이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집은 흙에 물을 뿌려 반죽해서 만든 진흙집이었다.


진흙집을 만들기 싫은 이들은 둥근 천막을 쳤는데, 한쪽으로 쭉 이어진 둥근 천막의 깃발들을 보니 나름 번영하고 있는 곳 같았다.


**


“마교, 아니 신교에서 8만 4천 경을 탐을 냈다고?”


옹국의 국왕 온타구는 오래된 불경을 빼앗기 위해 수십 명을 죽였고, 그걸 사술로 살려내어 공격해 왔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궐내의 상엄사에 모아둔 불경만 1만 권이 넘어가는데, 이것들이 훗날 우환이 될 수도 있겠구나.”


중원에 다녀온 선임 병사 쿠자라는 걱정에 빠져드는 온타구 국왕을 달래었다.


“전하. 그렇지 않습니다. 그 8만 4천 경 안에 무공이 들어가 있기에 그렇게 탐을 낸 것이옵니다. 그런 불경이 아니라면 괜찮을 것이옵니다.”


“그런가? 그럼 다행이군. 헌데, 칠왕자는 얌전하게 소림사로 들어갔느냐?”


“네. 눈물을 보이긴 하였으나 이내 씩씩하게 눈물을 닦고, 소림사에서 수행하기 위해 들어갔사옵니다.”


“다행이군. 다녀온 이야기를 더 듣고 싶지만,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군. 그대와 병사들은 잠시 물러나 있으라.”


국왕 온타구는 내전 입구에서 말이 끝나길 기다리는 전령을 안으로 들였다.


“전하. 적혈사 놈들로 인해 또 상단이 약탈 당했습니다. 이로써 이번 달에만 다섯 번째 습격이옵니다.”


“이런. 이 놈들을 처리해야 할 것인데. 천축에서 고수들을 데려오는 것은 어찌 되었느냐?”


옹나라는 중원으로 가는 것 보다 천축이 더 가까운 위치였기에 천축의 고수들을 불러들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처음 접촉하여 보상을 이야기 하고 하던 이들도 상대가 적혈사라고 하자 손사래를 치며 물러났습니다. 이후로도 여러 곳에 의사를 타진해 보았으나, 다들 적혈사라는 소리에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놈들의 악명이 거기까지 퍼졌으니 아무도 오지 않는 것이구나.”


난감한 온타구 국왕의 눈에 방금 막 중원에서 돌아온 병사들이 보이자 중원으로 방향을 바꿔 보기로 했다.


“쿠자라! 다시 불경을 들고 중원 소림사로 가거라. 불경들을 더 줄 수 있으니 소림의 고수들을 파견해 달라고 전해라.”


“전하. 소림사의 승려들을 초빙해 적혈사 놈들을 치려는 생각이십니까?”


“그렇다. 소림의 승려들이라면 적혈사의 마한팜 놈을 지옥으로 보낼수 수 있지 않겠느냐?”


국왕 온타구는 소림의 승려들이 펼치는 무공을 보았었고, 그런 무공이 있다면 적혈사 놈들을 이끄는 4명을 죽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런 것이라면 저희가 중원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지? 중원으로 갈 필요가 없다니. 아, 설마 돌아올 때 소림의 승려들과 함께 온 것이냐?”


“그게 아니옵니다. 소림의 승려에 버금가는 중원의 고수가 지금 이곳 온(穩)에 있습니다.”


“버금가는 중원의 고수가 와 있다고? 그렇다면 뭐 하느냐? 어서 모시고 오거라!”


**


“그러니깐 적혈사 놈들을 죽이는데 나를 초빙하고 싶다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영호 소협. 소협께서도 이곳으로 오면서 고통을 겪지 않았소이까? 전하께서 후원을 약조 하셨으니 도와주십시오.”


호위 병사들의 선임인 쿠자라는 자신이 중원을 다녀오며 본 최고의 고수가 영호 소협이라며 띄워줬다.


“뭐, 도적놈들에게 다들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니 칠왕자님과의 인연으로 나서 줄 수는 있소. 하지만, 듣기로 적혈사의 숫자가 천 명이 넘어간다고 하는데, 그걸 어찌 나 혼자 감당 할수 있겠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적혈사가 겉으로 보기에는 똘똘 뭉쳐진 곳으로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닙니다.”


쿠자라는 땅에 흰 석회석으로 그림을 그려가며 적혈사의 조직도를 그려주었다.


“이 맨 위에서 적혈사를 움직이는 이가 마한팜입니다. 하지만, 그 뒤를 이을 자는 아직 없습니다.”


“여기 이 세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그들은 천축과 사막에서 마한팜이 거두어들인 이들인데, 누가 위이고 누가 아래인 구분이 없는 자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함께 다니지 않고, 각기 300여 명을 이끌고 다니기에 마한팜이 죽게 되면 서로 적혈사를 가지기 위해 다툴 것입니다.”


“아하.”


사파(邪派)라 불리는 곳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혈통으로 이어져 내려가지 않는 상황에서 우두머리가 죽으면 힘이 비슷한 이들이 서로 이전투구로 싸워 될 터였다.


운이 좋으면 양패구상(兩敗俱傷)으로 자멸할 수도 있으니 우두머리만 죽인다는 방법은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마한팜이란 자는 강하오?”


“안타깝게도 그가 얼마나 강한지는 모릅니다. 그저 10여년 전부터 적혈사란 무리를 이끌며 평원과 사막의 상단과 작은 마을을 노려 공격하고 약탈했기에 그의 무공이 어느 정도 인지는 모릅니다.”


무공을 모르는 이라면 목숨을 끊기가 쉬울 것 같았다.


“좋소이다. 승표형과의 관계도 있으니 도와주겠소이다.”


쿠자라는 내가 돕겠다고 하자 얼굴이 밝아졌다.


사실 소림으로 들어간 온승표와의 인연도 있었지만, 그것 보단 8만 4천 경을 통해 혈류천옥공(血流靑玉功)을 익혔고, 은혈을 모아 아주 잘 쓰고 있었기에 외면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외에도 도움 받을게 있었다.



“이 천축의 글자를 아는 이를 구해주십시오.”


영호는 국왕 온타구에게 금을 내려 놓으며 뒤에 쓰인 글자를 아는 이를 구해 달라고 했다.


대전에 있던 이들이 모두 다 달라붙어 글씨에 대해 이야길 했고, 사람을 불러온다고 사라지더니 나이가 많은 스님을 한 명 데려왔다.


“아미타불. 궐내 상엄사 주지로 있는 온가락이라 하오.”


출가한 법명이 아닌 온씨를 그대로 쓰는 걸로 봐서는 정상적인 스님은 아닌 것 같았다.


“오오. 이 글귀는 시를 쓴 것이네. 천축 아난타의 글씨로 쓰여진 시라니. 귀하군.”


“어떤 내용인 것입니까? 제가 한어 외에는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럼 해석을 해주지.”


閑坐夜明月(한좌야명월)

한적한 밤 밝은 달빛 아래 앉아

幽人彈素琴(유인탄소금)

은자가 소박한 금을 타네.

忽聞悲風調(홀문비풍조)

홀연히 비풍(悲風) 곡조가 들리더니

宛若寒松吟(완약한송음)

완연히 한송(寒松)의 소리와 같네.

白雪亂纖手(백설난섬수)

백설(白雪)이 가냘픈 손에서 어지러이 나오고

綠水清虛心(녹수청허심)

녹수(綠水)가 마음을 맑게 비우네.

血尊久已沒(혈존구이몰)

혈존은 이미 오래 전에 죽었으니

世上無知音(세상무지음)

세상에 지음(知音)이 없음이 아쉽다네.


“혈존이라는 지음이 죽어 이제는 자신의 금음을 알아주는 이가 없다는 내용의 시네. 그리고 그 아래에는 금으로 어떻게 음(音)을 내는지가 쓰여있네.”


“스님. 그것도 한어로 알려주십시오. 한자로 쓸 수 있겠습니까?”


“글자로 쓰는 것은 또 다른 것이라. 다른 이가 필요하겠군.”


승려 온가락이 글씨를 읽고 옹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푸른 평원어로 이야길 하면, 한어를 잘 아는 이가 달라붙어 그 뜻을 글자로 쓰며 내게 알려주었다.


말이 되지 않는 부분을 몇 번이고 되묻고 하여 나온 글귀는 금음에 힘을 싣는 방법이었는데, 내공이나 은혈을 이용해서 해보니 금음에 힘을 실을 수 있었다.


“우선 자네는 금(琴)을 다루는 법부터 배워야 할 것 같군. 다루는 법을 모른 채 힘만 실어서야 되겠는가?”


“아, 그렇군요. 그럼 금을 잘 다루는 이가...”


“하하하. 금을 잘 다루는 이는 몇 명이고 구해줄 수 있네. 하지만, 그들이 이곳으로 오는데도 적혈사 놈들이 방해가 되네. 적혈사의 우두머리인 마한팜을 죽여줄 수 있겠는가?”


“...물론입니다. 제가 처리해 드리지요.”


옹나라로 온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금에 쓰인 글귀였다.

그게 해결이 되었으니 생긴 이득 만큼 옹나라에 돌려주는 것이 당연했다.


**


“적혈사 놈들은 따로 마을을 가지고 그곳을 본거지로 쓴다는 겁니까? 그 마을에는 아무나 갈 수 없다는 것이고요?”


“맞아. 적혈사의 무리만이 갈 수 있지. 물론, 그들도 물자가 있어야 사니 소수의 상인들은 그 마을과도 교역을 하네. 마한팜을 죽일 수 있게 그들의 마을로 가는 것은 상인을 통하면 될 것이네.”


“하지만, 그 마을에 계속 거주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지.”


마한팜을 죽이기 위해 여러 가지 이야길 듣고 보니, 침투해서 스며드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관련된 정보를 계속 듣다 보니 그래도 틈새가 있긴 있었다.


“주로 이 독수리 돌산을 경계로 마한팜이 움직인다는 말입니까?”


“맞네. 가장 상인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지. 이 곳을 마한팜이 활동을 하고, 다른 세 명은 이 돌산 너머의 길을 서로 나눠 가졌지. 그래서, 돌산 너머의 셋은 마한팜보다 포악해.”


“이 셋은 마한팜이 귀찮아서 놔두는 상단들만 공격을 하니 더 포악하게 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맞아. 자신의 영역을 지나면 다른 이들의 영역이니 내 영역에 있을 때 어떻게든 약탈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터. 자연스레 잔인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


영역을 나눠 가지고 있다는 부두목 직목직, 마하스, 이스마일의 상황을 보니 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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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5. 옹나라의 사정. +1 24.07.02 250 11 12쪽
34 034. 옹나라로 가는 길. 24.07.01 321 11 12쪽
33 033. 도망. (2) 24.06.30 405 11 11쪽
32 032. 도망. (1) 24.06.28 392 9 12쪽
31 031. 극음금(極音琴). 24.06.27 454 10 12쪽
30 030. 흑백합작? 24.06.26 486 12 12쪽
29 029. 만마앙복! 천마현신! +2 24.06.25 516 12 12쪽
28 028. 신분패를 받다. 24.06.24 571 14 13쪽
27 027. 가주시오. 24.06.23 565 14 16쪽
26 026. 뭘 줄 수 있소? 24.06.22 597 15 13쪽
25 025. 잘못 된 만남. (3) 24.06.21 641 14 13쪽
24 024. 잘못 된 만남. (2) +1 24.06.20 639 15 14쪽
23 023. 잘못 된 만남. (1) 24.06.18 671 13 11쪽
22 022. 기연을 얻다. 24.06.17 753 16 11쪽
21 021. 붙어먹는 건가? 24.06.16 674 15 12쪽
20 020. 도망자? 24.06.16 625 13 12쪽
19 019. 내 자리. 24.06.16 617 13 12쪽
18 018. 희생자들. 24.06.16 639 14 12쪽
17 017. ‘그’ 의뢰. 24.06.16 648 14 12쪽
16 016. 부러워 하다. +2 24.06.15 693 19 12쪽
15 015. 불목하니의 노래. (3) +1 24.06.13 711 19 15쪽
14 014. 불목하니의 노래. (2) 24.06.12 712 17 12쪽
13 013. 불목하니의 노래. (1) 24.06.12 759 17 12쪽
12 012. 위화감(違和感). 24.06.11 781 17 12쪽
11 011. 이이벌이(以夷制夷). 24.06.10 813 17 13쪽
10 010. 첫 의뢰. (3) 24.06.09 820 16 11쪽
9 009. 첫 의뢰. (2) 24.06.08 871 15 12쪽
8 008. 첫 의뢰. (1) 24.06.07 971 16 12쪽
7 007. 야차(夜叉)가 되다. 24.06.06 1,070 15 14쪽
6 006. 무정(無情), 유정(有情). +2 24.06.05 1,157 19 13쪽
5 005. 살행. (2) 24.06.05 1,137 21 12쪽
4 004. 살행. (1) 24.06.04 1,227 19 12쪽
3 003. 71번. +1 24.06.04 1,408 21 12쪽
2 002. 살문의 아이들. 24.06.03 1,834 23 13쪽
1 001. 살문(殺門). +2 24.06.03 2,290 3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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