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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꼬 작가 무정호의 서재입니다.

천재 살수가 살아남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무정호
작품등록일 :
2024.06.03 01:06
최근연재일 :
2024.07.02 17:1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7,172
추천수 :
516
글자수 :
195,433

작성
24.07.01 04:38
조회
300
추천
10
글자
12쪽

034. 옹나라로 가는 길.

DUMMY

뽑아낸 은혈을 방울방울 사방으로 던졌다.

검은 피부를 가진 놈들이 은혈이 떨어진 공간에 들어서길 기다리며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러다 놈들이 은혈 위로 오자 혈류천옥공(血流靑玉功)의 비상(飛上) 식을 펼쳐 은혈을 치솟게 만들었다.


방울방울 떨어져 있던 은혈이 치솟으며 검은 피부 놈들의 몸을 분명히 가르며 지나갔다.

하지만, 검은 피부의 놈들은 아무렇지 않았다.


“이런, 이놈들 다 환상이었군?”


이 놈들은 실체가 없는 환상 속의 놈들이었다.


실체가 없으니 그냥 무시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겠지만 아니었다.


이미 이 놈들을 보고 있다는 자체가 진법에 정신이 넘어갔다는 말이었다.

그렇기에 이런 놈들에게 공격 받아 실제 타격이 없더라도 정신은 타격을 받았다고 인식할 수 있었다.


몸은 멀쩡한데 정신이 죽을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헌데, 이상하군. 분명 천변만화진(千變萬化陣)을 근원으로 두고 있는 진법이면 이 방식대로 움직여 지나갈 수 있을 터인데.’


검은 피부의 놈들을 피하며 몇 번이고 가장 큰길과 엇갈린 길의 사이로 움직여 나아갔다.


하지만, 진을 빠져나가지를 못했다.


‘천변만화진인 것처럼 보이게 만든 다른 진인가.’


이렇게 어떤 진법인지 알지 못할 때는 물리적으로 뭉개고 나아가야 했다.


강기를 쓸 수 있다면 다 밀어 버리는 게 가능한데 경지가 아직 안되었기에 머리를 굴려 진법에 대해 배운 것을 다시 생각했다.


‘분명 언덕 위에 꽂힌 나무 기둥에 묶여 있던 마인들이 이 진법을 운용할 터. 그런 마인들과 나무 기둥을 부수어야 한다.’


하지만, 환상이 내려 앉은 것이기에 그런 기둥과 마인이 보이지 않았다.


고민하다 통짜 쇠 인형을 조정했던 노파를 죽이고 획득한 실을 꺼내었다.


양 손가락에 실이 연결 된 반지를 끼곤 은혈을 실에 흘려보내었다.


처음엔 은혈이 그냥 뚝뚝 방울져 내렸지만, 몇 번의 연습 끝에 실에 은혈이 흐르는 것처럼 실과 은혈을 합칠 수가 있었다.


실의 길이가 4장(12m) 길이였기에 양손 좌우로 실을 펼치자 8장(24m)의 공간에 은혈을 둘 수 있었다.


10개의 실에 은혈을 두는 것이 버겁기도 했지만 그대로 공간을 유지하며 움직였다.


그러자 오른 쪽 은혈 실에 기둥 같은 것이 걸리는 게 느껴졌다.

실에 느껴지는 감각에 의지해 그쪽으로 움직였는데, 바로 앞까지 갔음에도 나무 기둥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챠앗!

검을 뽑아 그대로 휘두르자 나무 기둥 같은 것을 잘라냈다는게 느껴졌다.


검에 잘린 나무는 보이지도 않았지만, 뭔가 기둥 하나를 없앤 것 같았다.


다시 움직이며 은혈 실을 늘려 사방으로 펼쳤다.


느껴지는 은혈 실의 감각에 따라 또 검을 휘둘렀고, 이번에는 기둥 만이 아니라 사람도 베어 버린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하지만, 여전히 그런 잘린 것들이 보이지 않았다.

지독한 진법이었다.


‘이번이 아홉 번째인가.’


일각 넘게 돌아 다니며 은혈 실로 기둥을 찾아 잘라내었다.


차앗!

그리고, 아홉 번째 기둥과 마인을 자르자 거짓말처럼 어둡던 하늘이 맑아지며 주위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진법을 깨트린 것이었다.

주위 사방으로는 기둥과 함께 잘려 죽은 마인들의 시체가 보였다.


‘한 시진(2시간) 가까이 돌아 다니며 한거 같은데, 겨우 이 언덕 주위에 있었던 거구나.’


그리고, 진이 펼쳐진 언덕 아래에 20여 명의 마교인들이 대기하고 있는게 보였다.


“하하하.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 보군?”


놈들은 나를 공격하기 위해 모인 것 같았는데, 내가 멀쩡하게 진을 빠져나오자 깜짝 놀랐다.


‘선수필승!’

바로 쾌검 벽력섬을 뿌리며 놈들에게 날아내렸다.


캬악-


“놈이 도망치지 못하게 막아라! 한 시진이면 추격조가 올 것이다!”

“막아!”


추격조가 쫓아 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었기에 놈의 목을 단칼에 잘라주었다.


마교의 외곽에도 분명 직위가 있는 강한 마인이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런 강자들은 중원 방향으로 배치했기에 이곳에 있는 마인들의 수준은 아주 낮았다.


이곳의 상황을 부교주 냉아임이 알고 있었으니 서북쪽 방향으로 움직이려 했던 것이었고, 그 덕에 내가 쉽게 마교를 탈출 할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휴우...이러면 성공한 것인가.”


일각(15분 정도) 동안 22명을 죽이고 나니 더 이상 나를 막아서는 이가 없었다.


은혈로 죽인 이는 없기에 따로 시신을 훼손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죽지 않고 있는 자가 있을지도 몰라, 일일이 목을 쳐주었고, 품속을 뒤져 돈과 먹을 것을 챙겼다.


이제부터 나아가야 하는 길이 사막과 같은 황량한 평원 길이었기에 죽은 이의 품이라도 뒤져야 했다.


“우선 해가 질 때 까지 최대한 멀리 달아나자.”


**


“제길. 마인림(魔人林)진법을 이리 빨리 뚫어내다니. 어느 방향으로 갔지?”


“비천응이 서역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빌어먹을. 중원 놈이 서역으로 가다니. 포기한다. 돌아간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추격조의 사람들은 이대로 돌아가도 되는지 걱정을 했다.


“어쩔 수 없잖느냐. 서역으로 가버리면 비천응도 쫓지 못하는데, 어떻게 쫓을 것이냐.”


“하지만, 천마께서...”


“그럼, 네 놈과 옆의 놈 둘이서 검랑이라는 놈을 쫓아라. 놈의 위치를 알게 되면 그때 연락을 하라. 그리고, 중원 방향의 외곽에도 연락을 해라. 도망친 놈이 중원으로 돌아 갈수도 있으니 길목을 지키라고.”


두 마인은 골치 아픈 일을 떠 맡게 되었다고 똥 씹은 표정이 되었다.


“부교주 냉아임을 처리한 이후 도망치는 놈을 막지 못한 수신 호위가 잘못한 것이니 추격조인 우리를 죽이지는 않으실 것이다. 돌아간다.”


**


‘하늘에 비천응도 보이지 않고, 마교의 영역을 벗어났기에 쫓지 않는 것인가?’


돌무더기 사이에서 밤을 보낸 영호는 고개를 내밀어 하늘을 살폈다.

그리고, 멀리서 쫓는 이들이 일으키는 흙먼지가 있는지도 한참을 살폈다.


마교 놈들은 내가 중원의 정심맹에서 왔으니 마교의 영역을 벗어나면 중원으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할 터였다.


바싹 말라 제대로 씹히지 않는 육포를 씹으며 한참을 더 살피다 다시 돌무더기 사이로 들어가 누웠다.


해가 떠 있는 낮보다는 어두운 밤에 움직이는 것이 더 안전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혜평 사태와 사람들은 중원으로 출발했으려나.’


괜히 넘겨 받은 금(琴)을 욕심내어 들고 도망쳤나 하는 후회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그냥 금을 넘겨주고 했다면 혜평 사태와 함께 중원으로 편하게 돌아가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이미 마인들을 여럿 죽였기에 돌이킬 수 없는 후회였다.



운기조식을 하며 낮잠을 자다 해가 지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느다란 초승달의 달빛이 평원을 비춰주고 있었기에 사물을 식별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야영을 하는 이들이 피우는 모닥불 불빛을 보고 방향을 잡아 움직이기 편했다.


낮에는 잠을 자고 밤이 되어 움직인 지 사흘 때 되는 날 멀리서 화광이 충천하는 게 보였다.


“마적인가.”


빠르게 다가갔으나 이미 상황은 끝이 나 있었다.

모닥불이 예닐곱 곳이 있을 정도였기에 꽤 큰 일행 같았지만, 습격한 이들은 200명이 넘었다.


내가 지금 나선다고 해도 해결이 불가능 할 것 같아 멀리서 지켜보며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렸다.


사로잡힌 여자가 있는지 밤새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고,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해가 뜨고 마적들이 쓸만한 것을 모두 다 들고 떠나자 길을 몰랐기에 마적들을 따라가려 했다.


헌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움직임이 보였기에 멈추고 기다렸다.


세 사람이었다.

흰머리와 흰 수염이 가득한 노인 한 명과 이제 10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두 명 있었다.


습격당한 무리에서 운 좋게 살아 남은 것 같았다.

세 사람은 죽은 이들이 가득한 야영지에서 한참을 울었는데, 저들과 함께 움직여야 할 것 같아 몸을 드러냈다.


“앗 살라 말람!”


노인이 큰소리로 오치며 아이 둘을 몸 뒤로 숨겼다.


“중원인이오. 나도 마적들에게 일행을 잃고 홀로 움직이고 있소. 중원어를 아시오.”


“중원어 조금 안다.”


다행히 말은 통하는 것 같았다.


“나는 영호라고 하오. 가까운 도시로 가는 길을 알고 있소? 돌아가야 한다면 같이 갑시다.”


“...저 쪽으로 이틀거리에 있다. 먹고 마실 것은 있나?”


“이틀 이상 먹을 것이 있으니 걱정 마시오. 같이 움직이지 않을 거요?”


“이들을 묻어줘야 한다.”


노인과 아직 어린 애 둘이서 40~50명이나 되는 시신을 묻어주기는 힘들 것 같았다.


“마적에게 습격받은 것을 알리면 현장 조사를 나올 거지 않소? 그럼 묻은 이를 다시 꺼내야 하지 않소이까?”


“...영호라고 했나? 그대는 진짜 중원인이군. 혈적사(血赤沙)를 모르다니.”


“그게 뭡니까?”


“우릴 습격한 이들을 혈적사라고 부르지. 그리고, 이 근방의 유력가에게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조사를 나오거나 하지 않아.”


“그럼, 그 혈적사 라는 마적을 제재할 곳이 없다는 말이오? 이곳엔 나라가 없소?”


“평원과 사막에는 주인이 없지. 중원으로 가는 길에 있는 십만대산의 신교나 서역으로 가는 길에 있는 옹국(瓮國)이 있지만, 그들은 혈적사 때문에 나설 이유가 없지.”


“아, 옹국이 저쪽으로 많이 머오?”


“빠른 말로 10일이면 도착할 거다.”


임시로 출가하여 있는 온승표의 모국이 10일 거리에 있다고 하니 괜히 가보고 싶었다.


“그럼 노인장은 이들을 다 묻어주고 어디로 갈 거요?”


“우린 옹국을 지나 삼십 일을 더 가야 한다.”


“그럼 혹시 옹국의 말을 아오?”


“옹국의 말? 그런 건 없다.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은 푸른 평원의 말이다.”


“그럼 옹국을 지나갈 때 까지 같이 움직이며 그 푸른 평원의 말을 알려주시면 안됩니까? 그럼 이들을 묻어주는 것을 돕겠습니다.”


“좋다. 나는 자르담 이 두 아이는 내 손자 아벨과 타벨이다.”


“땅을 파는 동안 셋은 챙겨갈 만 한 것을 챙기시오.”


적혈사 인가 하는 마적 놈들이 밤새 머물며 다 털어 갔기에 제대로 챙길 물건이 없었다.


기껏 챙긴 것이 물통 몇 개였고, 죽은 말의 허벅지 살을 잘라 챙긴 것이 전부였다.


크게 땅을 파 사람들을 묻어주고 나니 이미 오후였다.

사람이 많이 산다는 이틀거리인 이크람으로 움직였는데, 걸어가며 아벨과 타벨에게 푸른 평원의 말을 배웠다.


아이들은 그냥 멍하게 걷기 보단 말을 주고받을 수 있었기에 재미와 성의를 가지고 대화를 했다.


사흘 후 오전 이크람에 도착했는데, 중원의 마을이나 도시와는 완전히 달랐다.


일단 건물이 없었다.

아니, 건물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사는 곳은 모두 다 천막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등판에 치솟은 혹이 나 있는 낙타와 말, 염소가 사람보다 더 많았다.


자르담은 옹국에 도착하면 돈을 주겠다고 돈을 빌려서는 낙타 두 마리를 샀다.


나도 내가 탈 낙타를 한 마리 샀는데, 이 낙타라는 놈이 참으로 특이했다.

말과는 달리 말을 잘 듣지 않았다.


말처럼 낙타도 고삐가 있었지만, 고집을 피우면 입이 찢어져도 고삐를 당기는 쪽으로 가지 않는다고 했다.


말처럼 앉아서 발로 양쪽 허리를 압박해 말을 잘 듣게 하는 방법도 낙타는 잘 먹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 이 빌어먹을 낙타를 왜 산 겁니까?”


“평원과 사막을 건너는 데는 낙타가 말보다 낫기 때문이오.”


“옹국에서 왔던 내 지인은 말을 타던데. 엇!?”


낙타에 대해 이야기하며 옹국의 칠왕자는 말을 타고 왔다고 이야기 하려는데, 눈에 익은 이들이 보였다.


“아니? 어떻게 여기에 있으신 겁니까?”


“나도 여기서 그대들을 보게 될 줄은 몰랐소이다. 하하하.”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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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035. 옹나라의 사정. +1 24.07.02 217 10 12쪽
» 034. 옹나라로 가는 길. 24.07.01 301 10 12쪽
33 033. 도망. (2) 24.06.30 387 11 11쪽
32 032. 도망. (1) 24.06.28 377 8 12쪽
31 031. 극음금(極音琴). 24.06.27 440 9 12쪽
30 030. 흑백합작? 24.06.26 466 11 12쪽
29 029. 만마앙복! 천마현신! +2 24.06.25 498 11 12쪽
28 028. 신분패를 받다. 24.06.24 547 13 13쪽
27 027. 가주시오. 24.06.23 548 13 16쪽
26 026. 뭘 줄 수 있소? 24.06.22 583 14 13쪽
25 025. 잘못 된 만남. (3) 24.06.21 626 13 13쪽
24 024. 잘못 된 만남. (2) +1 24.06.20 625 14 14쪽
23 023. 잘못 된 만남. (1) 24.06.18 660 12 11쪽
22 022. 기연을 얻다. 24.06.17 743 15 11쪽
21 021. 붙어먹는 건가? 24.06.16 662 14 12쪽
20 020. 도망자? 24.06.16 615 12 12쪽
19 019. 내 자리. 24.06.16 605 13 12쪽
18 018. 희생자들. 24.06.16 623 13 12쪽
17 017. ‘그’ 의뢰. 24.06.16 637 13 12쪽
16 016. 부러워 하다. +2 24.06.15 682 17 12쪽
15 015. 불목하니의 노래. (3) +1 24.06.13 696 17 15쪽
14 014. 불목하니의 노래. (2) 24.06.12 695 15 12쪽
13 013. 불목하니의 노래. (1) 24.06.12 745 15 12쪽
12 012. 위화감(違和感). 24.06.11 768 15 12쪽
11 011. 이이벌이(以夷制夷). 24.06.10 802 15 13쪽
10 010. 첫 의뢰. (3) 24.06.09 809 15 11쪽
9 009. 첫 의뢰. (2) 24.06.08 862 15 12쪽
8 008. 첫 의뢰. (1) 24.06.07 957 15 12쪽
7 007. 야차(夜叉)가 되다. 24.06.06 1,055 14 14쪽
6 006. 무정(無情), 유정(有情). +2 24.06.05 1,139 18 13쪽
5 005. 살행. (2) 24.06.05 1,123 20 12쪽
4 004. 살행. (1) 24.06.04 1,209 18 12쪽
3 003. 71번. +1 24.06.04 1,391 20 12쪽
2 002. 살문의 아이들. 24.06.03 1,817 23 13쪽
1 001. 살문(殺門). +2 24.06.03 2,263 3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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