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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꼬 작가 무정호의 서재입니다.

천재 살수가 살아남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새글

무정호
작품등록일 :
2024.06.03 01:06
최근연재일 :
2024.06.26 18:44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7,238
추천수 :
310
글자수 :
168,631

작성
24.06.17 23:25
조회
497
추천
10
글자
11쪽

022. 기연을 얻다.

DUMMY

살문에는 수라진형공(修羅眞形功)이라는 심공이 있다.


근원은 사파의 무공이지만, 수련하는 족족 내공을 쌓아주는 사파의 개세절학(蓋世絶學)은 아니었다.


그저 빠른 몸놀림과 얇은 호흡으로도 진기도인을 가능케 하는 효험이 있었고, 부작용이 별로 없다는 장점을 가진 평범한 심공이었다.


하여 살문의 살수들은 대부분이 수라진형공을 본신 무공으로 수련했다.


하지만, 영호는 기본 내공심법으로 할아버지에게 배운 종남의 선천공(先天功)을 수련하고 있었다.


‘문파의 기본공에는 그 문파의 정수가 담겨있다. 어릴 때 기본을 세워줘야 나중에 무엇을 배우든 그 토대를 바탕으로 상승의 길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종남의 선천공은 선인이 되기 위한 무공인 만큼 내공 축적이 느리다. 하지만, 몸을 건강하게 해주고 근골을 강화해 가장 중요한 육체적 토대를 만들어 준다.’


영호는 그 토대를 위해 수라진형공 보다 내공 축적이 느림에도 종남의 선천공을 본신 무공으로 쓰고 있었다.



관도 옆 수림이 우거진 곳에 앉자마자 선천공을 돌리며 단전을 관조했다.


단전에 알 수 없는 묵직한 것이 양초의 촛농처럼 굳어 있는 것 같았다.


‘손에 들고 있던 것이 흡수되어 단전으로 온 것인가.’


쫓던 수라마참대의 마인들은 죽은 이들을 배교자라고 했었다.

하지만, 쫓기던 자들은 자신들은 혈교 사람이라며 마교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었다.


물론, 중원의 무인들에게는 혈교든 마교든 다 같은 마인일 뿐이었다.


‘이게 죽은 혈교인들의 몸에서 나온 거라는 것인데. 이게 내 몸에 들어 왔으니 이득인지 손해인지 알 수가 없구나.’


의뢰를 처리하고 산을 내려왔을 때는 손에 들고 있던 은빛 물이 없어졌다는 것이 이상할 뿐 몸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그러다 몸에서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다들 휴가를 보내며 천천히 본단으로 돌아간다고 했을 때였다.


단전으로 뭔가 묵직한 것들이 모이고 있는 것이 느껴졌었다.


하지만, 아픔이나 통증은 없었기에 바로 운기를 하지 않았었다.

내공에 문제가 생겼을까 싶어 힘을 써봐도 뭔가 특이점은 없었다.


하여, 신조 조장 빙천륜에게 먼저 가겠다고 몸을 빼 이렇게 움직인 후에야 운기행공을 하는 것이었다.


단전에 모여있는 묵직한 것들을 선천공으로 움직이려 하자 처음에는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천공의 내공이 일주천 하며 흘러가듯이 움직이게 되자 굳어 있던 촛농이 뜨거운 불에 녹아 내리듯 내공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가늘게 이어지던 선천공의 내공에 묵직한 것들이 섞여들자 내공이 굵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흐읍...’

느낌만이 아니었다.

굵어진 내공이 심맥을 돌게 되자 마치 바늘로 맥을 찔러가며 넓히는 것 같은 통증이 몰아쳐 왔다.


그러다 선천공의 내공이 온몸의 세맥으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하자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온몸에서 느껴지기 시작했다.


‘크으윽!’

온몸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당장 운기를 멈추고 일어나고 싶엇다.


하지만, 지금 운기를 멈추면 주화입마와 같은 나쁜 상황에 처할 것 같아, 억지로 운기를 했다.


굵어진 선천공의 내공은 온 몸을 돌며 모든 길을 열어젖히기 시작했고, 강제로 넓혀진 맥에 생긴 상처에는 알 수 없는 묵직한 것들이 달라붙어 상처를 치료했다.


‘다섯 번째인가 여섯 번째인가?’

일주천 하는 것이 몇 번째인지도 모를 정도로 통증을 참아내자 어느 순간부터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찌릿찌릿한 느낌이 온몸에서 느껴졌는데, 이런 느낌도 금세 사라졌다.


‘확실히 맥이 굵어졌다. 내공도 증가했고.’


단전에 묵직하게 뭉쳐있는 것은 아직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묵직한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더는 통증도 없고, 선천공을 일주천 해도 별 차이가 없자 운기를 멈추었다.


‘응?’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느낌이 달랐다.


‘팔다리가 길어지고, 굵어졌다. 근육도 늘었다.’


착각인가 싶었지만, 입고 있는 옷이 줄어든 것처럼 몸에 압박하듯이 걸쳐져 있었다.


“이게 무슨 조화지.”


손가락 마디도 커지고 굵어졌고, 키도 한 뼘이나 자란 것 같았다.

그리고 다리 사이의 중요한 물건도 분명히 커져 있었다.


“그게 영약과 같은 그런 것이었구나.”


혹시나 환골탈태나 그런 것은 아닐까 싶었으나, 환골탈태를 하게 되면 나온다는 악취 나는 몸의 찌꺼기 같은 것이 없었다.


기연을 얻었다는 생각에 기뻤지만, 이게 마인으로 치부되는 혈교인들의 몸에서 나왔다는 생각에 걱정도 되었다.


‘이걸 흡수했다고 마교도 놈들로 보이게 되면 난감한데.’


자기도 모르게 마교도 들처럼 마기가 뿜어져 나오면 마인으로 몰려 죽을 수도 있는 문제였다.


급히 물가를 찾아 기운을 끌어올려 보며 물에 비치는 모습을 확인했다.


다행히 평소와 같았다.

무공을 써보기도 했고, 기척을 죽이는 은형술을 써서 몸을 숨겨보기도 했다.


몸이 좋아진 만큼 무공이 강해졌다는 게 느껴졌다.

검술을 한참이나 써보고 힘을 쏟아내 보았지만, 다행히 마기가 뿜어져 나오는 문제는 없었다.


그래도 온전한 기연을 얻은 것인지 확실치 않아 조심해서 무공을 써야 할 것 같았다.


‘키가 커져서 우선 옷부터 구해야겠군.’


**


최소한 몇 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한 달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키가 갑자기 한 뼘이나 자라 본단으로 돌아간다면 71번 철영호를 죽이고 다른 이가 역용해 왔다고 몰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그렇게 복귀를 늦출 수가 없었다.


그러다 생각해 낸 것이 내가 만들었던 ‘검랑’이란 인물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를 정심맹으로 보내는 것이 거의 확정된 것 같았기에 검랑으로 움직여 정심맹에 침투하겠다고 서신을 작성했다.


“...이 서신을 본단으로 보내겠소이다.”


“고맙소이다.”


신현이 아닌 다른 곳의 현장요원을 통해 서신을 보내었으니 살문에서는 검랑이 움직이는 정보를 보고 내 위치를 확인해 안심할 터였다.


**


“71번이 자신의 조를 만들지 않고, 가상의 신분을 만들어 정심맹에 잠입을 하겠다고?”


“네. 살주님. 그렇게 전서가 왔습니다.”


“확실히 뭔가 다르긴 다르군. 어쩌면 이게 옳은 판단이겠어. 더 안전할 터.”


“살주. 그 말은 문에 배신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해야 하는 것입니다.”


“4번이나 신분이 들통나 조원들이 전멸 했을 때 우리 정보가 정심맹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심했다. 다만,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을 뿐.”


살주 설염의 말에 채명도 동의했다.


자신들이 심혈을 기울여 키웠고, 경험도 많은 이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채 1년을 못 버티고 정심맹에서 신분이 들통나 죽었었다.


내부자가 없다면 그렇게 들통나는 것이 이상한 것이었다.


간세가 누구인지 알지 못해 고민했는데, 71번처럼 외부에서 홀로 정심맹으로 침투한다면 정보가 없어 간세도 알지 못할 터였다.


“71번의 전서에 대해서 기록도 남기지 말고 지워라.”


“넵!”


**


정심맹의 맹주 천상도 곽천은 인상을 쓰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철탑권호 언가평과 무당의 사성자가 죽었고, 도움을 청했던 소림의 호법 사천왕까지 죽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언가의 최고 고수가 죽었다는 것과 정심맹에 정식으로 입맹하지 않은 사천왕이 죽은 것 때문에 그 뒤처리가 골치 아팠다.


“맹주님. 난감하게도 ‘그’쪽에서 죽은 이들의 시신을 보내달라고 합니다.”


“시체를? 거리가 어디인데 죽은 시신을 보내 달라는 거지? 다 썩은 시신을 받아 뭘 하려고?”


“그것이 자신들의 피를 가진 이들은 절대 썩지 않는다고 시체를 보내 달라고 합니다.”


“시신이 절대 썩지 않는다고? 그게 가능한가?”


맹주 곽천은 같이 있던 제갈가의 가주이자 정심맹 군사인 제갈표에게 물었다.


“소금에 절여 보내면 가능하지만, 이미 시일이 지나 지금은 소금으로도 되지 않을 겁니다. 지금 염장한다고 해도 육젓이 될 뿐입니다. 헌데, 그들은 절대 썩지 않는다고 하니 뭔가가 있을 터. 신현지부에서는 그 시체들을 어찌 처리했는지 확인했느냐?”


“지부에서는 시신들의 사인과 소지품을 확인 한 이후 화장을 했다고 합니다. 하여 보내줄 시신이 없어 난감한 상황입니다.”


“이미 재가 되었으니 어쩌랴. 그쪽에 화장을 했다고 전달하고 개인 소지품을 보내줘라. 그리고, 뭔가 시체든 뭐든 회수할게 있으면 미리 이야길 해라고 해라.”


“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무사가 물러나자 곽천은 다시 술잔에 술을 채웠다.


“군사는 그들을 어찌 생각하오? 그들은 분명 마교와는 다르다고 도와 달라고 하는데, 그놈이 그놈 아니오?”


“하하하. 그렇지요. 우리 중원인이 보기에는 둘 다 같아 보이지요.”


“그땐 마교 놈들을 막는데 써먹을 수 있다고 받아 들였지만, 지금은 그들 때문에 마교와 맺은 맹약이 깨질까 걱정이되오.”


“마교도 맹약을 쉽게 깨지는 못할 것입니다. 교주인 신유의 나이가 2갑자가 넘었기에 제대로 운신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건 그것대로 걱정이군. 지금의 교주가 노환으로 죽으면, 다음 대 교주가 맹약을 깨려 할지도 모르니. 다시 중원이 전란에 휩싸이게 되면 또 막을 수 있을까.”


“그때가 되어봐야 알겠지요. 그리고, 그때가 되면 새로운 영웅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런지, 난세에 영웅이 나는 법이지. 하지만, 그런 난세나 영웅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군.”


“그래서 우리가 마교의 계파인 혈교를 지원해주고 있는 거 아닙니까? 다음 대 교주를 혈교에서 나오게 해서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을 추진해야지요.”


“신기 제갈이라 불리는 군사만 믿지.”


**


“마교 놈들과 철탑권호를 위시한 정심맹의 무사들이 양패구상했다고 하더군.”

“저런. 언가의 최고 고수가 그렇게 죽다니.”

“소림에서 살수를 잡기 위해 나온 호법 사천왕도 죽었다고 하니 큰일이로군.”


주루에 앉아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듣고 보니 정심맹에서는 양패구상 했다고 발표를 한 것 같았다.


수라마참대의 마인들이 목적을 달성하고 물러 갔으니 그렇게 꾸며서 이야길 해도 들통날 염려가 없긴 했다.


“엇! 노란 가사의 스님들이다.”

“다들 입조심 하게.”


주루의 술꾼들은 술에 취했어도 노란 가사가 소림사를 상징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입을 다물었다.


괜히 죽은 호법 사천왕 이야기를 했다가 성격이 불같은 소림무승에게 낭패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소림사의 방장 청목 대사는 이런 소림 무승에 대한 선입견을 알고 있었다.


하여 그런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학승이 있고, 언제든지 소림사에 들어와 향불을 올릴 수 있다고 소림사의 경내를 열어 두고 한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의 약점을 영호가 잘 잡아 지현을 죽일수 있었던 것이었다.


영호도 주루로 들어온 소림 승려들을 보고 있었는데, 소림승들이 누군가를 호종하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소림승이 귀인처럼 모시는 자가 들어왔는데, 훤칠한 키에 팔다리가 길쭉길쭉한 잘생긴 미장부였다.


‘소림 승려들이 호종하는 저 자는 누구지?’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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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029. 만마앙복! 천마현신! +2 24.06.25 266 9 12쪽
28 028. 신분패를 받다. 24.06.24 325 10 13쪽
27 027. 가주시오. 24.06.23 346 10 16쪽
26 026. 뭘 줄 수 있소? 24.06.22 378 11 13쪽
25 025. 잘못 된 만남. (3) 24.06.21 417 9 13쪽
24 024. 잘못 된 만남. (2) +1 24.06.20 415 10 14쪽
23 023. 잘못 된 만남. (1) 24.06.18 440 8 11쪽
» 022. 기연을 얻다. 24.06.17 498 10 11쪽
21 021. 붙어먹는 건가? 24.06.16 436 9 12쪽
20 020. 도망자? 24.06.16 401 7 12쪽
19 019. 내 자리. 24.06.16 389 8 12쪽
18 018. 희생자들. 24.06.16 412 8 12쪽
17 017. ‘그’ 의뢰. 24.06.16 418 8 12쪽
16 016. 부러워 하다. +2 24.06.15 452 12 12쪽
15 015. 불목하니의 노래. (3) +1 24.06.13 463 11 15쪽
14 014. 불목하니의 노래. (2) 24.06.12 470 10 12쪽
13 013. 불목하니의 노래. (1) 24.06.12 513 10 12쪽
12 012. 위화감(違和感). 24.06.11 535 10 12쪽
11 011. 이이벌이(以夷制夷). 24.06.10 564 10 13쪽
10 010. 첫 의뢰. (3) 24.06.09 571 9 11쪽
9 009. 첫 의뢰. (2) 24.06.08 601 9 12쪽
8 008. 첫 의뢰. (1) 24.06.07 678 9 12쪽
7 007. 야차(夜叉)가 되다. 24.06.06 747 9 14쪽
6 006. 무정(無情), 유정(有情). +2 24.06.05 811 12 13쪽
5 005. 살행. (2) 24.06.05 792 14 12쪽
4 004. 살행. (1) 24.06.04 854 12 12쪽
3 003. 71번. +1 24.06.04 975 13 12쪽
2 002. 살문의 아이들. 24.06.03 1,303 15 13쪽
1 001. 살문(殺門). +2 24.06.03 1,644 2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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