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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꼬 작가 무정호의 서재입니다.

천재 살수가 살아남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무정호
작품등록일 :
2024.06.03 01:06
최근연재일 :
2024.06.28 19:11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20,895
추천수 :
380
글자수 :
179,477

작성
24.06.18 22:29
조회
528
추천
10
글자
11쪽

023. 잘못 된 만남. (1)

DUMMY

“으윽, 여기도 냄새가 나고 더럽지 않나? 다른 곳은 없는 건가?”


훤칠하게 생긴 미공자는 코를 손으로 잡으며 당장 밖으로 나갈 것처럼 행동했다.


“아미타불. 공자님. 번화한 곳의 큰 주루가 이 근처에는 없기에 참으셔야 합니다.”


“아니 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분명 중원은 우리 보다 더 발달하고 좋다고 했잖은가. 늘 이런 냄새나는 주루라니. 정말 당잘 돌아가고 싶군.”


“공자님, 병사들도 말도 모두 지쳤습니다.”


미공자는 성격대로 하면 안 참는데 어쩔 수 없이 참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탁자에 앉았다.


자리에 앉은 공자의 모습에 소림 승려들은 안도하며 음식을 주문했다.


“또 소채에 국수인가!”


“그러면 만두를...”


“또, 또, 또 만두!! 정말 매일 소채에 국수, 만두만 먹으니 짜증이 나는 군. 이봐 거기! 네가 먹고 있는 그건 뭐지?”


“나 말이오?”


“그래 너. 지금 먹고 있는 그게 뭐지?”


“이건 향소야(香酥鸭)라고 하는 건데, 오리를 바짝 튀겨서 뼈까지 씹어 먹을 수 있는 거요.”


“오리? 좋아. 저걸 먹지. 이화 여기 향소야와 가장 좋은 술을 가져와라!”


“아미타불. 공자님. 불법을 익히기로 한 기간에는 부처와 같이 행동하시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부처도 육식을 했다고!”


“술은 사람을 미혹에 빠트린다고 금지하셨습니다.”


“이익.”


미공자는 소림 승려와 약속한 것이 있는지 화를 내면서도 더는 토를 달지 않았다.


“하지만, 연회에 참석하거나 초대되어 술자리를 하게 되면 예외라고 했지? 이봐. 나를 지금 그 자리에 초대해주지 않겠나? 은자 1냥을 주지.”


은자 한 냥이면 지금 먹고 있는 향소야는 물론이고 비싸고 좋은 술까지 몇 병이나 마실 수 있는 돈이었다.


다만, 미공자의 행동에 천박한 면이 있었기에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소림의 무승들이 절절매며 호종하는 자였기에 검랑이라는 위장 신분의 배경으로 쌓아두면 좋을 것 같았다.


“좋소이다. 형장 이리 오시오. 한잔합시다.”


내가 이리 오라고 초대를 하자 미공자는 활짝 웃으며 소림승들을 보았다.


“이건, 분명 초대요.”


엎드려 절 받기처럼 초대를 받았지만, 이미 약속한 것이 있다 보니 소림승들은 불편한 표정을 지을 뿐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검랑 영호라고 하오. 협의를 위해 주유천하를 하고 있소이다.”


“오! 그 말로만 들었던 강호 낭인이군.”


미공자는 낭인을 처음 본다는 듯이 영호를 이리저리 살폈다.


“잔 받으시오. 그럼 형장을 어떻게 부르면 좋겠소?”


“아, 나는 옹(甕)나라 출신의 온승표라고 하오. 보다시피 소림사에 일이 있어 가는 중이외다. 캬아- 역시 술을 먹어야 사는 맛이 있지. 여기 옥호춘(玉壺春)을 가져오거라! 내가 중원으로 와서 마셔본 술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더군.”


온승표라 자신을 소개한 이는 오랜만에 술을 마신다며, 술과 안주를 주문해 신나게 마셔대기 시작했다.


술을 마시며 떠들고 놀기 좋아하는 사람 같았다.

그러다 보니 금세 서로 나이를 확인하고 형과 아우를 서로 칭했다.


“하하하. 그래 아우가 목적지 없이 움직이고 있다면 나와 함께 소림사로 가는 게 어떻겠나?”


“소림사로요?”


“그래. 나는 우리 옹나라에 보관되어있던 불경을 소림사에 전해주기 위해 가는 길이야. 내 일행으로 소림으로 가게 되면 좋은 구경을 많이 하게 될 것이야.”


다시 소림으로 갈 일이 생기자 소림과는 무슨 인연이 있는 건가 싶었다.


머리카락도 어느 정도 자랐고, 키와 몸이 그때와는 달라졌기에 지금 소림사로 가더라도 알아보지 못할 거 같긴 했다.


“일행이 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으응? 왜 그런가?”


“일행이 되면 초대를 하여 이런 자리를 만들지 못하지 않습니까?”


“아? 와하하하! 맞아. 맞아. 그렇지. 내가 술과 고기를 마음껏 마시고 먹으려면 연회와 초대를 받은 자리에서만 가능하니 일행이 되면 아니 되지. 캬하하하.”


영호는 소림 승려들의 표정이 굳어가는 게 보였지만, 무시했다.


“자 그럼, 영 아우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니 꼭 같이 가세.”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


“그러니깐 저 상자들이 8만 4천 경이라고 하는 겁니까?”


마차 한쪽에는 천장에 닿을 정도로 나무 상자와 나무 판들이 채워져 있었다.


“맞아. 중원의 불경과는 다르지?”


“네. 중원의 경전은 나무 죽간이나 종이책으로 만들어 지는데, 저 8만 4천 경이란 것은 글자도 없이 그냥 나무에 그림을 새긴 것이라 특이합니다.”


“글자를 모르는 자를 위해 시각적으로 형상화한것이지.”


“특이합니다. 그런데, 왜 저 경전을 8만 4천 경이라고 부르는 겁니까?”


“그건,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나쁜 마음이 무려 8만 4천 가지나 된다고 하더군. 그 나쁜 마음을 저렇게 형상화 해서 그림으로 새겨둔 것이지. 그래서 8만 4천 경이라고 부르는 거야.”


“대단하군요. 중원에서는 저런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중원에도 있었지만, 지금 중원에 남아 있지 않은 이유가 있지. 저게 단순한 그림의 형상화가 아니라. 자신이 반성하고 그 악심을 마음에서 없앨 때 마다 그 마음에 해당하는 그림을 지워나가는 것이거든.”


“아, 그렇다면 마음 수양을 한 이들이 그림과 조각을 지워나가니 자연스레 저런 것이 사라져 버린 것이군요.”


“그렇지. 소림에서도 경전으로 8만4천 경판이 전해진다고 글로만 남아 있고, 실물을 본적이 없기에 이리 빌려서 가는 것이지.”


“그렇군요. 형님이 아주 큰 일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하하하. 우리 옹나라는 늘 불법을 수호하는 불국의 나라지.”


“대단합니다. 저도 불심이 마구 생기는 것 같습니다.”


영호는 경박한 느낌의 온승표를 말로 띄어주며 입안의 혀처럼 굴어줬다.


일행이 아니지만, 같이 움직이고 밤마다 초대를 빙자해 술을 퍼마시고 있으니 소림 승려들은 당연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칠 수도 없었다.

엎드려 절 받기였지만, 분명 일행이 아닌 손님이었기 때문이었다.



“사형. 이번에 지나가는 풍현에 개방의 지부가 있으니 저 검랑 영호란 자에 대해 확인을 해보고 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맞습니다. 사형. 근래 소림에 나쁜 일이 있으니 확인해 보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러지. 사제가 좀 다녀오게. 우리가 보기엔 우연한 만남으로 보이지만, 너무나도 쉽게 잘 어울리고 하는 것이 괜히 마음에 걸리기도 하거든.”


“넵.”


**


[...출신, 무공 미확인, 올해 초 계에 나타나 그곳의 골치인 야만인을 처리했음. 젊은 나이에 무공이 뛰어나며 협의를 위해 야만인을 처리했다고 함.]


“크흠. 이게 우리 개방이 줄 수 있는 검랑이란 자에 대한 정보요. 부실해 보이겠지만, 대문파 출신이 아닌 이상 대부분이 이 정도의 정보수준이요.”


택개 라고 불리는 개방 분타장의 말에 덕영 스님은 고갤 끄덕였다.


“아미타불. 불현듯 우리에게 나타난 이가 아니라 다른 활동이 있는 이라서 다행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내가 궁금하구만, 소림 무승이 일곱 명이나 있고, 옹국의 무사들도 10여 명이나 있는데, 뭘 그리 걱정하는 게요? 뭐 중요한 물건이라도 옮기는 거요?”


“소림에서 오래전 유실된 8만 4천 경이라는 귀한 불경을 옮기고 있습니다.”


“불경? 불교가 일어난 천축에서는 이제 불교 외에 다른 종교가 부흥해 불경도 없어지고 있다고 하던데.”


“아미타불. 맞습니다. 다행히 옹국은 천축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나라이기에 귀한 불경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8만 4천 경? 처음 들어보는군. 뭐 그러니 귀하겠지.”


택개는 불경이라는 소리에 얻어 먹을 것이 없을 것 같아 바로 관심을 끊었다.


하지만, 분타의 거지들 중에서 귀한 물건을 옮기고 있다는 말을 들은 이가 정보를 다른 곳에 팔아 버렸다.


**


“소림사가 옹나라까지 가서 귀한 불경을 가져오고 있다는 말이냐?”


청수하게 생긴 중년인은 보고서를 보며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옹나라의 칠 왕자가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 헌데, 그게 우리 교와 무슨 상관이지?”


혈교의 혈존자 신정인은 아무 쓸모 없는 보고서라 생각하여 던지듯 보고서를 내려놨다.


“그 옮겨지는 불경이 8만 4천 경이라고 하옵니다.”


“뭐? 8만 4천 경이라고? 그 목곽을 확인 했느냐? 진짜 더냐?”


이제까지 아무 상관 없다는 듯이 있던 혈존자 신정인은 8만 4천 경이라는 소리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목곽을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개방의 분타주와 소림승이 이야기 하는 것으로 봐서는 확실한 듯합니다.”


“지금 움직일 수 있는 이가 몇이지?”


“신현으로 시신을 확인하러 보낸 이들이 있기에 30여 명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정심맹의 눈도 피해야 하기에 그 정도가 한계입니다.”


“정법을 대장으로 삼아 모두 보내라. 인원이 부족 할 수도 있으니 ‘그걸’ 만드는 것도 허락 한다. 어떡하든 8만 4천 경을 가져와야 한다.”


“넵. 정심맹의 눈을 피하는 것이 관건이니 마교도로 변장 하여 움직이도록 하겠나이다.”


“그래, 그렇게 하면 일거양득을 얻을 수도 있겠지. 속히 움직여라!”


혈교의 혈존자 신정인은 마음이 급해 제대로 의자에 앉지도 못했다.


**


“형님이 옹나라의 칠 왕자라니...제가 불경한 짓을 저지르지는 않았는지 걱정입니다.”


매일 이야기 하며 움직이다 보니, 온승표가 자신의 신분을 밝혔는데, 왕자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하하하. 괜찮네. 괜찮아. 옹국은 중원과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고, 칠 왕자이다 보니 그저 그런 부유한 집안의 아들 정도 인 것이지.”


“아닙니다. 그래도 왕자님이지 않습니까?”


“하하하. 왕자면 뭐하나,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시고, 실권도 없이 그저 살아가는 삶일 뿐이거늘. 1년이나 걸리는 이 일에 보낸 것을 보면 모르겠나?”


온승표는 씁쓸하게 말하며 웃었는데 부자나 왕공도 걱정이 있다는 말이 그제야 와 닿았다.


그리고, 이야길 듣고 보니 왠지 모를 그 천박함의 원인도 알 것 같았다.


일부러 교육이나 그런 것을 고의로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이었다.


이런 고의로 누락 시켜 교육 시키는 부분은 살수 교육과도 비슷한 것 같아 동질감이 느껴졌다.


“관도에 나무가 쓰러져 있습니다! 치울 때 까지 멈추겠습니다.”


“관도에 나무가 쓰러져 있다고? 태풍도 없이?”


마차를 나온 소림승이 앞으로 나서 나무를 살피는데, 나무 밑동에 도끼질이 되어 있는 게 보였다.


“모두 싸울 준비를 해라! 나무를 고의로 넘어 트렸다!”


피피픽- 슉슉-


“화살 공격이다!”

“끄악!”


옹나라에서부터 온 병사 둘과 마부가 그 자리에서 죽었고, 병사들과 소림승에게도 화살이 박혔다.


“형님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마차에서 나오지 마십시오.”


검랑이란 인물이 가볍더라도 의협심이 있어야 했기에 검을 뽑아 들고 마차 밖으로 나섰다.


“으응? 저건 뭐지?”


술을 먹은 것도 아닌데, 현실에서 볼법한 것이 아닌 기괴한 것들이 눈에 보였다.


“사람 몸이 저렇게 늘어 나는 것이 가능한가?”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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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029. 만마앙복! 천마현신! +2 24.06.25 377 9 12쪽
28 028. 신분패를 받다. 24.06.24 418 11 13쪽
27 027. 가주시오. 24.06.23 434 11 16쪽
26 026. 뭘 줄 수 있소? 24.06.22 466 12 13쪽
25 025. 잘못 된 만남. (3) 24.06.21 509 10 13쪽
24 024. 잘못 된 만남. (2) +1 24.06.20 496 12 14쪽
» 023. 잘못 된 만남. (1) 24.06.18 529 10 11쪽
22 022. 기연을 얻다. 24.06.17 595 12 11쪽
21 021. 붙어먹는 건가? 24.06.16 517 11 12쪽
20 020. 도망자? 24.06.16 475 9 12쪽
19 019. 내 자리. 24.06.16 462 10 12쪽
18 018. 희생자들. 24.06.16 479 10 12쪽
17 017. ‘그’ 의뢰. 24.06.16 499 10 12쪽
16 016. 부러워 하다. +2 24.06.15 544 14 12쪽
15 015. 불목하니의 노래. (3) +1 24.06.13 559 13 15쪽
14 014. 불목하니의 노래. (2) 24.06.12 559 12 12쪽
13 013. 불목하니의 노래. (1) 24.06.12 601 12 12쪽
12 012. 위화감(違和感). 24.06.11 623 12 12쪽
11 011. 이이벌이(以夷制夷). 24.06.10 655 12 13쪽
10 010. 첫 의뢰. (3) 24.06.09 661 11 11쪽
9 009. 첫 의뢰. (2) 24.06.08 705 11 12쪽
8 008. 첫 의뢰. (1) 24.06.07 781 11 12쪽
7 007. 야차(夜叉)가 되다. 24.06.06 857 10 14쪽
6 006. 무정(無情), 유정(有情). +2 24.06.05 923 14 13쪽
5 005. 살행. (2) 24.06.05 904 16 12쪽
4 004. 살행. (1) 24.06.04 984 14 12쪽
3 003. 71번. +1 24.06.04 1,132 15 12쪽
2 002. 살문의 아이들. 24.06.03 1,491 18 13쪽
1 001. 살문(殺門). +2 24.06.03 1,878 2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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