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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꼬 작가 무정호의 서재입니다.

천재 살수가 살아남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무정호
작품등록일 :
2024.06.03 01:06
최근연재일 :
2024.06.28 19:11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20,898
추천수 :
380
글자수 :
179,477

작성
24.06.25 01:35
조회
377
추천
9
글자
12쪽

029. 만마앙복! 천마현신!

DUMMY

혜평 사태가 급히 고갤 돌려 보니 언덕 위에서 마인들이 하나둘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앉아 쉬고 있던 이들도 벌떡 일어나 혜평 사태의 뒤에 늘어섰다.


“우린 정심맹에서 온 특사단(特使團)이다.”


크게 외친 혜평 사태의 말에도 마인들은 반응 없이 서 있기만 했다.


“우리 말을 못 알아듣는가?”


“저들도 알아 듣소이다.”


언덕 위에 서 있던 자가 아닌 다른 쪽에서 청의를 입고 머리를 늘어트린 이가 나왔는데, 척 보기에도 온 몸에서 마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들은 저 위에서 내려오지 못하오. 신교에 적이 왔을 때에만 풀려나는 이들이오. 그대들 소식을 들었으니 따라오시오.”


“그대는 누구인가? 아무리 신교의 법도가 중원과 다르다고는 하지만, 누구인지는 알아야 하지 않는가?”


“천마 신교의 외각 순회 감찰 정공이라 하오. 그쪽 들도 소개를 해주시오.”


정공은 통성명을 하며 따로 이름을 받아 적었다.


“그럼 따라오시오. 본산으로 안내 하겠소.”


정공은 신법을 발휘해 앞으로 나갔는데, 이미 두 시진 가까이 움직여 힘 빠진 이들은 욕지거리를 하면서도 움직였다.


마인에게 지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였기에 비상시 쓰려 준비한 환약까지 깨물어 가며 움직여 나갔다.


영호는 움직이면서도 최대한 지형지물을 외우려고 애썼다.


마교의 의뢰로 정심맹 맹주를 죽이는 의뢰를 받았듯이 언젠가는 정심맹의 의뢰로 천마를 죽이는 의뢰를 받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십만 개의 산이 있다는 ‘십만대산’이라는 이름답게 사흘 동안 먹고, 마시고, 잠자는 것 외에는 계속 달리며 산을 넘었다.


물론, 외각 순회 감찰이라는 정공이라는 자도 내공이 다하면 쉴 수밖에 없었다.


협곡을 이어주는 기다란 다리를 지나고, 방향을 알 수 없게 만드는 두 개의 진(陣)을 지나쳐 달렸다.


그러는 사이 다른 마인들도 나타나 우릴 확인했다.

괜히 주목받을 수도 있기에 화산 속가의 장영춘이 힘들어 할 때 나도 내공이 부족하다는 티를 일부러 내었다.


“후우- 다들 고생 하셨소. 여기부터가 신교의 본산이오.”


순회 감찰 정공의 말에 사흘 동안 달려온 모두가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마교의 본산을 보는데, 이내 다들 눈을 치켜떴다.


이제까지 마교의 본산이라고 하면 당연히 음산하며 어두운 마기가 잔뜩 끼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강자존(强者尊)으로 강한 자들만이 풍요롭고, 약한 자들은 강자들에 짓눌러져 고통스러운 삶을 살 것이라고 다들 고정관념화 되어 있었다.


하지만, 높진 않지만 거대한 성채가 우뚝 솟아 있었고, 성채 안으로 기와지붕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큰 성곽과 번화한 도심지가 마교에도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모든 이들이 마기를 뿜어낸다고 생각했으나, 마기가 없는 이들도 분명 있었다.


보통의 사람들처럼 장사를 하고 흥정을 하며 중원의 사람들과 별 차이 없이 생활하고 있었다.


“이게 도대체...”


생각지 못한 마교 본산의 모습에 혜평 사태는 물론이고 다들 말을 잊지 못했다.


“저곳이 천마께서 계신 수라성(修羅城)이오. 이제 저분을 따라가면 되오.”


순회 감찰 정공은 머리가 벗겨지고 키가 작은 중 늙은이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했는데, 누구일까 궁금했다.


이제까지 보았던 이들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마기를 뿜어내고 있었기에 분명 중원에도 이름이 알려진 자로 보였다.


“어쭙잖은 실력으로 천교의 내총관을 맞고 있는 청목신마 여불강이외다. 천마께서 기다리시고 계시오. 나를 따라오시오.”


무인들만이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은 성채 지붕 위로 수라성이라는 성으로 들어갔다.


수라성의 객청으로 안내되었는데, 벽면에는 역대 천마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고, 그 숫자는 100여 명이 넘을 것 같았다.


“여기서 기다려 주시오. 차례가 되면 들어가게 될것이오.”


내총관 여불강이 사라지자 시비들이 차를 내어 왔는데, 다들 독이 들어있지는 않은지 은침이나 다른 약단을 넣어 확인하고 마셨다.


“이제까지 생각해왔던 마교, 아니 신교와는 너무 다르군요. 무조건 적인 강자존을 내세우기에 약육강식의 땅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화산 속가 무정화검 장영준은 생각하고 있던 마교의 본산 모습과 너무나 다른 지금 모습에 놀라고 있었다.


“무량수불. 그리 미혹에 약해서야 어찌 그 속을 볼 수 있겠나? 우리 9명의 눈을 속이기 위해 이렇게 만들어 겉만 보여주고 있는 것일 수도 있네.”


혜평 사태의 말에 다들 고갤 숙였다.

사실 나도 마교가 의외로 정상적인 집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혜평 사태의 말처럼 한 달 정도 훈련을 하고 짜 맞춘다면 이런 잘 정리 된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교주님께서 여러분을 들라 하십니다. 가시지요.”


“무기는 뺏지 않소?”


파병신검 임나일이 무기를 들고 그대로 가도 되는지 물었다.


“무기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이니 뺏을 이유가 없소이다.”


광오했다.

아니, 강하다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강자의 여유였다.


내전에 들어가자 강한 마기를 뿜어내는 이들이 좌우로 서 있었는데, 마교의 실세라는 12장로들이었다.


[만마앙복(萬魔仰伏)! 천마현신(天魔現身)!]


내전에 천마가 현신한다는 외침이 들리자 장로들이 고갤 숙였고,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정심맹에서 온 이들도 절로 고개가 숙어지려 했다.

하지만, 혜평 사태가 숙이지 못하게 막았다.


“우리는 천마의 적이지 부하가 아니네. 천마가 어떤 사람인지 똑똑이 보게.”


혜평 사태의 말에 과연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기대하며 시선에 집중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큰 것이었을까.

아니면 2갑자(120)를 넘긴 나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것일까.


젊은 마인의 품에 안겨 나오는 비쩍 마른 노인이 천마라고 하자, 그것을 쉽게 인정할 수가 없었다.


중원을 공포에 떨게 하고, 모든 정파인들의 원수와 다름 없는 천마가 늙고 병들어 저리 노쇠하였다니.

자기 몸으로 거동도 못하는 노인이 천마라니.


천하 강자라는 천마에게 기가 눌리지 않아야 한다며, 마음을 다지기도 했는데, 오히려 저런 병자 같은 모습에 마음이 약해질 판이었다.


천하제일을 논하던 이도 세월에는 이길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이 곳까지 와줘서...고맙네. 서신을 가져왔다고?”


사신단의 우두머리인 혜평 사태도 노쇠한 천마의 모습에 넋 놓고 있다 급하게 품에서 맹주의 서신을 꺼내었다.


천마는 서신의 밀봉 표식도 제대로 뜯지 못할 정도로 약해져 있었다.

그런 천마의 모습을 보니 정심맹 맹주를 죽이는 의뢰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뢰한 의뢰주가 죽어 버리면 대부분 그 의뢰도 종결 되어 버리기 때문이었는데, 정말 천마는 오늘내일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 의심하고 우리를 몰아세울 수 있지...하지만, 이건 확실하게... 이야기... 하고 싶군. 중원에서.. 분란을..쿨럭, 쿨럭. 카악 퉷! 크흠. 그런 분란을 일으키는 마교인들은 우리의 교인이 아니네. 크흠.”


“마인들이 중원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는 말입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본 이들은 무엇이겠습니까?”


혜평 사태는 맹약을 어긴 것에 대해 토로했고, 천마는 다 죽어 가는 목소리로 자신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번에 그... 늘 배신하길 즐겨하는 혈교 놈들이 그쪽으로 옮겨 간 걸로 아는데, 보통의 사람들은 쿨럭, 쿨럭. 혈교의 마인들과 마교의 마인들을 구분하지 못하지. 그래서 그렇게 보고가 들어왔을 거요. 크흠.”


“그렇다면 맹약을 잘 지키고 있다고 중원에 들어 온 것을 부인 하는 것입니까?”


“그렇소...나를 보게. 내가 얼마나 더 오래 살 것... 같은가? 중원 정복의 꿈? 백도가 모인 정심맹의 붕괴? 이 꼴로? 그런 것을 추구해 봤자 뭐가... 남는다는 말인가? 쿨럭..쿨럭...”


자기 발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천마의 이야기에 혜평 사태도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영호는 의구심이 생겼다.

2갑자 넘게 살았기에 이제는 중원 정복을 꿈꾸지 않는다고 한다면, 왜 그는 살문에게 정심맹의 맹주를 죽여라는 의뢰를 한 것일까?


그것도 실패하면 살문이 사라질 거라는 협박까지 해가면서.


그리고 신현 현에서 은혈을 얻었을 때 마교의 수라마참대까지 직접 봤었지 않았는가.


‘이런 천마의 모습은 기만술이다.’


영호는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자신이 무엇 때문에 그러겠냐고 이야길 하는 천마의 말이 기만술로 보였다.


문제는 그런 다 죽어 가는 천마의 말을 다른 이들은 공감하며 신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늙어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 천마의 모습은 그런 착각을 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특히 일흔 살(70)인 혜평 사태가 그러했다.

그녀 또한 노인이었기에 공감하는 것이었다.


‘젠장. 정심맹의 인선이 실패했다.’


마교에 도착해 천마에게 따지고 들어 희생양으로 싸움의 불씨가 되라고 허장성세의 명호만 있는 사람들과 뒷방 늙은이 취급 당하는 혜평 사태를 마교로 보냈는데, 그게 역효과를 내고 있었다.


“그렇다면 중원에 나타난 마인들은 모두 다 혈교의 마인이라는 말이오?”


“...그렇다고 보는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하오.”


“그 말은 무슨 말이외까?”


“...후우. 이미 여기까지 말했는데, 더 숨겨서 뭐하겠소. 신교도 예전 같지 않소이다.”


늙어 기력이 빠진 천마의 입에서 신교도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오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다.


“...내가 이리 된 이후 후계자를 세웠어야 하지만, 아직 세우지 못했소. 그래서 교내 장악력이 떨어졌고, 혈교가 그렇게 떨어져 나간거요...그리고 혈교 외에도...”


“혈교 외에 또 뭐가 있다는 말이오?”


“...힘이 빠진 내게 반발하는 부교주가 있소이다...아마도, 이번의 중원 일은 혈교가 아니라면... 그가 한 일일 것이오.”


천마가 이빨 빠진 늙은 호랑이가 되자 반발하는 부교주가 있어 관리가 안된다는 말이었다.


“흐음. 그럼 맹약이 지켜지지 않은 것을 그대에게 따지기도 힘든 상황이로군.”


“...참으로 안타깝소이다. 내가...몸만 정상이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터인데. 쿨럭..쿨럭...”


“그럼, 그 부교주는 지금 신교에서는 처리가 불가능 한 것이오? 여기 있는 장로들이 나서서 그 부교주를 처리하면 되는거 아니오?”


“...교 내의 권력 다툼에는 장로들이 나서지 못하오. 애초 이 장로들이 부교주와 교주의 후보들이기에 그들이 소모되지 않기 위해 만든 율법이오.”


혜평 사태는 입술을 깨물었다.

주적이라 할 수 있는 천마는 늙고 병들어 오늘내일하고 있고, 그 자리를 노리는 부교주는 그런 천마의 말을 듣지 않고 있으니 맹약을 어긴 책임을 천마에게 묻고 따지기가 힘들었다.


묻고 따진다고 해도 부교주가 저지른 일이라면 해결도 안되는 것이라 답이 없었다.



“교주님. 정심맹과 신교는 중원과 이역의 평화를 위해 맹약을 맺었고, 서로를 돕기로 했습니다.”


갑자기 나선 이는 사막 민족 출신인 3장로 흑풍의 알리드였다.


“...그렇지.”


“혜평 사태도 그것에 동의 합니까?”


“동의하외다. 정심맹은 평화를 위해 신교와 맹약을 맺었었소이다.”


“허면, 그 평화를 위해 정심맹에서 우리를 도와주지 않겠소이까?”


“그게 무슨 말이오? 우리 정심맹에게 도와달라니?”


“사태께서 정심맹의 고수들과 함께 부교주를 처리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이건 또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야? 정심맹 사람에게 자기들 신교 사람을 죽여 달라니!’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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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5 네메시스81
    작성일
    24.06.25 08:14
    No. 1

    처음부터 주인공 설정을 잘못 잡으신거 같아요 살수로 키울때 정통파(암습.독.함정 등)로 성장시킬지 아니면 무예파(다른 백도방파 처럼 정순한 내공으로 급성장하는)로 성장 시킬지 정하시고 초반 빠르게 흡입력있게 전개되어야 하는데 너무 긴장감도 없고 흥미가 떨어지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5 무정호
    작성일
    24.06.25 12:21
    No. 2

    크흑 맞습니다.
    문제는 글쓰는 작가의 감성 자체가 마이너이다 보니 주류 무협과는 그 궤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ㅠ.ㅠ
    주류와 다른 마이너도 한두개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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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16. 부러워 하다. +2 24.06.15 544 14 12쪽
15 015. 불목하니의 노래. (3) +1 24.06.13 560 13 15쪽
14 014. 불목하니의 노래. (2) 24.06.12 559 12 12쪽
13 013. 불목하니의 노래. (1) 24.06.12 601 12 12쪽
12 012. 위화감(違和感). 24.06.11 623 12 12쪽
11 011. 이이벌이(以夷制夷). 24.06.10 655 12 13쪽
10 010. 첫 의뢰. (3) 24.06.09 661 11 11쪽
9 009. 첫 의뢰. (2) 24.06.08 705 11 12쪽
8 008. 첫 의뢰. (1) 24.06.07 781 11 12쪽
7 007. 야차(夜叉)가 되다. 24.06.06 857 10 14쪽
6 006. 무정(無情), 유정(有情). +2 24.06.05 923 14 13쪽
5 005. 살행. (2) 24.06.05 904 16 12쪽
4 004. 살행. (1) 24.06.04 984 14 12쪽
3 003. 71번. +1 24.06.04 1,132 15 12쪽
2 002. 살문의 아이들. 24.06.03 1,491 18 13쪽
1 001. 살문(殺門). +2 24.06.03 1,878 2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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