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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경제 세기에 메카 인양사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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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케로스
작품등록일 :
2024.05.08 10:59
최근연재일 :
2024.06.29 17:48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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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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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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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화성 개척

DUMMY

43. 화성 개척


공식적인 화성의 첫 개척지는 제제로 분화구였다.



안정적인 돔 재건을 위해 지반을 평탄화하고 농업을 위한 고강도 노동이 지속되자, 사람들의 육신은 빠르게 지쳐갔다.



두 달 동안 불어오는 거센 모래폭풍에 묻혀 우주와 단절된 채 지내는 노동자들의 정신적 피로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노동자들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밀주 주조에 손을 댔다.


설탕과 과일을 이용한 20도짜리 술이지만, 사람들은 알코올로의 도피를 시작했다.


사람들이 취함에 따라 노동의 능률은 약간의 상승 곡선을 유지한 뒤 비극의 하강을 시작했다.


취한 노동자들이 서로 싸우거나 실수를 연발하며 일이 늦어졌다.


일이 늦어질수록 사람들은 지쳤고 술을 마셨다.


술은 계속해서 물을 갉아먹었다.


식수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술과 물의 비율이 역전되더니 이내, 물은 사라졌다.


물이 부족해지자 사람들은 서로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각자도생의 비극이 시작됐다.


화성의 기나긴 모래폭풍 아래에 연합회도 손쓸 도리가 없었다.


44. 동맹


도착한 이들이 식사하는 동안 아이들은 솔트와 스패너의 손을 잡고 일하러 갔다.


밥을 먹는 동안 모두가 조용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크로아와 비하찌에게 쏟아졌다.


크로아는 구석에서 혼자 밥을 먹었다. 비하찌는 사람들과 함께했다.


밥을 먹던 안나가 크로아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혼자는 쓸쓸해.”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가끔의 고독은 좋지만, 고독이 계속되면. 고립돼. 마음이.”


“그럼 놈들을 더 잘 죽이겠지.”


“그건 틀려. 마음가짐과 마음의 고립은 다른 거야.”


안나가 숨을 고르고 말했다.


“함께 전장에 설 사람에게도 마음을 기대지 못하면, 그 싸움은 질 거야.”


포크질을 멈춘 조웰이 두 사람을 보며 침을 삼켰다


조웰은 말려야 할지 고민했다. 루크는 안나의 말에 동의했다.


크로아는 안나를 노려봤다.


안나는 크로아의 눈동자 속에서 타오르는 분노의 화살을 피하지 않았다.


안나가 말했다.


“이기려면. 목적도 마음도 같아야 해.”


“왜지.”


“마음이 다르면. 어긋나기 마련이야.”


“오직 놈들을 쳐 죽이는 게 목적인데. 대체 어디가 어떻게 어긋난단 말이지?”


“이 동맹이 끝장날지도 모르지. 그러니 그 태도는 잠시 접어.”


크로아가 주위 사람들을 봤다.


크로아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 섞인 부정의 기운을 감지했다.


부정한 기운의 근원이 자신임을 깨달았다.


크로아가 탁자에 포크를 내려놓았다. 왼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한숨을 뱉었다.


“뭘 하면 되는데.”


“같이 밥 먹자.”


크로아가 포크와 그릇을 들고 안나를 따라 일행들 옆에 앉았다. 비하찌가 말했다.


“너 보기보다 말 잘하는구나.”


“물론이지. 비요른스콜드 엄마의 딸이니까. 좀 더 칭찬해.”


스틸이 말했다.


“안나 잘한다. 잘한다.”


안나가 미소로 화답했다. 크로아는 고기를 씹어 먹었다.


조웰이 말했다.


“고기 맛은 어때.”


“적당해. 당신들이 가져다줬다고 했던가.”


“맞아. 잘 기억하는군.”


“애들에겐 좋겠어. 적당한 단백질, 지방질. 씹는 맛도 좋고. 뭣보다 기름 맛도 적당하잖아.”


“갑자기 미식가라도 된 건가?”


비하찌가 말했다.


“원래 우리 클랜의 전담 요리사였거든. 얼마나 깐깐했는데.”


조웰이 말했다.


“이거 솔트의 라이벌이 등장한 셈인가?”


크로아는 대꾸하지 않았다.


루크는 크로아를 보며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어머니의 죽음을 부정하던 때였다.


보이고 들리는 모든 게 미웠다. 어리며 무력한 자신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루크는 ‘흘러간 과거일 뿐이야.’ 라며 자신을 다독였다.


모두의 식사가 끝나고 스틸이 탁자에 지도를 펼치며 말했다.


“우리가 공격할 곳은 현재 여기. 남부 평야에요.”


제제로 도시 남쪽에 세워진 돔을 가리켰다. 루크가 말했다.


“실내 전투는 불가피하겠지?”


“네. 실내 진입로는 저희가 꿰뚫고 있어서. 들어가는 건 못 막을 거예요. 싸움이 문제죠. 저기선 절대 불내면 안 돼요.”


조웰이 말했다.


“안에 뭐가 있는데?”


“작물이요. 제대로만 관리하면 수백 명이 매년 배부르게 먹을 정도의 양이죠. 땅의 넓이만 보면. 그 이상도 가능하지만요.”


조웰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코노 공장을 굴릴 때 인부들에게 줄 식량은 저기서 때오면 되겠어.’라고 생각했다.


조웰은 미래의 부자가 될 자신을 상상하며 미소 지었다.


스틸이 말했다.


“그래서. 실내 진입은 저랑, 루크 사장님, 크로아가 들어가고. 바깥은 비하찌, 안나, 제이미가 싸우면 돼요.”


비하찌가 말했다.


“난 투창이 메인이라 바람 덜 부는 게 안정적인데. 바꿔주면 안 돼?”


크로아가 말했다.


“날씨 따라서 보자고. 그럼 당장 출발하면 되나?”



“아뇨. 루크 사장님이 여러분을 설득하러 다닌 사이에 손님이 왔어요. 그 사람들이랑 거래를 좀 해서 저희 대신 정찰하기로 약속했어요. 상대 기사 마키나부터 쓰러뜨려야죠.”



조웰이 말했다.


“정찰이라면 우리 배로도 충분할 텐데.”


“의뢰받은 사람들은 상대 집까지 훤히 보고 올 거라. 숫자 파악에 도움이 될 거예요.”


루크가 말했다.


“내부의 적이라도 되는 거야? 그런 걸 어떻게 알아?”


“그 하트웰 기사단이라고···. 절대 중립을 표방하는 놈들이 있어요.”


루크가 말했다.


“얘기는 들었어. 기사 마키나가 셋이나 된다고.”


“네. 거기다 실력도 뛰어난 사람들이라. 다코노 클랜도 건드리지 않아요. 약속도 잘 지키는 편이라. 일단은 이런 일에선 믿음직해요.”


크로아가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그럼, 일단 대기란 소리네.”


루크가 말했다.


“혹시 모르니 다코노 공장 플랜도 짜야 하지 않을까?”


비하찌가 말했다.



“거긴 괜찮아. 크로아랑 내가 자주 가봐서 잘 아는데. 내부는 무식하게 넓지만, 제작용 마키나 빼곤 죄다 밖에 있거든. 전투는 밖에서 치를 거야. 안쪽 애들은 무기도 없으니 항복하겠지. 그중에서 우리 애들도 좀 살아 있으면 좋겠는데···.”



크로아가 말했다.


“다코노 새끼들이 그랬잖아. 남김없이 다 죽였다고.”


“알아! 그냥 내 희망 사항이야···.”


모두가 침묵했다. 크로아가 주위를 보고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미안하다. 머리 좀 식히고 올게.”


크로아가 우주복을 입고 밖으로 나갔다. 비하찌도 쉬고 온다며 박물관 안쪽으로 향했다.


안나가 말했다.


“그럼 나는 조금 잘래.”


안나가 바닥에 누웠다. 루크가 말했다.


“안돼. 최소한 앉아서 졸아.”


“왜 안돼?”


“돼지 된다.”


“돼지 통통해서 귀여워.”


“안나는 그러면 사람 팔다리 달린 돼지 될 거야?”


안나가 눈을 감고 상상했다.


사람보다 핑크에 가까운 몸체에 사람의 팔과 다리를 붙였다.


두 발로 걸으며 사람의 두 손으로 음식을 퍼먹는 생물을 떠올리며 말했다.


“이상해. 하지만 귀여운 구석 있어.”


“그럼 돼지머리 대신 사람 머리는 어때. 음, 조웰 얼굴이면?”


“왜 내 핸섬한 얼굴을 거기 가져다 붙이는 거지? 기왕이면 말을 꺼낸 니놈 모가지가 낫겠는데.”


조웰이 말하자, 안나는 두 사내를 번갈아 봤다.


돼지머리 대신 조웰과 루크의 머리가 옆에 붙어 서로에게 떠드는 모습을 상상하며 안나가 말했다.


“북적거려서 즐거워.”


루크와 조웰이 서로를 쳐다본 뒤 안나를 봤다. 루크가 말했다.


“대체 뭘 상상하는 건지. 모르겠네.”


대화를 끝으로 모두가 휴식에 돌입했다.


하트웰 기사단은 저녁이 돼서야 나타났다. 루크는 기사단원이 타고 온 기사 마키나를 보고 흥분했다.


황금 수 놓은 붉은 망토가 화성의 밤바람에 펄럭였다.


휘날리는 망토 사이로 붉은빛 갑주와 왼 주먹에 두른 방패가 보였다.


방패는 강철 장갑과 일심동체였다.


왼편 허리춤엔 쇠사슬로 엮은 칼집이 흔들렸다. 루크가 혼잣말했다.


“진짜 기사잖아. 다음에 부탁해서 아더한테 망토 좀 달아볼까.”


조웰이 말했다.


“허튼짓에 돈 쓸 생각 마라.”


“뭐가 허튼짓이야. 로망을 모르네!”


“생각해보라고. 일할 때 방해될 거 아니야.”


“그럼 벗기 쉽게 만들면 되지.”


“아서라. 니돈으로 해라. 난 그런 치장엔 협조할 생각 없으니. 그건 그렇고 진짜 중세 기사 같네.”


기사 마키나가 박물관의 감압실로 향했다.


루크는 격납고로 향했다. 루크가 격납고에 도착하자 스틸이 있었다. 기사 마키나에서 여인이 내렸다.


붉은 장발의 건장한 여자였다.


우주복 대신 갑주를 입었고 머리엔 둥근 헬멧을 쓰고 있었다.


여인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여인의 키는 루크와 똑같았다. 얼굴에 날카로운 미소를 띤 채 말했다.


“약속대로 놈들을 염탐하고 왔다. 그쪽에 남자는?”


루크가 앞으로 나서며 손을 뻗었다.


“나는 루크. 마키나가 끝내주는데?”


여인이 손을 잡고 힘을 줬다.


루크는 갑작스러운 악력에 놀랐지만, 지지 않기 위해 손에 힘을 줬다.


두 사람은 얼굴이 뻘게지도록 손에 힘을 주며 몸을 비틀었다.


여자 쪽이 이를 갈며 말했다.


“너, 꽤 마음에 드는데?”


“오는 싸움 피하진 않지!”


두 사람의 얼굴에서 땀이 쏟아졌다. 스틸이 말했다.


“바보짓은 여기까지 하시죠?”


루크가 얼굴을 떨며 말했다.


“바보짓이라니. 재밌는데.”


“좋아. 좋아. 이런 힘 냄새 풍기는 녀석이 필요했어.”


두 사람이 동시에 손을 놓았다. 루크가 손을 털자 여인이 말했다.


“나는 하트웰 기사단의 단장인 하트웰이다.”


하트웰과 루크의 얼굴은 붉어졌고 땀투성이 됐다. 루크가 숨을 몰아쉬고 말했다.


“나는 인양업자 루크다. 그것보다 저 마키나는 기사 마키나지? 어떤 마키나야? 나도 비슷한 마키나를 갖고 있는데···.”


“잠깐, 잠깐만요 루크 사장님. 그전에 계약부터 진행할게요.”


“계약이라면. 정찰?”


“맞아요. 그 뒤엔 두 분이 실컷 얘기하셔도 되니깐요.”


“좋아. 진득하게 얘기하자고. 어디서 얘기해줄까?”


“그냥 여기서 말씀하셔 돼요. 어차피 루크도 작전에 참여할 예정이라서요.”



“좋아. 현재 남은 기사 마키나의 숫자는 두 대. 서른 대 정도가 남부 평야에 있고, 기사 마키나도 거기 거주 중. 공장 쪽도 꽤 소란스러워. 끝까지 문을 안 열어줘서 뭐가 있는 지 모르지만, 곁눈 짓으로 본 방비는 열 대, 아니 스무 대 정도, 마키나 생산에 전념하는 거 같더라. 그럼, 약속하신 보상을 주실까?”


“좋아요. 북쪽 식사동 앞으로 마키나 갖고 오세요.”


“잠깐. 그전에. 루크라고 했나? 아까 비슷한 마키나를 갖고 있다고 했는데.”


“응. 본인을 아더라고 명명한 녀석이 있지. 정식 명칭은 Knight Máchĭna – 00.”


대답을 듣고 하트웰이 루크를 노려보며 말했다.


“00이라고?”


“맞아. 본인이 그랬어.”


“이상한데. 고서에 의하면 00는 파괴됐다고 들었는데.”


말을 끝낸 하트웰이 길게 콧김을 뿜었다. 루크가 말했다.


“생각보다 멀쩡해서 우리가 고쳐 쓰고 있지.”


“그렇다는 건 너도 기사의 주인이란 소리군?”


“뭐, 그렇지?”


“좋아. 좋아. 아주 좋아. 이것도 신의 섭리임이 분명해. 기사끼리만 할 얘기가 있으니. 잠시 내 마키나에 타겠어?”


“그래도 돼?”


“물론이지.”


스틸은 ‘무슨 미친 짓을 벌일지 걱정되는데.’라고 생각하며 하트웰을 쳐다봤다. 하트웰이 말했다.


하트웰은 미소 외에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하트웰이 자신의 마키나에게 다가갔다. 루크가 뒤따르며 말했다.


“그래서 마키나 이름은 있어?”


“웰트.”


“너무 성의 없는 거 아니야? 하트웰이 모는 웰트라니.”


“그게 이름을 이어받은 자들의 숙명이지.”


“지금은 본명이 아니란 소리네.”


“맞아. 우린 기사가 될 때 서약하거든. 이름을 버리고 과거를 버리고, 새롭게 다시 태어나겠다고.”


하트웰이 다가가자 웰트가 무릎 꿇으며 오른손을 뻗었다.


두 사람이 손바닥에 올랐고 손은 두 사람을 옆구리로 안내했다.


옆구리에 긴 통로가 보였고 하트웰이 통로로 향했다.


루크도 따라갔다. 복도 끝에 조종실이 나왔다.


아더의 공간과 비슷했다. 하트웰이 말했다.


“자 그럼, 진짜 얘기를 좀 나눠볼까?”


하트웰이 돌아서며 루크의 정강이를 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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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술 포커 NEW 3시간 전 1 0 13쪽
38 납치 24.06.28 3 0 13쪽
37 디오니소스 24.06.27 3 0 13쪽
36 엘레우시스와 술 24.06.26 6 0 14쪽
35 스매셔2 24.06.25 8 0 12쪽
34 기동 완료 +1 24.06.22 12 1 13쪽
33 스파이더 쏘우 +1 24.06.21 11 1 14쪽
32 격돌 준비 +1 24.06.20 11 2 11쪽
31 조우 +1 24.06.19 12 2 12쪽
30 입항 +1 24.06.18 17 1 15쪽
29 민트 귀신 2 +1 24.06.15 18 1 13쪽
28 각자도생의 끝 +1 24.06.14 16 2 14쪽
27 복귀 +1 24.06.13 12 2 13쪽
26 +1 24.06.12 14 3 13쪽
25 남부 평야 +1 24.06.11 14 3 12쪽
24 예언자 +1 24.06.08 17 3 13쪽
23 기사 - 하트웰의 맹세 +1 24.06.07 17 2 13쪽
» 화성 개척 +1 24.06.06 15 3 12쪽
21 증명 +1 24.06.05 20 3 12쪽
20 아레나 더 스트롱거 24.06.04 18 3 12쪽
19 농경 준비 +1 24.06.01 23 3 13쪽
18 협력 +1 24.05.31 19 3 12쪽
17 다코노 형제단 +1 24.05.30 22 2 12쪽
16 나인 무사이에서 농경으로. +2 24.05.29 23 4 16쪽
15 나인 무사이의 탄생 +4 24.05.28 25 4 13쪽
14 대단절 핑거 스냅 +2 24.05.25 23 4 13쪽
13 퍼시비어런스 박물관 +1 24.05.24 19 4 13쪽
12 정보 밀수꾼 +1 24.05.23 22 4 13쪽
11 헤라클레스 +1 24.05.22 24 3 13쪽
10 지구의 배신 +3 24.05.21 2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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