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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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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858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4.02.07 19:05
조회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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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87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북해를 지배하고 있던 빙궁은 요즘 들어 기를 못 펴고 있는 실정이다. 너무나 사실적인 게임인 게 문제였다. 북해 지역은 추운 게 컨셉이다. 그런데 추워도 너무 춥다.


너무 빡센 추위에 사람들이 다 떠났다. 날씨 좋은 곳에도 즐길 콘텐츠가 많은데, 굳이 여기서 힘들게 파밍할 필요가 없다. 악천후를 피하고 즐겁게 게임을 하고자 나름대로 고수 소리 듣던 사람들은 죄다 떠나는 실정이다.


어느 정도 레벨이 되는 고수들은 어딜 가나 고수 소리 들으며 한자리 꿰찰 수 있었기에, 춥기만 한 이 북해에 맹목적으로 눌러앉으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고수의 부재는 세력의 전력 약화로 이어졌다. 게다가 경쟁 세력이 치고 들어왔다. 고렙들이 사라진 틈을 타서, 사파연합에서 북해에 세일러문 체인점을 설치한 것이다.


북해의 상징은 어디? 자고로 북해의 대표는 북해빙궁이었다. 그렇기에 빙궁은 북해를 지켜야만 했다. 하지만 고수의 부족으로 싸움은 쉽지 않았다.


점점 어려워지는 세력 싸움에, 중견들도 하나둘씩 지쳐 떠나가는 이 마당에, 북해의 궁주로서 아이스케키는 뭔가 수를 써야만 했다. 세일러문의 체인점과 북해를 놓고 한판 승부라도 벌여야 한다고 느끼던 차에 들려오는 두 고수의 소문은 마른 땅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은 기쁨의 소식이었다. 세일러문의 체인점이 아직은 소규모인지라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한 것은 자신들이다.


듣자 하니 세일러문은 남쪽 지방에서 있었던 문파전에서 지는 바람에 용산 지역에서 발붙일 곳을 잃었다 한다. 그런 그들이 용산을 떠나 이곳으로 몰려온다면 빙궁은 더 이상 지금의 자리를 유지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세일러문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사파연합의 거두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빙궁의 단원들이 지존과 본좌를 찾아 헤매기 시작할 무렵, 지존과 본좌는 빙궁 근처의 마을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며 관광을 즐기고 있었다. 여태껏 산이나 초원, 동굴만 돌아다니던 그들에게 얼음과 눈으로 가득한 북쪽 지방은 색다른 구경거리였다.


"휘유! 좋은데? 여름에 여기로 놀러 오면 대박이겠다."


본좌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빙수나 아이스크림이 이곳에는 지천으로 널려 있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마을의 건물 중에는 얼음 벽돌로 만들어진 것들도 있어 눈요깃감으로도 그만이었다. 


둘은 별세계에 온 듯한 체험을 즐기며, 휴양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굿! 굿! 확실히 좋군. 근데 겨울에는 춥겠군. 그나저나 빙룡던전은 어디 있는 거지?"


'용' 자가 들어간 모든 퀘스트를 전부 먹어버리겠다는 포부를 가진 지존은 역시나 빙룡던전의 이벤트에 정신이 팔린 상태였었다. 그런 지존을 보며 본좌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친구야, 시간은 많으니 그렇게 조급하게 굴 것 없잖아? 어떻게 오자마자 던전부터 가려고 그러냐?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즐기다 가자고. 웰빙 라이프의 기본은 여유란 것 몰라? 우리 정도 고렙이면 품위 유지도 해야지. 어험!"


본좌는 말을 마치며 자세를 가다듬었다. 가슴을 당당히 펴고, 허리 뒤쪽에 양손을 짚은 채 아주 몹시 교만하고 오만한 자세를 보였다. 그런 본좌의 모습을 보며 지존은 피식 웃고 말았다.


"하하! 맞아, 맞아. 내가 그놈의 도 때문에 약간 조급했군. 우리 정도의 레벨이면 품위 유지가 필수지. 먼저 어디로 갈까?"


"럭셔리한 곳으로 가자. 이젠 즐기면서 살아야지. 크크."


본좌의 말에 지존은 따라 웃었다. 그동안의 수많은 전투로 인해 어느덧 둘의 레벨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하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수백, 수천의 유저들의 전쟁에 끼어들어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경험치를 날름 먹어댄 것이 몇 번이요, 자신들보다 고렙들을 끌어들여 경험치 몰아주기의 수혜자를 자청한 것이 몇 번이요, 몹들을 꾀어 자신의 경험치에 희생시킨 것이 몇 번인가. 게다가 그에 따르는 부수입들이란······.


수많은 몹들, 특히 통째로 털린 용산 두더지협회와 용산 산적협회, 그리고 아이템을 떨구고 쓰러지신 수많은 참전 용사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물론 조의를 표하며 감사를 할 지존과 본좌는 아니다. 수입은 수입이고, 자신들은 그저 그것으로 즐기면 그만이니까 말이다. 없을 땐 무조건 움켜잡았지만, 생기고 나니 여유를 부리고 싶어 하는 것. 그것이 지존과 본좌 같은 사기꾼 졸부 케이스의 전형이 아니던가.


'얼음 왕국'. 지존과 본좌가 여유를 부리며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곳이다. 규모도 규모거니와 외벽 전체가 얼음으로 되어 있어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별 다섯 개짜리 호텔이다.


확실히 고급 호텔답게 정문 앞에 마차를 주차하자마자 호텔 보이가 달려 나와 문을 열어주었다. 대접받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 지존과 본좌는 열린 문을 통해 느긋하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물론 남들이 볼 때는 돈 있다고 뻐기는 거만한 모습일 테지만.


"후후, 이 정도는 되어야 품위 유지를 할 수 있겠지? 흐흐··· 들어가시죠, 지존 어르신."


"아이고, 먼저 들어가셔야죠, 본좌 어르신. 허허허허."


서로의 얼굴에 금칠을 해주는 낙으로 사는 둘은 서로를 럭셔리한 최고급 호텔로 안내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붉은 카펫을 밟으며 호텔 문으로 들어서려 할 때였다.


꽝!


"이히히히힝!"


뒤편에서 들려온 굉음에 지존과 본좌의 얼굴은 순식간에 핏기가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들의 이마에는 어느새 굵은 힘줄이 돋아 있었다.


둘은 아주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크음...”


“저, 저게 얼마짜린데!”


아뿔싸! 지존과 본좌는 터질 듯한 가슴을 부여잡으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를 쓸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다름 아닌 '접촉사고'였다. 자신들의 럭셔리한 마차보다도 더 럭셔리한 마차 한 대가 자신들의 마차를 냅다 들이받으며 정문의 중앙까지 밀고 들어온 것이었다.


지존과 본좌는 박살 난 뒷범퍼 등을 살피며 자신들의 마차를 박살 낸 천하의 못된 놈들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눈빛을 외면한 채 마부는 얼른 자리에서 내려 마차의 문을 열었다.


"호호호호호호호호호홋."


마차에서 내리면서 가공할 음공을 사용한 자는 치렁치렁하게 보석으로 치장한 어느 여성 유저였다.


'이런 십장생이!'


'저런 에이틴 센추리가 있나!'


갑작스럽게 음공에 기습당한 둘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한 채 그 여자에게로 달려갔다.


"야! 너 뭐야! 뭔데 남의 마차를 들이받아? 앙?"


본좌가 삿대질하며 화를 내자 온몸을 보석으로 치장한 여인이 짜증 난다는 듯 둘을 쳐다보았다.


"아이, 뭐야! 짜증 나게. 너희 마차가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그런 거 아냐! 내가 정문 가운데도 아닌, 너희 뒤에서부터 내려서 걸어야겠어? 저쪽은 카펫도 없는데?"


여인은 짜증 난다는 듯 품에 손을 넣더니 무언가를 끄집어내어 본좌 아래쪽으로 휙 하고 던졌다.


보석. 그것은 보석이었다. 상당한 크기의 보석이었다. 이 정도면 망가진 부분을 수리하는 게 아니라 마차를 몇 대를 살 수 있을 정도의 보석이다.


하지만 누구는 돈이 없는가. 몇백의 몹들이 애써 긁어모은 돈, 몇백의 산적이 긁어모은 재산, 몇백의 유저가 긁어모은 아이템들을 삥땅 친 게 누군데. 본좌는 말없이 보석을 집어 들었다. 그의 표정은 담담했다. 그리고 그의 입이 열렸다.


"흐음, 고맙다. 갯값을 이렇게 많이 쳐줘서. 근데 나도 갯값 한번 물어야 쓰겠다."


그리고는 손에 들고 있던 보석을 여인의 얼굴에다가 있는 힘껏 던졌다.


"꾸엑!"


보석을 눈가에 맞은 여인은 얼굴을 부여잡으며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내질렀다. 그 모습에 여인의 마차를 몰던 마부와 여인의 마차 뒤쪽 짐 싣는 칸에 타고 있던 몇 명의 유저가 뛰어내리며 무기를 꺼내 들었다.


"감히 어디서 그런 짓을 하느냐! 무릎을 꿇고 문주님께 목숨으로 빌어라!"


어디서 이런 망발을! 지존과 본좌는 허탈했다. 요즘은 개나 소나 다 문주라고 한다. 속으로 이참에 자신들도 문파나 하나 만들까 하는 영양가 없는 상상을 한 지존과 본좌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릎··· 목숨··· 휴······. 야! 너희 어디 문판데?"


지존과 본좌의 말에 무사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놈! 마차의 문양도 살펴보지 않았다는 것이냐! 이 초승달을 보면 떠오르는 것이 없단 말인가!"


무사의 말에 지존과 본좌는 알 수 있었다. 세일러문. 지존과 본좌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아, 그렇구나. 세일러문이구나. 캬캬! 이거 뜻하지 않은 만남인데?"


"맞아, 이거 제대로 갯값 치르겠다."


둘의 이죽거림에 무사들은 무기를 잡고 공격 자세를 취했다.


"썅! 네놈들은 뭔데 나한테 지랄이야! 한번 죽어······."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갑자기 푸른 빛이 살짝 빛난다 싶더니 세일러문의 문주라는 여인의 몸에서 무언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보석. 문주의 몸에 붙어 있던 무수한 보석 중 일부가 우수수하고 떨어져 내린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본 무사들이 움찔했다. 그들도 장난 아닌 고수였지만 상대의 검 놀림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더욱 놀란 것은 문주였다. 자기 눈으로도 제대로 보지 못한 엄청난 쾌검. 문주는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본좌는 상대방의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보석들을 주워들었다. 그리고 한마디 했다.


"허허, 세일러문이라··· 근데? 그게 뭐! 썅! 아무래도 오늘 갯값 좀 치러야겠군."


"허허, 그러면 나는 개집 값 치러줘야 하는 건가?"


둘은 알고 있었다. 세일러문은 문주를 레벨로 뽑지 않는다는 것을. 미모로 뽑는다는, 말도 안 되는 말이 있긴 하지만, 확실한 것은 문주라고 해서 그다지 강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자신들은 레벨이 높다는 것. 전체 랭킹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는 아니지만, 열심히 익힌 최상승의 무공과 막대한 자금이 있고 여태 투자한 시간이 있기에, 맘만 먹으면 20등 안에는 들 자신이 있는 그들이다.


그렇다. 전쟁을 통한 집단학살에서 얻은 경험치는 쉽게 볼 것이 아니다.


둘의 말에 문주를 비롯한 주변 무사들의 기도가 냉랭해졌다. 그리고······.


"쳐라!"


가장 앞서 있던 호위 기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무사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두들 본좌의 행동에 움직임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내가 갯값 물어준다 했지!"


본좌의 검은 어느덧 문주의 목덜미에 닿아 있었다. 그 때문에 무사들은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자신들의 문주가 잡혀 있는데 어찌 움직이겠는가. 그런 그들을 보며 지존은 피식 웃었다.


"나는 개집 값 물어준다 했고 말이야. 크크."


지존은 천천히 도를 뽑아 들었다. 그리고는 스킬 창에 지정된 무공을 있는 힘껏 펼쳤다.


콰앙! 콰앙! 콰앙!


지존의 도가 움직일 때마다 세일러문 일행이 타고 온 마차는 그 본래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져 갔다. 얼마나 때려댔을까. 더 이상 제구실을 할 수 없을 정도까지 박살 낸 지존은 그제야 도를 거두었다.


"아! 개운해!"


그의 말에 아무도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초보 유저가 보기에도 최절정 무공을 극으로 익힌 고수. 함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잘했어! 크크. 뭐야! 뭘 그리 째려봐? 억울해? 사랑과 정의의 힘으로 싸워보시든지!"


본좌는 여전히 목에 칼을 들이민 채 문주에게 메롱메롱신공을 출수하며 약을 올렸다. 하지만 역시 문주는 문주였던가. 목에 칼이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도 침착을 유지하며 문주로서의 권위에서 비롯된 허영신공을 출수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이··· 이게 얼마짜린 줄 알아! 이런 미친······!"


그녀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아니, 끝맺을 수가 없었다. 목 앞에 와 있는 검극이 어느새 그녀의 목 안으로 '폭' 하고 들어갔기 때문이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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