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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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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726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4.01.10 19:05
조회
63
추천
2
글자
12쪽

59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가볍게 넘어가죠."


"'나는 아저씨다'라고 큰 소리로 열 번만 외치세요. 그리고 엉덩이로 아저씨란 단어를 열 번 그리세요."


돈이 많아 넘치기 시작하는 지존과 본좌에게 더 이상의 금품은 가치가 없었다. 아주 희귀한 보물이라면 모를까. 웬만한 고급의 레어 아이템도 돈으로 사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지존, 본좌. 지존과 본좌는 갑을에게 아주 치명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꼬, 꼭 그렇게 해야 하는 건가? 다른 방법은··· 헉!"


지존의 도가 갑을의 목을 죄며 다가들었다.


"알았어! 치사하게시리! 나쁜 놈들!"


"흐흐."


지존은 웃으며 갑을을 풀어주었다. 그냥 돈 몇 푼 주고 일을 끝내려다가 목이 달아날 뻔했다. 아무리 동료라지만 지존과 본좌의 눈빛은 정말 진실을 담고 있었다. 맘에 안 들면 정말로 목을 벨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크윽! 이 복수는 언젠가 하고 말겠다."


"복수하고 싶으면 복수하세요. 그러면 저는 이 캡처 사진을 운영자에게 보낼 테니까."


허공에 휘파람을 불며 여유로운 협박을 하는 본좌에 의해 갑을의 얼굴은 구겨졌다.


펄럭!


갑을은 결국 하반신을 가리던 상의를 걷어 올렸다.


"잘 봐라! 이 나쁜 놈들!"


갑을은 울먹이면서 엉덩이를 흔들었다.


그런 갑을의 모습을 지존과 본좌는 동영상으로 편집하고 있었다. 물론 엉덩이로 이름 쓰기에 열중하고 있는 갑을은 알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일(?)을 끝낸 갑을은 지존이 건네주는 도끼를 받아 들며 이를 갈았다.


"하하, 이제 던전으로 고! 갑을 아저씨가 앞장서세요."


"싫어! 네가 앞장서!"


"에이, 삐쳤어요? 이것 좀 보실래요?"


나잇값을 못 하고 삐쳐 있는 갑을에게 지존이 다가가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아, 아니, 이럴 수가!"


갑을은 동영상에 찍힌 자신이 모습을 보며 몹시 곤혹스러워했다.


"전 겨우 앞과 옆에서 찍어서 별로 좋은 작품을 만들지 못했어요. 하지만 본좌는 다르죠. 아저씨 엉덩이를 정면에서 찍었거든요. 이 동영상이 게시판에 뜨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이야. 커뮤에서 인기 좀 끌겠는데?”


갑을은 입술을 깨물었다. 당해도 철저히 당했다. 갑을의 굳게 깨문 입술 사이로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워, 원하는 게 뭐냐?"


"없어요."


너무나 빨리 나온 '없어요'라는 말에 갑을은 당혹스러웠다. 조건 없는 협박만큼 애매모호하고 상대하기 힘든 것이 있을까.


"그, 그러지 말고······."


제발 조건을 걸어달라는 갑을의 '부탁'에 마음이 흔들린 것일까. 둘은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갑을의 목으로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흠······."


"응?"


갑을은 지존의 어깨를 주물러주며 나름대로 애교를 떨었다.


"천천히······."


꿀꺽.


천천히란 말에 어깨를 주무르던 손조차 느릿느릿해졌다. 갑을은 다음에 이어질 말을 기다렸으나······.


"생각해 보죠."


"헉!"


어느새 자신의 뒤로 다가온 본좌가 지존의 말을 대신해 끝을 맺었다.


갑을은 똥 씹은 표정을 지으며 일행의 앞으로 걸어 나갔다. 철저한 분석을 해야만 했다. 지존과 본좌의 동영상을 탈취하기 위해서는 많은 희생이 따를 것이다. 하지만 꼭 빼앗아야만 했다.


만약 게시판에 올라가기라도 한다면, 자신을 아는 모든 사람이 자신을 얼마나 놀리겠는가? 결국 게임을 접거나 오랜 시간 잠적하며 소문이 가라앉길 기다려야만 한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직장 동료 중에 그 동영상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부끄러워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녀!


"헉! 안 돼! 안 돼!"


최악의 상황까지 상상하고만 가엽고 불쌍한 갑을은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으로는 그 엄청난 창피함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쩌지······?"


다른 생각은 나지도 않는다. 그저 동영상을 어떻게 얻을까 하는 생각만이 그의 머릿속에 가득했다.


"뭐 해요?!"


"어? 악!"


생각에 빠져 있느라 눈앞에서 지네가 뛰쳐나오는 것조차 감지하지 못했다. 다행히 만세들의 견제 공격으로 갑을은 무사할 수 있었다.


"그런 식의 몸빵은 환영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분발해 주세요. 레벨이 안 오르는군요, 레벨이!"


지존과 본좌는 뒷짐을 진 채 갑을을 최전선으로 몰아붙였다.


"크윽······."


물론 갑을이 할 말이 있을 리 없다. 그저 양손에 도끼를 쥔 채 다른 유저들이 잡고 있는 몹들에게 달려가 스틸을 감행함으로써 자신의 용맹을 과시했다.


"왜 스틸이에요!"


"시꺼!"


갑을은 후안무치의 모습으로 돌변한 채 지존과 본좌를 위해 한 몸 희생하기 시작했다. 곧 태풍은 일행에게도 닥쳐왔다.


"너희들! 파티에서 나가!"


"엑? 왜요?"


"뭣 땜시!"


"지존하고 본좌 경험치 올려줘야 하니까 어서 나가!"


"이익! 너무한 것 아니에요!"


"야! 너희들도 뭐라고 말해 봐!"


갑을의 축출령에 나머지 일행들이 울상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갑을의 용맹함 덕분에 경험치가 조금씩이나마 공짜로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좌와 지존은 잔인했다.


"어허! 저렙을 위한 아름다운 양보심이 없군요. 어서 나가세요."


"갑을 아저씨를 본받지는 못할망정 저렙을 키워주겠다는 아저씨의 희생을 무시하다니!"


"끄응!"


결국 나머지 일행들은 파티에서 나가 따로 걸어올 수밖에 없었다.


[이게 웰빙이지.]


[이게 야스지.]


[나중에 또 써먹자. 이거 좋다.]


[나도 그 생각했어. 꽃돌이들한테도 써먹을까?]


[아서라. 그 인간들은 만나기 싫다.]


[흐흐흐.]


지존과 본좌는 자신들에게 들어오는 경험치들을 감사히 받아먹으며 느긋하게 길을 따라 걸었다


"힘내라 힘! 싸워라 싸!"


"젖 먹던 힘까지!"


지존과 본좌는 아예 응원가를 불렀다. 주먹을 굳게 쥐고 절도 있게 흔들리는 그들의 팔은 묘한 리듬감을 느끼게 한다. 갑을은 그 리듬감에 치를 떨면서 도끼를 휘둘러댔다. 몹이 나오면 몹을 잡고 몹이 안 나오면 무리한 신체 과용에 의한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단약을 씹어댔다. 물론 지존과 본좌에게 화를 내지도 못하는 상황이란 것엔 변함이 없었다.


"와! 이번엔 두더지 떼다. 힘내세요."


"크윽!"


수많은 두더지 떼에게 포위당한 채 갑을은 도끼를 휘둘러댔다. 본좌가 한 번쯤 도와줄 법도 하건만 본좌는 구경과 응원에만 매진했다. 하지만 본좌의 응원은 지존의 귀 말에 의해 순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야, 네가 한번 나가봐라. 혹시 두더지 부장하고 또 만나는 것 아냐?]


본좌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두더지 부장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단순히 돈부터 경험치까지, 게다가 막대한 양의 정보까지 우려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본좌의 행동은 빨랐다.


"아저씨, 물러나요!"


"본좌가 나서신다. 길을 비켜라!"


본좌는 검을 잡고는 두더지 굴로 뛰어들었다. 아저씨라는 호칭으로 완전히 굳어버린 갑을은 본좌에게 두더지를 맡기고 휴식을 취했다.


"크윽, 진작 도와줄 것이지······."


두더지들에게 당한 상처를 치료하며 갑을은 투덜거렸다. 물론 앉아 있는 지존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꾸룩꾸룩."


"크으으윽!"


"캬악!"


다양한 비명소리가 동굴 벽을 따라 메아리쳤다. 작은 토굴 속에서 흘러나오는 괴성에 맞추어 지존은 흥겹게 환호성을 질렀다. 본좌가 두더지에게 검을 꽂을 때마다 경험치가 흘러들어왔기 때문이다.


"본좌 만세!"


지존의 응원에 갑을도 같이 장단을 맞추어주었다. 본좌가 싸우는 시간이 곧 자신에게 허락된 유일한 휴식 시간이라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을의 소박한 희망은 곧 무너지고 말았다.


"아저씨는 뭐 하는 겁니까? 몹이 두더지밖에 없어요? 얼른 가요!"


"으윽! 나도 조금씩 쉬면서 해야 한다고!"


"고렙은 안 쉬어도 안 지쳐요. 어서 가요!"


"흐윽."


갑을은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갔다. 너무 갑을을 혹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행의 말이 있었지만, 지존은 모두 묵살해 버렸다.


한편 본좌는 스릴만점의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수많은 유저에게 몹들을 빼앗기고 걷기만 해야 했던 건 너무 심심했었다. 지금도 갑을에게 사냥을 떠넘겼기에 편하기는 했지만 심심한 건 매한가지였다.


슬슬 산책이 지겨워지던 차였다. 그런 본좌에게 두더지잡기는 간만의 유흥이었다. 살벌한 유흥을 즐기는 본좌로 인해 두더지 사령부에서는 난리가 났지만.


"사령관님! 또 그놈입니다."


"뭣이! 부장이 말했던 그놈 말이냐!"


"네, 그렇습니다. 동포를 학살하는 잔혹한 수법이 같은 것으로 봐서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큽니다."


총무 두더지의 말에 총사령관 두더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필 이럴 때······. 이벤트가 얼마 남지 않았거늘······."


총사령관의 이마에 주름살이 생기자 총무는 더욱 고개를 조아렸다.


"면목 없습니다. 총사령관님, 어서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잠시 토굴의 천장을 바라보던 총사령관의 눈이 빛을 발했다.


"모든 두더지에게 명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 죽은 동료의 시체를 넘어 잔혹한 악의 유저에게 모든 공격을 집중시켜라! 겁먹지 말라! 용기를 가져라! 이미 죽어 사라진 동료들이 리젠되어 돌아올 때가 되었다! 사악한 악의 무리로부터 우리의 성지를 지켜내야만 한다!"


"와아아아아아!"


총사령관의 말에 모든 두더지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몰려 나갔다. 이제 최후의 성전이 시작된 것이다. 자신들의 안위를 위협하는 사악한 유저 무리에게 정의의 발톱을 안겨줄 때가 온 것이다.


총사령관은 두 눈을 감았다. 그의 감긴 눈에서는 한 줄기 이슬이 흘러내렸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한 마리 두더지의 뒷모습으로 가득했다.


'총통······.'


자신에게 총사령관직을 맡기며 용산에 있는 모든 두더지들에 대한 지휘권을 내린 총통이 생각났다. 총통의 거대하고 듬직한 모습이 떠올랐다.


총사령관 두더지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두더지 총사령관은 총출동으로 인해 텅 빈 토굴을 돌아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짧은 앞발에 달린 유난히 긴 발톱이 오늘따라 날카롭게 빛을 발한다.


총사령관 두더지의 명을 받고 나온 두더지 떼에 의해 본좌는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심심풀이로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갈 길마저 차단당한 채 엄청난 수의 두더지들과 격전이 붙은 것이다. 물론 좁다란 토굴 속에 있는지라 앞뒤에서 오는 두더지 두 마리만 상대하면 되지만 문제는 그 수였다. 아무리 죽여도 끝도 없이 몰려드는 두더지들의 공세에 본좌도 기가 질렸다.


[지존, 도와줘. 두더지 놈들 장난이 아냐. 이 녀석들 오늘 목숨 걸었나 봐.]


본좌의 말에 지존은 깜짝 놀랐다. 지존은 급히 일행을 불러 모아 모두와 파티를 맺었다.


"자! 전쟁입니다. 두더지 떼가 상대죠. 야명주에 약하다는 것에 유의하고 싸우세요."


"우오오오!"


일행은 일제히 전쟁에 뛰어들었다. 파티에서도 쫓겨나 갑을이 하는 것만 지켜보며 심심해 죽으려고 하던 일행에게 전쟁이란 단어는 마치 꿀처럼 달게 들려왔다.


지존은 멀리서 지네를 때려잡는 갑을을 '소환'했다. 지존은 갑을이라는 든든한 몸빵을 '착용'하고 전선에 뛰어들었다.


"죽엇!"


혼자서는 힘들었지만, 동료들과 함께하니 힘이 나는 갑을이었다. 갑을은 토굴 하나를 찜해 놓고 튀어나오는 두더지를 도끼로 학살했다. 갑을이 두더지 잡는 모습을 본 나머지 일행도 분발했다. 각자 무기를 들고 토굴에서 나오는 두더지들의 머리를 쥐어박기 시작했다. 


단체 두더지 잡기가 시작된 것이다.

일행이 힘을 내기 시작하자 두더지군단은 난리가 났다.


"총사령관님! 큰일 났습니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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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62 24.01.13 54 2 13쪽
62 61 24.01.12 55 2 13쪽
61 60 24.01.11 53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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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8 24.01.09 6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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