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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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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921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4.02.08 19:05
조회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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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88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목은 급소다. 이 게임의 시스템 상 고수든 하수든 누구나 급소를 맞으면 골로 간다. 현실에 근접하게 만든 시스템 덕에, 문주는 아쉽게도 제 말도 다 끝내지 못한 채 골로 가고 말았다.


본좌는 급소를 공격당해 유다희당해 점점 사라지는 그녀를 무심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


무사들은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모두 굳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마침 북해의 찬바람이 모든 것을 얼리고 지나갔다. 다들 당황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


굳어버린 무사들을 뒤로한 채 본좌와 지존은 살인의 현장을 빠져나왔다. 둘은 천천히 자신들의 마차에 올라타고는 말없이 사라졌다. 무사들은 여전히 움직일 줄 몰랐다.


북해의 어느 구석진 마을. 뒷범퍼가 약간 찌그러진 것이, 지존과 본좌의 마차임이 분명하다. 근데 왜 그들은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을까. 안에서 들려오는 대화를 들어보자.


"이런, 썅! 너 미쳤어? 왜 그년을 죽였어? 하이고, 난리 났다!"


"모···몰랐어, 실수였어. 가만히 칼 들고 있는데 그년이 혼자 흥분해서 말하다가 찔린 거야. 하필이면··· 급소에 찔릴 게 뭐람! 썅! 이거 우리가 깽값 물게 생겼다. 어, 어쩌지?"


둘의 실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긴, 사람은 말을 하다 보면 목울대가 움직인다. 거기다가 흥분을 한 상태에서 자기주장을 하는 사람은 '발끈'이란 행태로 인해 앞으로 몸을 반 보가량 움직이기도 한다. 이것이 문주의 사망 원인이리라.


혼자 발끈하며 움직이다가 목 바로 앞에 붙어 있는 몹시도 날카로운 검에 급소를 찔린 것이리라. 거의 자결 수준이라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누가 진실을 알아주랴. 이미 본좌가 문주를 죽였다는 소문이 파다할 터이니.


"썅! 그러면 아까 왜 그렇게 용감했어? 난 네가 믿는 게 있는 줄 알았지. 그래서 그렇게 여유 있구나 싶었지."


"넌 그게 여유로 보였냐? 검에 목이 박힌 순간 내가 얼마나 쫄았는데! 그건 여유가 아니라 얼었던 거지! 이런······."


"그, 그래도 깽값 쳐준다고 네가 뭐라 그랬잖아."


"너도 개집 값 문다면서 그년 마차 왕창 때려 부쉈잖아. 난 그저 세일러문한테 쪼는 모습 보이기 싫어서 허세 한번 부려봤지, 뭐. 이런··· 어쩌지? 완전히 쌌네······."


"으으으음."


지존은 가슴을 부여잡으며 눈물을 쥐어짰다. 눈앞이 컴컴했다.


'아이고··· 어쩌나······.'


걱정하는 지존을 향해 본좌는 근심 어린 얼굴로 질문을 했다.


"인제 어쩌지? 게임 접을까?"


막막한 그들이다.


***


"뭐라고! 세일러문의 문주가 칼침 맞고 죽었다고?"


"네, 소문을 듣자 하니 큰 덩치의 사내가 엄청난 위력의 도법으로 마차를 부수었고, 작은 체구의 사내가 검으로 문주의 목을 찔렀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별일 아니란 듯 여유 있게 마차를 몰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전령의 메시지를 들은 아이스케키의 두 눈에서는 희열의 빛이 뿜어나왔다.


"후하하하하하! 우리 빙궁에 복이 있구나. 그 못된 성형마녀가 죽다니! 크크, 이번에 경험치 대박 깎였겠구나. 뭐, 레벨도 별로 안 되긴 했지만······. 크크, 정말 속 시원하군. 그건 그렇고, 그들은 어디로 갔어?"


"그건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져 버렸답니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령의 말에 문주는 감탄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인가 보다. 도대체 누구지? 기존 랭킹에 있는 사람 중에 그런 사람들은 보이지 않던데······. 등록을 안 했나? 새로운 고렙인가? 정말 신비하군. 멋있는데? 사나이의 가슴에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다니! 정말 대단해. 어떻게 하든 둘을 우리 쪽으로 끌어들여야만 한다. 세일러문의 문주가 북해에서 당한 이상 여기서 깽판 칠 게 분명해. 준비 단단히 하고 두 분을 꼭 모셔야 한다."


"네, 그럼 얼른 가서 찾아보겠습니다."


"그래, 잘 갔다 와!"


문주는 전령이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하하하하하!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기다려라, 이놈의 세일러문!"


지존과 본좌의 안타까운 진실은 알지도 못한 채 혼자서 신비감을 사나이의 가슴으로 불러들인 빙궁 문주다.


한편, 환하게 웃고 있는 빙궁의 문주와는 다르게, 페널티 시간을 보내고 재접속한 세일러문의 문주는 치솟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난리를 치고 있었다.


"잡아 와! 잡아 와! 로그아웃하면 다시 로그인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잡아와! 아아아아악! 미치겠네······!"


아이디 '원조세라'. 바로 그녀가 얼마 전 본좌의 칼에 어이없게 게임오버 당한 세일러문의 문주다. 온몸을 보석으로 도배한 채 있는 대로 성깔을 부리며 화를 내는 그녀를 보며 주위의 유저들이 안타까운 눈빛을 보냈다.


"언니, 참아요. 애들이 곧 끌고 올 거니까 기다려요. 감히 어떤 놈들이 대 세일러문의 문주에게! 제가 책임지고 끌고 올 테니까 언니는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요. 화내면 피부 상해요. 항상 스마일!"


"으음, 스마일··· 잡것들 때문에 피부가 상하면 안 되지. 으음, 그래도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어. 모든 건 수성미녀 머큐리 너에게 맡길 테니까 꼭 해결해야 해. 알았지?"


"걱정하지 마. 내가 다 잡아 올게. 나 믿지?"


"으음, 물론이야. 너 믿어. 으흠."


원조세라는 수성미녀 머큐리를 안으며 의미 모를 므흐흐한 미소를 지었다. 바람직한 금단의 사랑인가. 그런 그녀들을 보며 주위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움직였다.


"호호, 언니도 참··· 항상 머큐리만 예뻐하고 말이야."


"호호호호호호호! 그럴 리가 있나. 난 너희 모두 사랑해! 호호호호호."


그녀를 감싸 안는 네 명의 여성들. 아마도 그들은 비너스와 주피터, 마스이리라. 세일러문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인가. 이 사실을 알면 지존과 본좌의 표정이 어찌 변할지······.


오늘도 북해의 바람은 매섭다.



***



물론 남들이 어찌 보건 간에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심장이 덜컥 결리는, 라이프가 킵고잉하는 수밖에 없는,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의 지속이다. 그렇기에 지존과 본좌가 북해에 오자마자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을 새도 없이 전속력으로 도망가는 것이 아닌가.


둘은 이정표도 확인하지 않고 최대한 빠른 속력으로 마차를 몰았다.


"으윽, 추워! 도대체 여기가 어디야?"


"몰라. 방한복이라도 하나 사올 걸 그랬나. 너무 추운데?"


지존과 본좌의 말마따나 북해는 몹시 추운 곳이다. 하물며 둘이 방향도 확인하지 않고 죽어라 북쪽으로 치달렸으니, 점점 강맹해지는 얼음 바람은 마차를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하며 둘을 괴롭혔다.


"안 되겠다. 다시 돌아가야겠다. 너무 추워. 살짝 마을로 들어가서 방한복만 사고 나오자."


본좌의 말에 지존은 기겁하며 내뺐다.


"무, 무슨 소리야! 그러다가 놈들한테 걸리면 그 순간 우린 갯값 제대로 치르는 거라고! 난 죽기 싫어!"


"으음, 하지만······."


"자, 자··· 용기를 내자! 우리가 언제 시련에 굴복한 적 있었는가! 이딴 시련은 개나 주라지!"


"으으, 좋아! 가자! 도망갈 수 있는 데까지 도망가보자. 여기까지 와서 춥다는 이유 하나로 꼬리를 내릴 수는 없지."


본좌의 말에 지존은 살며시 제동을 걸었다.


"어허! 도망이라니! 우리는 모종의 갈등에 끼어들기 싫어서 멀리 몸을 뺀 것일 뿐, 결코 도망을 치거나 한 것은 아니라고! 상황은 제대로 파악하여야 하는 법!"


"으음, 맞아. 도망이라니······! 우리가 언제 도망을 쳤는가!"


많이, 아주 많이 쳤었다고 말해 주고 싶지만, 어쨌든 둘은 도망이 아닌, 갈등의 불씨를 피하고 평화로운 게임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북해에서 서둘러 나올 수밖에 없었고, 이제는 더욱 북쪽으로 올라가야만 하는 상황에 접어들었다.


레벨이 낮을 때에는 비굴로 먹고살았지만 레벨이 높아진 후에는 교만이 둘의 사상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멋들어진 전성기가 시작되는 이때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다니!


둘이 탄 마차는 한도 끝도 없이 북쪽으로 올라갔다.


"캬오오오오오!"


갑작스럽게 들려온 괴성에, 추위에 잠깐 '영원한 잠'에 빠질 뻔했던 지존과 본좌는 깨어났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온 괴성은 지존과 본좌의 정신을 다시 청명한 상태로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도대체 무슨 소리지?"


"그러게 말이야. 어쨌든 한번 가보자. 몹의 비명 같은데? 그럼 혹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군. 방한복이나 달라고 해볼까."


"방한복! 어서 가자!"


둘은 추워서 움직이기 싫다는 말들을 몰아 괴성이 들려오는 곳으로 향했다. 언덕의 꼭대기까지 올라간 지존과 본좌는 마차에서 내려 몸을 숨긴 채 언덕 아래쪽의 상황을 바라보았다.


"엄청나군!"


"이벤트라도 하나? 아니면 몹몰이?"


과연 언덕 밑의 상황은 엄청난 것이었다. 엄청난 수의 눈사람들이 떼거리로 몰려와 유저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지존과 본좌는 잠시 사태를 관망하기로 했다.


"모두 물러서지 마라! 계속 전진해야만 한다!"


"와아아아!"


한 명의 사내를 필두로 상당수의 유저들이 눈사람들을 향해 무공을 펼쳐대기 시작하였다. 실로 엄청난 격전. 그냥 보기에도 한주먹 할 것 같은 유저들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눈사람들은 인해전술로 압박을 가했다.


"휘유! 상당하군."


"그러게 말이야. 저 정도 수의 몹이라면 아무리 저 사람들의 레벨이 높다 하더라도 상대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우리가 도와줄까?"


지존의 말에 본좌는 고개를 흔들었다.


"글쎄. 저들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우리가 괜히 끼어들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괜히 도와줬는데 알고 나니 세일러문 출신이면 어떡하려고? 세일러문이 아니더라도 그 비스무리한 놈들이라서 우릴 공격하면 어떡하려고 그래?"


본좌의 걱정 어린 말에 지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하지만 이대로 물러나봤자 달리 할 일도 없고, 갈 곳도 없잖아. 차라리 조금 도와주고 나서 방한복 한 벌씩만 달라고 하면 어떨까? 후딱 끝내고 가는 거야."


지존의 말에 본좌는 인상을 찌푸리고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본좌는 언덕 밑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유저들의 수도 적지 않았지만, 그에 비해 눈사람들의 수는 너무나 압도적이었다. 아무리 단약발로 버틴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유저들이 쓰는 무공의 이펙트 수준으로 보아 자신들보다 강한 자도 없는 듯했다. 본좌는 결정을 내렸다.


"좋아, 가자. 대신 정체를 들키지 않게 조심하자. 후딱 끝내고 가는 거야."


"좋아, 좋아. 간만에 경험치 포식하게 생겼군. 추운데 땀도 빼고 말이야. 나 먼저 간다!"


지존은 어느새 도를 빼 들고서는 언덕 밑으로 치달렸다.


"하압!"


지존이 기합을 외치며 도를 휘두르자 도에서 강맹한 기운이 솟아 나왔다. 지존의 도는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었다. 지존은 유저들이 있는 곳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부터 눈사람들을 정리해 가며 유저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지존의 도가 지나갈 때마다 눈사람들은 문자 그대로 '눈 녹듯' 사라져갔다. 지존의 기합 소리도 기합 소리거니와, 지존의 도에서 나오는 엄청난 이펙트에 눈사람들과 싸우던 기존의 유저들은 모두 지존 쪽을 바라보았다.


"와아! 고렙이다! 모두 힘내자!"


"와아!"


아직 언덕 위에서 내려오지 않고 마차를 적당한 곳에 주차해 놓은 본좌는 지존의 움직임을 보며 씨익 웃었다.


"녀석··· 재미있게 노는군. 흐흐, 나도 준비해 볼까?"


본좌는 마차의 트렁크를 연 후 몇 가지 물건들을 꺼내 들었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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