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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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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732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4.01.22 19:05
조회
45
추천
2
글자
12쪽

71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마지막이건 마지막이 아니 건,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용서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또 PK네 뭐네 하면서 달려든다면 방어하기 어렵다. 하지만 마지막에 따라붙은 '대신'이란 말이 유난히 귓가에 맴돈다. 갑을은 지존의 입에서 이어질 말을 기다리며 경청의 자세로 대기했다. 갑을의 눈은 지존의 입술에 고정됐다.


 "음, 공짜로는 안 되지요."


 오늘따라 지존의 한쪽 입꼬리가 유난히 올라가 있다. 갑을은 등줄기에 서늘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또 엉덩이로 이름 쓰기인가!'


 갑을은 수치스러웠던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며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지존은 갑을의 생각을 읽기라도 했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물론 엉덩이로 이름 쓰기 같은 건 아니에요."


 "휴······!"


 갑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아저씨한테서 무엇을 뜯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천천히 생각해 보죠!"


 유난히 언성을 높이는 지존을 보며 갑을은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뜯는다는 말이 켕기기는 했지만, 천천히 생각한다는 말에 만족했다.


 "앞으로 지존하고 본좌한테 잘해 줘야겠네요."


 "앞으로 힘들겠어요, 살인미수범 씨!"


 강추와 도제11의 말에 갑을은 안색을 굳혔다.


 "누, 누가 살인미수범이야!"


 누명을 벗고 싶은 마음에 갑을은 소리를 쳤지만 소용없었다.


 "아저씨죠, 또 누가 있겠어요?"


 갑을은 타는 듯한 눈으로 직시하며 크게 외치는 일행을 보며 자신이 점점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 결국 갑을은 서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흥! 가식적이야."


 "다 큰 아저씨가 눈물이라니."


 "흥, 별꼴이야!"


 "주책이야!"


 "버려요. 그냥 가죠."


 "우웩, 토할 것 같아!"


 한마디씩 비수를 꽂고 돌아서는 일행의 뒷모습을 보며, 갑을은 쓸쓸히 자신을 버리고 가는 일행의 뒤를 쫓아 털레털레 걸어갔다. 상황이 모두 정리된 광장에는 너무 높이 매달려 있어 본좌와 지존이 떼어갈 수 없는 야명주만이 밝게 비추고 있을 뿐이다. 두 마리 이무기가 죽은 자리 뒤로 뚫려 있는 미지의 터널을 향해 걸어가는 일행의 그림자가 유난히 길게 보인다.


 지존은 자신의 앞으로 길게 뚫려 있는 어두운 터널을 보며 긴장하기 시작했다. 주머니 속에 있는 세 개의 열쇠······.


 ‘이제 무공은 내꺼다.’


 어떤 이벤트이건 간에 최초의 상품이 제일 좋은 법이다. 그러니 최초 상품으로 걸리는 무공을 얻어야 한다. 물론 나중에 올라올 무공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첫 보상보다는 아쉬울 것이다.


 어두운 터널을 걸으며, 지존은 참기 힘들었다. 어서 마지막 방으로 들어가 무공을 얻고 싶었다. 그런 지존의 맘을 아는지 본좌가 지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너무 긴장하지 마. 다 잘될 거야.]


 [으응.]


 지존은 마음을 가라앉히며 계속 걸었다.


 "너무 긴데?"


 "끝이 어디지? 방이 있긴 있는 건가?"


 일행은 좁은 터널이 계속되자 불안감을 표출했다.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될 거예요."


 "상당히 긴 터널이군. 두더지들이 달려들던 터널하고 구조도 비슷하고."


 '······!'


 만세궁수가 지나가듯 흘린 말에 본좌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두더지 부장을 협박해 야명주를 얻었을 때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본좌는 손을 들어 벽면을 문질러보았다.


 투둑, 투둑.


 "역시······."


 본좌의 손이 스치고 지나가는 곳마다 흙 부스러기가 떨어져 내렸다. 흙벽. 흙 터널.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한 가지뿐이다.


 두더지다.

 두더지들은 흙으로 만들어진 곳밖에 뚫지 못한다. 그래서 본좌가 사냥을 했던 곳도 항상 바닥이 흙으로 구성된 곳이었다. 


 본좌는 드디어 터널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거대한 두더지 토굴. 일행은 제대로 길을 가고 있었던 것이다. 원래대로였다면 두더지들의 공격이 있어야 하겠지만, 자신의 존재 때문에 두더지들이 공격을 못 하고 있는 것임을 깨달았다.


 본좌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 두더지와 맺은 불가침조약이 이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지존, 여기가 바로 두더지 굴이다. 내가 두더지 부장을 사로잡아서 한몫 단단히 챙겼던 곳. 기억나?]


 [응? 거긴 이 동굴이 아니잖아.]


 [물론 같은 동굴은 아니지. 하지만 생각해 봐. 세 개의 동굴이 하나로 이어지는 곳. 일전에 내가 두더지 부장과 노는 동안 너하고 일행이 이런 곳에서 싸웠잖아.]


 그제서야 지존은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때의 그 좁은 터널! 맞아, 맞아! 여기하고 구조가 똑같아. 근데 왜 두더지들이 없지?]


 지존의 의문에 본좌는 미소를 지었다.


 [하하! 다 잘나신 이 몸 덕분 아니겠어? 두더지하고 협상했었잖아. 내가 무서워서 공격도 못 하는 게 분명해. 허허.]


 [오옷! 친구야, 고맙다. 네 덕분에 일이 수월해지는구나!]


 [크크크크, 알았으면 빨래 당번 한 달간 연장!]


 [크윽··· 조, 좋아.]


 [음하하하하하하하!]


 일행은 앞장서 걸어가는 지존과 본좌가 움찔거리며 키득거리는 이유를 몰랐다. 그저 귓말로 재미나는 농담을 주고받는다고 할 뿐이다.


 "앗! 빛이다!"


 갑을의 외침에 키득거리던 지존과 본좌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지존은 눈에 불을 켜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오옷!"


 거대한 광장. 그리고 일행이 들어온 맞은편에 설치되어 있는 거대한 문이 일행을 기다렸다.


 "용 조각이군."


 그랬다.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용 조각이었다. 화려하게 장식이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여기가 마지막 관문인 듯했다. 갑을은 맞은편의 문으로 달려가 열어보려고 했다. 당겨도 보고 밀어도 보았지만,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후우, 이거 잠긴 것 같은데?"


 "그럼 인제 어쩌지?"


 "지존이 들어가야죠."


 "······?"


 일행은 본좌의 말뜻이 무엇인지 몰랐다. 그저 굳게 닫혀 있는 문으로 걸어가는 지존의 뒷모습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지존은 문 앞으로 가 심호흡을 한 뒤 주머니 속의 열쇠들을 꺼냈다. 세 개의 열쇠가 찬란한 빛을 발했다. 지존은 열쇠 구멍에 그려져 있는 문양과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는 열쇠를 찾아 구멍에 집어넣고는 돌렸다.


 철컥!


 "오옷!"


 끼이이익!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열리기 시작하자 일행의 얼굴에 놀라움의 빛이 스쳤다.


 "네가 가져갔던 열쇠들이 여기에 쓰이는 녀석이었군. 도대체 안에 뭐가 있는 거지?"


 갑을의 의문에 본좌가 웃으며 대답했다.


 "지존에게 꼭 필요한 거죠. 이건 지존이 받은 퀘스트거든요. 저도 받지 못한······."


 본좌가 말끝을 흐리자 일행은 궁금증이 더욱 커졌다. 열린 문으로 들어가는 지존을 따라가려는 일행을 제지하며 본좌가 말렸다.


 "여기서부터는 지존만 들어가야 해요. 나머지는 여기서 기다려야 해요."


 "그게 무슨 말이야?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알고 싶은데 여기서 기다리란 말이야?"


 "네! 저도 못 들어가요. 퀘스트를 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어요."


 본좌는 일행의 칭얼거림을 막기 위해 질문을 단칼에 베어버렸다. 퀘스트를 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은 물론 거짓말이다. 그런 경고 따위는 들어본 적도 없다.


 하지만 일행이 다 같이 들어가면 나중에 분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취한 조치였다. 아예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버려야만 지존이 무공을 얻기가 쉬워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인간이란 참 간사하다. 친했던 동료라고 해도 무공비급을 앞에 두면 배신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고렙들을 두고 저렙인 지존이 무공을 얻기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본좌가 강수를 둔 것이다. 일행의 얼굴에 불만의 빛이 떠올랐지만, 다행히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본좌는 지존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본좌의 사인을 받은 지존은 안으로 들어갔다. 지존이 들어가자 문은 자동으로 닫혀버렸다.


 끼이익! 쿵!


 굳게 닫혀버린 문을 보며 일행은, 지존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긴······?"


 문을 열었을 때는 몹시 어두웠다. 하지만 지존이 들어서고 문이 닫히자마자 주위가 환해졌다.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수정들에서 빛이 뿜어져 나온 것이다. 장대한 광경. 일반인이라면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을 해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상대는 지존이었다.


 "훗훗! 횡재했군!"


 지존은 무공비급은 안중에도 없었다. 통로를 따라 걷기는커녕 옆에 꽂혀 있는 수정을 뽑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끄응차! 끄응차! 헥헥······."


 하지만 수정은 뽑히지 않았다. 제작사의 치밀한 안배가 보이는 듯했다. 더 이상 유저에게 던전의 장식물을 잃지 않겠다는 결단인가. 지존은 가슴 한구석에 아려오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통로를 따라 걸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 걸어가자 두 번째 문이 나타났다. 지존은 열쇠를 꺼내 구멍에 꽂았다.


 "어서 오십시오. 환영합니다."


 "뭐, 뭐얏!"


 열쇠 구멍에 열쇠를 꽂자 문에 달려 있는 용 조각이 말을 했다.


 "놀라실 것 없습니다. 저는 NPC거든요. 움직이지도 못하고 문에 박혀 있는 가엾은 NPC죠."


 지존은 아직도 쿵쿵거리는 심장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까, 깜짝 놀라게시리······! 도대체 뭐냐!"


 "하하, 죄송합니다. 저는 열쇠를 꽂아야만 작동하는 NPC거든요. 하하! 아, 이런··· 제가 말을 너무 많이 했네요. 여기 설치되고 나서 처음 만나는 유저라······. 흠흠, 그럼 제 본분을 다해야죠. 험험,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큼큼."


 잠시 목을 가다듬은 용 조각은 곧 위엄 있는 말투로 지존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세상의 재앙을 봉인한 곳에 온 자는 누구인가! 정체를 밝혀라!"


 하지만 위엄이 사리진지 오래다.


 "헤헤, 이거 왜 그러셔? 아까랑 다르잖아. 상당히 무서운데?"


 그래도 본분에 맞게 최선을 다해 컨셉을 유지하는 용조각 npc


 "정체를 밝혀라!"


 지존은 첫인상과는 달라진 용 조각의 모습이 당황스러웠지만, 무공은 얻어야겠기에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지존이다."


 이름을 밝히자 용 조각의 입에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지존이여, 이곳은 세상의 재앙을 봉인한 곳··· 함부로 들어서서는 안 되는 곳이다. 돌아가라!"


 "······?"


 "돌아가라!"


 지존은 갸우뚱했다. 무공비급 하나 얻으러 왔을 뿐인데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지존은 나가서 본좌를 데려오려 했다. 도대체 뭔 말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이런 NPC를 상대하는 것은 아무래도 본좌가 낫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지존은 뒤를 돌아 걸어 나가려 했다.


 그런 지존을 보며 용 조각은 다급하게 외쳤다.


 "자, 잠깐만요! 어디 가세요?"


 "응? 나가라며?"


 "쿠, 쿨럭! 메, 멘트가 그런 거지, 그렇다고 그냥 나가면 어떡해요?"


 "그, 그런가?"


 용 조각과 지존은 서로 당황스러워하며 다시 '재회'했다.


 "그냥 멘트니까, 그냥 열쇠 꽂고 들어가시면 돼요. 뭘 그런 것 가지고 나가려고 해요? 게임 한두 번 해보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하하!"


 "하하, 그런가? 그럼 들어갈게."


 "수고하세요."


 "네? 네··· 너도 수고하세요."


 뭔가 이상하단 것을 느꼈지만 지존은 그냥 문을 열고 들어섰다. 문을 열고 들어선 지존의 눈에 보인 것은 반구형의 광장이었다. 푸르스름한 색의 벽돌로 쌓인 광장. 마치 이글루 같았다.


 그리고 방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상자가 있었다.


 "이건가?"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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