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결과는 내가 하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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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님이도 오빠한테 투자를 하는데 제가 남몰라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너는 이미 충분히 나를 돕고 있으니까 그런 부담 가질 필요 없어.”
내가 모은 돈 대부분은 진이 때문에 생긴 돈이었다.
그녀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사실대로 알려주지 못한 것 뿐이다.
진이는 융성그룹 자본이 투자되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진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미래의 고부가가치 사업이 바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에요.”
“진이야 나 때문에 즉흥적으로 생각한 거라면 부담스러워”
“오빠랑 사귀기 전부터 기획서는 존재했어요. 그걸 누가 만들었을까요?”
“네가 한 거야?”
“당연하죠. 어릴 때부터 오빠 쫓아다니면서 배운게 많았으니까요.”
“그렇담 즉흥적이라는 말은 취소할게.”
“저는 오빠랑 함께할 미래를 다 생각해놨어요. 오빠한테 경영학을 전공을 권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죠.”
“우리 미래?”
“저 말고 결혼할 사람 있어요?”
“뭔 소리야 당연히 너지”
“그렇죠? 그럼 저 좀 도와줘요. 지금 저는 누구보다 아군이 필요한 상태에요.”
“투자한다더니 그룹에 들어오라는 말로 바뀌는 거야?”
“방법을 조금 달리할 거예요.”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내가 시작하고 어느정도 성장하면 결혼과 함께 합병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사회의 반대 없이 내가 재벌가에 입성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진이가 생각하는 계획의 끝에는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자유를 버리고 새장 속에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제안이 고맙긴 한데 나는 내 능력으로 성공을 이루고 싶어.”
“그러니까 제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려는 거예요. 드라마 같은 오해나 상상은 버리세요. 사업은 현실이에요.”
“그렇긴하지”
지금 진이를 설득하려고 계획이 이렇니 저러니 하는 것은 큰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모든 일에는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옳은 길이 아니라면 힘들게라도 거슬러 가는게 맞다.
하지만 옳은 길인데도 자존심 때문에 거슬러 갈 필요는 없었다.
나 역시 조직사회 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점들이 있었다.
돈이라는 것이 얼마만큼 혹독하게 우리 삶에 적용되는지 잘알 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진이가 완벽하다는 듯 말하는 계획도 실제 자신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내 이상과 현실에서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제안은 받아들일게 하지만 미래는 모르는 거다??”
“알아요 오빠 제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해도 받아들일게요.”
“내일 만나면 이제까지 얼마의 자금이 들어갔고 여유 자금이 남았는지 알려주세요.”
“그래, 계약한 건물도 내일 함께 보자”
“네, 오빠”
꽃님이에게 구매한 건물의 시세를 알아보니 대략 340억이었다.
건물의 6,7,8층의 입주시기를 두달 뒤로 잡았다.
내외부 공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계약과 동시에 꽃님이 계좌로 80억을 입금했다.
그리고 방송과 너튜브에서 번 돈과 남은 돈을 합치면 26억정도 됐다.
계약 다음날 강릉에 계신 아버지가 올라오셨다.
건물을 보시고 잘 샀다고 몇 번을 말씀하셨다.
사실상 거저 얻은 것이니 당연했다.
이달 말경에 비는 6, 7, 8층의 개보수 공사가 필요했다.
건물의 연식이 있다 보니 외벽 청소부터 보수 공사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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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진이와 함께 명보 빌딩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건물을 1층부터 함께 둘러봤다.
“꽃님이가 거저 줬다는 건 사실이네요. 이정도면 4백억까지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대략 그 정도 될거야”
1층에서 옥상까지 모두 둘러본 진이는 시작하는 기획사 치곤 최적의 장소를 잘 골랐다고 했다.
그리고 연예 기획사에 대한 사전조사로 얻은 서류를 내게 건넸다.
“ 필요한 것들을 단계별 진행 상황표로 만들어 봤어요.”
“벌써?”
“이미 만들어져 있던 것을 오빠 조건에 맞춰 본거예요.”
“고마워”
“스튜디오와 사무실, 녹음실 제작 그리고 기자재 구매 비용까지 세금 계산서 첨부해 보내세요. 그리고 필요한 인력들은 오빠가 직접 뽑으시구요. 운영비는 있어요?”
“1~2년 정도는 버틸 수 있어.”
“오빠가 능력있는 분이라 다행이네요. 제가 가진 주식을 처분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주식 이야기가 나오자 진이가 액슨사 주식을 갖고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아!! 내가 듣기로 너 액슨사 대주주라면서?”
“어머? 어떻게 아셨어요?”
“지난번 BJ 페스티벌에 갔는데 거기서 들었어.”
“그러셨구나? 40억 정도 가지고 있어요.”
“어후!!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었어?”
“좋아하는 게임도 있고 거기 주식은 계속 오르는 추세거든요. 용돈 생기는 족족 거기 주식 사놓고 그래요.”
“그랬어?”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진이가 백지수표를 내밀었다.
발행자 이름과 도장이 찍혀 있고 액수만 빈칸으로 되어 있었다.
말만 들었지 처음 보는 수표였다.
“가지고 계시다가 운영자금이나 긴급한 돈이 필요하시면 쓰세요.”
“그거 오늘 점심값 하면 되겠네.”
“오빠!!”
“넣어둬 필요하면 전화할게”
“오빠.... 혹시, 자존심 상했어요?”
“아냐. 돈 싫어하는 사람 있겠냐? 하지만 공돈이라고 생각하면 사람이 헤퍼지기 쉽거든.”
“......”
“돈이 궁해서 너한테 투자받는 건 아니야 네가 계획이 있듯이 나도 계획이 있어.”
“역시 우리 오빠야”
“나한테 줄 돈 있으면 그걸로 액슨 사 주식이나 사둬라”
“액슨... 주식을요?”
“그래, 게임은 오락산업이고 결국, 엔터테인먼트와 일맥상통하니까”
“오빠도 저랑 같은 생각이시네요?”
“게임은 미래 성장형 지식 산업에 들어가.”
특히, 게임은 e-sports로 인정받아 전 세계에 엄청난 규모로 성장하고 있었다.
한국은 전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독보족 존재감을 보이는 나라 중 하나다.
현재도 그렇지만 미래에는 더 큰 황금알을 낳아줄 산업 분야였다.
“오빠 말대로 그렇게 할게요. 필요하다면 액슨 사와 M&A도 추진할 수 있어요.”
“일단 내가 말한대로 해줘 그리고 나중에 우리 기획사가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면 그때 생각해보자”
“네.... 오빠”
그렇게 대답한 진이가 미소를 지으며 내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왜?”
“오빠를 알면 알수록 신기해요.”
“그건 나도 그래.”
“제 말뜻은 오빠 시각이 제가 생각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얼마나 낮게 봤길래 그러냐?”
“첨엔 제가 오빠를 이끌어가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점점 오빠가 저를 이끌어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거 칭찬인 듯 칭찬 아니다.”
“오빠를 무시해서 드리는 말씀 아니에요.”
“웃자고 한 말이야”
제법 큰 투자를 받았으니 점심은 내가 샀다.
근처 식당 밖으로 나왔다.
내 건물이 된 명보 빌딩 주차장에서 차를 가지고 나왔다.
“오전 비즈니스는 잘 됐으니까 오후엔 우리 오붓하게 땀 좀 흘릴까?”
“네?? 무...무슨...”
“크흐흐 뭘 그리 놀라?”
“아~잉 오빠!!”
“골프나 볼링 둘 중 어떤 게 땡기냐?”
“푸훕!!”
진이는 햇볕이 제법 따갑다며 볼링을 하자고 했다.
우리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오후를 보냈다.
볼링을 끝나고 지난번 갔던 회사 리조트로 향했다.
거기 레스토랑에서 프랑스식 요리와 와인을 마셨다.
함께 수영도 하고 토요일은 그녀와 데이트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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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배부른 인터뷰가 있는 날이다.
아직 명보 건물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 예전 레스토랑을 빌려 촬영하기로 했다.
우리에게 촬영비용까지 제공하면서 인터뷰를 요청한 기획사는 지브라 기획사의 보이그룹 리미츠였다.
우리보다 앞서 도착해 기다리며 헤어디자이너가 머리를 만지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들 리미츠입니다.”
“어!! 그래 반가워!!”
데뷔 2년 차 리미츠는 최상급 그룹은 아니지만 나름 소녀팬들을 확보하고 중간급 그룹이었다.
우리에게 인사한뒤 다시 화장을 점검했다.
나는 누나가 직접 머리를 손질해주고 옷도 코디해주었다.
형들은 아침 일찍 자주가는 미장원에서 머리를 하고 왔다.
그리고 옷은 직접 골라 입고 나왔다.
“희수야 우리도 스텝 구하자”
“그럴 생각이야 추천할 만한 사람들 있어?”
“그동안 우리랑 일한 사람들이 꽤 있으니까 구할 수 있겠지”
“희원이가 의상 코디는 다 하니까 메이컵 스텝만 구하는게 어때?”
“시우 형이 알아봐 줄 수 있어?”
“글쎄... 내가 그렇게 인맥이 넓지는 않아서...”
“그건 내가 할 게 추천할 사람 있어.”
“잘됐네. 원이 형이 해줘”
원이 형은 실력이 좋은 사람을 알고 있다는 말을 했다.
10년 넘게 활동하니 아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조건은 실력이 뛰어나고 우리와 잘 맞아야 했다.
우리는 카메라와 조명 그리고 진행에 도움되는 소도구만 준비해왔다.
지브라 기획사에서도 멤버들 장기자랑에 쓸 소도구를 준비를 해온 듯 했다.
우리 컨셉을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배부른 인터뷰’가 공식적인 이름이 되었다.
우리 인터뷰가 뜨자 각 소속사 대표들까지 직접 나서서 우리에게 요청해왔다.
적어도 일주일에 2번은 배부른 인터뷰를 촬영했다.
3번 촬영할 수도 있지만, 찍는 것보다 편집에 시간을 많이 뺏겼다.
매주 편집된 영상이 두 번씩 너튜브에 올라왔다.
한글 자막과 영어자막을 입혀 내가 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은하수 회원들은 그걸 보고 각국 언어로 번역해 내게 메일로 보내왔다.
그걸로 다중언어판을 하나 더 만들어 하루나 이틀뒤에 올리는 것이다.
조회수가 흩어진다는 걱정도 있었지만, 그건 걱정일 뿐이었다.
오히려 조회수는 늘어났다.
먼저 오리지널 영상을 보고 나중에 다중언어 영상을 더 보는 것이다.
그중 상당수는 우리말 공부를 그걸로 한다는 것이다.
K-POP 팬들이 우리말을 공부하는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재민이가 슬래트 칠래?”
“네, 선배님”
하나 둘 셋!!
짝!!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은 멋진 보이 그룹 리미츠와 함께 배부른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와~아~
짝짝짝....
원이 형의 멘트와 일동 박수로 시작했다.
고급스러운 식사와 함께 멤버들에게 묻고 그들의 생각을 듣는 대화가 이어졌다.
식사가 끝나고 개인기 방출시간과 간단한 게임 그리고 춤을 배워보는 시간까지 가졌다.
촬영이라는 부담보다는 맛있게 먹고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 우리 인터뷰 특징이었다.
우리 인터뷰는 이제 웬만한 음악 채널 방송보다 파워있었다.
따라서 추가되는 광고도 꽤 많았다.
부채널 광고 수익만으로도 우리 멤버들 월급과 누나 수고비를 챙겨줄 수 있었다.
촬영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원이 형이 물었다.
“희수야! 정말로 이진 씨가 투자한 거야?”
“이달 말에 구매한 건물 6,7,8층 빌거야 그러면 대대적으로 개조 공사 들어갈건데 그 비용이랑 내부 시설 그리고 방송 기자재와 차량까지 모두 지원해주기로 약속했어.”
“와~ 역시 재벌이라 스케일이 다르구나”
“사실 우리끼리도 할 수 있어.”
“아냐 그래도 막상 시작하려면 엄청 힘들 거야 필요한 게 좀 많아?”
“그래, 우리 전 소속사 사장님도 처음엔 자기 재산 다 털어 넣고도 돈 빌리러 다녔다잖아”
투자비 회수한다는 명목으로 활동하는 아이돌의 정산을 2년 넘게 미루는 기획사들이 있다.
그들이 먹고 입고 치장하는 것까지 돈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산이 늦어지면서 강행군을 요구하면 문제가 터지게 마련이다.
앞으로 우리가 세울 소속사는 그런 잡음 없이 해결할 생각이다.
멤버들은 진이가 서포트하기 때문에 든든하다고 했다.
진이도 나를 자기 가문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끼워 넣을 생각인 걸 잘 안다.
하지만 결과는 시간이 지나봐야 아는 것이다.
나는 그들이 아는 희수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구독과 좋아요는... 필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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