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원래 일이란게 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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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점심 먹었으니까 디저트 카페에 가요.”
“네? 또 먹어요?”
내가 알기론 디저트 카페는 칼로리 높은 빵과 설탕이 듬쁙 들어간 마실것을 파는 곳이었다.
“방금 전 음료수 마셨잖아요.”
“그건 소화제였구요. 제대로 된 후식을 먹어야죠.”
“사드리는 거야 상관없지만 정말 괜찮아요?”
“디저트는 제가 살게요.”
돈이 문제가 아니다.
내가 남긴 것까지 족히 8인분은 먹어치운 그녀였다.
어플로 디저트 카페를 검색하더니 10분이나 걸었다.
그나마 걸어서 소화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주문해 나온 것을 보고는 기가 막혔다.
내 손바닥 크기 케익 4종류 마실것은 3가지를 주문했다.
일하는 직원이 포장 할 거냐 물어봤지만 고개를 저었다.
“걱정돼서 그래요. 영상도 좋지만, 혹시라도······.”
“저 먹을 때만 이렇게 먹어요.”
“아무리 그래도....”
“오빠가 저 걱정해주시는 거예요?”
“그게 아니라 보기와 달라서 적응이 좀 안되네요.”
게걸스럽게 먹거나 꾸역꾸역 먹는 표정이 아니다.
맛있게 또 귀엽게 먹었다.
불과 20분 만에 케익 3개 반과 마실 것 두 개를 해치웠다.
“꽃님 씨 데려갈 남자 돈 많이 벌어야겠네요.”
“오빠 저 돈 많다니까요”
“네, 제가 봐도 인기 많아 보여요.”
“오빠는 저에 대해 잘 모르시죠?”
“혹시 우리가 아는 사이에요?”
“난너의플라워!!”
“아!!”
갑작기 말한 그 말에 내가 무척 놀라워했다.
그것을 본 먹깨비 요정은 깜찍하게 웃었다.
여태 그가 누굴까 궁금했었다.
그녀가 첫 방부터 보낸 꽃 풍선값은 1억이 다될 정도였다.
“정말 맞아요?”
“네, 우리 구독자들도 모르게 만든 아이디에요. 오빠도 다른 사람들한테는 비밀로 해주세요.”
“알겠어요.”
“오빠, 제가 누군지 알았으니까 오빠 말 편하게 하고 저랑 친하게 지내요.”
“그래, 알았어. 그런데 돈을 너무 많이 보내는 것이 사실은 좀 걱정됐어 방송중에도 여러번 말했지만, 절대 무리하지는 마라”
“사실 저 돈 많다고 말씀드린 거요. 그냥 하는 말 아니에요.”
“무슨 뜻이야?”
“조금 우울한 이야기인데 들어주실래요?”
“응 말해봐”
꽃님이는 넵킨을 꼼지락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표정은 처음 만날 때처럼 밝지는 않았다.
“우리 아빠는... 흔히 말하는 깡패였어요..”
“.....”
“제 입으로 말하기도 부끄러운 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던 모양이에요. 엄마는 아빠랑 나이 차이가 많았고 제가 유치원 때 이혼한 뒤로 연락이 끊겼어요.”
사채 일을 배워 돈을 모은 아버지는 꽃님이가 고등학교 때 물려 받았다고 한다.
그때 아버지는 지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유치원때 반 친구 엄마들이 수군 거리는 소릴 들었어요. 아빠가 사채업자고 돈때문에 엄마도 억지로 결혼했다는 말을 요.”
“사람들도 참···.”
“그때부터 아빠가 미웠어요. 어린 마음에 비싼 거 많이 먹어서 망하게 만드는 것이 복수라고 생각했죠.”
“그러면 보통 살이 찌는 게 맞지 않아?”
“특이하게도 살도 안 찌고 키도 안 크더라구요.”
“신기하네.”
“병원에서는 특이 체질이라고 했어요.”
“몸이 적응했을 수도 있겠네..”
“아빠가 돌아가신 뒤 변호사가 저를 찾아왔어요. 제 앞으로 해놓으신 것들과 유산처리를 담당하신 분이었는데 제게 양도된 건물과 재산이 상당히 많더라구요.”
“그랬구나!!”
“그렇게 아빠를 많이 미워했는데... 아빠는 제게 모든 걸 다 주시고 돌아가신 거죠.”
아빠가 막상 돌아가시자 친척하나 없는 자신이 제일 불쌍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혼자 밥먹는 게 싫었어요. 그래서 혼밥하는 사람들이랑 캠을 켜고 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하나둘씩 제 방으로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아... 그렇게 먹방을 시작한 거구나?”
“네, 그리고 다들 제가 귀엽다고 꽃 풍선을 보냈어요.. 혼밥 싫어 방송하니까 돈 보내지 말라고 했는데도 소용 없었어요.”
“사람들은 오히려 그것에 매력을 느꼈나 보다”
“맞아요. 이제 오빠한테 선물하는 제 마음 알겠어요?”
“뭐야? 그말하려고 여태 심각했던 거야?”
“저 오빠 팬이에요. 그리고 저 오빠가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큼 돈은 많아요.”
“그래 알았어. 그래도 너 시집가려면 돈 아껴야해.”
“저 오빠한테 시집가는 게 꿈인데...”
“뭐?”
“히힛!! 장난이에요.”
웃는 꽃님이가 그냥 귀여웠다.
그녀를 보고 있으니 나도 따라 웃게 되었다.
“저 오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빠가 저 시집갈 때까지만 친오빠처럼 지내면 안될까요?"
"의남매 사이?"
"네, 저는 희수 오빠가 제 친 오빠였음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 나도 너처럼 귀여운 동생 있었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말요?”
"응"
그렇게 꽃님이와 의남매를 맺기로 했다.
꽃님이와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그녀는 앞으로도 내 방송에서 꽃 풍선을 계속 보내겠다고 했다.
퇴근하는 진이와 그날 저녁 만나 데이트 했다.
“그 플라워라는 애를 액슨 행사장에서 만났다구요?”
“응, BJ로 참가했더라”
“걔가 오빠 쫓아다니는 거 아니구요?”
“먹방이랑 히스 방송 하나보더라 그리고 걔 은하수 회원이야”
“그래요? 회원이라니까 할말은 없는데... 근데 걔 예뻐요?”
“귀여워”
“오빠도 귀여운 여자 좋아하잖아요.”
“걱정돼?”
“오빠!! 남녀 사이는 보이는 게 다가 아니에요. 오빠 동생하다가도....”
“걱정되는구나?”
“솔직히요.”
“그럼, 나중에 걔 소개해줄 게 만나보고 판단해.”
“무슨 뜻이에요?”
“내가 좋아할 스타일인지 직접보고 판단하라는 뜻이야.”
진이는 내가 자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솔직히 꽃님이는 연애 감정보다는 단순히 귀여운 정도였다.
그리고 의남매 동생이었다.
하지만 안이진은 달랐다.
‘예쁜데다 쭉쭉 빵빵....'
'흐흐흐 어후!!’
그주 토요일 점심때 진이가 찾아오기로 했다.
누나는 아침부터 음식을 준비했다.
그것도 시우 형을 불러다가 함께 준비했다.
덕분에 원이 형과 예준이까지 따라와 집안이 난리였다.
“희수야 전무님한테 말 잘하면 친구들 다리 놔줄 수 있데?”
“그건 몰라!!”
“그러지 말고 임마”
“원이 형 능력이 없어?”
“재벌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그... 뭐랄까? 약간 지적이면서도 전문직에 일하는 그런 여자들 없을까?”
“아이고.... 욕심도 많다.”
솔직히 예쁜 여자들은 소속사에서도 널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SN에는 현역 아이돌과 예쁜 연습생들 천지였다.
그러나 멤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반 직장 여성. 특히, 전문직 여성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다.
진이가 도착해 내게 전화를 했다.
“오빠, 저 도착했어요.”
“알았어. 주차장 셔터 올려줄게”
전화를 끊고 2층에서 내려가자 원이형과 예준이가 부리나케 뒤따라 나왔다.
“왔어. 왔어!!”
문을 열고 나가는 나를 따라서 오지 않고 모두 홈스마트 화면에 미어캣처럼 머리를 디밀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자 진이 차에서 선물 꾸러미를 내렸다.
“야! 그냥 오지 뭘 이렇게 사왔어?”
“오빠, 나 괜찮아 보여요?”
“넌 아무렇게나 입어도 예뻐!”
과일바구니와 최상급 한우 세트를 들고 주자장 위로 올라왔다.
현관문을 열어놓고 형들이 진이를 반겼다.
“오랜만입니다. 전무님”
“원이 오빠!! 예준 오빠!! 반가워요.”
예전 본사에서 만날 때와 사뭇 다른 모습에 멤버들이 당황한 얼굴이었다.
그때는 회사라서 아는 체하는 정도로만 끝냈던 모양이다.
“어.... 그래요.”
“반가워요. 전무님”
“생각해보니 우리 진이가 은하수 3기 회장님이셨던 걸 깜빡했네.”
누나가 현관으로 나오자 진이는 자세를 고치고 정숙하게 인사를 건넸다.
“처음 뵙겠습니다. 안이진입니다.”
“어서와요. 김 희원이라고 해요.”
“역시 예상대로 미인이시네요.”
“호호호 고마워요. 우리 희철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들어었어요.”
“아닙니다.”
“언니라고불러요. 편하게 생각해요.”
“네, 언니”
전에 진이에게 시우 형과 누나가 사귄다는 말을 해줬다.
진이는 시우 형도 반갑지만, 언니 대하듯 차분하게 인사를 건넸다.
진이는 멤버들을 보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걱정되서 하는 말인데 우리 희수 여친들 많은 건 알고 있죠?”
“네, 알고 있어요. 언니”
“혹시라도 서운해하거나 상처받지 말라는 뜻이에요.”
“아니에요.”
“누나 진이가 이걸 가져왔네?”
“어머나... 고마워요.”
“얼른 생각난 게 없어서...마음에 드실지”
“좋아요. 그리고 우리 희수가 이걸 좋아해요.”
누나는 포장된 것 중 하나를 뜯었고 시우형은 멋진 쉐프처럼 그것을 구웠다.
인사하러 왔다고 했지만, 분위기는 비슷한 또래끼리 모여 노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웃고 떠들며 화기애애한 점심을 먹은 뒤 가까운 볼링장을 찾았다.
나와 멤버들은 이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듯 액션 캠과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삼발이로 3곳에 카메라를 세웠다.
그리고 나와 예준이는 카메라를 번갈아가며 팀을 나눠하는 치른 볼링 경기를 찍었다.
그곳에 볼링치러 온 사람들까지 때아닌 눈호강을 했다.
누나도 볼링을 생각보다 잘 했지만, 진이 볼링 실력은 우리를 뛰어넘어 상당했다.
단 한번도 도랑에 빠트리지 않고 대부분의 스페어는 다 처리해버리는 것이다.
잘하는 진이 때문에 우리 팀이 이겼다.
그러나 그 비용은 모두 진이가 계산했다.
함께 맥주 집을 들러 치맥을 즐기며저녁 늦게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돌아왔다.
“이진 씨 시간도 늦고 술도 마셨으니까 자고 가요.”
“언니 대리 부르면 돼요.”
“술도 마셨고 내일은 휴일이라 출근 않하잖아요. 같은 세대니까 다 이해해요.”
“네....”
“그래, 진이야 바쁘게 가야할 일 아니면 늦었으니까 그렇게 해”
나는 원이 형과 예준를 쏘아보며 그만 사라져 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그러자 시우 형이 모두를 데리고 일어났다.
“우리도 가서 잘 시간이다.”
“이제 겨우 11신데...”
“야! 얼른 일어나!!”
“잘 생각했어. 얼른 가버려”
키득거리는 멤버들을 돌려 보냈다.
누나는 굳이 진이에게 다른 방을 주지 않고 베개만 하나 더 꺼내줬다.
역시, 한두 번 겪는 일은 아니라는 듯 쿨했다.
멤버들이 가고 나서 진이는 창고로 쓰는 방과 옷방들을 둘러봤다.
“오빠가 어떻게 사는지 정말 와보고 싶고 궁금 했었는데...”
“사람들 사는 거 다 똑같지 않을까?”
“그때 저한테는 오빠 모든 것들이 궁금하고 신기했어요.”
창고 방에서 오래전 자신이 보낸 선물을 찾았다.
그녀는 그것을 한눈에 알아보고는 무척 반가워하면서 놀랐다.
“세상에 이걸 아직도 가지고 계셨네요?”
“네가 보낸 거야?”
“이건 백금으로 특별히 주문 제작한 오빠 두상이에요.”
“오~그랬어?”
그걸 들어 아래를 보여주었다.
은하수 팬클럽 임원 명단 아래 3기 회장 안이진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오빠....”
그녀는 오랜 추억들이 떠오르는지 눈물이 맺힌 모습으로 내게 안겨 왔다.
“저.... 오빠한테 특별한 여자 맞죠?”
“응, 맞아”
“다른 남자는 생각해본 적 없었어요.”
“고마워 이젠 너만 바라볼게”
진이 팔이 내 목에 감기고 나는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그리고 깊은 입맞춤이 시작되었다.
오늘이 그날이라는 약속을 한 적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직감으로 뜻깊은 날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
가족에게 상대를 소개할 정도라면 깊게 사귀는 사이다.
나와 진이는 그날이 첫날밤이었다.
우리 둘은 행복한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 한 침대에서 눈을 떴다.
세상이 새롭게 보이는 기적을 이룬 것만 같았다.
‘존버는 승리한다. 아니,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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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올라가는 갯수만큼 수익은 늘었다.
수익이 늘어나 더 괜찮은 미래를 위해 건물을 구하려 했다.
그러나 건물 구하기가 결코 쉽지가 않았다.
나와 우리 멤버들은 3일동안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괜찮은 건물을 알아보았지만, 다리만 아프고 난관이 생각보다 심했다.
“조금 괜찮다 싶으면 가격 너무 비싸고 싸다싶으면 주차장이 없거나 변두리... 아니면 아주 낡았거나!!”
“목이 좋으면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짜리가 무슨 120억이고....”
“그것도 낡은 건물이야"
“희수야 너무 기준이 없이 욕심만 부리는 거 아닐까?”
“하지만 부동산은 미래 가치가 있어야 하니까”
“생각을 좀 바꾸면 어때? 아예 변두리로 나가서 큰 걸로 구하거나 아니면 목 좋은 곳에서 투자가치 있는 거로”
"당분간 건물 알아보는 건 보류해야겠어. 돈을 더 모은 다음에 사는게 좋을 것 같아"
알고보면 결국, 돈문제였다.
돈만 더 주면 해결될 일이다.
70억으로 건물을 구하려 한 이유는 여유 자금이 있어야 인테리어와 필요한 시설들을 구비할 수 있어서 였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다.
구독과 좋아요는... 필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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