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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I

어느새 로리 영주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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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I
작품등록일 :
2017.11.18 19:16
최근연재일 :
2019.12.07 05:3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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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7,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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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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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조력자 4편

DUMMY

그로부터 이틀 후.

토너먼트가 개최되는 날이 되자 아델라는 점심때 즈음 다른 귀족들과 함께 도시 바깥에 있는 경기장으로 이동했다.

아무래도 경기장 자체가 경기에 직접 참여하는 선수들과 구경하는 관중들을 합해 최소 몇 백 명은 수용해야하다 보니 도시 안에 경기장을 짓기에는 여러 모로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었다.

황제나 왕도 아니고 일개 후작이 이런 토너먼트 대회를 자주 열 수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임시로 야영지를 만들 듯 도시와 약간 떨어진 곳에 경기장을 짓는 식이었다.

임시로 지어진 경기장 근처에서 간단한 연회로 식사를 마친 아델라는 나무로 만들어진 관중석 위 맨 앞에 앉아 경기가 시작되는 것을 기다렸다.

“....”

그리고 그 옆에는 경기에 참가하지 않는 헤링과 이다 두 사람과 함께, 프리드가 같이 있었다.

현재 일개 백작에 지나지 않는 아델라가 주최자 후작일가와 상대 신부측 가문원을 비롯한 다른 유수의 귀족들과 나란히 앉아있을 수 있는 이유는 물론 프리드의 약혼자이기 때문이었다.

이런식으로 후작이 공작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면 이미 저지른 짓이 있는 아델라는 홀대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

그러나 아델라는 버스터에게 후작 역시 천사를 데리고 있고 그 천사가 어떤 방법을 써서 자신을 죽이려들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런 비밀을 알게 된만큼 버스터의 목적이나 후작부인과의 협력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 네가 손님으로 이곳에 온 이상 그 녀석도 이제 널 어떻게 할 방법은 없으니까.]

아델라의 불안감을 눈치챈 버스터가 말했다.

그 말대로 주인측인 후작의 천사가 손님인 아델라를 대놓고 해코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때문에 자신의 힘으로 다른 야생동물을 조종해 아델라를 죽이려고 시도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이었다. 시끄럽긴 하겠지만 겉으로는 확실한 사고사처럼 보일 테니 말이다.

“모르는 건 아닌데....”

아델라를 처리할 방법이 있었다면 진작 실행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아델라도 그 사실은 이해하고 있었다.

다만 어찌되었건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 며칠이나 더 이곳에 머물러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데다가 버스터의 목적이 그 천사를 처리하는 것인만큼, 버스터가 먼저 움직이든 상대가 먼저 움직이든 상황은 급격히 변할 수 있었다.

“엘라? 뭐해?”

한창 아델라가 생각에 잠겨있던 도중에 갑자기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아델라 본인도 모르는 사이 엘라라는 애칭으로 부를 정도로 가까워진 루니아였다.

“아, 또 인형이랑 이야기하고 있었구나? 나도 껴줘! 인형아 안녕! 나하고도 이야기하자!”

아델라에게 말을 걸고 싶으나 계속 눈치만 보고 있던 프리드와는 달리 자신의 자리에서 아델라가 보이자마자 달려온 루니아는 제발 프리드를 좀 닮았으면 할 정도로 스스럼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쏟아냈다.

아델라 입장에선 인형과 대화한다는 이야기를 대놓고 하는 것도 부담스러웠지만 무엇보다 후작가를 포함한 다른 귀족들의 시선이 신경 쓰였다.

실제로 아델라가 그저께의 일을 포함해 후작과 완전히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이유로 그 딸과는 친하게 지내는지 의아해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현재 아델라와 약간 떨어진 곳에 앉아있는 후작도 딸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정적에게 친밀하게 굴면 제지할 법 함에도 그저 정면만을 바라본 채 경기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만 옆에 앉아있는 펠릭스는 신경이 쓰이는지 수시로 고개를 돌리며 확인하고 있었고 그 뒤에 있는 스텐과 키프는 줄곧 루니아를, 아니 아델라를 노려보고 있었다.

덧붙여 로베르는 계획대로 경기에 참가하느라 함께 있지 않았고, 후작부인의 모습은 역시 보이지 않았다.

아델라가 그런 생각을 하며 자꾸 인형 쪽으로 손을 뻗는 루니아에게서 인형을 지키고 있던 차에, 관악기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선수 입장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제 경기가 곧 시작될 테니 루니아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던 아델라에게 루니아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나, 엘라 옆에서 구경해도 되지?”

악의적인 의도는 전혀 없으나 결과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더 곤란한 루니아의 질문이었다.

“루니아님. 이런 공적인 자리에서는 가족 분들과 함께 계시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후작님께 허락은 받으셨는지....”

아델라가 도움을 요청하는 눈길을 보내자 헤링이 나섰다.

그 말 그대로, 후작의 딸이 정적인 아델라의 옆자리에서 경기를 구경한다는 것은 후작 입장에서 여러모로 모양 빠지는 일이었다. 자식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아빠는 신경 안 쓸 테니까 괜찮아. 펠은...내가 부탁하면 들어줄 테니까 괜찮아!”

그러나 헤링의 정론은 실제로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던 루니아에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루니아를 힘으로 쫓아낼 수도 없었기에 그대로 동석하게 되고 말았다. 본래는 헤링이 앉도록 마련된 자리였으나 이제는 루니아가 차지하게 되었다.

“엘라네 기사도 참가했어?”

자리에 앉아 경기장에 한 기사가 입장하는 것을 지켜보던 루니아가 물어왔고 아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참가할만한 사람은 거의 다 참가했다. 벨르, 베르너, 베닐 외 몇 명. 벨르의 말에 의하면 실력에 좀 자신 있는 기사들은 토너먼트를 보면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한다.

우승 시의 명예도 명예지만 패배자의 무장을 벗겨갈 수 있다 보니 기사들 입장에선 일확천금의 기회라는 것. 기사 한 명이 갖추는 갑옷의 금액이 상당한 액수다보니 상당한 돈벌이가 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설명하는 벨르의 눈 역시 참가자들이 모이는 천막에 고정된 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본래라면 봉급을 받는 호위기사는 계속 아델라의 옆을 지켜야했겠으나 헤링이 포상금을 받는 대신 대회에 참가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고, 잠시 고민하던 벨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대기소로 뒤쳐나갔다.

후에 받을 포상금과 자신이 토너먼트에 참가해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을 저울질해 후자가 더 이득일 거라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반면 헤링은 지출을 줄이는데 성공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디너드 남작, 베닐이 데려온 기사들 중 한 명인 도너를 임시 호위기사로 삼았다. 동행한 기사들 중에 유일하게 아델라에게 직접 소개한 기사이니 젊어도 실력은 분명 있을 것이다.

“...?”

그런데, 어째선지 경기장 양쪽이 그득하도록 선수들이 계속 입장하고 있었다.

아델라가 그 모습을 보며 의아해하고 있자 뒤에서 임시 호위기사, 도너가 설명해주었다.

“참가자가 너무 많아 한 번 거를 모양입니다.”

말하자면, 예선이었다. 다만 사람들이 많은 탓에 1대1 마상창시합이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싸우는 모의전으로 수를 줄일 생각이었다.

토너먼트는 연회에 참가하는 귀족이나 그 봉신들뿐만 아니라 외부 참가자도 받기 때문에 참가자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시작부터 모의전이라니, 화끈하네요.”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헤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델라의 지식으로는 중세의 토너먼트 하면 말을 탄 채 창과 방패를 가지고 1대1로 승부를 겨루는 마상창시합 밖에 떠오르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모의전의 비중이 더 컸다. 몸 풀기 느낌으로 마상창시합 경기를 하고, 그 후에 본 게임인 모의전으로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애초에 토너먼트 자체가 실전훈련을 겸하고 있는 만큼 모의전을 중요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델라는 잠시 참가자들을 살펴보았고 곧 몇 명 눈에 띄는 이들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할데란트, 즉 라힘펠 가문의 문장을 새긴 방패와 갑옷을 입은 자신의 기사들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익숙한 두 사람, 벨르와 베르너의 모습은 금방 구분할 수 있었다.

그다지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역시 자신의 기사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시작하는군요.”

그런 말이 들리자마자 양쪽으로 나뉘어있던 참가자들이 중앙으로 매섭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들은 모두 날이 서있지 않은 연습용 검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살상력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한 사실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기합소리와 함께 벌써 고통의 비명소리도 들려오고 있었다.

백여 명이 넘는 기사들이 한데 뒤엉켜 검을 휘두르고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고 사슬 갑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튀어 오르는 핏방울들은 그 광경을 한층 더 살벌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생각보다도 훨씬 살벌한 광경에 아델라는 걱정하며 라힘펠 가문의 문장을 가지고 있는 기사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다행히도 봐두었던 이들은 전부 아직 멀쩡한 듯했다. 대부분 자신의 상대를 한 명 한 명 착실히 쓰러뜨려 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라힘펠 가문의 문장을 달고 상대방을 눈에 띄는 족족 순식간에 제압하고 있는 어떤 기사였다.

“벨르님은 정말 대단하시네요. 과연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영주님을 지키셨던 분답습니다.”

벨르는 그 난장판에서 벌써 혼자 두 자릿수의 가까운 인원을 녹아웃 시켰다.

“저 분은....”

그렇게 자비 없이 상대를 쓰러뜨려가던 벨르와 한 기사가 마주쳤다.

아니, 기사라고 하기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다른 기사들과는 달리 갑옷은 완전히 신품으로 보였고 완전 무장한 상태가 익숙하지 않은 듯 약간 굼뜬 모습을 보였다.

그의 갑옷과 방패에는 볼루프 후작을 상징하는 초록색과 흰색이 섞인 방패 모양의 문장이 새겨져있었다.

정황상 틀림없이 로베르일 것이다.

본래는 이런 위험한 경기에 참가하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할 귀하신 몸이었지만 아델라의 도발에 응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나선만큼 예선 따위는 건너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나선 것이었다.

어차피 뛰어난 기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마상창시합과 모의전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야하니 틀린 생각은 아니었지만 현재는 상대가 너무 좋지 않았다.

어떤 이유에선지 잔뜩 돈을 벌 생각밖에 없는 벨르에게는 움직임은 어수룩한데 무장은 최고급 신품을 갖춘, 황금 고블린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거 큰일 났는데....]

벨르가 로베르에게 다가가기 시작하자 상황을 지켜보던 버스터가 중얼거렸다.


작가의말

또 2주나 걸렸네요....
머리가 굳었나 집중이 안되네요. 이상하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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