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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I

어느새 로리 영주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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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I
작품등록일 :
2017.11.18 19:16
최근연재일 :
2019.12.07 05:31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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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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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글자수 :
407,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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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6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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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불편한 손님 1편

DUMMY

두 사람은 웬 빛이 자신들 앞에 나타났다는 것을 알아채자마자 즉시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델라와 눈이 마주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기분 탓일까. 어째선지 빛을 확인하고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을 쳐다본 듯한 느낌이었다. 헤링은 물론 브롤드에게도 말한 적이 없는데 말이다.

“그렇군...이렇게 놀고 싶으셨던 것인가....”

브롤드는 잠시 아델라와 눈이 마주친 상태에서 뭔가를 생각하는가 싶더니, 곧 크게 소리쳤다.

“알겠습니다, 영주님! 이 빛을 따라가겠습니다!”

갑자기 브롤드가 빛은 왜 따라가겠다는 걸까 의아해하던 아델라는 곧 그보다 중요한 사실을 떠올리고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아니, 그보다 정말로 내가 한 거라는 걸 알고 있잖아...!”

분명 버스터에게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면 곤란한 일이 벌어질 거라는 말을 들은 뒤로는 혼자 있을 때만 간혹 꺼내본 것이 전부였다.

어떻게 저 두 사람이 알게 되었는가. 사실 그 답은 뻔했다.

“미네나 헤브가 틀림없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라는 아델라의 명령을 어길만한 것은 그 둘밖에 없었다. 미아는 평소 행실도 그렇고 입이 무거워 보이니 말이다.

“저기, 영주님? 재상께서 손을 흔들고 계십니다만....”

벨르의 말에 고개를 들자 빛을 따라 좀 더 앞서나간 브롤드가 다음 명령을 내려달라는 듯 손을 들어 올려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아까부터 창을 쥐고 눈치를 보던 베르너가 소리쳤다.

“도와주실 거면 빨리 좀 부탁드립니다!”

사실, 베르너는 이미 창을 한 번 더 던졌으나 시야에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나무 덕분에 아예 헛나가 맨땅에 박혀버린 상황이다. 이 굴욕을 어떻게든 만회하려면 자신의 손으로 돼지를 잡아야하지만 이제 남은 창이 하나뿐이었다.

만약 이걸로 돼지를 잡지 못한다면 아델라의 환심을 사는 것은 완전히 물 건너가는 셈이다. 폼은 안 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형편이 아니었다.

“에이!”

이것저것 고민하던 아델라는 우선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그 일은 빛으로 브롤드를 유도하는 것이었다.

아델라가 그리 마음먹자마자 빛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만 빛을 움직이는 아델라도 마찬가지로 말을 타고 이동 중이기에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는 상당한 속도였다.

말 위에서, 그것도 꽤나 빠르게 달리는 말 위에서 빛을 움직이는 것은 처음이기에 살짝 낯선 느낌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별 문제없이 바라던 위치로 빛을 이동시키는데 성공했고 브롤드와 헤링은 빛을 따라 적당한 거리까지 돼지에게 접근했다.

물론 돼지는 반대쪽에서 갑작스럽게 낯선 존재가 나타났다고 해도 이미 자신을 위협하던 베르너에게 성큼 다가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베르너 역시 큰 것을 바라던 게 아니었다. 돼지의 경로변경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것과 창을 맞고 즉사하지 않은 돼지가 자신에게 달려들지 못할 정도의 적당한 거리. 두 가지면 충분했다.

모든 게 갖춰진 것을 확인한 베르너는 다시 한 번 창을 쥔 손을 치켜들었고, 그 즉시 돼지는 힘을 잃고 그대로 고꾸라져버렸다.

“...엥?”

헤링이 던진 창에 의해서.

아델라 역시 베르너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덕분에 머리도 비워져 빛은 모습을 감췄다.

말을 세우고 어안이 벙벙한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베르너에게 헤링은 평소와 다름없는 밝은 표정을 지었다.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서 약간 도와드리려고 했는데 제가 그만 잡아버렸군요. 말씀하셨던 곳이 정말 급소였던 모양입니다.”

누가 봐도 절대 도와주려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헤링은 태연한 표정을 유지한 채 말했다.

그런 헤링의 말에 베르너가 어색하게 대답할 때쯤, 아까보다 표정이 훨씬 환해진 브롤드가 뒤쪽에 있던 아델라에게로 다가왔다.

“만족하셨습니까?”

그 질문에 아델라는 살짝 머뭇거렸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으, 응. 그런 것 같아.”

심심하지 않게 시간도 때웠고, 오랜만에 상쾌한 바깥바람도 쐤으며 거기에 그 녀석과 닮은 난폭해 보이는 돼지까지 잡았다.

이런 걸 보면 가끔 사냥을 나오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요란해서 부담스럽다는 점만 빼면.

“근데...내가 빛을 낼 수 있다는 건 어떻게 안 거야? 역시....”

한창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생각을 하던 아델라가 갑자기 슬쩍 눈치를 보더니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그러자 뒤에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짐작한 브롤드는 아델라가 하녀들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대답했다.

“제가 영주님께 무슨 일이 있으면 보고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녀들에게도 아델라가 빛에 대해 비밀로 하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기에, 영주의 명령보다 자신의 명령을 우선시 한 사실에 대해 화를 내도 할 말이 없었다.

아델라 역시 기분이 나쁜 건 분명 사실이었다. 하지만 브롤드가 결코 좋지 않은 의도로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화를 내기도 뭐했다.

“...다른 사람들은?”

결국 화를 내는 것을 포기한 아델라가 주제를 바꿨다. 그리고 브롤드는 그 질문에 안심하라는 듯 부드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영주님과 저, 보고 받을 때 같이 있었던 헤링공, 그리고 하녀들이 다입니다.”

거기서 말을 마친 브롤드는 몇 초 뒤, 현재 위치로 다가오는 누군가를 확인하자 뒤늦게 덧붙였다.

“영주님을 모시는 여기사와 저기 오는 저 양아치, 가 아니라 기사도 방금 추가됐군요.”

“자작님! 근데 방금 그 빛은 뭐였습니까? 혹시 성직자가 되신 겁니까?”

아무래도 브롤드의 앞쪽에 빛이 있었기에 브롤드가 만든 것인 줄 알았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브롤드는 그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아니고, 열심히 배우는 중이라네. 언젠가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나겠지만 영지에 쓸데없는 혼란을 초래하고 싶지는 않으니 내 입으로 밝힐 때까지 함구해주게.”

브롤드는 감탄이 나오는 거짓말 끝에 ‘그렇지 않으면 공이 다시는 할드부르크에 발을 딛지 못할지도 모르네.’라는 반 협박까지 덧붙였다.

“벨르에게도 부탁하겠네.”

“...아, 네! 물론입니다!”

그러자 아까부터 줄곧 멍한 상태로 있던 벨르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벨르는 줄곧 함께 있었기에 브롤드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도, 아델라가 그 빛을 만들었다는 것도 전부 알고 있었지만 당연하게도 현재 그런 말을 꺼내봤자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

“그럼 오늘은 이만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출발하면 여유 있게 도착할 수 있겠군요.”

헤링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점심때를 지나서 나왔기 때문에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오래 있을 수는 없었다.

아델라 역시 굳이 더 숲에 있고 싶지는 않았기에 바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베르너가 괜히 헛기침을 하며 주의를 끌었다.

“흠, 흠. 영주님. 즐거우셨습니까? 연회에 저도 함께 가는 것으로 생각해도 되....”

“내가 여쭤보니 즐거우셨다는군.”

브롤드가 베르너의 말을 끊고 끼어들었지만, 나온 말이 긍정적이었기에 베르너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으나,

“그 중에서 특히 돼지를 한 방에 잡은 헤링공의 활약이 기쁘셨던 모양이네. 헤링공이 가는 게 맞지 않겠나?”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제안에 베르너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 하지만 재무관님은 원래부터 가시기로 되어있지 않았습니까?”

그 사실은 아델라도 들어 알고 있었다. 헤링과 남작 한 두 명, 벨르와 기사 몇 명이라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브롤드는 베르너의 반론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직 영주님께 허락을 받지 않아서 말일세. 영주님, 허락해주시겠습니까?”

“어....”

브롤드가 베르너를 어지간히 연회에 동행시키기 싫은 모양이었다.

여기서 고개를 끄덕이면 물론 베르너는 연회에 못가게 된다.

“둘 다 가도 되지 않을까...?”

잠시 뜸을 들이던 아델라가 브롤드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당연하지만 살짝 시무룩해진 브롤드와는 대조적으로 베르너의 표정은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처음부터 베르너를 동행시킬 생각이긴 했지만 그것을 제외하더라도 그냥 외면해버리기에는 너무 불쌍해보였다.

“...영주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축하하네. 베르너공.”

말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근데, 왜 병사들이 안 올까요? 이미 올 때가 지났는데.”

화제를 돌리려는 듯 헤링이 온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행히 화제전환은 성공해 브롤드와 베르너는 물론 아델라와 벨르까지 같은 곳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아직도 병사들이 오지 않는 것은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말을 타고 꽤 오래 이동하긴 했지만 이동속도 자체는 그렇게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따라오고 있었다면 진작 따라붙었어야했다.

“아, 저기 오는 것 같...?”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발견한 벨르가 이상한 점을 눈치 채고 말을 흐렸다. 어째선지 단 두 명만이 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곰입니다! 이만 돌아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병사들은 헐레벌떡 뛰어와 누가 묻기도 전에 소리쳤다.

생각해보면, 돼지 같은 녀석들을 잡으라고 훈련받은 사냥개들이 도망가는 것도 그렇고 성격 나쁜 돼지가 한 번도 반격하지 않고 도망만 가는 것도 이상했다.

하지만 그 행동들이 모두 곰에 의한 것이라면 납득이 갈 수밖에 없었다. 과거 한반도에 호랑이가 있었다면 이곳에는 곰이 있다고 할 정도로 강력하고 두려운 존재였다.

“우선 저희가 쫓아냈긴 합니다만...?”

열심히 상황을 설명하던 병사는 정체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의 정체는...아델라를 포함한 모두의 시선은 병사들의 뒤쪽을 향해있었기 때문이었다.

“도, 도망쳐!”

네발로 뛰어오는 커다란 갈색 생명체를 본 누군가가 소리쳤고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뿔뿔이 흩어져 도망쳤다.

다행히 곰은 말이 전속력으로 달리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일행 중에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나중에 근처에 있을 귀족들을 위해 위험요소를 배제하려던 몇몇 병사들이 곰에 의해 피떡이 되었다는 말을 듣게 된 아델라는 다시는 사냥을 나오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위험천만한 사냥을 다녀온 뒤로 좀 더 아델라에게 점수를 따고 싶었던 베르너가 사냥을 가자고 열심히 설득해봤지만 아델라는 모두 단칼에 거절했다.

곰이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드문 일이며, 잘 사냥하지 않는 돼지를 잡으려고 했던 걸 봐선 어지간히 굶주린 탓에 예민해져있는 녀석이었을 거라고 설명해 봐도 요지부동이었다.

이후로도 계속 사냥을 가자고 설득했지만 연회에 가면 사냥대회도 있을 텐데 미리 익숙해지는 게 좋지 않겠냐는 말을 했을 때,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아델라가 연회에 못 가게 되어도 괜찮으냐고 묻자 그제야 베르너는 입을 다물었다.

그 뒤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지루한 일상을 보내던 아델라. 하지만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날’이 와버렸다.

후작의 연회에 참석해야하기 위해 떠나야하는 날이었다.

“영주님! 나중에 꼭 연회가 어땠는지 말씀해주셔야해요! 하나도 빼지 말고요!”

“나도 가고 싶어어~”

“참아.”

마차에 오르기 전, 아델라는 하녀들에게 배웅을 받고 있었다.

마음 같아선 하녀들도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기본적으로 초대에 응할 때는 귀족이나 기사, 호위병들을 제외한 사용인들은 데려가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

귀족 한 두 명이 오는 것이 아니기에 그들이 모두 여러 명의 사용인들을 데리고 온다면 주인 입장에서 신경이 쓰이는데다가 애초에 낯선 성에서는 하녀들이 성내를 오가며 제대로 된 수발을 들 수도 없었다.

때문에 초대한 이가 하녀들을 제공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었다.

아델라 역시 살짝 아쉬운 표정을 하며 마차에 올라탔다. 가장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인 만큼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무사히 다녀오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이번엔 브롤드였다. 그리고 브롤드 뒤에는 아직 몸이 불편한 듯 안색이 나빠 보이는 주교와 저번 사냥에서 노루와 사슴을 창으로 6마리나 저세상으로 보내버린 살벌한 브레이트도 있었다.

“걱정 마시길.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영주님을 보호하겠습니다!”

어째선지 대답은 마차 뒤에 말을 타고 있던 베르너가 했다.

그 모습을 본 브롤드의 미간에는 순간 주름이 졌었지만 아델라의 손에 들린 인형이 눈에 들어오자 이내 표정이 풀렸다.

“그럼. 출발하도록.”

조심스럽게 아델라가 탄 마차의 문을 닫은 브롤드는 마차 앞에 있는 벨르에게 말했고 벨르는 고개를 끄덕인 뒤 힘차게 출발을 알렸다.

그렇게 아델라와 헤링, 벨르, 베르너는 후작의 영지로 출발했다.


“...정말일까?”

살짝 긴 주황빛 머리카락에 콧수염을 기른 뚱뚱한 남자가 누군가에게 물었다.

“온다고 했으니 오겠지. 어떻게 하려고?”

꽤나 초조한 듯한 남자와는 다르게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는 상당히 침착했다.

“뭘 어떻게 해...! 그 망할 꼬맹이가 공작한테 찰싹 달라붙는 바람에 이제 건드릴 수도 없어!”

“그런 것 치고는 꽤나 큰일을 저질렀는걸. 뒷감당은 어떻게 하려고?”

그 말에 남자, 볼루프 후작은 얼굴이 크게 구겨졌다. 물론 그 ‘큰일’이란 ‘망할 꼬맹이’인 아델라의 암살시도를 뜻하는 것이었다.

볼루프 후작으로서는 절대 아델라를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아버지인 변경백의 영지를 꿀꺽한 자신을 원수 보듯 할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기회만 된다면 되찾으려고도 할 것이다.

다행히도 공작과 황제 역시 변경백의 딸인 아델라를 껄끄러워 해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가했지만, 어느새 그 둘은 완전히 생각을 뒤바꿔버렸다.

게다가 공작은 그것도 모자라 완전히 아델라를 자기 밑에 두려하고 있었다.

“그건 그 전부터 계획했던 거야! 반드시 죽였어야했는데...!”

후작은 황제가 아델라를 영주로 인정하겠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즉시 암살계획을 짰고 그렇게 나온 계획은 성공하는 것이 당연했다. 충성스러운 부하 덕분에 얻은 정보로 완벽하게 세워진 계획이었으니.

게다가 아델라만 사라진다면 설령 자신이 한 일이 들통 나더라도 다른 귀족들이 이미 대가 끊긴 라힘펠 가문과 힘 꽤나 있는 후작인 자신 중에 누구를 선택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실패한 것도 모자라 멍청한 놈들이 황제에게 잡히기까지 했으니....”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황제에게 아무런 반응도 없다는 것이었다. 당장 작위를 몰수하겠다고 나서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일인데 말이다.

황제가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있는 게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일을 저질렀는데도 입을 다물고 있을 리가 없었다.

똑똑

스트레스로 인해 후작이 머리를 쥐어뜯고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후작이 물었으나 그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문이 덜컥 열렸다.

“아빠! 방금 있지....”

열린 문으로 쏜살같이 달려 들어온 사람은 자신과 꼭 닮은 주황색 머리카락을 가진 막내딸이었다. 하지만 아직 복도에는 누군가가 서있었다.

짧은 갈색 머리카락과 수염, 큰 키에 다부진 몸. 자신이 아끼는 기사인 ‘오른’이었다. 오른은 허락도 받지 않고 문을 열어 죄송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물론 후작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귀찮은 막내딸이 한 짓일 테니.

“아빠는 할 일이 있으니 나가서 놀아라.”

오른이 찾아온 것을 보면 뭔가 일이 있는 게 틀림없었다.

“치이...아빠는 나랑만 안 놀아주고....”

입술을 삐쭉 내밀며 밖으로 쪼르르 달려 나가는 딸이 약간 가엾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할데란트 백작님이 곧 도착하신다고 합니다.”

“...정말로 왔나.”

후작이 아델라에게 초대장을 보낸 것은 그저 인사치레에 불과했다. 초대에 응해 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오른이 후작에게 말하는 것은 누가 마중을 나갈지 정해달라는 것이었다. 방금 이제 곧 아델라가 도착한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도 정말로 이곳에 올지 반신반의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가 마중을 나갈지 정해두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후작은 잠시 고민하다가 곧 입을 열었다.

“‘게일’더러 마중나가라고 해.”


작가의말

일주일 넘게 걸려버렸다...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제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기 때문에 더더욱....
사냥 파트가 잘 안써져서 답답한 탓에 오래 걸렸네요.
다음편은 금방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정말로요.

그리고 중간에 있는 '초대받은 귀족은 기본적으로 사용인을 데려가지 않는다'는 부분은 실제로 그랬는지는 잘 모릅니다. 하녀들을 데려가기에는 캐릭터들이 너무 많고 나름 그 이유가 타당하다고 생각해 그렇게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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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협조 4편 19.09.13 62 3 11쪽
64 협조 3편 +1 19.07.17 112 2 11쪽
63 협조 2편 19.06.07 78 3 9쪽
62 협조 1편 19.04.22 76 3 10쪽
61 낙오 3편 19.03.21 132 3 11쪽
60 낙오 2편 19.02.19 172 3 18쪽
59 낙오 1편 19.01.21 104 5 12쪽
58 조력자 7편 19.01.14 109 3 15쪽
57 조력자 6편 18.12.31 99 3 11쪽
56 조력자 5편 18.12.17 128 2 15쪽
55 조력자 4편 18.12.10 146 3 11쪽
54 조력자 3편 +1 18.11.27 241 3 14쪽
53 조력자 2편 +1 18.11.04 152 6 12쪽
52 조력자 1편 18.10.29 140 4 17쪽
51 발견 6편 18.10.21 123 6 18쪽
50 발견 5편 18.10.14 141 6 14쪽
49 발견 4편 18.10.07 125 5 14쪽
48 발견 3편 +1 18.09.23 150 7 16쪽
47 발견 2편 18.09.16 154 4 17쪽
46 발견 1편 18.09.01 144 2 13쪽
45 불편한 손님 6편 +1 18.08.01 185 1 11쪽
44 불편한 손님 5편 18.07.18 158 2 11쪽
43 불편한 손님 4편 18.07.10 167 2 9쪽
42 불편한 손님 3편 18.07.01 170 2 14쪽
41 불편한 손님 2편 18.06.23 184 2 18쪽
» 불편한 손님 1편 18.06.16 198 2 16쪽
39 사냥 2편 18.06.07 204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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