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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I

어느새 로리 영주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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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I
작품등록일 :
2017.11.18 19:16
최근연재일 :
2019.12.07 05:31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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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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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7,411

작성
18.08.0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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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불편한 손님 6편

DUMMY

놀란 아델라는 인형을 뺏기지 않기 위해 팔에 힘을 주었다.

“자, 잠깐만!”

그러나 여자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힘을 더 주어 인형을 가져가려했다.

본래 모습이었다면 절대 이러지 않았겠지만, 현재는 키나 몸집도 여자아이 쪽이 약간이나마 더 큰데다가 순간적으로 발생한 일이기에 아델라는 제대로 힘을 쓸 수 없었다.

그렇게 말을 하는 인형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정체불명의 여자아이에게 인형을 빼앗기기 직전, 아델라를 구원해준 것은 객실로 안내하던 하녀였다.

“루니아님, 손님이 곤란해 하고 계십니다. 후작님이 아시면 화내실 거예요.”

일부러 이 먼 곳까지 가져와 굳이 들고 다니는 인형이니 누가 보더라도 소중히 여기는 것처럼 비칠 게 분명했다.

“아, 아빠가?”

그 말에 화를 내는 아빠의 얼굴이 떠오른 루니아는 붙잡고 있던 인형을 놓았다.

아무래도 후작의 딸인 모양으로, 이제 보니 머리색도 완전히 같은 주황색이었다.

“네, 특히 말하는 인형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말씀을 하시면요.”

물론 지금의 후작이라면 아델라의 물건을 빼앗으려는 자신의 딸을 응원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우우! 진짜거든!”

그러자 루니아는 분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아델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얘가 아까 정원에서 인형이랑 말하고 있었단 말이야!”

그 모습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아델라는 기겁했다. 그리고 옆에 있던 하녀도 기겁하긴 마찬가지였다.

“죄, 죄송합니다! 백작님! 루니아님이 잘 모르셔서 그런 것이니 부디....”

그 이유는 아델라가 인형과 대화했다는 말 때문이 아니라아무리 어리다지만 손님, 그것도 백작위를 영주에게 루니아가 ‘얘’라는 호칭을 사용한 탓이었다.

“루니아님도 어서요!”

“...잘못했습니다.”

어려도 백작이 높은 자리라는 것을 아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하녀가 후작한테 일러바치면 혼날까와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루니아는 아델라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당연하지만 이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던 아델라는 기꺼이 그 사과를 받아들였다.

“괘, 괜찮아! 잘 모를수도 있지!”

“...아빠한테 이를 꺼야?”

아무래도 하녀뿐만 아니라 아델라가 후작에게 말할 경우까지 걱정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후작과 눈이 마주치면 얼어붙을 자신이 있는 아델라는 즉시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말 못...아니, 안 해! 걱정하지 마!”

서둘러 떠나고 싶었던 아델라의 확답에 루니아는 약간 기뻐하는 듯했다.

“그럼 이제 객실로 안내해줬으면 하는데.”

“아, 네! 루니아님은 다른 형제분들과 함께 방에 계셔주세요.”

하녀에 말에 루니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당장 무슨 말을 꺼내진 않았다.

그렇게 후작의 딸을 따돌리는데 성공한 아델라는 안내받은 객실에 들어가자마자 문에 사슬을 걸어 잠갔다.

아델라가 배정 받은 방은 영주의 방만큼은 못 되더라도 손님용 중에서는 최고급에 속할 정도로 넓었고 고급스러운 가구들이 즐비했다.

“야! 어떻게 된 일이야?”

분명 훌륭한 방이었지만 버스터에게 따질 것이 차고 넘치는 아델라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버스터에게 물어봐야할 질문들은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최고는 단연....

“그 여자애, 네가 말하는 걸 알고 있었잖아! 뭔데?!”

후작의 딸이 버스터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아델라가 인형에게 말을 걸었다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인형이라고 확실하게 소리쳤으니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야! 대답 안 해?!”

인형을 두 손으로 움켜잡은 아델라가 다시 소리치자 그제야 반응이 왔다.

[잠깐 생각 중이었어. 그래서, 네 질문이 뭐였지?]

지금 이 상황에 무슨 딴 생각을 하냐고 화를 내려했지만 그보다는 우선 제일 중요한 문제를 따지기로 했다.

“그 애가 어떻게 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냐고! 나만 들리게 말하는 거 아니었어?!”

버스터에게서 딱히 다른 이들에게 말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고 실제로 말하는 것도 본 적이 없기에 아델라의 생각이 무리는 아니었다.

“설마...?”

다른 경우로 말을 할 순 있었지만 그 행동이 몰고 올 파장 때문에 자제해왔다는 것 정도가 있는데, 그건 납득하기 힘들었다. 만난 이후로 몇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행동을 굳이 오늘 처음만난 루니아에게 해야 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그 애도 너랑 계약했다거나...할거라거나...뭐 그런 건 아니겠지?!”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아델라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인형을 노려보며 소리치자 즉답이 돌아왔다.

[아닌데.]

버스터 입장에서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델라에게는 굉장히 민감해질 수 있는 문제였다.

그게 사실이라면 버스터가 또 중요한 일을 자신에게 말도 하지 않고 진행시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었다.

“...정말이야?”

[정말이지. 나도 엄청 놀랐다고. 내가 놀라서 뛰어오르는 걸 너도 봤어야했는데.]

당연하지만 버스터의 확답에도 아델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다.

[아직도 날 못 믿는 거야? 설령 네 말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절대 그게 네게 해가 되지는 않을 걸.]

그런 버스터의 말에, 아델라가 인형을 한참 노려보더니 곧 근처에 있던 의자로 다가가 올라앉았다.

“널 못 믿겠다는 게 아니라 중요한 건 나한테 알려달라는 거지. 그렇다고 아까처럼 후작이 날 죽이려 사주했다는 걸 갑자기 밝혀서 사람 곤란하게 만...?”

거기까지 말을 이어가던 아델라가 크게 소리를 내며 인형을 집어던졌다.

“그러고 보니! 너 아주 제대로 한 건 해줬었지?! 걔 때문에 까맣게 잊고 있었네!”

뒤늦게 버스터의 만행이 떠오른 아델라는 분노를 폭발시켰다. 버스터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은 충격이 굉장하긴 했지만 당장 아델라가 피부로 느낄 여파를 따지면 후작의 딸인 루니아보다는 후작과 있었던 일이 훨씬 더 심각했다.

그리고 그 일을 만든 원인은 물론 버스터였다.

[아. 그거. 그냥...전부 알려고 하면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려고....]

“개소리 집어쳐! 뭘 알려준다는 거야? 네가 전부 말해주기 싫으니까 저지른 일이잖아! 그딴 식으로 나오면 내가 ‘아...이젠 전부 알려달라고 안 할게.’하고 그냥 넘어갈 줄 알았냐?!”

여태까지 상당한 시간을 함께한 만큼 아델라가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거라는 것을 버스터가 모를 리 없었다.

“왜 그딴 짓을 한 건데! 그렇게 나한테 욕먹고 싶냐! 아니면, 이것도 날 위한 거라고 말할 생각이야?!”

그 말대로, 정말 욕을 먹고 싶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대놓고 아델라를 곤경에 빠뜨릴 이유가 딱히 없으니 말이다.

[그런 셈이지.]

“거 봐! 그럴 줄...뭐?”

이번에야말로 버스터가 순수한 악의로 자신을 곤경에 빠뜨린 것이라고 확신하던 아델라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대의 대답에 얼빠진 소리를 냈다.

“어떻게 그게 날 위한 건데! 설명해봐!”

[말해도 믿어주려나?...아니, 우선 설명을 해봐야겠지?]

말해도 소용없지 않느냐는 자신의 회의적인 발언에 아델라가 이를 빠드득 갈자, 버스터는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

[우선, 후작이 널 죽이려고 사주한 범인이라는 건 당연히 너도 알고 있어야할 사실이잖아? 넌 지금 곰이 사는 동굴에 들어온 거니까 경계심을 가지게 해주려고 그런 거지.]

분명 틀린 말은 아니었다. 곰이 사는 줄 알아야 곰을 경계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왜 하필 그런 상황에서 그 말을 하는데?”

그게 문제였다.

그러나 버스터는 아델라의 질문에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그 전에 이야기했으면 네가 후작을 대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테니 나중에 말하려고 하던 차에...뭐, 사실 그 상황에서 후작이 범인이라고 밝힌 건 네가 짐작하는 그 의도가 없진 않아.]

즉, 일부러 아델라를 골탕 먹이려고 했다고 자백한 셈이었다.

“너...!”

[근데, 결과적으로는 상황이 나쁘진 않아.]

아델라가 자백에 대해 따지기도 전에 버스터가 먼저 입을 열어 아델라의 발언을 막았다.

[어차피 후작은 그런 일이 있든 없든 널 싫어해. 반면에, 그 덕분에 너와 후작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다른 귀족들이 확실하게 인지했지. 그것도 꽤나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이야.]

보통의 경우라면 무례를 저지른 아델라쪽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겠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다른 귀족들 역시 영지 문제로 두 사람 간에 갈등이 있다는 걸 아는 상황인데 후작이 주최하는 연회에 굳이 오지 않아도 될 아델라가 와서 그런 일을 저지른 셈이다.

다른 이들의 눈에는 충분히 강한 불만 내지는 항의 표시로 보일만도 했다. 실제로도 아델라의 행동에 의아해하는 반응과 함께,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도 같이 거론되었다.

[게다가 넌 불과 얼마 전에 ‘누군가’에 의한 암살시도를 받았잖아?]

“아!”

그제야 아델라는 납득했다. 이 상황에서 만약 후작이 아델라에게 암살시도를 했다는 게 알려지면? 후작의 입장은 굉장히 곤란해질 것이 틀림없다. 연회의 분위기도 완전히 망가질뿐더러 그 광경을 목격한 귀족들의 대다수가 ‘그럴 만 했네.’ 같은 반응을 보이며 아델라의 편을 들 것이기 때문이었다.

죽이려고 암살사주까지 했던 인물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 초대장을 보내는 행동은 손님이 연회 주최자의 인사를 무시한 것보다도 더 질색할만한 것이었다.

분명 이런 일이 있으나 없으나 후작은 자신을 적대시할 것을 생각하면 딱히 나빠진 게 없는 상황이었다. 좀 더 커다란 적개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은 제외하고 말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도달한 아델라는 작게 신음을 흘렸다.

“...너 그럼 후작이 범인이라는 건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

그런 질문에 버스터는 ‘글쎄?’ 같이 애매한 대답을 해왔고 아델라는 확신했다.

“후작이 범인이라는 걸 알면 내가 여기에 안 올까봐 일부러 말 안 했구만...!”

[날이 갈수록 눈치가 빨라지네. 네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기쁜걸.]

“훈훈한 분위기로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하지 마!”

버스터의 행태에 말은 그렇게 했지만 버스터가 옆에 있는 것도 아니고 당장 어찌할 방법은 없었다.

게다가 버스터의 설명도 일리가 있는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는 있었다. 특히, 후작이 암살을 사주했다는 증거만 찾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

후작이 무서운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후작에게 한 방 먹여줄 증거를 찾기로 마음먹은 아델라는 땅바닥에 떨어진 인형에게 소리쳤다.

“이번 건은 보류야.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난 뒤에...물론!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이런 일을 저질러도 된다는 건 절대아냐! 한 번만 더 그러면 정말 국물도 없을 줄 알아!”


작가의말

2주 동안의 공백을 딛고 돌아온 6편!...죄송합니다. 너무 늦었습니다.

안 그래도 이런저런 일 때문에 바쁜데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려 일주일을 고생했네요.

그리고 전편에서 컴퓨터와 폰을 오가며 쓰다보니 실수가 발생했습니다. 다음부턴 좀 더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나 나중에 그런 실수를 발견하시거든 어떤 수단으로든 꼭 제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이상하게 제가 살펴보면 잘 안보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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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협조 2편 19.06.07 79 3 9쪽
62 협조 1편 19.04.22 76 3 10쪽
61 낙오 3편 19.03.21 132 3 11쪽
60 낙오 2편 19.02.19 172 3 18쪽
59 낙오 1편 19.01.21 104 5 12쪽
58 조력자 7편 19.01.14 109 3 15쪽
57 조력자 6편 18.12.31 99 3 11쪽
56 조력자 5편 18.12.17 128 2 15쪽
55 조력자 4편 18.12.10 146 3 11쪽
54 조력자 3편 +1 18.11.27 241 3 14쪽
53 조력자 2편 +1 18.11.04 152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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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발견 5편 18.10.14 141 6 14쪽
49 발견 4편 18.10.07 125 5 14쪽
48 발견 3편 +1 18.09.23 150 7 16쪽
47 발견 2편 18.09.16 154 4 17쪽
46 발견 1편 18.09.01 144 2 13쪽
» 불편한 손님 6편 +1 18.08.01 186 1 11쪽
44 불편한 손님 5편 18.07.18 158 2 11쪽
43 불편한 손님 4편 18.07.10 167 2 9쪽
42 불편한 손님 3편 18.07.01 170 2 14쪽
41 불편한 손님 2편 18.06.23 184 2 18쪽
40 불편한 손님 1편 18.06.16 198 2 16쪽
39 사냥 2편 18.06.07 204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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