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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완판고수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9.14 18:07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217
추천수 :
59
글자수 :
341,454

작성
24.01.04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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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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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69화

DUMMY

“별 말은 없었어. 자네 말대로 자신도 그런 능력이 어디서 오는지 궁금하다고 했고,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다는 말만 했지, 그래서 나 역시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대화를 하겠다고 했었고...”


“그럼, 장형사님도 설이의 능력을 받아들이신겁니까?”


“받아들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군그래. 나한테만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아마도 피곤해서 잘못 들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자네 역시 알고 있다니 어젯저녁의 대화는 꿈이 아니었던게지. 신기한 자네의 딸의 능력을 인정해야지. 안그런가?”


“설이의 이런 대화법이 우리 말고 다른 어른들에게 마구 퍼져 나가면 어떻게 하지요? 솔직히 저는 그것도 겁이 납니다. 신기한 능력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거든요.”


“우선 지켜 볼 수 밖엔 없겠지? 설이의 그런 대화법은 분명히 무슨 이유가 있을거야.”


“이유요? 무슨 이유 말입니까?”


“그건 설이가 자신의 기억을 다 찾으면 그 아이 스스로 말을 해 줄거야. 우리는 그때까지 설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보호해야 할거고.”


장형사의 말이 끝나자 둘은 나름의 생각에 빠진 듯이 그렇게 이제는 둘의 잔에 모두 하얀 띠가 그려져 있는 커피를 마셨다.


향기도 사라졌고,온기도 사라진채로 느낄수 있는 것은 입안으로 들어오는 달달함뿐인 커피였다.


장형사가 또다시 고개를 들어 뭔가 갑자기 할 말이 생각이 나기라도 한 듯이 진우를 빤히 쳐다보면서 말을 했다.


“그런데, 자네는 설이의 이런 능력을 알고 나서 그 아이를 입양하기로 한거야?”


“아니예요. 무슨 말씀이세요. 절대로 그렇지 않아요.”


진우는 갑자스러운 장형사의 질문에 당황스러웠다. 솔직히 자신이 설이를 입양한 이유를 말하기가 누구에게도 어려웠다. 그것이 장형사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럼, 왜 갑자기 설이를 입양하기로 했는지 물어봐도 될까? 자네가 기분이 나쁘지 않다면 말이야.”


장형사는 갑자기 사건의 단서를 찾고자 하는 형사의 모습으로 돌아갔고, 자신의 추리를 사실로 만들기 위한 자료 수집을 하는 듯이 진지하게 물었다.


“그게 뭐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고 그냥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게 더 이유가 될 것 같네요. 모든 입양에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여전히 무언가를 숨기는 어색함으로 진우는 얼버무렸다. 자신 앞에 있는 사람이 상대가 말을 할 때 모든 표정과 억양과 자세를 하나도 빠짐없이 살피는 형사라는 것을 진우는 잠시 잊은 듯 허술했다.


“그거야 그렇지만, 왠지 자네에게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거든. 솔직히 설이는 자네를 너무 닮아가고 있어서 말이야. 뭐, 남자끼린데 어때?”


‘장형사는 형사다. 그래서 일반 사람들보다 주위의 모든 것들을 보는 눈이 남다르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한 추리를 하는 습관이 자신도 모르게 있지. 참.’


진우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얼마나 어색하게 이유를 대고 있는지도 보였다.


그런 그가 설이가 진우를 닮았다는 이유를 대면서 입양의 원인이 뭐 그런 연애사가 아닌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물었다.


“장형사님, 오늘은 이렇게 오래 자리를 비우셔도 됩니까? 장형사님이 이렇게 다른것에 관심을 가지시면 민생이 흔들리지 않을까요?”


진우는 자신의 모든 것들을 장형사에게 다 털어 놔야 하는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았기에 오늘은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담아서 넌지시 물었던 것이다.


대답을 하지 않겠다는 진우의 뜻을 장형사가 모를 리가 없다. 그래서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너무나 강하게 몰아붙이면 오히려 더 입을 닫아버린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는 장형사이기에 오늘은 이쯤이 적절한 타임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렇군. 다시 이 나라의 민생을 위해서 움직여야 하는 시간이 되었군 그래. 표도 안나는 민생을.”


현관을 나가려는 장형사를 진우가 악수를 하면서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 장형사님이 민생의 지팡이를 잠시 내려 놓고 제 얘기를 들을 시간이 나시면 그때 소주나 한잔 사세요. 딱히 이유랄 것도 없고, 창피하기도 한 것들을 제가 술김에 말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군. 자네 말이 맞아. 우리가 술이 없으면 진지해지지 않지? 나역시 술 힘을 빌려서 자네에게 할 말이 있을수도 있지. 알았어. 시간을 만들어 보자구.”


설이를 만나서 아이의 깨어있는 얼굴을 마주하고 다시 한번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갑자기 찾아왔는데 정작 아이의 얼굴은 보지도 못하고, 애매한 기분을 느끼면서 진우와의 얘기를 끝내고 나오는 장형사였다.


현관문을 닫고 계단을 내려오는 자신이 저녁찬거리를 사러 장을 가기는 했지만, 정작 사야 할 것은 사지 않은채로 다른 것들만 충동구매해 집으로 돌아와 사지 못한 물건을 다시 사러 갈까 말까를 고민하는 주부같았다.


‘다음에는 꼭 설이를 얼굴을 보면서 말을 한번 해 봐야겠군.’


그런 마음으로 장형사는 길을 걸으면서도 설이가 진우를 닮았다는 사실과 설이가 주파수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아이같지 않은 설이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자신의 직업병으로 그것들의 연결고리를 찾으려고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아저씨, 형사예요?’


또다시 설이의 주파수가 장형사의 뇌로 전달되었다. 설이의 목소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 소리가 들리자마자 장형사는 가던 길을 멈추고 자신도 모르게 이제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거리만큼 와버린 베이비 센터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말했다.


‘설이야?.... 그래. 나 형사야. 근데 그게 왜?’


‘아니요. 신기해서요. 제가 형사 아저씨랑 대화를 한다는 것이요. 근데 아저씨

왜 저 안보고 그냥 가는거예요? 나는 기다렸는데...‘


‘기다려? 내가 온 것을 알고 있었니?’


‘네.’


‘그런데, 왜 그때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지?’


‘아저씨가 아빠를 기다리시는 것 같아서 아빠와 얘기를 끝낼 때까지 기다렸죠. 그런데, 그냥 가시더라구요.’


‘ 그런데, 지금 어디로 가세요? 나쁜 사람들 잡으러 가요?


‘미안하네. 정말이지. 오늘은 너를 보러 왔었는데. 아빠랑 이야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나중에는 꼭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 하자. 오늘은 네 말대로 이제부터 나쁜 사람들을 잡으러 가야 해. 이 세상에는 네가 아는 것보다 더 나쁜 놈들이 많거든. 아저씨가 잡아도 잡아도 끝없이 생긴단다.’


걸으면서 대화를 이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장형사는 설이의 목소리가 들리던 그 순간부터 계속 지나는 사람들을 피해서 가게의 한편에 서서는 조용히 선채로 설이의 주파수를 받았다.


이들의 대화를 이해할 수 없는 보통 사람들은 장형사가 누군가를 기다린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의 잠시 멈춤을 신경도 쓰지 않았다.


‘우와. 아저씨, 대단하네요.’


‘그러니까, 너도 쓸데없이 자꾸 내 머릿속을 왔다갔다 하면 내가 잡아갈거야. 알겠지?’


장형사는 설이가 장난꾸러기 아이인양 농담을 전하면서 혼자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녜. 그런데 아저씨. 왜 내가 아빠에게 입양되었는지 궁금하신거예요?’


자신을 아주 어린 아이취급하는 것은 익숙한지 장형사의 어슬픈 농담에 반응하지 않으면서 물었다.


‘너 우리 대화도 다 들을 수가 있는거야?’


‘죄송해요. 아빠에게는 비밀로 해 주세요. 아빠가 그걸 제일 싫어 하거든요. 그냥 아저씨가 갑자기 와서 아빠랑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해서.....’


‘그럼 다른 경우에도 그것이 가능한거냐?’


‘그럴거예요.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요. 이제 제가 궁금하거나 이상한 것들이 보이면 아저씨한테 말해도 되요? 저도 내가 왜 이런지 궁금한 것들이 많거든요.’


‘그래. 알았다. 정말이지 필요한 것들이면 내가 생각해 보고 도와주도록 할게. 그리고 나를 이렇게 당황스럽게 자꾸 들락거리지 마라. 알겠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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