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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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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녀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5.03 08: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798
추천수 :
55
글자수 :
285,293

작성
23.12.01 19:19
조회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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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6쪽

56화

DUMMY

갑자기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몰랐다.


“세희씨 제가 무슨 실수한 말이라도 있습니까? 안색이 별로 안 좋아 보이네요.”


“아니예요. 그런 거 없어요. 다른 일이 생각나서... 미안 합니다.”


세희는 이런 감정이 웃겼고,슬펐다.


“세희씨.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고개를 살짝 기울여 세희의 표정을 살피면서 말했다.

너무 갑작스런 말이었다. 상상도 못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쩌지? 왜 나를 만나자고 하는거지? 나랑 사귀자는 말인가?’


동그란 두눈을 혜성의 눈에 맞추고는 바라보기만 했다.

아무런 대답을 못했다.


“이런. 이런. 제 기분이었네요. 제 말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혜성은 커피잔은 입으로 가져갔다.


“아니예요. 싫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갑작스러운 말이라...”


당황한 얼굴에 미소가 있다. 례성은 잔을 든채로 세희를 보며 웃어 주었다.


‘이 여자 너무 쉬운거 아니야?’


혜성은 잔을 든채로 웃어 주었다.


“그럼, 우리 오늘부터 1일이죠?”


“네에? 아,, 아, 네어”


갑자기 훅 들어오는 느낌이라 정신이 없다.


예의상 만남이 아니라 찐 만남으로 바뀌었다.


“세희씨, 요즘 좋은일 있어? 로또라도 당첨된거야? 맨날 웃는 얼굴이니 좋긴 한데 수상해~~~”


딱 찝어 연애를 하냐고 묻지 않았는데 들킨 것 같아서 부끄러웠다.

사무실 사람들이 웃었지만 딱 한사람.

기영은 고개를 숙이고 대화에 끼지 않았다.


그런 모습이 신경 쓰였지만 가볍게 생각하려 했다.

기영에 대한 미안함보다 혜성과의 행복이 더 컸다.


“선배님. 커피 한잔 하실래요?”


마주하고 앉아 있어도 기영은 말을 하지 않았다.


“저어, 선배님!”


“그와 이제 만나기로 한 거야?”


세희를 쳐다보지 않고 기영은 말했다.

커피잔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쓸면서.


“네”


무슨 뜻인지 잘 안다.


“잘 됐네. 네가 원하던 일이었잖아. 그렇지?”


“......”


오늘따라 쳐저 보이는 기영의 어깨가 신경 쓰인다.

항상 배려하면서 도와 준 따뜻한 선배에게 뭔가 잘못한 느낌이다.


“ 됐고, 이제 후배님은 거하게 한턱이 쏴. 사랑을 찾은 기념으로 말이야, 나 오늘은 정말 비싼 거 먹을 거니까. 각오하고.”


갑자기 톤이 높아지더니 그렇게 말하고는 일어섰다.


“근데요, 선배님.”


가려는 기영의 뒤에 대고 불렀다.


“왜, 제 이름을 안 부르세요? 다른 선배들은 다 내 이름을 부르는데..”


갑자기 왜 이런 질문이 생각났는지.


“그게.... 모르겠는데. 그냥 후배라고 부르는게 더 편해서이겠지? 난 계속 그렇게 부를건데?”


세희는 더 묻지 않았다. 걸어가는 기영의 뒷모습만 보고 있었다.

기영과의 업무적이든 사적이든 시간을 가지는 것들이 사라졌고, 그 시간대를 혜성이 채움으로써 선후배의 유대감은 많이 사그들었다.


가끔씩은 혜성이 잡지사 앞까지 세희를 데리러 왔고, 그런 날에는 그 모습을 쓸쓸히 기영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 세희는 행복에 들뜨서 달려 나가곤 했었다.

혜성이 그녀 인생에 전부가 되어 버렸다.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드라이브를 하는 모든 것들이 세희는 마냥 좋았다.


“부모님은 지금 같이 살고 있는거야?”


언제부턴가 혜성은 말을 놓았고, 그의 말투를 애정의 친밀도로 세희는 받아들였다.


“아니요. 동생이랑 같이 있어요.”


“그럼, 크게 아팠던 적은 있어?”


“어떤거 말이예요. 수술같은거 말하는 건가요?”


“응 뭐 그런거. 있어?”


“아니요. 그런거 없어요. 무지 건강하거든요. 왜요?”


“아니, 그냥.... 앞으로도 건강해야 한다고 말해 주고 싶어서...”


“뭐예요. 실없게.”


“세희는 나를 어디까지 믿지?”


“그건 또 무슨 말이예요?”


“그냥, 궁금하네. 세희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사랑한다고 머리로 말했다. 하지만, 부끄러움에 고개를 돌렸다.


“나를 좋아하는거지?”


“녜.”


모기만한 소리다.


“그럼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겠네. 그치.”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들이라면.


이번에는 정면으로 마음을 전했다.

눈빛에 혜성은 만족했고, 미소를 지었다.


‘이 남자를 행복하게 하는 것. 웃게 하는 일은 뭐든 할거야.’


자신 있었다.

세희는 그에게 점점 빠져 들었고, 여자이기를 바랬다.

사귀면서 손을 잡거나, 팔장을 끼거나, 어깨를 감싸 안는 행동을 해 본적이 없었다.

몸이 닿는 일은 혜성이 만들지 않았다.


연인의 뜨거운 키스조차 없었다.

처음엔 서두르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고마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가 없자 세희는 조급하기 시작했다.


“저.... 혜성씨...”


집으로 데려다 주는 차 안에서 세희는 혜성에게 물어볼 참이었다.


“응”


“저를 사랑하나요”


정말로 오글거리는 질문이지만 꾹 참고 했다. 그의 마음을 정말 알고 싶어였다.


“그걸 갑자기 왜 묻지?”


“그냥....”


그의 감정이 의심스럽다고 사실대로 말할 수 없다.


“사랑하지. 당연히. 세희도 나를 사랑하는 것 맞지?”


혜성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런 혜성의 얼굴에 더 질문할 수 없었다.


‘뭐, 플라토닉 사랑이라는 것도 있다니... 나와 혜성씨의 사랑도 그럴 수 있겠지’


‘내가 너무 속물처럼 굴면 싫어할거야.’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세희를 혜성은 작은 한숨을 내 쉬었다.

물론 세희는 그 숨의 파장을 느끼지 못했다.


“어이, 후배. 왜 얼굴이 죽상이야. 고민이라도 있는거야?”


기영이 말을 걸어 왔다.


“아니예요. 그냥....좀”


혜성에 대한 찜찜함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진 모양이다.


“그래? 사랑을 하는 얼굴은 어디로 간거야? 벌써 헤어지기라도 한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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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6화 23.07.07 26 0 7쪽
44 45화 23.06.17 24 0 9쪽
43 44화 23.06.10 21 0 6쪽
42 43화 23.06.08 21 0 8쪽
41 42화 23.06.06 22 1 8쪽
40 41화 23.06.04 27 1 8쪽
39 40화 23.06.02 26 0 8쪽
38 39화 23.05.26 2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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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6화 23.05.15 25 0 7쪽
34 35화 23.04.24 27 1 6쪽
33 34화 23.04.10 29 1 7쪽
32 33화 23.03.05 31 0 6쪽
31 32화 23.02.26 29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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