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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완판고수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9.14 18:07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197
추천수 :
58
글자수 :
341,454

작성
24.01.01 06:27
조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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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68화

DUMMY

여전히 설이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너무나 매몰차게 말한 것은 아닌가하고 살짝 미안해진 장형사는 다소 상냥한 기운을 담아서 말을 했다.


‘ 다시는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야. 네가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상관없어.’


‘녜, 고맙습니다. 아저씨.’


‘그런데, 너는 왜 이런 능력이 있는거지? 이런 경우는 나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해서 말이야.’


영혼과의 주파수 대화는 익숙한 장형사였지만, 설이와 같이 살아 있는. 그것도 말을 배우지도 못한 한 살짜리 아이와의 주파수 대화는 전혀 상상도 한적이 없었던터라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아빠도 그런말을 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많이 놀라셨어요. 하지만, 저도 잘 모르겠어요. 거짓말 같겠지만, 저는 모든 어른들과 대화를 할 수 있어요. 제 주파수를 받는 어른들이라면요. 그리고, 여러 가지들이 보이기도 하구요.’


‘알았다. 더 묻지 않으마. 그래도 네가 궁금한것들이 있으면 다시 얘기하자. 이제 나는 잠을 좀 자야겠다. 나중에 한번 보러 가마.’


정말이지 피곤이 한꺼번에 몸으로 몰려들어서 금방이라도 골아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네, 안녕히 주무세요. 아저씨’


거짓말같이 장형사의 머릿속은 맑아지면서 설이의 소리가 사라졌다.

이런 경우는 정말이지 처음이었다.


살아 있는 아이로부터의 주파수 대화라니....


잠을 자겠다며 주파수 대화를 끝을 냈지만, 설이의 소리가 사라진 머릿속은 잠을 자야 한다는 생각이 사라져 버렸고, 장형사는 설이와의 대화를 생각하면서 또다시 영혼들의 일에 말려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그냥 평범한 형사로서 살아가고 싶은 장형사였기에 영혼들과의 대화라든지 이런식의 주파수 대화는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


그렇게 맑은 머릿속과 피곤에 찌들은 몸의 실랑이 사이에서 깊지도 얕지도 않은 그런 수면을 보내고 장형사는 다음날 출근을 하였고, 또 다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외근을 하면서 잠시 진우가 있는 베이비 센터를 방문했다.


어젯밤의 경험이 혹시나 자신이 피곤한 탓에 잠결에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설이의 얼굴을 보면서 확인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마침 진우는 외출중이었지만, 선생님들이 곧 올것이라며 차를 대접해 주어서 서재에서 기다렸다.


자주 오는 발걸음은 아니었지만, 항상 이곳에 오면 느끼게 되는 감정이 하나 있었다. 이곳의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선생님들의 얼굴에는 엄마의 따뜻함이 있다는 것이다.


그녀들의 미소를 보고 있노라면 범죄자들로 가득하여서 살기 싫어지는 이 세상이 잠시나마 따뜻하다는 기분이었다.


선생님들의 말처럼 진우는 정말이지 채 십분도 지나지 않아서 돌아왔고, 장형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어쩐 일이세요. 오늘은 한가하신가요?”


“한가하기는 무슨. 그냥 한번 들러 봤지. 별일 없지?”


“별일이요? 그건 제가 아니고 장형사님쪽인 것 같은데 제 말이 틀렸나요?”


그러면서 진우는 고개를 살짝 기울여 미소띤 얼굴로 장형사를 보면서 이렇게 갑자기 찾아온 진짜 이유를 말해 보라는 눈짓을 보냈다.


이렇게 진우 가까이 서 있는 것을 장형사는 되도록 피했다. 키가 차이가 나서 괜실히 자신이 진우 옆에서는 초라해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진우가 이처럼 자신곁에서 살짝 내려다 보는 시선을 받고 보니 마치 자신이 나이차가 많이 나는 형에게 꾸중을 듣는 막둥이 동생이 된 기분이었다.


“별일? 아니야, 그런거. 그냥 한번 설이가 보고 싶어서 말이야. 저 번에 자는 모습만 보고 가서 그런가 가끔씩 눈에 어른거려서....”


역시나 무슨 이유가 있다는 느낌이 드는 그의 행동과 억양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진우는 장형사를 다시 쇼파에 앉히고는 그가 먼저 이야기를 꺼낼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는 사이에 선생님이 진우의 커피를 가지고 왔고, 둘은 하나는 식어서 테두리에 하얀 크림의 띠를 만들고 있는 커피와 방금 뜨거운 물에 다 녹아버려서 진한 커피향을 김과 함께 날리고 있는 커피를 마주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진우의 예상대로 장형사는 무슨 할말이 있는 듯이 주저함을 보였다.

침묵을 깨기 위한 대화의 시작은 궁금한 것이 있는 장형사가 먼저였고, 알고 싶은 무언가를 진우에게 묻고 싶은 장형사가 먼저 시작했다.


“그게 말이야. 어제 이상한 경험을 해서 말이야.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은 안가는데 설이가 말을 걸어와서 대화를 한 것 같거든 ...”


장형사는 자신에게 죽은 영혼들이 보이고 영혼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진우에게 말하지 않았기에 어디까지나 꿈이었을거라는 확신을 담아서 이야기를 꺼냈던 것이다.


“그럼 설이가 장형사님에게도 대화를 시도했다면 말이예요?”


장형사가 궁금해 하는 것이 설이에 관한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진우는 장형사의 말에 놀라는 눈치였다.


역시나 자신이 어제 한 주파수 대화의 주인공은 설이가 맞았고, 그 아이 말처럼 진우 역시 그런 대화를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 자신 앞에서 두눈을 동그랗게 뜬채로 두 손을 탁자 모서리를 잡고는 몸의 반이상을 장형사 쪽으로 가까이 밀어 붙이면서 말하는 진우의 모습이 장형사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럼 내가 어제 한 것이 꿈이 아니라는 말이지?”


장형사는 아주 보통 사람이 초 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한 것 같은 순진함을 담아서 진우에게 어제밤의 경험을 확인 받았다.


“녜, 저도 처음에는 믿지를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믿죠. 믿을 수 밖에는 없어요. 자주 그런 식으로 설이와 대화를 하거든요. 솔직히 주파수 대화로는 설이는 다 큰 어른인데 침대에서 자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믿어지지가 않아서 제가 마치 미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지요.”


장형사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편안함인지 다시 몸을 쇼파에 서서히 기대고는 진우는 아직 식지 않은 자신의 커피잔을 들어 조용히 한모금 마셨다.

입을 살짝 댔다가 떼는 것을 보니 그의 커피는 한모금 크게 마실정도로 식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그것이 가능한 건가?”


장형사는 어제 설이에게 하던 의구심을 진우에게 다시 물었다.


“글쎄요. 하나님을 믿고 있는 사람으로서, 저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단지 설이는 보통의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생각만이 있죠.”


커피가 식기를 기다리면서 탁자위에 내려 놓지 않은채 진우는 장형사를 바라보았다.


“보통의 아이와는 다르다....”


설이만 생각하면 온통 수수께끼 투성인 것 같아서 조금은 답답함을 느끼는 진우였다.


“그런데 설이 말로는 자신의 주파수가 모든 어른들에게 다 전달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어요. 지금까지는 저혼자 밖에는 없었거든요. 이제 장형사님도 받을 수 있으니 사람이 늘어난 것이기는 한데 왜 여기 있는 다른 선생님들과는 안되는 주파수 대화가 멀리 떨어져 있는 장형사님에게는 되는지 궁금하네요.”


진우에게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장형사에겐 어렴풋이 짐작이 되었지만, 자신이 영혼과의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진우에게는 신기한 일이기도 할 것이다.


“글세. 그건 나도 모르겠는걸. 설이가 아저씨들만 좋아해서 그런가?”


정말이지 쓸데없고,농담도 안되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 내 뱉은 말이지만, 장형사는 그렇게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설이가 장형사님에게 무어라고 했어요?”


설이의 능력이 커진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말고 다른 사람과도 이런 특별한 방법으로 딸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마치 설이에게서 자신만이 유일하게 할수 있는 존재의 자리를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 약간의 서운함을 내색하지 않으려고 커피잔을 돌리면서 진우는 자신이 그래도 더 진지한 대화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받고 싶어 무심한 듯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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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9화 23.12.11 1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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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6화 23.12.01 15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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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6화 23.07.07 29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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