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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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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녀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5.03 08: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795
추천수 :
55
글자수 :
285,293

작성
23.06.17 07:26
조회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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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9쪽

45화

DUMMY

이곳으로 오는 날에도 어머니는 아들을 배웅하면서 눈물을 지어셨다.


그것은 아마도 한번도 떨어져서 살지 않았던 아들이 당분간을 잘 볼 수 조차 없다는 것에 대한 엄마로서 자신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아픔이었을 것이다.


모르긴해도 어머니는 아침,저녁으로 그의 방을 들여다 보면서 그리움의 눈물을 혼자서 흘리실 것이다.


그것이 익숙해 질때까지 아주 많은 시간의 눈물이 쏟아지겠지만, 어머니는 견디실 것이고, 받아들이실 것이다.


모체로부터 떨어져 나간 살들인 자식들은 그리 슬픔이 깊지 않을 것이고, 고통도 크지 않을 것이지만,

떼어 보낸 모체는 다시 차오르지 않는 상처를 부여잡고 피같은 고통의 시간을 인내해야 한다는 것을 떨어져 나간 살들은 모를 것이다.


무슨일을 하기에 그렇게 밖에 올수 없는지를 묻던 어머니의 서운한 얼굴이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이곳에 대한 기대감으로 어머니의 근심어린 얼굴을 지운지 오래다.


혜성과 일을 하게 되는 이 연구단지는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필요한 약들을 개발하는 연구를 하면서 약을 생산하는 제약회사였다.


민기는 그렇게 들었다.


이곳을 처음 설립한 사장역시 의사였고,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생명의 시간을 더 주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곳을 세웠다고 했다.


이곳이 대외적으로 알려진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만들어 내는 신약의 탁월함 덕분인지 이 분야에서는 평이 아주 좋은 곳이었다.


그리고 신약이 시판되기까지 모든 것들이 비밀에 부쳐지고 연구원들도 아주 소수의

우수한 인재들로만 구성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개발한 약의 효능이 인정되어 돈도 많이 벌었고, 어느새 상장회사가 되어서 주식 또한 고가로 거래가 되고 있는 흔히 말하는 요즘 뜨는 제약회사라고 할 수 있었다.


거기까지다. 민기가 이 시설들에 아는 지식은.


이 곳에서 민기는 혜성에 의해서 따로이 계약이 되어 있는 사람이었다.


연구와 생산을 담당하는 곳에 근무하는 것도 아니었고, 연구원들과 연구에 투입된다거나. 생산에 관한 일을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단지 혜성이 시키는 일만을 하는 이 제약회사에서 민기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없는 사조직의 일원같은 위치였다.


그래서인지 민기가 근무하는 이 단지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제약회사 단지와는 숲과 전기벽으로 완전히 분리 되어 있었다.


민기는 외부에 노출이 되면 안된다는 계약조건을 받아들이고 이곳으로 온것이기에 건너편의 단지에 일은 궁금해 하거나. 건너 가보거나 해서는 안되었다.


민기와 혜성이 지내는 곳은 건너편의 사람들에게는 알려져서는 안된다는 혜성의 단호한 말들이 여전히 각인 되어 있기에 민기는 건너편에 대한 생각을 애당초 접었었다.


민기에게 주어진 이 개인 공간엔 필요한 편의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었기에 자신의 옷가지와 개인 물품만 있으면 되었다.


민기는 자신이 타던 자전거도 함께 실어서 왔었다.


딱히 운동을 하겠다는 생각은 아니었고, 이곳은 걷기엔 건물들이 서로 떨어져서 멀리 있다는 것을 이전에 보았기에 이동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였다.


짐정리라고 할 것까지는 없었지만, 대충 자신의 짐들을 적절히 정리를 하고, 남은 시간들은 한가하게 주위를 둘러보면서 산책을 하며 보냈다.


민기가 기거하게 될 이 숙소 말고 숲을 경계로 여러 건물들이 나지막히 있었던 것을 기억하고 이곳 저곳을 찬찬히 둘러 볼 생각을 하였는지도 모른다.


숲과 숲사이의 작은 도로들을 지나고 숲속으로 이어지는 사람의 보폭정도의 오솔길을 따라가면 작은 숲사이로 건물이 보이고는 했다.


이곳의 모든 건물들은 그렇게 작은 숲으로 감싸여 있어서 하나 하나 찾는 재미가 있었다.


매번 작은 건물들을 찾아서 별로 다를 것도 없는 외관을 쳐다보는 그였지만, 민기는 그가 찾아낸 건물들 내부로는 들어갈 수가 없었다.


각 건물마다 현관에서부터 철저한 보안시스템이 작동중이어서 어느 건물에서도 손가락 지문 확인없이는 유리문 하나라도 열수가 없었다.


그 넓은 지역에서 자신처럼 산책을 하며 돌아 다니는 사람도 하나도 없어서 민기는 마치 농본기에 모든 사람들이 들판으로 일을 하러 나간 사이에 텅비어 버린 동네의 집집들을 어슬렁거리는 한 마리 누렁이같다는 느낌을 이 산책을 통해서 받았다.


이렇게 여러개의 건물속에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는지 궁금한 산책길이었다.


그렇게 숲과 숲 사이를 지나다니는 자전거 산책을 하면서 1주일이 지난 다음날 혜성에게서 전화가 왔었고, 민기는 그를 만나 함께 앞으로 이곳에서 할 일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민기가 혜성과 함께 간 곳은 민기의 숙소에서 작은 숲 하나를 건너서 있었던 다른 이층 건물이었다.


물론 그 곳도 자전거를 타면서 확인하였던 건물이었지만, 자신의 지문이 등록 되어 있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다른 건물들로 이미 확인하였기에 안을 들여다 볼 생각도 하지 않은채 자전거 핸들을 돌렸던 기억이 났다.


혜성이 시키는 대로 민기는 현관의 보안 시스템에 자신의 지문을 등록 시켰고, 이제는 적어도 이 건물만은 자신이 언제든지 들어 갈 수 있는 유일한 건물로 만들었다.


도시의 일반 산부인과처럼 외래 환자를 받는 것은 아니었고, 병실이라고 보이는 공간에는 산모로 보이는 젊은 여자들이 서너명 있었다.


혜성의 안내를 받으면서 자신의 출현에 의아해 하는 간호사들과 가벼운 인사를 하였고, 자신이 근무해야 하는 건물 안의 이곳 저곳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진료실. 초음파실. 간호사 대기실. 주사실. 산모들이 기거하는 병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아늑한 개인 공간들과 수술실까지 그야 말로 작은 의원정도의 규모였다.


민기의 진료실은 가끔씩 눈을 부칠수 있도록 간이 침대가 마려되어 있기도 했다. 모든 시설들은 깔끔하고 정갈했다.


만약에 민기가 자신의 개인 병원을 연다면 이것처럼 깔끔하게 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근무를 해야 하는 공간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이곳에서 배의 크기가 제각각인 산모들의 출산을 돌보아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태아들을 위한 기본 검사와 산모들의 건강상태. 그리고 그녀들의 기분까지 돌보아야 한다는 혜성의 설명이었다.


그리고, 자연 분만이면 다행이겠지만, 만약에 급하게 수술을 하게 되더라도 위험이 생기지 않도록 모든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었지만, 수술이라는 혜성에 말에 민기는 자신만이 느끼는 떨림이 일었다.


아직은 회복되지 못한 자신의 감정이었다.

그런 일을 또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 민기는 항상 산모들을 잘 관찰하고 진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보면 아주 단순한 일이었다.


정신없이 오는 외래 환자들을 진찰하거나 급하게 재왕절개를 하지 않아도 되는 평온한 일상의 환자 돌봄이 이곳에서 민기가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일에는 한가지 조건이 붙어 있었다.

그 산모들과 의료행위 중에 그 어떤 사적인것에 대해서도 대화가 금지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민기 자신이 하는 일들은 아무데서도 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단서가 붙은 일이였다.


고액의 봉급과 잘 마련된 숙소를 제공받는 대신에 자신의 일과 돌보는 산모들과 태어날 아이에 대해서는 벙어리가 되라는 것이었다.


민기는 지금부터 단지 기계처럼 그 산모들을 돌보고 아이들을 무사히 받아야하는 일만 해야한다.


그림자 의사! 그것이 이곳에서 그의 역할이었다.


여기서 무슨일을 하던 그냥 돈을 벌려는 마음을 다잡고 왔는데, 다행스럽게도 그에게 주어진 일은 산모들을 돌보는 것이었고, 자신의 전문분야여서 생소한 긴장감은 가지지 않아도 되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웠다.


이곳의 산모들은 1인실을 이용하고 있었고, 이곳을 담당하는 간호사들은 두명뿐이었다.


그리 힘든 일이 아니여서 인지 그 둘만으로도 가능한 병실과 환자 관리라고 혜성이 설명을 했다.


‘간호사들도 나처럼 그런 계약으로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건가?’


민기는 간호사들에게 자신의 궁금증을 물어 볼 생각은 아니었지만, 알고는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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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7화 23.07.14 20 1 5쪽
45 46화 23.07.07 26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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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2화 23.06.06 22 1 8쪽
40 41화 23.06.04 27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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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6화 23.05.15 2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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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2화 23.02.26 29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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