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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4.15 14:55
최근연재일 :
2023.04.22 22: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69
추천수 :
22
글자수 :
67,570

작성
23.04.15 16:09
조회
36
추천
1
글자
11쪽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제6화

DUMMY

상진씨와 선화씨가 커플이 된 이후로..

둘만의 시간을 보내느라 여념이 없었기에..

그나마 그들에게 의존해 있던 나와 민정씨는 외톨이 신세가 되었다.


말 걸어주는 이들도 없었고..

밥도 혼자 먹어야 했다.


뭐 사실 나야..

혼자 밥 먹는 인생을 너무 자주 해왔었기에 크게 문제가 안되었는데..

구석에 혼자 앉아..

처량 맞게 밥을 먹는 그녀를 보면..

왠지 모를 측은함이 들었다.

여자들은 혼자 밥먹는 거 엄청 싫어 한다던데..

가서 같이 먹어줄까?

내가 혼자 먹기 싫어서 그런 거.. 절대 아니다.

그냥.. 그녀가 불쌍했던 것이다.


식판을 들고 그녀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깜짝 놀라는 그녀..


"아.. 뭘 그렇게 놀라요.."


너무 놀라니까.. 내가 더 당황스럽다.


"아.. 아니..에요.. 갑자기 나타나..셔서.."


..............


구두 굽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댔는데..

갑자기는 무슨..


"하하.. 미안해요. 근데 밥 혼자 먹기 심심하지 않아요? 저도 상진씨가 없으니 외톨이 신세네요"

"..............."

"민정씨도 선화씨 없어서.. 혼자 드시는 거 같고.."

"..................."


뭐야.. 뭐라고 반응 좀 해줘 제발..


"왜 이렇게 말씀이 없으세요? 혼자만 말하려니 쑥스럽네요"


아.. 진짜 나도 어디 가서 말 많이 하는 편 아닌데..

이런 내가.. 이렇게 까지 꼭 매달려가며 말을 해 대야 하는 것인가..

말하기 싫음 말아라..

나도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저.. 저기요.."


드디어 입을 여는 그녀..


"네.."

"죄..죄송한..데.. 저쪽..가서 드시..면 안돼..요?"

"네?"

"제.. 제가.. 누가 앞에 있.. 으면 밥을 못..먹어서요.."


...................


"왜..왜요?"

"그.. 그냥.. 모르겠..어요. 누가 앞..에 있으면 소화가 ..잘.. 안..돼요.."


........................

이거 지금 나랑 밥 먹기 싫다고 거절 표시하는 거?

지금 내가.. 이 아가씨한테 퇴짜 맞은 거 맞는 거지?


하하하....

허탈함에.. 할 말을 잃는다.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얌전히 식판을 들고.. 건너편 테이블로 옮겨가 버린다.

성질 같아선 식판을 집어던지고 싶었지만..

.......

참자.. 참자..

심호흡을 하며 꾸역꾸역 밥을 삼켜버리는 나였다.






"봉구씨.. 이리 와봐.."


차장님 호출이다.


"네.."

"지금.. 거래처 좀 다녀와야겠어.."

"네? 또요? 얼마 전에 다녀왔잖아요.."

"아.. 몰라.. 다시 와 보라는 데 어째.. 가서.. 그냥.. 대충 얼버무리고 와.."


..................

거래처가 외국계 업체이고..

그 거래처 담당자가 외국인이다.

그래서.. 팀내에 영어가 그나마 되는 내가.. 늘 책임을 지고 있었다.

물론 바디 랭귀지까지 총 동원해야 겨우 겨우 소통하는 수준이지만..


"민정씨 데려가서 좀 알려주고.."

"네? 민정씨는 왜요?"

"아니.. 그럼 매번 봉구씨가 갈 거야? 인수인계도 해줘야지.. 뭐.. 계속 갈 거면 혼자 가던가.."


..............


"하하.. 아뇨.. 데려가야죠.."


그나저나 저런 말도 재대로 못하는 친구를 데려가서 뭘 한단 말인가..

그냥 혼자 가는 게 더 나으려나?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 말도 안 통하는 담당자하고 만나고 싶진 않았다.

뭐.. 민정씨라면.. 회화 학원이라도 열심히 다녀서.. 해결 할 테지..

힘내 민정씨..






사실..난 아직 점심시간에 그녀에게 퇴짜 맞은 걸로 꿍해있었다.

말도 걸지 않았고..

그래서 차에서는 내내 침묵이었다.

20여분쯤 지나 겨우 그녀가 첫 마디를 끊는다.


"저.. 저기요.."

"왜요?"


살짝 퉁명스럽게 반응해줬다.


"저기.. 편..의점 앞..에서 잠깐 세워..주시면 안.. 돼요? 어..어.."


................

아 그럼 말을 빨리 좀 하던가..

지나쳤잖아..

차를 급히 세운다.


"아.. 빨리 말하셔야죠.."

"죄..죄송해요.."


후진을 해서.. 편의점 앞에 세워준다.


"잠깐만요..."


차에서 내려 편의점에 뛰어가는 그녀..


처음 본다.. 뛰는 거..

그러고 보니..

늘.. 느린 인생처럼 살던 그녀였다.

뭔가 늘 느렸다.

성급함이란 게 존재해 보이지 않던 그녀..

만사 태평 같은 그녀가..

저렇게 뛰어가는 걸 보니.. 왠지 새롭다.


"기다..리게 해서 .. 죄..송해요."

"괜찮아요. 근데 뭐에요?"


..............

과자?


"아.. 과자에요.. 좀 드..실래요?"


...................

지금 과자 사자고 길 한복판에 차를 세워 달란 거였어?

아니.. 무슨 과자에 환장한 것도 아니고..

뭐냐.. 정말..

도무지 내 머리론 이해하기 힘든 그녀의 행동..

아..

진짜.. 너의 머리를 해부해 보고 싶구나..






"Hi~"

"Hi..Long time no see.."


슬슬 긴장의 시간이 다가온다.

오늘은 하필 민정씨까지 쫓아와서.. 더 긴장이 된다.

평소 답지 않게 인사부터 발음을 잔뜩 굴린다.


"Who is this beautiful girl?"


뷰티풀 걸?

...........

아.. 그냥 형식상 멘트인가?


"My partner!"


언제나 그렇지만.. 나의 대답은 늘 단답형이었다.

길게 할 자신도 없었고..

그렇다고 딱히 길게 할 필요 또한 없었다.

이 담당자가 묻는 말에 그냥 대답만 하면 거의 해결되는 일들이었다.

간단한 안부 인사들이 끝나고..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한다.


"Recently, our company's sales have improved a lot, so we are going to raise the purchase price from now on. Let's discuss the desired price gradually from now on. I hope your company will continue to do business with us. If you promise, I will pay at the price that your company wants as much as possible"




헛.. 순간 놓쳤다..


너무 길게 말하지 말라니까..

매번 말해도 또 그러네..


아.. 평소 같으면.. 그냥 다시.. 말해 달라고 부탁하겠는데

옆에 민정씨가 앉아있으니.. 괜히 자존심 상한다.

대충.. 자기네 회사가 요즘 매출 실적이 ..

떨어진다고 했던 거 같고..

그래서.. 그 뒤에 뭐라고 했던 거 같은데..

가격 얘기도 나온 거 같고..

왠지.. 납품 가격.. 인하 해 달라는 얘기 인 거 같다.

뭐.. 그 얘기겠지.. 뻔한 거네..

그거 말고야 니들이 할 말이 뭐 있겠니..


"No.. We'll stick to our position"

"what?"


뭐야.. 못 알아 들은 거야?

우리 입장을 고수 하겠다.. 라는게 저 표현 아닌가?

아.. 갑자기 난감해지네.. 저거 말곤 생각 안 나는데..


"저.. 저기요.."


갑자기 내 어깨를 톡.. 건드리는 그녀..


"네? 왜요?"

"저.. 대..답 잘못하신 거 같.. 은 데요.."

"네? 뭐가요?"

"이..분은... 요즘.. 회사 매출이.. 많이 좋아져서.. 납품 대금.. 올려준단..얘기에요. 대신.. 자기네 회사랑.. 계속 거래.. 할 거 약속..해 달라고.."


...............

뭐야.. 영어 할 줄 아는 건가?


"아.. 그래요? 그나저나.. 영어 할 줄 알아요?"

"네?.. 아.. 네.. 좀.."

"그럼.. 이분하고.. 대화 가능하겠어요?"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

어째 얘는 알면 알수록 새롭네..


"뭐.. 라고 말할까..요?"

"아.. 그냥 고맙다고.. 거래는 절대 당신네 회사하고 할 거라고.. 그렇게 말해주시면 돼요"


"Thank you very much for raising the price of the transaction. If the delivery amount is satisfied enough, we promise to continue our business with you. I hope that both companies will have a profitable transaction. Thank you again for your company's consideration."


헐.. 얘 외국 살다 왔나?

발음이 뭐 이래?

이거 완전 원어민인데?

그리고.. 한국말 할 땐 말 그렇게 더듬더니..

영어로 하니까.. 뭐 저렇게 끊김이 없어?

혹시 영어에 너무 익숙해서 한국말이 서툰 거야?

그런 거야?


그리곤 10여분 간을 마치 고향 친구라도 만난 마냥..

신나는 표정으로 대화를 해 나가는 그녀..

담당자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시종일관 웃음 꽃을 피우고 있다.

..........................






"혹시 외국 살다 왔어요?"


거래처를 나서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네? 아.. 네.. 좀.."


다시 더듬는 상태로.. 돌아온 그녀..


"얼마나요? 아까 보니.. 제법 잘하던데.."

"그냥.. 4, 5년 정도요..."


...............

이 아가씨는 나이도 어린데 뭐 이렇게 한 것도 많은지..

그림도 배우고.. 영어도 배우고..

지난번에 보니.. 기획안 자료도 다룰 줄 알던데..

그런 건 또 어디서 배운 건지.. 후아..

도대체 이 여자 정체가 뭐야?






"저희 왔습니다."

"오.. 민정씨 어서 와.."


사무실에 들어서자 마자

차장님이 민정씨에게 다가와 격한 환영을 해주고 있었다.

뭐야.. 이 평소와는 다른 엄청난 관심은?


"방금.. 거래처에서 연락 왔는데.. 그 담당자가.. 민정씨를 엄청 맘에 들어한다네.."


..................


"그 까칠한 친구를 어떻게 구워 삶은 거야?"

"전.. 그냥.... "

"하하.. 그럼.. 앞으로 저 대신에 민정씨가 가면 되겠군요.."

"어.. 안 그래도.. 자네 말고 민정씨 보내 달라고 부탁 왔어.."


.................

뭐냐..

그동안 내가 그 인간하고 친해 지려고 퍼다 부은 돈이 얼만데..

아.. 진짜.. 배신감...


"앞으로.. 거래처 일은 민정씨가 좀 맡아줘.. 알았지?"

"네?... 아.. 네.."


................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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