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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4.15 14:55
최근연재일 :
2023.04.22 22: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62
추천수 :
22
글자수 :
67,570

작성
23.04.15 16:07
조회
34
추천
1
글자
11쪽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제4화

DUMMY

"저 잠깐.. 밖에 좀 다녀 올 테니까.. 이거 파워 포인트로 작성 좀 해 놓으세요. 아.. 파워 포인트는 할 줄 아시죠?"

"아.. 네.."


오호..

그래도 기초적인 건 할 줄 아는가 보네.

다행이구만..


"여기 지난번 기획안 자료니까 양식은 그대로 따라 하시면 돼요. 그리고 여기 부분 체크한 부분들은 이대로 문구 바꿔서 좀 수정하시고.. 오케이?"


그녀에게 미리 작성해 둔 메모를 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다녀오세요"


나에게 간단한 인사를 건내곤 모니터를 향해 앉는 그녀.

.............

흠..

잘 할 수 있는 거겠지?

하긴 뭐..

그냥 그대로 옮겨 적기만 하는 거니..

설마 저 정도도 못하는데 우리 회사에 지원하고 그러진 않았겠지?


살짝 걱정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일단은 최대한 빨리 다녀오는 게 우선 이라는 생각에

서둘러 문을 나섰다.





기획안에 들어갈 디자인 자료들을 알아 보기 위해 근처 도서관을 찾았다.

하지만.. 저녁 시간이라 굳건히 닫혀 있는 문..

아.. 이런..

바뻐 죽겠는데..


다시 차를 몰고 대형 서적으로 향했다.





필요한 책들을 구입하고 돌아오니..

빨리 온다고 온 건데도 한 시간 반 정도가 흘렀다.


아.. 오늘 정말 밤새야 되나?

그냥 선배들이 준비하고

옆에서 보조 역할이나 해주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오래 기다렸어요?"


문을 열고 들어오며 그녀에게 묻는다.


..............

자고 있는 그녀..


지금 잠이 오나?

할 일이 태산인데..


"어이.. 이봐요.."


그녀를 깨운다.


..........


반응이 없다..

순간 지난번의 쓰러짐이 떠올라 버렸다.

헐..

설마 또?


"민정씨? 어이 민정씨.."


팔에 힘을 준 채 그녀를 흔들어본다..


"아.. 어머.. 죄.. 송 해요"

"............."


뭐야.. 자던 거잖아..


한 번 경험이 있어서 그런가..

괜히 긴장이 되는구만..


이젠 그녀가 일을 하고 못하고 문제보단

쓰러질까 안 쓰러질까 에 노심초사이다.


아.. 채용 할 때 건강 검진 같은 거 좀 안 하나?

이렇게 약골을 뽑아 놓으면..

야근 같은 걸 어찌 시키냐고.. 아오..


"아니.. 지금 이거 언제 다하려고 자고 있어요.. 표지 다 작성 했어요?"

"아.. 네.. 여기요.."


흠.. 그나마 다행이군..

그래도 시키는 건 잘하는 아가씨인가?


"자.. 그럼 이제 여기 목차하고.. 엔딩 해 놓으시고.. 어.. 그리고 또 뭘 해야 하나.."

"저.. 그거 다 해..놨어요.."


엥?


"네?"

"여기요. 하도 안 오셔서 그냥 제가 미리 해 놨어요"


...............


"어디.. 봐요. "


그녀의 모니터 앞으로 다가가 확인을 해 본다.


헐.. 진짜로 다 해 놨네.

뭐야.. 아직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오.. 진짜네.."


심지어..

지난번 기획안 보다 훨씬 더 깔끔하고 세련되게 만들어 놨다.

.........

제법이네 이 아가씨..


"이런 거 옛날에도 해 봤어요? 꽤 잘 하셨네요.."

"아.. 네.. 뭐 그냥 좀.."


여기 들어 오기 전에 어디 다른 회사라도 다녔었나?

나랑 상진씨는 처음에 이런 거 잘 할 줄 몰라서

선배들에게 엄청 갈굼 당하고 살았는데..

...........





"그럼 이제 본격... 어? 이거 뭐에요?"


순간.. 그녀 앞에 놓여 있는 그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아.. 심심해서 그려 본 거에요. 봉구씨 하도 안 오셔서.."


...............

누군 놀다 온 줄 아나..

자꾸 미안하게시리..


근데.. 이 그림..

왠지 느낌이 괜찮다.

잘하면 이걸로 가장 고민거리이던

메인 디자인이 해결 날 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거 민정씨가 그린 거 맞아요?"

"네.."

"진짜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이런 거 어디서 배웠어요?"

"제 전공이 산업 디자인이라.."

"아니 산업 디자인 전공 한 건 아는데.. 이건.. "


다시금 그림을 들여다 본다.

..........

확실히.. 평범한 디자인 전공자의 솜씨는 아니다.

아무리 디자인 쪽으론 까막눈인 나였지만..

이 정도 구분은 할 수 있었다.

그동안 선배들이 대충 그려오던 디자인들..

그리고 외주로 줬던 디자인 업체들의 그 수많았던 결과물들 하곤

너무도 확연히 다른 수준의 그림이었던 것이다.


"저 잠깐 전화 좀 하고 올게요.."


그녀를 놔둔 채 잠시 밖으로 나와..

전화를 건다.


"누님.. 저에요 봉구. 지금 잠깐 통화 가능해요?"

"어.. 무슨 일인데?"

"아뇨.. 그냥 좀 문의 드릴게 있는데.. 제가 사진 하나 보내 드릴 테니까 보고 다시 연락 좀 주세요"

"사진? 뭔데?"

"아.. 저희 신입이 그린 그림인데.. 누님이 보고 평가 좀 한번 해 봐주세요. 일단 사진 보낼 테니 보고 연락 주세요."

"그래.. 나도 지금 곧 바이어랑 미팅이 있으니까 끝나고 확인 해 볼께. 일단 보내 놔 봐"

"네 알았어요"


전화를 끊고 사무실로 다시 들어가

그녀의 연습장에 있는 그림을 찍어 누님에게 전송하였다.


"저.. 왜.. 그러시는 거에요?"


옆에서 사진을 찍고 전송하고 하는 모습이 의아했는지

그녀가 물어왔다.


"아.. 별거 아니에요. 자 이제 일 좀 시작해 보죠.."


그리고선 서점에서 사온 책들을 꺼내며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하였다.






"민정씨.. 다 썼어요?"

"네.."

"아 참.. 마지막에 두 칸 띄어 놔야 되는데.. "

"네.. 띄워.. 놨어요"

"그럼 이제 오른쪽 하단에 회사 로고하고.."

"붙.. 여 놨어요. 저희 부서명도 부.. 붙였구요"

"아.. 그래요?"


..........

뭐야..

왜 이렇게 잘해?

딱히 알려주고 뭐고 할 필요도 없겠는데?


하나 하나 가르쳐 가며

답답하고 끔찍한 시간을 보내야 할 거란 예상과는 달리

지시하면 바로바로 처리 되고..

지시하지 않는 부분까지도 알아서 해결이 되는..

아주 효율적이고 활기 넘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저..민정씨.. 오늘은 일단 거의 마무리 됐으니까.. 나머진 내일 끝내죠."

"아.. 네.. 그럼 퇴근 해도 되..는 건가요?"


뭐야.. 저 엄청 환해지는 표정은?

나랑 야근 하는 게 그렇게 싫었다는 거야?


아무튼 그녀가 디자인으로 쓸만한 그림을 그려 놓아서

그리고 예상치도 못한 그녀의 탁월한 업무 능력으로 인해서

밤을 새야 할 거 같았던 야근을 일찍 마칠 수 있었고..

그래서 그냥 기분 좋게 보내주고 싶었다.





* 띵띠리리리링~ 띵띠리리리링~ *


그녀와 헤어진 후 사무실을 나서는데..

때마침 누님에게 전화가 온다.


* 네 누님.. 사진 보셨어요?"

* 어.. 근데 너 지금 어디니? 우리 잠깐 만날래? *

* 지금요? 뭐 저도 막 퇴근 하려는 길이니까 상관 없긴 한데.. 그럼 제가 그쪽으로 갈까요? *

* 그래.. 그럼 이쪽으로 와. 도착할 쯤 전화 하고..*

* 네 그래요.. *


통화를 마치고

평소에 친분을 가지고 있던 누님을 만나러 가기 위해 차에 올라탄다.


대학 시절 부터..

각종 디자인 대회들을 휩쓸며..

디자인 계의 흑진주라 불리던 누님..

워낙 젊은 나이부터 유명세를 타서..

굴지의 대기업들도 서로 스카웃 하려고

엄청난 물밑 작업들도 마다치 않았던..

뭐 암튼 대단한 누님이시다.


그리고 지금은

꽤나 큰 규모의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이게.. 신입이 그린 거란 말이지?"


휴대폰 속 사진을 가리키며 누님이 묻는다.


"네. 저 잠깐 볼 일 보고 오니까.. 그 사이에 그려 놨더라고요.."

"볼 일?"

"아 서점에서 책 몇 권 사왔거든요.."

"그럼 몇 시간 만에 이걸 그렸다는 거네?"

"아니요. 몇 시간도 안돼요. 제가 볼 일 보고 온 시간이 1시간 반 정도고.. 그 사이에 다른 일 하고 나서 그린 거니까.. 음.. 한 시간 정도 그렸겠네요.."

"그래? 전공은 뭐야 그 친구?"

"산업 디자인이이요."

"산업 디자인? 이건 산업 디자인 쪽에서 배우는 기법이 아닌데.."

"그래요? 뭐.. 따로 배웠나 보죠.. 그나저나 어때요? 잘 그린 거 맞아요?"

"이거? 이건 잘 그린 정도가 아니라 완전 작품이야. 이거 정말 1시간 만에 그린 거 맞아?"

"네? 네.."

"대단하네.. 1시간 만에 이걸 어찌 그렸데.."


디자인계의 흑진주라 불리는 누님이 이런 엄청난 찬사를 보내다니..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래..


"이게 그렇게 대단한 거에요?"

"그럼~ 한 시간 만에 그린 거면..엄청 대단한 거지.. 이런 건 나도 최소 반나절은 걸려야 그릴 거 같은데..."

"에? 정말요?"

"어.. 이 친구는 일단 타고난 감각도 있어 보이고 아주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은 거 같어.. 이런 건 학원 같은 곳에서 몇 년 배워 가지고 나올 수 있는 그림이 아냐.."


와~ 이게 그렇게 대단한가?

처음 딱 보고 뭔가 제법이네.. 하긴 했다만..

이 정도였던 거야?

새삼.. 민정씨가 대단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너희 회사는 이런 디자인까지도 직접 하는 거야?"

"아니요.. 뭐 이렇게 까지 거창하게 하진 않는데.. 좀 힘든 디자인은 그냥 외주로 줘요.. 근데 왜요?"

"아니 뭐.. 너희 회사에서 이런 디자인까지 직접 해 버리면.. 우리 같은 회사가.. 할 일이 없잖니.."

"하하.. 그런가?"

"봉구야.."

"네.."

"나 이 친구 좀 소개 시켜줘.."

"소개요? 왜요?"

"어.. 우리가 스카웃 하게.."

"네?"

"너희 회사에서 썩히긴 아까운 거 같애.. 은근히 탐나네.. 이 친구"


.........................





흐뭇한 마음으로.. 운전을 한다.

솔직히 처음에 누님에게 연락 할 땐..

내일 기획 안에 써먹을 디자인으로 적합한지 정도만 확인하려던거였는데..

이건.. 무슨 멸치 잡으려다 고래 잡은 꼴 아닌가..

아무튼..

내일 그녀 만나면 좀 친절하게 대해 줘야겠군.. 훗..




그나저나

누님마저도 이건 작품이라고 칭할 정도면..

기획안 대결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한 거겠지?

상진씨.선화씨.. 죄송합니다.

저희가 이긴 거 같습니다.. 하하하하하..

뭐.. 제가 한 건 별로 없지만..

..............

그러고 보니.. 내가 한 게 하나도 없네.



내일 일찍 출근해서..

마무리 만이라도 확실하게 해 놔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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