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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4.15 14:55
최근연재일 :
2023.04.22 22: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63
추천수 :
22
글자수 :
67,570

작성
23.04.15 16:06
조회
39
추천
2
글자
11쪽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제2화

DUMMY

"자.. 선화씨와 민정씨의 입사를 축하하면서 건배.."


다들 맥주 잔을 들어 올린다.

나 역시도 구석 자리에 앉아 동참해준다.


하지만..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회식이란 건..

참 재미가 없다.


남자들끼리 모여 군대 얘기.여자 얘기..

그러다 질리면 야구나 축구 얘기..

그나마 이젠 여자들이 들어왔으니 좀 달라 지려나..


이젠

2차로..

향락이 넘치는.. 생판 모르는 여자들과 유희와 가무를 즐기는..

그런 곳은 안 가겠지?


늘.. 지연이 생각에..

첫 술자리가 끝나면 홀로 집으로 향하던 나였다.






"어이 봉구씨.. 왜 이렇게 혼자 궁상맞게 앉아있어?"


역시나 나를 아는 척 해주는 건 상진씨 밖에 없다.


"아뇨.. 같이 노는데요 뭘.."

"이리 와봐.."


나를 끌고.. 선화씨와 민정씨가 있는 테이블 앞으로 간다.


"자.. 자.. 여기는 김봉구.. 저랑 입사 동기죠.."


상진씨가 그녀들에게 내 소개를 해준다.


"네.. 안녕하세요 봉구씨.. 반가워요.."


선화씨가 먼저 인사를 건넨다.


"아.. 네.."

"아.. 안녕하세요.."


역시나 민정씨는 고개를 푹 숙이고 간단한 인사만 건넨다.


"네.."


나도 딱히 할 말이 없어 그냥 간단한 인사만 건냈다.


"어머 봉구씨.. 그 옷.. 멋있네요? 센스 있으신 거 같아요.."


뭔가 적극적인 선화씨..

확실히.. 뭔가 자신감이 넘쳐 흐른다.


"그런가요? 하하.. 제가 원래 옷빨이 좀 받아서.."


오랜만에.. 뻔뻔한 조크 한 번 날렸다.

.............

분위기가 급 썰렁해진다.

아.. 오랜만에 유머 하려니.. 감을 잃었나?


"호호홍.. 봉구씨 의외로 재밌으시네요.. 별로 말 없으셔서 조용하신 분 일줄 알았는데.."

"하하하.. 봉구씨 알고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친구라니까요.."


상진씨도 거들어준다.

고마운 상진씨..


"민정씨는 어때요? 봉구씨 재밌을 거 같죠?"


선화씨가 옆에 조용히 안주만 먹고 있던 민정씨에게.. 말을 걸어주었다.


"아.. 네?.."


..............


"민정씨 안주 먹느라고 정신 없으시네.. 봉구씨 어떻냐고요.."

"아.. 그게.. 전 그냥 좀 .. 별로 같은..데.."


..................


잉?

잘못 들었나?

지금 내가 별로라고 한 거?

뭐지?


"어머.. 민정씨..호홍.. 재밌네.. 봉구씨 재미없어요?"


..............

뭐야.. 내가 지금 별로라는 거야?

아니.. 아무리 별로여도 그렇지.. 대놓고 저런 말을 해?


"아.. 아뇨.. 그게 아니고.. 저 옷.. 옷이 좀 별로라고.."


엥?

이 아가씨는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하하하.. 민정씨.. 은근히 캐릭터 있으시네.."


상진씨가 수습하느라.. 재치를 발휘한다.

뭐야..

대화에 집중도 안하고...

답답하다 답답해..


그나저나 이 옷이 별로라고? 이게 얼마짜린데..





"자.. 우리 건배나 한번 하죠.."


상진씨가 잔을 들어올린다.


"건배.."


나와 상진씨.. 선화씨와 민정씨..

테이블에 마주 앉아..

부서내의 가장 막내들로서.. 의기투합을 하고 있었다.


벌컥벌컥 원샷을 한다.

회식 하면서.. 이렇게 관심 받아 본 것도 참 오랜만인듯..

상진씨와 선화씨가..

내내 고마울 따름이었다.


"민정씨도 한잔 마시세요.. 아까부터 한잔도 안 마시시던데.."

"아.. 저.. 전 술 못 마시.. 는데.. 죄송해요.."


.............

술까지 못 마시는군..

앞날이 참 암울해보인다.

매주 마다..

아니 2-3일에 한 번씩.. 술자리가 생길텐데..

끔찍하겠네..

술도 가르쳐야 되나?

아니 도대체 할 줄 아는 게 있긴 한 거야?


"에이.. 못 마시는 게 어딨어요.. 원래 다 첨엔 그런 겁니다."


라며.. 잔을 들어 민정씨와 건배를 하려는 상진씨..


"자자.. 딱 한잔만 해요 우리.."

"정..정말 죄송..해요. 전 못 마시겠어요.. "


...........


"어이 이봐요.. 당신.."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오른다


"못하는 게 어딨어요? 누군 처음부터 잘 마신 줄 알아요? 해보지도 않고 못 하는 게 어딨습니까?"


목소리가 커지며.. 결국 그녀를 향해.. 뜻하지 않던 화를 내버리고 만다.


"네?"


민정씨는 나의 이런 뜬금없는 행동에 무척이나 놀란 듯.. 갑자기 목소리를 떨기 시작했다.

상진씨와 선화씨도 이런 내 모습에 당황을 한 건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잔 들어요 빨리..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 줄 아나.."


나 지금 뭐 하는 걸까..

이래도 되는 건가?

내가 왜 이러고 있는 거지?

팀원들의 시선도 온통 나와 민정씨에게 쏠려있었다.


순간..

맥주 잔을 들더니.. 벌컥벌컥 마시는 그녀..

힘에 겨운지..

겨우 겨우.. 원 샷을 하고야 만다.


"오~~~~~"


순간 함성..

뭐야.. 다들.. 이럴 땐 또 함께 즐겨주네..

순간이었지만.. 팀원들에게 살짝.. 고마움이 느껴진다.


그나저나..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거겠지?


"거봐.. 하면 되잖아요.."


의기양양해진 나..


"자 한잔 더 받아봐요."


그녀의 잔에다 맥주를 따른다..


"저.. 저기요.."

"왜요?"

"저.. 저.. 도저히.. 욱~~~~"


갑자기.. 입을 틀어 막고 화장실로 뛰쳐나간다.


"민정씨~"


선화씨가 놀라며 급히 그녀를 쫓아가 준다.

.........

뭐야..

한잔 먹고 왜 저래?


"봉구씨.. 오.. 박력 있었어.."


옆 테이블에서 박대리가 농담인진 진담인지.. 웃으며 한마디 건넨다.


...............


"처음 봤어.. 봉구씨 이런 모습.."

"에휴.. 그냥 답답해서요.. 어쩌다 저런 아가씨가 들어온 건지.."

"그러게 말야.. 봉구씨 처음 왔을 때 같구만.."


...............

그래도 난 술은 잘 마셨는데...







"저.. 차장님.."


선화씨가 화장실에서 나와.. 차장님을 부른다.


"왜요?"

"저.. 민정씨 좀 바래다 줘야겠어요. 너무 취해서 지금 몸을 못 가누네요"


.............


"민정씨가? 아니 술도 안마셨는데 왜 취해?"

"모르겠어요.. 지금 정신도 거의 못 차리고 밖에 앉혀 놨는데.. 빨리 데리고 가야겠어요.."


..............

뭐야..

겨우 500CC 한잔인데..

그걸 먹고 취하는 게 말이 돼?

회식 분위기가 싫어서 집에 가려고 거짓말 하는 거 아냐?


"아.. 안됩니다. 선화씨마저 가면 어쩝니까.."

"맞아요.. 오늘 회식을 왜 하는 건데.. 선화씨마저 보낼 수 없습니다!!"

"옳소.. "


다들.. 선화씨 붙잡으려고 안달이다.

남자들이란..쯧..


이것들아.. 밖에 팀원이 쓰러져있다..

제발.. 그 친구한테도.. 관심 좀 가져봐라.. 이 인간들아!


"어이 봉구씨.."


차장님이 나를 부른다


"네.."

"봉구씨가 민정씨 좀 데려다 줘.."

"네?"

"봉구씨가 민정씨.. 집에 데려다 주라고.."

"제가 왜요?"

"왜긴 왜야? 봉구씨가 먹였으니까.. 봉구씨가 책임져야지.."


................

아니.. 먹일 땐 같이 환호해 놓고.. 이제 와서 나한테 책임을 떠넘기네..


"저기 그래도.. 전 남자고.."

"남잔데 뭐?"

"아니.. 뭐 그냥 좀.."

"여기.. 민정씨 주소에요.. 민정씨 좀 잘 부탁해요.. 봉구씨.."


선화씨가.. 메모지를 건내며 씽끗 웃는다

................

그리곤 다들 언제 그랬냐는 듯.. 건배를 한다.

...............................


"상진씨.. 저 두사람 은근 잘 어울릴 거 같지 않아요?"

"누구요? 봉구씨랑 민정씨?"

"네.. 성격도 왠지 비슷할 거 같고.. 제 눈엔 잘 어울리는데.. 상진씨는 어때요?"

"하하.. 봉구씨 여친 있어요.."


옷을 챙기며 나갈 준비를 하는 내 뒤에서 둘이 속삭이듯 얘기를 한다..

하지만 다 들려버린다 젠장..

.......................

내가 어딜 봐서 저런..

에휴..


지연이 귀국하면 선화씨한테 일단 먼저 보여주리라..






"아저씨.. 신길동이요.."


겨우 끌고 나와 택시에 태웠다.

그녀는 정신을 완전 잃은 거 같다.

...........




거참 이상하네..

맥주 한잔에 인간이 이렇게 정신을 잃을 수도 있나?

이거 혹시 병원 가야 되는거 아닌가?

갑자기 긴장된다.

설마 아니겠지?





한참을 지나..

택시가 내린 곳은..

..............

웬 달 동네?

서울에 이런 곳도 있었나?

아니.. 여기서 이 주소를 어떻게 찾으라는 거?

택시 기사도 차가 못 들어간다고 이 길에 세워 놓고 떠나 버린 것이다.


하...

미치겠다.

혼자서도 힘들게 찾아야 될 거 같은데..

정신마저 잃은 이 친구를 데리고 집을 찾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 일단 근처 여관에 재우자..

...........

하지만.. 어째 이놈의 동네는..

휑~하다.


도로 말고는 보이는 게 없다.

네온 싸인도 거의 안 보인다.

아..


"저.. 저기요.."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 대고 있던 와중에

정신이 깬 그녀..

감사합니다..


"깼어요?"

"네.. 저기.. 저 이제 괜찮으.. 욱..."


뭔가 오바이트를 하려던 그녀..

매너상 고개를 돌려주었다.


"괜찮아요?"

"네.. 저 괜..찮으니까.. 이제 돌..아가세요"


오호..

다행이군..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확인을 한다.


"네.. 저 조..조금만 가면 집..이니까.. 혼자 갈 수 있어요.."

"아.. 그러실래요?"


때마침 멀리서 택시가 온다.

저거마저 놓치면 한참을 그녀와 있어야 할 거 같은 예감이 들어

후다닥 일단 택시를 세워 놓고 본다.


"택시..."

"저.. 고마워요.. 데려다.. 줘서.."

"고맙긴요.. 그럼 조심해서 가요.. 푹 쉬고.."

"네.. 내일 뵈요.."


후다닥 택시를 탄다..


"아저씨.. 여의도요.."


좀 냉정하긴 하지만..

더 이상 그녀와 엮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여기까지.. 데려온 것도..

너무 엮여 버린 것이다.

이 끈마저도 잘라내고 싶었다.


슬쩍.. 빽미러로.. 그녀가 돌아갔는지 확인을 해본다.

...............


"아저씨.. 저 잠깐만요.."


급히 택시를 세운다.


"죄송한데.. 저기.. 뒤로 빽 해주세요.."

"예?"

"뒤로 돌아가 달라고요.. 저기로.."



그녀가 쓰러져 있다.

아무도 없는.. 차한대 다니지 않는..

외롭고 쓸쓸한 길 한복판에서..

마치 세상에 대한 미련을 버린 듯..


평온한 표정을 지은 채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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