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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스 님의 서재입니다.

별빛의 세계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마로나스
작품등록일 :
2018.05.21 12:07
최근연재일 :
2018.08.20 09:44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6,383
추천수 :
8
글자수 :
365,412

작성
18.05.22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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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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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 용사와 마왕

일상 액션 라이트노벨 시작합니다.




DUMMY

별빛의 세계

1. 용사와 마왕

by 마로나스









"그러네요. 솔직히 가장 궁금하셨을 이야긴데, 용케도 참으셨군요."


나는 뜨거운 고구마 라떼가 담긴 찻잔을 만지작거렸다.


"맞아. 내가 생각해도 참 잘 참은 것 같단 말이지."


다예 선배는 그렇게 말하며 포크와 나이프를 적절히 이용해 자신의 앞에 놓인 허니 토스트를 잘라냈다. 그리고서는 소스에 살짝 토스트를 묻힌 후 조심스럽게 입가에 넣고서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맛있는가보다.


"왜? 너도 줘?"


"아뇨."


단호히 사양했다. 그런 내 말에 선배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게 물었다.


"먹고 싶어서 본 게 아니었어?"


"조금 이따가 먹을 생각이니까요. 괜찮습니다."


"뭐, 그렇다면야."


선배는 다시 한 조각 허니 토스트를 입안에 던져놓고서 다시금 내게 물었다.


"그래서 너는 어떻게 나를 볼 수 있었던 거야?"


"그러네요. 그 부분에 대한 설명입니다만. 설명하기 이전에 선배에게 물어봐야 할 게 있습니다."


"뭔데?"


"선배는 비상식, 비현실, 비일상적인 일들. 일종의 초능력이나 마법 같은 것들을 존재한다고 믿으시나요?"


"헤에, 굳이 그런 질문을 내게 하는 의미가 있어?"


"솔직히 의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대답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나의 말에 선배는 작게 웃었다.


솔직히 선배의 말대로 이 질문에는 의미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미 반년이나 타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인식당하지 않은 채 살아온 선배였다. 그런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면, 초능력이나 마법의 존재 유무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분명 있을 터였다.


그리고 그 있던 없던 간에···.


초능력이나 마법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상황이 이미 비현실적인 일이라는 것 정도는 인지하고 있을 터다.


그렇기에 질문에 의미가 없다. 허나 질문에는 의미가 없어도 대답에는 의미가 있었다.


"이 세상에 그런 능력이, 그런 힘이, 혹은 비현실적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 적은 있어."


"그렇군요. 대답 감사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이 질문에 의미가 있는 거야?"


"대답에 의미가 있죠."


"음, 조금 쉽게 설명해주면 안 되는 걸까?"


그 말에 나는 조금 식어 마시기 적당해진 고구마 라떼를 한 모금 마셨다. 달달하고도, 고구마의 맛이 혀끝에서 느껴졌다.


"다예 선배가 타인에게 인식되지 않는, 일종의 투명인간처럼 되어버린 그 상황 자체가 일반적으로 선배와 같은 대답을 하는 이들···. 환상을 동경하는 자들에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네. 그런 비현실적인 일상을, 환상을, 망상을, 바라는 자들에게 선배와 같은 일이 벌어질 확률이 높다는 거죠. 그래서 선배의 대답이 필요했던 거고요."


"···하지만 그런 걸 바라기는 했어도, 상상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런 비현실적인 일과 접촉한 적이 없는 걸."


그래. 그건 분명 선배의 말대로 일터다.


바라는 것과, 실제로 일어나고 그 일과 접촉하는 건 별개의 일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어떻고, 그 상황이 어떻고, 그 환경이 어쨌든 간에.


선배는 원인도 모르는 체 비현실적인 일에 휩쓸렸다.


"보통은 그렇죠. 하지만 비현실적인 일과의 접촉은 의외로 간단하게 일어나요."


"···간단하다고?"


"네. 예를 들어 선배. 선배가 입고 있는 교복은 그늘 고등학교의 교복이죠?"


내 말에 다예 선배는 살짝 당황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을 보니 어떻게 알았냐는 표정이지만 우선은 넘어가자. 설명할 건 많았으니까.


"응. 맞아."


"그럼 여기서 하나의 가정을 해보도록 할까요?"


"가정···?"


"네. 가정이요. 만약에···라는 경우."


"그것도 의미가 있어?"


그 질문에 나는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선배. 선배는 어째서 그 교복을 아직 입고 있는 건가요?"


"그야 하늘고의 교복이 완성되지 않았는걸."


"아니요. 제가 묻는 건 그런 의미의 질문이 아니에요."


"···그럼?"


여전히 모르는 눈치다. 뭐, 당연하겠지. 애초에 눈썰미가 있는 이들이 아니라면 눈치 채기 힘든 것이기도 하고.


"선배의 교복은 선배 자신의 것이 아니잖아요?"


"어···?"


허니 토스트를 향해 내밀던 손이 멈추고, 표정이 당황으로 물든다. 그런 선배를 향해 마저 말을 이었다.


"이미 죽어버린 자가 남긴 유품은 보통 잘 입지 않는 편이죠. 애초에 한국에서는 죽은 자의 물건은 화장시킬 때 함께 태우는 게 보통이기도 하고요."


"이 교복이 내 것이 아닌 걸 어떻게 알았어?"


"그 교복에서 죽은 자의 사념이 느껴졌기 때문이죠. 자, 그럼 만약이라는 가정을 이어나가볼까요. 보통 죽은 자가 남긴 것을 입을 만한 상황은 드물지만, 그 교복의 사이즈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것도 조금은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럼 여기서, 그 교복은 누구의 것일까요? 죽었는데, 태우지 않고 유품으로 남겨 여전히 입을 만큼 가까운 이였다라고 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네요."


"······."


"가정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그렇다고 한다면 이 가정에서 선배는 '비현실적인 일상'에 접촉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있을 수도 있는 일이잖아."


"하지만 그로 인해서 마치 본인이 타인에게 인식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면, 지금의 가정이 진짜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지 않나요?"


선배는 나의 말에 작은 한숨을 내쉬며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았다. 그리고서는 나를 빤히 바라보며 내게 말했다.


"이 옷이 나를 타인에게 보이지 않도록 만드는 요소라고 판단한 거지?"


"실제로 그렇죠."


"그렇다면 묻겠는데, 너는 그 모든 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선배의 모습은 진지했다.


"이 옷이 죽은 자의 것이고, 그것이 나와 상당히 가까운 사이의 것이라는 것도, 그리고 이 옷이 내가 타인에게 보이지 않는 원인이라는 것도 너는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 건데?"


"제가 확신할 수 있는 이유라···. 그게 필요한가요?"


"단순한 내 호기심이야."


"그렇다면 제가 굳이 그 질문에 대답해드릴 필요는 없죠."


그런 나의 말에 선배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그렇게 말하면 나 역시 이 이상 무언가를 네게 해줄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은데?"


"어째서요?"


"숨기고 싶은 비밀을 잘 알지도 못하는 인간한테 알려졌어. 그 사람이 착한 사람이라는 건 알지만, 자신이 숨기고 싶은 비밀을 전부 알고 있다면, 그리고 그리 친한 사이도 아니라고 한다면 착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도 꺼려지는 건 본능이라고 생각해."


"그렇군요. 하지만 이런 일이 몇 번이고 일어날 수 있고, 무엇보다도 그 상태로 있는 건 불편하지 않아요?"


"불편하지. 하지만 적어도 신뢰할 수 있는 무언가를 대답해주지 않는다면, 불편한 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어."


그 말에 나는 작게 양손을 들어보였다.


"그럼 어쩔 수 없죠. 말씀드리는 수밖에."


상대방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다는 건 확실히 꺼림칙한 이야기다. 선배의 말처럼 신뢰를 할 수 없다면, 아무것도 부탁할 게 없다. 설령 상대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신뢰라는 건 그런 거니까.


그렇기에 나는 선배에게 말했다.


"선배. 이 세상에는 말이죠. 과학적인 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일이 너무나도 많아요. 그렇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이 언급되는 일은 거의 없죠. 오컬트는 오컬트로써, 사람들에게 비밀스러운 무언가로 존재할 뿐. 알려지지 않는 이유. 어째서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선배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일부러 숨기고 있으니까?"


"네. 그래요. 일부러 숨기고 있으니까, 알려지지 않았겠죠. 그렇다면 숨기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들켜서는 안 되니까?"


"어째서요?"


"···모르겠어."


나는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선배를 향해 웃어보였다.


"들어나게 되면, 이 세계가 멸망하기 때문이에요."


"···농담···하는 건 아니지?"


"네. 물론 아니죠."


"···세계가 멸망한다는 건, 무슨 전쟁이라도 일어난다는 거야?"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단순한 이유죠."


단순한 이유라는 말에 선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실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차지하고 있는 부분보다도, 저와 같이 비현실에 관여하고 있는 존재들이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너무 크기 때문이에요."


"···그 말은 마치 너 자신도 비현실에 관여하고 있는 존재라고 들리는데."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선배에 대해서 눈치 챘겠어요?"


그런 나의 말에 선배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서는 얼마 남지 않은 허니 토스트를 입에 주워 넣고서는 내게 말했다.


"네 말이 전부 진실이라고 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해. 당연히 네 말을 믿는데 필요한 증거도 말이야."


"네. 그래서 제안하려고요."


"제안?"


"거래라고 생각해도 상관없어요."


선배는 식어버린 커피를 마시며 내게 말해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무슨 거래인데?"


"이제부터 비현실···. 환상을 관리하는 조직을 소개해드릴게요. 그리고 그곳에서 의뢰를 해주시면 되요."


"의뢰는···."


그런가. 하고 선배는 무언가 깨달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환상을 관리하는 조직에다가 내 상태에 대한 의뢰를 하면 되는 구나. 그렇게 하면 네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도 알 수 있고, 무엇보다도 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니까."


"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네요."


"문제?"


나는 그대로 손가락을 들어 동전 모양을 만들어보였다. 그런 내 모습에 선배는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설마···아까부터 말하던 네 자신의 이익이라는 게···."


"네. 돈이에요."


선배의 의문에 깔끔하게 고개를 끄덕여보이자, 선배는 당황하면서도 이내 풋하고 큰 소리를 내며 웃었다.


"아하하하하···! 진짜···너···. 나를 웃겨 죽일 작정은 아니지? 아하하하···!"


"웃을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을 텐데요."


"하지만 웃을 수밖에 없는 걸. 지금까지 분위기 팍팍 잡아가면서 이야기한 것도, 사실은 전부 돈 때문이라는 거잖아? 그리고···그 돈이야 말로."


"네. 그 돈이야말로."


나는 선배를 보며 마주 작게 웃었다.


"선배에게 가장 많은 것들 중 하나죠."


하늘 고등학교로 전학 오기 이전에 다니던 선배의 학교. 그늘 고등학교는 신성 아카데미나 내가 다니는 하늘 아카데미에 비하면 유명하지는 않으나, 단 하나의 사실만큼은 유명했다.


그 학교가 상상을 초월하는 부자 학교라는 것만큼은 말이다.


"좋아. 그 환상을 관리하는 조직?"


"딱히 무슨 의미가 있는 이름은 아니지만 저 같은 이들은 '조합'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그래. 그럼 그 '조합'에 의뢰를 하면 되는 거지?"


"네."


"그래서 얼마면 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데?"


"의뢰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죠."


나의 말에 선배는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이내 말했다.


"이 교복은 분명, 내게 무척이나 소중한 이의 것이야. 그래서 이 교복은 그대로 남겼으면 좋겠어."


"그 교복이야 말로 선배에게 걸린 '저주'의 근원인데요?"


"저주···라. 그래도 괜찮아. 이 교복을 남길 수 있으면 돼."


"그럼 의뢰는···."


나는 선배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교복을 훼손하지 않고 선배의 저주를 풀어내면 될까요?"


"응."


"그럼 의뢰를 요청할 장소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선배의 모습에 나는 손가락으로 찻잔을 퉁겼다. 그와 동시에 주변의 환경이 순식간에 변하기 시작했다. 카페의 모습은 그대로였으나, 병원이라고 여기고 있던 장소가 갑자기 푸른 하늘과 커다란 나무를 배경으로 삼은 정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이건···!"


여전히 카폐만이 그대로 남은 장소에서 다예 선배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고서는 그대로 자신의 눈을 비볐다. 그리고서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이 앉아있던 의자에 다시 주저앉고서는 내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여기는 어디야···?"


"말했잖아요? 여기가―."


"오빠. 늦었어."


나무 아래 지어진 카폐로 익숙한 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다렸다는 듯 작은 불만을 품은 동생의 눈동자를 마주하며, 나는 선배를 향해 말했다.


"비현실···. 환상을 관리하는 조직. '조합'의 안이에요."


작가의말



 오늘은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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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 동생이 늘었다. 18.06.06 97 0 12쪽
32 3. 동생이 늘었다. 18.06.06 84 0 11쪽
31 3. 동생이 늘었다. 18.06.06 76 0 13쪽
30 3. 동생이 늘었다. 18.06.04 89 0 11쪽
29 3. 동생이 늘었다. 18.06.04 6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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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3. 동생이 늘었다. 18.06.02 75 0 12쪽
26 3. 동생이 늘었다. 18.06.01 82 0 11쪽
25 3. 동생이 늘었다. 18.06.01 7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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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3. 동생이 늘었다 프롤로그 18.05.31 91 0 10쪽
22 2. 오빠와 동생(完) 18.05.30 86 0 9쪽
21 2. 오빠와 동생 18.05.30 69 0 15쪽
20 2. 오빠와 동생 18.05.29 81 0 11쪽
19 2. 오빠와 동생 18.05.29 94 0 15쪽
18 2. 오빠와 동생 18.05.29 84 0 14쪽
17 2. 오빠와 동생 18.05.28 100 0 16쪽
16 2. 오빠와 동생 18.05.28 79 0 12쪽
15 2. 오빠와 동생 18.05.27 101 0 15쪽
14 2. 오빠와 동생 18.05.27 95 1 14쪽
13 2. 오빠와 동생 18.05.27 97 0 15쪽
12 2. 오빠와 동생 18.05.25 101 0 12쪽
11 1. 용사와 마왕(完) 18.05.25 89 0 12쪽
10 1. 용사와 마왕 18.05.25 121 0 14쪽
9 1. 용사와 마왕 18.05.24 87 0 12쪽
8 1. 용사와 마왕 18.05.24 90 0 13쪽
7 1. 용사와 마왕 18.05.24 120 0 14쪽
» 1. 용사와 마왕 +1 18.05.22 13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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