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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스 님의 서재입니다.

별빛의 세계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마로나스
작품등록일 :
2018.05.21 12:07
최근연재일 :
2018.08.20 09:44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6,367
추천수 :
8
글자수 :
365,412

작성
18.05.31 22:54
조회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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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0쪽

3. 동생이 늘었다 프롤로그

일상 액션 라이트노벨 시작합니다.




DUMMY

별빛의 세계

3. 동생이 늘었다 프롤로그

by 마로나스









"오늘도 혼자네."


"···뭐. 그렇지. 하지만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니야?"


은하의 말에 소녀는 작게 웃었다.


"그러네. 그러면 외톨이들끼리 놀도록 할까?"


보통이라면 그 제안을 달갑게 받아들였을 은하였지만, 오늘은 달랐는지 고개를 저어보였다. 거절의 의사가 담긴 그 행동에 소녀는 고개를 기울이며 물었다.


"어라, 무슨 일이라도 있어?"


"오늘은 동생한테 가볼 생각이야."


동생한테 가보겠다는 말에 소녀의 표정이 살짝 구겨졌다. 그리고서는 매우 불만이라는 듯이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


"그 사이도 좋지 않으면서?"


"그래도 가족이니까."


"고작해야 너랑은 두달 남짓 함께 해왔을 뿐이지만 너의 그 가족이라는 건 의무감으로 있을 뿐이잖아."


"의무감이라는 건 부정하지 않아. 하지만 가족은 가족이잖아."


"가족은 단지 함께 산다고해서 가족이 아니야."


그 말을 은하는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하에게서는 '동생에게 가보겠다'는 말을 철회하지 않았다. 그런 은하의 행동에 소녀는 익숙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아, 알았어. 항복."


"양보해줘서 고마워."


은하는 자신의 곁에 달라붙는 소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내었다. 그런 은하의 말에 소녀는 작게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나도 같이 갈래."


"···같이?"


"일단은 나도 네 동생이랑 무관계하진 않잖아?"


"그야, 너희 부모님에게는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


"그런 쪽 말고도 말이지."


소녀는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


"일단 우리 부모님은 너랑 나, 혹은 요기 있는···."


소녀는 자신의 등 뒤에 착 달라붙어있는 또 다른 자신을 가리켰다.


소녀 자신과 너무나도 닮아있는.


마치 분신이라도 된 것만 같은 모습이었으나 분위기가 달랐다.


소녀는 활기차며 짓궂은 부분이 겉으로 들어나는 말괄량이라면, 이쪽은 사람을 경계하는 소동물과 닮아있었다.


"아지랑 엮어볼 생각인 것 같으니까."


"아직 우린 중학생인데 말이지. 너무 일러."


"중학생이면 알 건 다 아는 나이야. 넌 너무 애늙으니 같다니까?"


"그야 내 실제나이···아니지. 정말로 같이 갈 생각이야?"


은하의 물음에 소녀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그런 소녀의 옆에 마찬가지로 붙어있는 소녀 역시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너무나도 작은 움직임에, 끄덕였다는 것조차도 자세히 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정도의 작은 움직임이었지만.


"아지는 너무 소심해서 탈이라니까."


"그게 귀여운 거라고 말하지 않았어?"


"그렇지. 아. 아무튼 출발해볼까!"


그렇게 말하며 은하의 손을 붙잡아 이끄는 소녀의 행동에 은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이끌려갔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옆에 마주 달라붙어있는 소녀의 손 역시 은하는 붙잡고 놓지 않았다.


"가자."


"네. 오라버니."


"음···오라버니라고 듣는 건 역시 기분이 묘한데···."


"하지만 제겐 이게 더 편해요···."


"네가 편하다면 상관없지만."


은하의 말에 아지라고 불린 소녀는 은하가 붙잡은 손을 바라보다가 자신들을 이끄는 소녀의 뒤를 따라갔다. 그런 소녀의 행동에 은하가 말했다.


"어째서 내 동생을 만나는 건데, 네가 앞장서는 거야."


"귀찮은 건 빨리 처리하고 싶은 마음에?"


"내 동생을 귀찮다고 표현하는 것부터 어떻게 해라. 동생이 들으면···."


은하의 말에 소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은하의 말을 끊어냈다.


"정작 그 동생이라고 하는 녀석은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는데 뭐 어때서."


그 말에는 작지만 악의, 혹은 적의가 깃들어 있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말만 네 가족이지. 난 그 녀석을 네 가족으로 인정하지 못해. 아무리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해도 그렇지, 자기 오빠에게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니. 기분 나빠."


그리고 그런 소녀의 말을 은하 역시 부정하지 못했다.


틀린 말이라고는 하나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은하는 자신의 동생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고 있었다. 설령 동생이 자신을 가족으로 여겨주지 않고,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렇게 잠시간의 대화가 없이, 그대로 대로로 나갔다.


은하의 동생은 현재 병원에 있었기에, 소녀들이 향하는 곳은 자연스럽게 병원이 되었다.


병원.


보통은 아픈 환자들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몸이 아픈 이들만이 있는 곳은 아니었다.


마음의 문을 닫은. 부모님의 죽음이 트라우마로써 작용하여 타인과의 관계를 끊어버린 이들 역시.


아프다고 표현할 수 있으니까.


"은하야."


"응?"


"심심한데."


병원으로 향하는 버스 안.


소녀는 결국 조용한 침묵을 견뎌내지 못하고 소년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은하의 양 옆에 앉은 두 명의 소녀는 샌드위치처럼 소년을 압박하고 있었고 보통이라면 소녀 둘의 압박감을 버티지 못하는게 기본인데 은하는 너무나도 여유로웠다.


익숙해진 탓이다.


하지만 익숙해진 건 소녀들에게 둘러쌓인 상황이지, 저 말괄량이에 대한 대처가 아니었다.


왠지 모를 불길함을 느낀 은하는 다급히 입을 열어 소녀를 향해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그것보다도 빠르게 소녀는 슬그머니 은하에게 몸을 기울여 고개를 가까이 한 후, 짓궂은 미소와 함께 물었다.


"있잖아. 은하야?"


"···그렇게 고개를 가까이하면 부담스러운데."


"키스해줄까?"


"거절한다!"


"왜?"


"그···."


"그?"


"넌 아직 어려."


"···아지야."


"응···."


무척이나 작은 목소리였지만. 소녀의 말에 아지는 확실하게 대답했다.


그것도 조금은, 짜증난다는 어조로.


"이 녀석, 짜증나···."


"이해해요···."


두 소녀의 짜증섞인 한숨에 은하는 슬그머니 바깥으로 시선을 돌렸다. 본래부터 학교에서 멀지 않은 병원이었다. 잠깐 버스에서 대화를 나눈 것으로 곧 내려야할 시간이었다.


하지만 소녀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은하는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아지의 손에 붙잡혀 다시 의자에 앉혀지고.


그런 은하에게 다시금 고개를 바싹 들이밀며 소녀는 물었다.


"은하야. 결혼하게 된다면 우리 둘 중에 누가 더 좋아?"


놀리는 게 분명할, 그러나 현실적으로 앞으로의 미래로 가장 가능성 있는 질문을 말이다.


"······."


은하는 자신의 코앞에 있는 소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너."


무표정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대답한 그 모습에 소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진다.


그런 소녀의 행동에 불만이라는 듯, 아지가 살짝이지만 은하의 손을 꼬집었다.


"물론 농담이지만."


"···이···!"


농담이라는 말에 안도하는 아지, 그리고 다른 의미로 붉어진 얼굴로 무어라 외치려는 소녀.


그렇지만 소녀들의 장난과, 소녀들의 질문과, 소녀들의 대화가, 그리고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났다.











"그러고보니, 세연아. 내 동생을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지?"


"응. 그런데?"


"그러면 한가지 부탁을 해도될까···?"


"···어떤 건데? 들어보고 대답해줄게."


"네 능력으로···. 동생이 마음의 문을 닫은 이유를. 진실을 봐주었으면 좋겠어."


"···흐응."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내일 아침은 네가 좋아하는 돈까스로···."


"그걸론 조금 부족한데···?"


"그럼?"


"···으음···."


"···?"


"거래하자. 은하야."


"무슨 거래?"


"네 말대로 내 능력으로 '진실'을 보아줄게. 그 대신···."


"대신···?"


"날 선택해줘."


"···선택?"


"응. 무엇을 선택할지는 몰라. 하지만···. 하지만 미래에 어떠한 일이 있고. 무언가를 선택해야할 일에 내가 껴있다면. 그때, 단 한번이라도 날 선택해주었으면 좋겠어."


"···그런 이상한 조건, 이해는 못하겠지만. 알았어. 하지만 단 한번. 단 한번이야. 내가 널 선택한다는 그 조건은···."


"응. 한번이면 충분할 것 같아."


그렇게 말하며 웃는 소녀의 말을.


소년은 아직까지도 들어주지 못하고 있었다.


언제가 되더라도 상관없다.


단 한번이라도 자신을 선택해주었으면 좋겠다는 그 조건을.


소년은···.


은하는.


들어주지 못했다.


이후에 생긴 일로 인해.


은하는 자신의 동생과 함께 소녀에게서부터, 소녀들에게서부터 떠나버렸으니까.














"···용사···라고?"


"마왕···이었어? 당신이···?"


전생의 기억이, 전생의 인연이 다시금 마주하고.


은하라고 불린 소년과 양이라고 불린 소녀는.


오빠와 동생은 서로를 향해 다시금 검과, 마법을 꺼내들었고.


그 최후에.


가족이라는 관계로 단지 묶여있었을 뿐인 그들은.


진짜로 가족이 되었으니까.


그런 진짜 가족이 된 이들 앞에서 소녀들은 외쳤다.


"오빠는 내가 아니라, 저 녀석을 선택하는 거야? 이제와서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거냐고!"


"···너에게서 오빠라는 말을 듣는 건 처음이네."


"그딴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어째서···지금 날 선택해주지 않는 거야···! 어째서···!!"


"미안. 하지만···. 동생을 저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어. 전생의 인연도 인연이지만. 이제는 진짜···. 정말로 '오빠'가 되어주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이럴 거면···진실따위···진실따위 보는 게 아니었어···!! 알려주는 게 아니었어!!"


"······."


"나는···. 나는···!!"


"···미안해."


"듣고 싶지 않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나도, 내 동생도. 우리는···그 녀석보다도 훨씬 더···가족이었을텐데. 어째서···.'


"오라버니···."


소녀들은 울었고, 분노하며, 소년을 붙잡았지만 소년은 그 손을 붙잡아주지 못했다.


"지금은 포기할거에요···."


그리고.


"하지만, 나중은 절대로···놓치지 않아요. 포기하지 않을 거에요. 오라버니."


소녀들은 각오를 다진다.


미래에는, 다시 만날 때에는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 미래에서.



그 미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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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4. 세계의 규칙 18.06.08 93 0 14쪽
34 3. 동생이 늘었다.(完) 18.06.06 78 0 13쪽
33 3. 동생이 늘었다. 18.06.06 97 0 12쪽
32 3. 동생이 늘었다. 18.06.06 84 0 11쪽
31 3. 동생이 늘었다. 18.06.06 75 0 13쪽
30 3. 동생이 늘었다. 18.06.04 87 0 11쪽
29 3. 동생이 늘었다. 18.06.04 69 0 11쪽
28 3. 동생이 늘었다. 18.06.02 70 0 14쪽
27 3. 동생이 늘었다. 18.06.02 74 0 12쪽
26 3. 동생이 늘었다. 18.06.01 82 0 11쪽
25 3. 동생이 늘었다. 18.06.01 78 0 10쪽
24 3. 동생이 늘었다. 18.05.31 78 0 11쪽
» 3. 동생이 늘었다 프롤로그 18.05.31 90 0 10쪽
22 2. 오빠와 동생(完) 18.05.30 86 0 9쪽
21 2. 오빠와 동생 18.05.30 67 0 15쪽
20 2. 오빠와 동생 18.05.29 81 0 11쪽
19 2. 오빠와 동생 18.05.29 94 0 15쪽
18 2. 오빠와 동생 18.05.29 84 0 14쪽
17 2. 오빠와 동생 18.05.28 98 0 16쪽
16 2. 오빠와 동생 18.05.28 78 0 12쪽
15 2. 오빠와 동생 18.05.27 101 0 15쪽
14 2. 오빠와 동생 18.05.27 95 1 14쪽
13 2. 오빠와 동생 18.05.27 97 0 15쪽
12 2. 오빠와 동생 18.05.25 100 0 12쪽
11 1. 용사와 마왕(完) 18.05.25 89 0 12쪽
10 1. 용사와 마왕 18.05.25 119 0 14쪽
9 1. 용사와 마왕 18.05.24 86 0 12쪽
8 1. 용사와 마왕 18.05.24 90 0 13쪽
7 1. 용사와 마왕 18.05.24 120 0 14쪽
6 1. 용사와 마왕 +1 18.05.22 13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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