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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스 님의 서재입니다.

별빛의 세계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마로나스
작품등록일 :
2018.05.21 12:07
최근연재일 :
2018.08.20 09:44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6,370
추천수 :
8
글자수 :
365,412

작성
18.05.28 19:29
조회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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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 오빠와 동생

일상 액션 라이트노벨 시작합니다.




DUMMY

별빛의 세계

2. 오빠와 동생

by 마로나스





"···방금···무슨···?"


"상황 파악이 안 돼? 겁나 멍청한 년이네. 아. 년인가? 아 몰라. 여성 체에 깃들었으니 년이 맞는 말이겠지."


유린은 그렇게 말하고서는 쓰러진 다예를 향해 한 걸음씩 발을 옮겼다. 다예는 이를 악물며 몸을 일으키고서는 그대로 자신의 존재를 이 세상에서 감추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완전히 유린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게 되자 유린은 그 자리에 서서 말했다.


"인식되지 않는 저주를 능력으로서 개화시킨 건가. 다예 선배 혼자서 그게 가능할 리가 없으니, 이건 양이를 납치해간 녀석이 한 짓인가 보네."


사람에게 인식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 그런 저주에 걸려있었던 다예 선배는 그 저주에서 벗어나기를 원했다. 그러나 지금의 다예 선배의 몸에 깃든 플루윙은 그 저주를 마치 자신의 능력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히 이상한 일이다.


저주는 자신이 능력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다른 존재가 간섭했다는 증거일터다.


유린은 그렇게 생각을 마치며 그대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보고 보아도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진 세상에 다예는 보이지 않는다.


"결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건 도망친 건 아니라는 뜻인데···. 거참 귀찮게 구는 년이네."


그렇게 욕설을 내뱉은 순간이었다. 유린은 본능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치마의 한 쪽이 찟겨나가며 허벅지에 얕은 자상을 남겼다.


"하···! 완전 암살자 타입이잖아 이거."


마치 게임에서나 나오는 암살자 같다고, 유린은 그렇게 생각하며 차분히 심호흡을 했다.


자신의 위치를 들킨다면, 일격에 당해버릴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인지 소리조차 숨죽이고서 내지 않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짜증나는데, 상대방이 어떻게 공격하는 지도 모른다.


"완전 짜증나는데."


바로 옆에서 들리는 소리. 그에 곧바로 반응해 유린은 그대로 발차기를 날리지만, 텅 빈 허공을 찬 느낌만이 남을 뿐이었다. 그리고 뻗었던 다리를 회수하기도 전에 옆구리에 단검이 박혀 들어왔다.


"···읏!"


시중에서 판매되는 단검이 아니었다. 군대에서나 사용할 법한 엄청나게 예리한 단검이었다. 유린은 옆구리에 박힌 단검에 이를 악물며 그것을 뽑아내었다. 단검을 뽑아내자마자 상처에서 피가 넘쳐흘렀다.


"···아파 죽겠네."


처음에 단 일격으로 박살내지 못했던 게,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져버렸다. 유린은 고통에 이를 악물며 손으로 옆구리에서 흘러나오는 출혈을 억눌러 막았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소리는 조금씩 들리긴 하지만, 유린의 능력으로는 '소리'만으로 상대방을 찾아내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시간을 보내고, 공격을 허용한다면 죽게 되는 건 자신이다.


유린은 피식하고 웃으며 중얼거렸다.


"솔직히 보이지 않는다니···사기적인 능력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침묵이 이어지고 어디서 공격이 들어올지 모르는 불안이 유린의 몸을 짓누른다. 그러나 그런 불안을 떨쳐내듯 유린은 말을 이었다.


"내 쪽도 생각해보면 꽤나 사기적인 능력이거든!!"


그와 동시에 유린은 있는 힘껏 대지를 발로 내려찍었다.


콰아아아아아앙!!!


인간이,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힘의 한도를 넘어선 괴력이 바닥과 충돌하며 주변에 커다란 크레이터를 만들어냈다. 순식간에 반경 십여 미터 정도의 크레이터가 바닥에 생겨나고, 바닥이 파괴되며 생겨난 먼지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유린은 먼지에 의해 형태가 보이는 다예를 향해 달려가 그대로 발로 걷어찼다.


너무나도 단순무식한 방법에, 단순무식한 공격이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꺄아아악···!!"


콰아앙!!


모습을 감추고 있던 다예가 마치 공이라도 되는 것처럼 저 멀리 날아가 대지에 나가 떨어졌다. 먼지가 가라앉기도 전에, 멀리 나가떨어진 다예가 꿈틀거리며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을 받은 몸은 피를 토하며 일어나기를 거부했다.


"윽···."


그런 다예를 향해 천천히 다가간 유린은 옆구리에서 흐르는 피에 혀를 차고선 그대로 다예의 머리채를 붙잡아 들어올렸다.


"고작해야 한방 맞고 나가떨어지는 건 아니잖아? 응?"


"···쿨럭···. 너···너 뭐야···!"


"응? 무슨 소리야?"


"도대체···어떻게 인간이면서···그런 힘을···!"


"아하하하하!"


그 어리석은 물음에 유린은 상처가 벌어지는 것도 잊고서 웃어보였다.


"바보야? 인간이니까 이런 힘을 가지고 있는 거지."


"···꺄아아아악···!"


유린은 그대로 다예의 머리채를 붙잡고서 바닥에 내팽개쳤다. 그 힘이 얼마나 강했는지, 한참을 바닥을 구르다가 기절이라도 한 듯, 추욱하고 늘어졌다.


"아, 진짜···겁나 아프네."


그런 다예를 보던 시선을 돌려 자신의 옆구리를 바라본 유린은 아프다는 말과 함께 다시금 손으로 상처를 막아 출혈을 막았다. 고작해야 발로 걷어차고, 들어서 내던진 정도의 행동이 전부였음에도 불구하고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는 상당히 많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출혈로 쓰러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유린이었지만 아쉽게도 상황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았다. 끝나지 않을 것임을 유린은 잘 알고 있었다.


"야, 쓰러진 척 그만하고 일어나지?"


그래.


플루윙(Fluwing)이라고 불리는 몬스터는 숙주가 쓰러졌다고해서 처리할 수 있는 몬스터가 아니었다.


희미하기에(Flu). 숙주를 삼키는 나비벌레(wing).


그렇다면 숙주가 된 다예가 움직일 수 없다면, 살기 위해서라도 숙주에서 벗어나 다른 숙주를 찾아 해매는 것이 플루윙이다. 그리고 이 결계 내부에서 살아있는 생명체는···.


"나 밖에 없으니까 말이야."


유린은 깊게 심호흡을 한 뒤 천천히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유린이 자세를 잡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쓰러진 다예의 몸에서 거대한 나비날개가 피어올랐다.


그러나 피어오른 날개는 한쪽이 없었으며, 그나마 남은 한쪽도 오히려 징그러워보이기만 했다.


끼아아아아아악!!


벌레의 비명과 함께 다예의 몸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온 플루윙의 모습을 보며 유린은 차분히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


상처는 크지 않지만, 출혈이 조금 크다.


움직일 때마다 상처는 벌어질 테고, 출혈량은 더욱 많아지겠지. 하지만 그 이상으로 곤란한 건···.


"플루윙은 때려서 잡을 수 있던가."


지금까지 플루윙을 잡아본 적이 없는 유린은 작은 한숨과 함께 각오를 다졌다. 죽음이 두렵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하게 말해서 두렵다.


사실.


누군가를 때리는 것도, 싸우는 것도, 아픈 것도.


전부 무섭다.


하지만 그때 이후로.


그날 이후로.


"은하에게 구원받은 이후로, 나는 말이지. 누군가를 죽이는 것도 확실하게 각오하고서 이 길을 택한 거야."


끼아아악!!


한쪽 날개밖에 없는 나비의 벌레가 비명과 함께 유린을 향해 돌진해왔다. 징그럽기 그지없는 벌레의 몸체를 보며, 그리고 그 커다란 날개를 보며 유린은 그대로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그래. 평범한 학생으로 지낼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지."


꽉 진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자, 오라고. 벌레년. 쳐 죽여줄 테니까···!!"


그리고 이내 달려드는 거대한 괴물을, 몬스터를 향해 유린은 힘을 가득 담은 전력의 일격을 내질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마력도, 영력도, 신성력도, 그 어떠한 힘의 종류도 아닌. 순수한 힘 그 자체가 플루윙과 부딪쳤다. 그리고 천재이변이나 다름없는 힘이 충돌하는 것과 동시에 플루윙의 몸체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며 날아가 바닥에 쳐 박혔다.


본능과도 같이.


살기 위해 다시금 숙주를 잡아먹으려던 몬스터는.


"히힛···. 뭐야. 환상이라도···팰 수 있잖아···?"


유린은 내지른 주먹이 만든 거대한 참상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힘이 폭주했던 반년 전의 사건 이후 처음으로 풀어낸 봉인이고 힘이었다. 그때 이후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것이 두려워 사용하기를 두려워하던 힘은, 역시나 반 년이나 지난 지금도 끔찍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힘이었다.


유린이 플루윙을 잡겠다고 내지른 주먹에 의해 만들어진 참상.


그것은.


유린의 정면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날아가 사라져버린 모습이었다. 마치 이곳에 재해라고 불리는 어떠한 것이 지나쳐가기라도 한 듯, 플루윙의 거대한 몸체에 구멍을 만들어 낸 것도 모자라서 그 뒤에 있는 건물을 포함한 모든 것이 일(一)자로 사라져있었다.


단지 휘두른 주먹의 풍압만으로.


흑과 백의 세계를 관통하는 거대한 구멍을 만든 것이다.


다행스러운 일이라면 현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세계이기에, 재앙이나 다름없는 참상 속에서도 현실은 멀쩡하다는 걸까.


"···으···읏···."


흑과 백의 세계. 세계의 이면. 결계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버리자 흑과 백의 세계는 유리 깨지듯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 현상을 유린은 이전에도 보았기에 작게 안도했지만, 동시에 이대로 현실로 돌아가 버리면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 되었다.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상처, 플루윙에 잠식되어 대부분의 체력을 빼앗기고 자신의 공격으로 인해 몸 자체가 엉망이 되었을 다예까지.


돌아가면 처리해야할 일과 변명해야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죽는다는 두려움에서부터 벗어났다는 데 만족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바닥에 쓰러진 순간, 유린은 자신의 상태를 깨달았다.


"···아···이거···."


위험한데.


출혈량이 생각보다 많았던 탓일까. 유린은 핑하고 어지러운 머리에 이를 악물었다. 출혈이 심해서 더 이상 몸을 움직이는 것도 힘들었다.


역시 현실은 영화 같지 않다고 생각하며 부서지는 흑과 백의 세계의 하늘을 바라본 유린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웃었다.


"그래도···새삼스럽지만···."


반년 전에 선택한 길에 대한 각오를.


드디어 다시금 다질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걱정해주려나···."


은하, 그 바보는.


그렇게 작게 중얼거린 말에 유린은 대답이 들려오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하지."


파카아앙···!


무너져 내린 흑과 백의 세계. 그리고 귓가에 들리는 '현실'의 소리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욱 선명하게 들리는 것은.


"고생했어. 하지만, 다음부터는 자기 몸도 걱정해가면서 싸웠으면 해. 굳이 내게 도움이 되겠다고, 내 옆에 서겠다고 그렇게 상처를 입는 건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아."


"···아하하···."


어느새 왔는지, 시야에 보이는 건 자색 눈동자를 가진 검은색 머리카락의 소년이었다.


"나, 열심히 했어."


"···응. 그런 것 같네."


유린은 그런 소년의 뺨에 손을 가져다대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이건···비싸게 받을 거야···."


"다음 주말에 놀러가자."


"···응···."


그거면 족하다는 듯,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은 유린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자고 일어나면,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 있을 거야."


그리고 은하의 마지막 말을 자장가 삼아 유린은 완전히 잠에 빠져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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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빠와 동생 18.05.28 7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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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 용사와 마왕(完) 18.05.25 89 0 12쪽
10 1. 용사와 마왕 18.05.25 11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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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 용사와 마왕 18.05.24 90 0 13쪽
7 1. 용사와 마왕 18.05.24 120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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