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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스 님의 서재입니다.

별빛의 세계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마로나스
작품등록일 :
2018.05.21 12:07
최근연재일 :
2018.08.20 09:44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6,374
추천수 :
8
글자수 :
365,412

작성
18.06.04 12:08
조회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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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 동생이 늘었다.

일상 액션 라이트노벨 시작합니다.




DUMMY

별빛의 세계

3. 동생이 늘었다.

by 마로나스










"우아아···. 오늘 수업도 이걸로 끝났다아···."


"수고했어."


유린은 마지막 수업까지 확실하게 끝나자 힘들었다는 듯 길게 팔을 뻗으며 몸을 풀었다. 완전히 종례까지 끝난 상황이라 반에 남은 이들은 청소 담당 뿐이었다. 오늘은 수업이 일찍 끝나는 날이라서 그런지, 다른 학생들의 표정도 유린과 같이 조금 밝았다.


학교가 일찍 끝난다는 건, 학생들에게 있어서 자유시간이 늘어난다는 결과로 이어진다.


물론 보통의 학교라면 학교가 끝난 뒤, 야간 자율(강제) 학습이나 학원에 가서 공부를 이어할 테지만, 내가 다니는 하늘 고등학교는 학원까지 다니는 이들은 드물었다.


애초에 하늘 고등학교 뿐만이 아니라 하늘이라는 이름이 붙는 이 아카데미 전체가 어느 한 방면으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모인 최고의 교육 장소였다.


굳이 공부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듯, 이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활동 영역은 두 손으로 새어도 모자르다. 그만큼 부활동도 자유롭고, 일반 학교와는 비교하는 게 우스울 정도로 뛰어난 결과를 내놓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렇게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은 다들 쌓인 스트레스를 풀러 놀러다니는 편이었다.


그 대표로는 아카데미의 중심에 있는 하늘 거리가 있었다. 하늘 거리는 왠만한 대학로보다도 넓었고, 동시에 많은 학생들이 몰리는 장소였다. 동시에 놀고 먹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몰려있는 장소이기도 했으니 학생들이 학교가 일찍 끝나면 하늘 거리로 향하는 것도 딱히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나 유린, 그리고 양이는 이 날에는 하늘 거리로 향하지 않는다.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 주에 한번은 있는 이 날은 환상에 관련된 우리들이 훈련을 하는 날로 정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훈련하러 갈 거야?"


"그럴 예정이야. 세연에게는 이미 점심시간에 연락해서 늦게 들어간다고 말했고."


"헤에, 나는 그 아이가 훨씬 달라붙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신도 오늘은 해야할 일이 있다고 하더라."


"일단은 하늘 그룹의 '차기 총수'라는 거구나."


"나나 양이와는 달리, 집에서도 서류 정리를 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지. 자기가 총수가 될 생각은 없는 듯 보였지만···. 뭐 지금 이야기할 건 이게 아닌가? 짐은 다 챙겼어?"


"응. 이대로 가면 돼."


내일 수업에 필요한 교과서는 사물함에 넣어둔 유린은 그대로 자신의 가방을 매고서 다가왔다.


"양이는?"


"청소 당번이라 조금 늦을 거래. 먼저 가있으라던데."


그런 나의 대답에 유린이 작게 웃으며 내게 조금 더 가까이 달라붙었다.


"헤에, 그렇구나. 그런 거구나."


"···뭔가 거리가 가깝지 않아?"


나의 말에 유린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전혀?"


"짓궂어보이는 그 미소부터 지우고 말해."


슬그머니 달라붙는 유린을 떨쳐내며 말하자 유린은 아에 대놓고 내게 달라붙으려고 했다.


나는 달라붙는 걸 유린을 때어놓고. 유린은 계속해서 달라붙는다. 그런 사소한 장난을 즐기며 걷던 도중 창문에서 화를 내고 있는 양이의 모습이 보였다.


멀어서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표정이 굳어있는 것이 유린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했다.


유린은 내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양이를 보고 있는 것을 눈치채고서는 양이를 향해 비웃음을 날렸다. 대놓고 도발하는 유린의 모습에 양이가 주먹을 꽉 쥐고서 나를 향해 무언가 말했다.


당연 들리지 않았지만.


입모양으로 유추해보건데···.


"난 집에 돌아가면 죽겠군."


"돌아가기 전에 죽을 지도?"


"네가 도발하면 고생하는 건 나라고···. 자중해주라. 좀."


"후후후. 그럼 나한테 좀 잘해보던가."


유린의 말을 무시하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뭐. 그래도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동생의 어리광을, 순수함을 오빠의 입장으로써 볼 수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니까.


···목숨의 위협이 된다는 점은 제외하더라도 말이다.


하. 하. 하.


······훈련 도중에 죽지는 않을 테지만.


죽을만큼 힘들지도 모르겠다.


학교의 입구로 나가자 여러대의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가 훈련 삼아 사용하는 장소는 하늘 공원. 학교에서도, 그리고 학교에서 가까운 우리 집에서도 상당한 거리에 있는 장소였다.


이 공원은 무척이나 넓은 반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기에 무척이나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이기도 했다. 하지만 단지 배경이 아름다운 공간만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었다.


마라톤···이라기보다는 가볍게 조깅을 할 수 있도록 조깅 루트가 만들어져있으며, 자전거 전용도로가 공원 내부에 만들어져 있어서 자전거를 즐겨타는 이들도 자주 놀러오는 장소였다.


거기에 실내 체육관도 있어서 야외에서는 할 수 없는 운동들도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단순한 관광명소 이상으로 많은 이들이 모이는 장소지만, 상상 이상으로 넓은 공원이다보니 훈련을 하기에는 아주 적당한 장소였다.


다만 하늘 공원이라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하늘 아카데미가 있는 장소로부터는 제법 멀리 떨어져 있어서 버스를 타고 가야만 했다.


왕복으로 세시간 정도 걸리는 장소라고 해야할까.


물론 돌아올 때는 갈 때와는 달리 사람들의 시선이 덜하기 때문에, 적당히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워프해서 돌아오기에 생각 이상으로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 말이다.


버스에 시동이 걸리고, 천천히 출발하여 움직이는 창문 바깥의 배경.


유린은 자신의 가방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서는 내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기대었다.


"···다른 학생들이 보고 있어."


내 말에 유린은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상관없잖아? 애초에 네가 언제부터 타인의 시선을 신경썼다고."


"신경 쓰는데."


"하지만 딱히 관심도 없잖아?"


말로는 도저히 유린에게 이길 수 없겠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내 어깨에 기댄 유린의 행동을 침묵함으로써 긍정했다.


"후후, 잠시 뿐이지만 은하의 어깨를 빌릴 수 있다니. 좋은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으니까 말이지. 그리고 학교에 비해서 여기는 보는 이들도 그다지 많지 않고."


"많지 않은데도 학생들이 보고 있다고 투덜거린 거였어?"


"아무리 나라도 너처럼 무방비하게 여자애가 기대어오면 당황하게 된다고."


그러니 약간의 불만 정도는 선처해달라는 나의 말에 유린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야외플레이는 좋아하지 않지만, 한순간이지만 이대로 덥쳐져도 좋다고 생각해버리고 말았어."


"네 머릿속에는 도대체 뭐가 든 거야."


언제부턴가 유린에게 치녀 속성이 붙어버린 것만 같다. 근데 그게 또 나 한정이라는 게, 미묘한 기분이랄까.


누군가가 올곧게, 순수하게, 진심으로 감정을 표현해주는 것은 무척이나 기쁜 일이다보니 전직 마왕이었던 나도 이렇게 물러진 거겠지.


그러고보니···.


"저번의 약속. 이번 주라면 시간이 될 것 같은데."


"저번의 약속이라면···?"


자신이 약속해놓고서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에 나는 쓰게 웃었다. 그만큼 그때 상태가 안좋았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이내 유린은 약속이 무엇이었는지 떠올렸는지, 정말로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꽃 몽우리가 활짝 만개한 것처럼.


주변이 갑작스럽게 밝아지는 느낌에 나는 멍하니 유린의 미소를 보고 있었다.


"기쁜 걸. 데이트, 해주는 거구나."


"그, 그런 약속이었으니까."


"반년간 달라붙어있었던 보람이 있어서 정말 기쁜 걸. 하지만, 그 이상으로 기쁜 건. 역시 은하가 나와 데이트를 해주겠다는 말 때문이려나."


"그다지 기대하지는 마. 동생을 제외한 여성을 대하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으니까."


"우후후후. 그 말은 첫 데이트 상대가 바로 나라는 소리?"


"애초에 아직 우리들은 고등학생이라고? 데이트 같은 걸 해볼만한 이들은 드물지."


"네가 잘 모를 뿐이지, 우리 학교를 비롯해 하늘 아카데미 내부에는 커플의 비율이 제법 높은데 말이지."


"학생의 본분은 공부야."


대충 내뱉어 던진 말을 유린은 가볍게 무시해버리고서는 작게 하품을 했다.


"졸려?"


"조금."


"도착할 때까지는 시간이 남았으니까 자도 괜찮을 거야."


"그럼 어깨, 조금 더 빌릴게."


그렇게 말하고서는 아까보다도 훨씬 더 편하게 내 어깨에 자신의 몸을 기대고서 유린은 눈을 감았다.


순식간에 잠이 드는 유린의 모습에 나는 조용히 유린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도록 창문의 커튼을 쳤다.


가을이 겨울로 향해가며 짧아져가는 해님이었지만 그 빛은 충분히 유린의 잠을 방해할 수 있었다.


커튼을 치고서 나는 조용히 유린의 자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좋아한다는 감정을 나는 반년이나 계속해서 거절해두고 있었다. 그리고 거절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미뤄두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반년이나 지났어도 여전히 같은 감정을, 그리고 훨씬 더 커진 크기로 나를 바라보아주는 건 너무나도···기뻤다.


반년 전에는 결코 상상하지 못했을 감정이 지금의 내겐 있다.


반년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가족 이외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


지금의 일상을 행복으로 여길 수 있도록 도와준 건 분명.


유린 덕분이겠지.


"···그래도 시선이 따가운걸."


나는 작게 그렇게 말하며 애써 외면하던 사람들의 시선에 한숨을 내쉬었다. 학교가 끝난 상황이니, 대부분의 시선의 주인들은 학생들이었다.


같은 반은 없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시선을 받는 걸 보니, 또 기분이 묘하다.


하지만 묘한 기분과 함께 약간 승리자의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남자의 본능이었나보다.


아직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지만.


짝사랑조차도 하지 않는 솔로들보다는 확실하게 우위에 서있다고 할 수 있으니까 말이지.


거기까지 생각하다 과거 마왕이었다는 과거의 자신이 참도 인간다워졌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다워진다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좋은 일이겠지.


나를 이렇게 변화시키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일상.


"···우응···."


작게 신음을 흘리는 유린의 모습. 그 모습에 나는 유린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허락도 받지 않고 머리를 쓰다듬는 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왠지 모르게 쓰다듬어주고 싶었다.


그 생각과 함께 나는 유린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이 동생에게 가지는 감정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사실 이미 오래 전에 알고 있었으면서도 모른 척 하고 있던 감정이었을 것이다.


나는 아직 너를 좋아할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만약 네가 계속해서 나를 좋아해준다면.


틀림없이 내가 미래에 좋아하게 될 동생 이외의 소중한 여자는.


네가 될 거야. 유린.


"짧지만 편한 수면이 되길."


하늘 공원까지 도착하려면 아직 1시간 정도 남았다. 그 동안 무엇을 할 지 생각해두지 않았다만, 이렇게 편하게 잠이 든 유린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될 거라는 생각에 나는 작게 웃었다.

2권 일러.jpg


작가의말


 즐거운 주말의 시작입니다.


 강아지가 짓는 월요일이 왔어요...


 왠지 조금 눈에서 땀이 나네요.


 훌쩍.


 내 황금같은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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