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광광이 님의 서재입니다.

죽음의 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광광이
작품등록일 :
2020.05.17 16:11
최근연재일 :
2021.01.27 20:39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39,982
추천수 :
552
글자수 :
447,419

작성
21.01.01 18:53
조회
64
추천
0
글자
8쪽

112.파르누스군단의 저력

DUMMY

아마도 이 지역의 가용 몬스터는 모두 모여든 듯했다.

꿈틀거리듯 물결치는 몬스터의 파도를 보며 과연 엄청난 숫자구나 하는 담담한 감상만 있을 뿐 위압감을 느끼진 않았다.

결국엔 파르누스군단이 저들을 몰아내고 승리를 차지할 테니까.

이제 이번 작전의 승패가 달린 가장 중요한 전투만 남았다.

막사를 벗아나 숲을 내달리는 제노는 이미 아군 진영에서 상당히 먼 곳까지 달려와 있었다.

지금 현재 적의 모든 병력과 시선이 파르누스군단에게 집중되어 있기에 제노의 움직임을 방해할 요소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 막사에서 지휘를 하고 있어야 할 제노가 왜 마수의 숲에 들어온 것일까?

그것은 아주 특별한 임무, 적진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는 정신 제어기를 파괴하기 위해서였다.

정신 제어기.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것은 타 생명체의 정신을 제어할 수 있는 무엇인가다.

서로를 향해 공격성을 드러내던 몬스터들을 하나로 뭉친 기물.

이것의 존재를 파르누스에게 전해 듣고 그동안 마수의 숲을 정찰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적들이 안전한 지역에 꼭꼭 숨겨 두어서 발견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마침내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게 되었다.

이곳은 평소라면 제노 혼자서 절대 침투할 수 없는 위치였지만 거의 대부분의 병력이 파르누스군단을 잡기위해 자리를 비운 지금은 숨어들기 최고의 환경이었다.

그 장소에 도착해 이 기물을 파괴하면 전쟁의 양상은 한순간에 바뀌게 될 것이다.



적진 깊숙한 곳.

큰 동굴속 거대한 공동에 10미터에 달하는, 기둥처럼 보이는 검은색의 암석이 서 있는데, 암석의 표면은 보석처럼 깨끗한 면으로 잘 다듬어져 있어 아름다워 보였다.

이 아름다움에는 거대한 힘이 내포되어 있어 한번 보면 눈을 떼지 못할 마력이 있었는데 근처를 지나다 현혹되어 암석에 가까이 다가온 뱀이 그대로 흡수되어 껍데기도 남기지 못하고 죽었다.

땅 깊숙한 곳의 에너지부터 근처의 생명체들이 가진 에너지들까지 끊임없이 빨아 들이는 탐욕스러운 돌.

아니 이것을 그저 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정도 되면 살아 있는 포식 생물이 아닐까?

그런데 이렇게 근처 수백미터의 에너지를 게글스럽게 빨아 들이는 암석 주위에 멀쩡한 생명체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몬스터부대의 중간 지휘 역할을 맡고 있는 퀸들이었다.

퀸들은 이 암석의 힘을 이용해 수만이 넘는 몬스터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그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었던 것.

이곳에 있는 퀸들은 모두 열.

평소에는 수백에서 수천까지의 몬스터들을 다루는데 오늘은 파르누스군단의 습격 때문에 수천에서 만마리까지 몬스터를 움직여야 했기에 가진 역량을 모두 동원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퀸들은 수백미터 근처까지 접근한 제노를 감지하지 못하고 무방비 상태로 있었다.

물런 이것에는 제노가 간간이 보이는 경계몬스터의 눈을 피해 은밀히 이동한 덕도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황폐한 지역.

퍼석퍼석해 보이는 흙과 말라 비틀어진 나무.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동물의 털이 아주 요상하게 느껴졌다.

제노는 주머니에서 꺼낸 고기 덩어리를 앞으로 휙 던졌다.

땅에 떨어진 새빨간색의 신선한 고기는 조금씩 검붉은색을 띄더니 쪼그라 들기 시작했다.

마치 무엇인가에 에너지를 빼앗기는 듯한 모습.

놀랄만도 한데 제노는 담담히 전방을 주시했다.

“역시. 이래서 정찰 보낸 뼈쥐와 연락이 끊겼구나.”

황폐한 땅에 이상한 힘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제노는 거침없이 앞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러자 바로 반응이 왔는데 감기 걸린 것처럼 몸이 힘들어졌고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단 것처럼 무거워졌다.

헛구역질이 날려고 했으며 내장이 뒤틀리면서 아팠다.

‘후퇴를 해서 재정비를 해야 하나?’

하지만 시간이 없다. 정신 제어기를 빨리 파괴하지 못한다면 파르누스군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잠시 멈춰서서 정찰 동물이 보내오는 영상을 확인하자 몬스터들에게 둘러 싸여 힘겹게 싸우고 있는 부하들의 모습이 보였다.

‘조금만 더 버텨라.’

제노는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그럴때마다 긴 장침으로 내장을 찌르는 듯한 고통이 일어 얼굴이 찡그러졌다.

‘빨리 무슨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급한 마음에 흑마력을 움직이는데 에너지가 한순간에 땅속으로 쑥 빨려 들어갔다.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한 흡수력이다.

이런 상태라면 제노의 몸은 10분이 지나기전에 쪼그라 든 고기와 비슷하게 되리라.

그래서 응급처치로 흑마력을 단단한 갑옷처럼 만들어 피부위에 입었다.

효과는 있었다.

당장 빼앗기던 에너지가 반정도로 줄었다.

몸을 괴롭히던 허탈감이 줄어들자 집중력이 상승하며 흑마력을 조금더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흑마력을 아주 가늘게 뽑아내어 실처럼 늘어 뜨리자 또다시 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대체 무엇이 에너지를 빨아 들이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

그렇게 5분여의 시간을 관찰한 결과 드디어 실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지랑이 같은 것들이 문어 다리처럼 뻗어나와 에너지를 붙잡고는 땅속으로 들어갔다.

‘공격을 해볼까?’

순간적으로 파이어볼을 만들어 던져는데 그대로 흡수되어 버렸다.

뿐만 아니라 그 순간적인 찰나에 몸속의 에너지도 조금 빼앗겼다.

공격으로는 활로를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빨리 움직여야 할까?

하지만 그러기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에너지를 모두 빼앗기지 않고 목표지점에 도착할지도 의문이고 설사 도착하더라도 최악의 몸상태일 테니 약한 적이라도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마지막 남은 방법인 위장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땅속에서 에너지를 뺏기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그 기운에 동화를 하는 것이다.

대략적인 느낌은 파악해 놓았다.

다행히 기본적인 요체는 자신의 흑마력과 아주 비슷했다.

아마 파르누스라는 한 뿌리에서 나온 것이라 그럴 것이다.

‘할 수 있다.’

흑마력에 조금씩 변화를 주었다.

기운을 기울이고 비틀고 구멍도 내고 공기중에 자연기도 끌어와 합성을 하자 과연 효과가 있었다.

방금까지 제노의 몸에 붙어 에너지를 빼앗아 가던 아지랑이들이 눈먼 봉사처럼 주변을 더듬기 시작했다.

‘성공했다.’

생각보다 너무 일이 쉽게 풀려 기분이 좋아졌다.

내친김에 외부를 감싸고 있던 갑옷 같은 흑마력을 걷어 내고 조금씩 걸어 보았다.

발을 통해 생생한 땅의 표면이 느껴졌지만 조금전처럼 거북한 기운은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게 되자 몸상태가 빠르게 회복 되었다.

일단 한가지 문제를 해결했다.

제노는 그동안 지체되었던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빠르게 달려 나갔다.

자신이 늦는 만큼 파르누스군단의 위험은 커진다.

그런 위기감이 고조되며 정신이 오히려 맑아졌다.

압박을 받을수록 강해지는 타입.

곧 눈앞에 동굴 입구가 나타났고 뭔가 위험해 보였지만 제노는 그대로 강행 돌파를 시행했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전방에서 돌덩이가 하나 날아와 고개를 꺽어 피해야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죽음의 사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공지. 20.10.09 159 0 -
공지 개인사정으로 오늘 휴재합니다. 20.08.05 50 0 -
공지 2~5회 다른 내용으로 올리겠습니다. 20.05.28 110 0 -
공지 2회 수정했습니다. 20.05.23 328 0 -
129 126.파르누스군단의 활약 (완결) 21.01.27 47 0 11쪽
128 125.파르누스군단의 활약 21.01.25 43 0 9쪽
127 124.파르누스군단의 활약 21.01.23 42 0 8쪽
126 123.파르누스군단의 활약 21.01.22 38 0 7쪽
125 122.파르누스군단의 활약 21.01.20 50 0 8쪽
124 121.파르누스군단의 활약 21.01.19 46 0 8쪽
123 120.파르누스군단의 활약 21.01.16 56 0 8쪽
122 119.파르누스군단의 활약 21.01.15 63 0 7쪽
121 118.파르누스군단의 활약 21.01.13 49 0 8쪽
120 117.파르누스군단의 활약 21.01.11 54 0 8쪽
119 116.파르누스군단의 활약 21.01.09 48 0 8쪽
118 116.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1.01.08 58 0 8쪽
117 115.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1.01.06 61 0 8쪽
116 114.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1.01.04 51 0 7쪽
115 113.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1.01.03 72 0 7쪽
» 112.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1.01.01 65 0 8쪽
113 111.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0.12.28 58 0 8쪽
112 110.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0.12.26 63 0 8쪽
111 109.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0.12.25 68 0 8쪽
110 108.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0.12.23 59 0 7쪽
109 107.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0.12.21 62 0 8쪽
108 106.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0.12.19 85 0 7쪽
107 105.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0.12.18 72 0 8쪽
106 104.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0.12.16 69 0 8쪽
105 104.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0.12.14 85 1 8쪽
104 103.파르누스군단의 저력 20.12.12 71 1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