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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님의 서재입니다.

남경. 상해. 봉천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하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28
최근연재일 :
2019.06.24 20:32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53,880
추천수 :
3,775
글자수 :
217,324

작성
19.06.19 15:00
조회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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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
6쪽

황포 군관학교 3)

DUMMY

방회회원들은 저마다 개별 입교했기에 교내에 청방회원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본인들도 잘 몰랐다. 전모를 아는 사람은 교장뿐이었다. 청방 지도자 천치메이의 제자이며 두월생 등 간부들과 친분이 있는 장제스 교장. 그러나 그는 일체 함구했다.

황포 군관학교 개교와 함께 봉천의 군통 사무실도 바빠졌다. 청나라 이후 대륙의 지배자였던 군벌들의 세력균형에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각 성마다 있던 무비학당의 아류인 군관양성소가 하나쯤 더 생겼다 해서 긴장할 일은 전혀 아니었다.

그러나 황포는 단순한 군사학교가 아닌 정치학교. 국공합작을 내세우며 후원자를 자처하고 나선 소련이라는 배경도 만만찮았다. 그 짐작은 이윽고 사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황포 군관학교가 곳곳에 분교를 열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먼저 생긴 분교는 광동성의 바로 옆 광서성의 조주潮州. 이후 거의 반년마다 하나씩 생긴 분교는 남녕南寗, 장사長沙, 무한武漢으로 확산되며 점점 그 범위를 넓혀갔다. 그중 무한분교는 여자 생도까지 받아들여 생도 1,200명 중 200명이 여자였다.

호북성의 무한은 장강 상류로 흘러드는 여러 지류들이 합쳐지는 민강이 끝나고 본류인 양자강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동정호로 가는 물이 광동으로 이어지고 하류의 구강에서 파양호로 이어지는 교통의 요충이었다.

신해혁명의 도화선이 된 첫 봉기가 이곳에서 일어난 것도 각 지역과의 교류가 활발해 새로운 문물에 개방적인 지역특성에 기인한 것이었다. 당대의 신사조, 공산주의에 대한 관심 또한 어느 지역보다 높았다.


황포 군관학교의 생도와 교관들은 표면상 공산당, 국민당 중도파라는 모양새였지만 사회의식이나 혁명 이데올로기와 무관한 청방회원은 모든 계파에 고루 침투해있었다. 청방의 관심사는 세상을 지배하는 힘이었고 힘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천치메이의 조카, 천궈푸(진과부) 천리푸 형제의 성씨 첸Chen의 머릿글자를 따 CC단으로 명명된 장제스의 친위조직은 황포출신의 청방원들을 기반으로 탄생하게 된다. 다이리(대립)의 남의사와 더불어 살인, 테러, 음모를 꾸며온 비밀결사. CC단에 대해 기사를 검색해보면 공포 그 자체였다. 이들은 공식조직이 아닌 비선조직에 가까웠다. 국민당의 정보기관은 당 중앙 집행위원회 조사통계국이 있었고 군의 특무조직도 따로 있었다.


나는 군통 사무실에 모인 작림과 공동모왕과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황포군관학교가 벌써 다섯 개로 늘어났어. 6개월마다 졸업생이 천 수백 명씩이나 쏟아져 나오고.”

“기세가 대단하네.”

“문제는 이들 간의 유대의식이야. 소위 동창생이라는 건데 이해로 묶인 방회의 그것보다 결속력이 더 강하다는 거야.”

졸업생들은 국민당 산하의 각 부대에서 3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한다. 그러나 직속부대가 빈약한 국민당은 졸업생을 모두 수용할 수 없어 상당수는 동맹을 맺은 풍옥상 등 기존 군벌부대로 배속되었다. 황포 졸업생들은 국민당 부대와 군벌 부대에 고루 배치되었고 이들 간의 유대는 이후의 모든 전투에서 변수로 작용한다.


“근데 생도들 중에 청방 회원이 많다는 소문이야. 교장부터가 청방 회원이나 다름 없으니 그런지도 모르지.”

“그냥 그렇게 된 건가? 아니면 누군가가...?”

“그건 누구도 모르지. 하지만 두월생이라면 그 정도 심모원려도 가능할 거야..”

권모술수는 마키아벨리, 재력은 로스차일드, 잔인하기로는 알 카포네라는 소문의 두월생이었다. 국민당과 공산당은 물론 모든 군벌 부대에 청방이 침투할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다는 것이 누구보다도 두월생을 잘 아는 우리의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도 지원해야 하는 거 아닌가?”

작림이 물었다.

“황포에는 군통요원도 많으니까 필요하다면 그래야지. 쑨원주의 연구회라는 우파 조직과 공산당 지지파인 청년군인 연합회로 대립 중인데 청방은 양쪽 모두에 고루 있다는 거야. 일종의 보험인가?”

“호기심 왕성한 청년들이니 저마다 관심사는 다를 수 있지. 청방에 어떤 정치색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청방의 방침은 일단 졸업해라. 그래서 어느 부대든 부임해라. 청방과의 연락은 그 이후부터다. 이런 식이지. 그러니 교내에서의 생도들 행동은 자발적인 걸로 봐야 할 거야.”

그러나 이미 한 평생을 살아본 나의 경험은 이들 생각이 잘못되었다 속삭이고 있었다. 학창시절의 인연은 평생의 인연으로 이어지고 그 시절에 배어든 생각 또한 평생을 지배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들은 잊고 있었다.

저마다의 위치로 흩어진 이들은 청방과의 의리를 지키려고 나름의 노력은 하리라. 그러나 CC단이나 남의사에 소속된 청방 회원이 공산당에 소속된 회원과 같은 태도로 조직의 명령에 복종하리라는 믿음은 지나친 과신이었다.

이들은 개인적 소신과 조직에서의 책임 그리고 방회에 대한 의리 사이에서 방황하며 나름의 선택을 할 것이다. 최선의 선택을 할지라도 조직과 방회의 기대에 어긋날 수 있고 그때는 처벌이나 보복의 위협 앞에 놓이게 될 것이었다. 바르게 산다 해서 무탈하게 지낼 수 있는 세상이 아니었다.

황포를 주목하는 것은 우리나 소련만이 아니었다. 관동군 또한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산업계, 암흑계 등 다양한 관점에서 대륙의 세력분포를 분석하는 일본이 가장 민감하게 지켜보는 것은 군벌들의 세력균형이었다. 6개월마다 천 수백 명씩 장교들을 쏟아내는 정치군사학교는 당연히 그들의 관심을 끌었다. 광주 시가지는 일본 특무들의 활동무대로 변해갔고 광저우 13호실이라는 아지트도 구축했다.

공산당과 국민당의 세력 다툼을 지켜보는 눈은 후청의 군통과 청방에 더해 13호실까지 셋으로 늘어났다. 까치는 버마재비를 노리고 버마재비는 울고 있는 매미를 노리는 형국이었다.




청일전쟁, 둥베이, 이홍장, 원세개, 명치유신, 서태후, 손중산, 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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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바람의행진
    작성일
    19.06.19 18:00
    No. 1

    버마제비 -> 버마재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破雷
    작성일
    19.06.19 18:48
    No. 2

    너무 뜬금없이 시간대를 도약해서 지금이 언제쯤인지 공감하기 힘들고 주인공이 몇살쯤인지 어떤직위인지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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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 상해. 봉천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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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분량에 대한 중간 설명 19.06.11 766 0 -
56 황포 군관학교 4 (완결) +14 19.06.24 1,239 29 5쪽
» 황포 군관학교 3) +2 19.06.19 1,054 33 6쪽
54 황포 군관학교 2) +1 19.06.17 1,119 49 11쪽
53 황포 군관학교 1) 19.06.12 1,346 45 6쪽
52 천하대란 시대 7) +3 19.06.10 1,645 42 9쪽
51 천하대란 시대 6) +3 19.06.08 1,515 42 7쪽
50 천하대란 시대 5) +3 19.06.07 1,531 48 8쪽
49 천하대란 시대 4) +1 19.06.05 1,678 56 9쪽
48 천하대란 시대 3) 19.06.03 1,909 46 9쪽
47 천하대란 시대 2) +7 19.05.25 2,310 56 7쪽
46 천하대란 시대 1) +10 19.05.24 2,483 55 14쪽
45 바이칼 4) +5 19.05.22 2,201 44 11쪽
44 바이칼 3) +9 19.05.20 2,379 52 8쪽
43 바이칼 2) +4 19.05.18 2,533 53 10쪽
42 바이칼 1) +13 19.05.17 2,664 65 11쪽
41 자치주 +7 19.05.15 2,748 86 7쪽
40 둥베이 4) +9 19.05.13 2,764 67 7쪽
39 둥베이 3) +14 19.05.09 2,699 76 7쪽
38 둥베이 2) +27 19.05.08 2,891 67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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