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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용사 님의 서재입니다.

우리 영주님이 달라졌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동네용사
작품등록일 :
2020.03.25 05:18
최근연재일 :
2020.04.09 03:11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6,255
추천수 :
60
글자수 :
137,947

작성
20.03.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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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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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8쪽

9

DUMMY

“크으으으으어어어억”


알베른은 페론이 괴성을 지르며 쓰러지자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고간을 부여잡고 바닥을 뒹구는 페론남작과 그를 미안한 감정이 섞인 얼굴로 보고있는 자신의 영주 소린 아스란이었다.


“아···아니 영주님?”


“응?”


“영주님 어···어떻게?”


“나 알아?”


“당연히 제가 영주님을 못 알아볼리가 있겠습니까”


무흔은 자신을 부르는 노인을 보았다.


놀란 노인의 눈은 이제 굵은 눈물이 맺혀있었고 돼지 같은 작자에게 머리통을 짖밟히던 다른 노인을 불러 일으켰다.


“여···영주님!”


머리에서부터 가느다란 핏줄기가 흐르는 노인은 무흔과 눈이 마주치자 마자 눈을 부릅뜨고 아무말없이 무흔을 보기만 했다.


“뭐야 니들? 뭔데 아는척이야? 영주라는 놈은 또 누구고?”


자신을 영주라는 놈으로 착각한듯한 노인들은 죽은 줄 알았던 무흔이 갑자기 뛰쳐나오자 많이 당황한듯 했다.


그들 때문에 이곳에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무흔은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침 무흔이 잡혀있던곳이 황궁의 외곽지역이었는지 경비가 거의 없는 것이 탈출하기 충분해 보였다.


‘내 몸을 추스르고 반드시 돌아오겠다 이 쓰레기야’


“이봐”


“네”


“너는 누구냐?”


“영주님 저희를 못알아보시겠습니까? 저는 알베른이고 옆은 칼렙입니다”


이 노인들은 아직도 착각하고 있나보다.


“이름 한번 참 특이하네, 어쨌든 좋아, 알베른, 녀석에게 내가 반드시 돌아오겠다 전해, 알겠어?”


“······네?”


알수없는 영주의 지시에 알베른은 고개를 돌려 칼렙을 보았으나 칼렙 역시 어리둥절한 얼굴로 알베른을 보고있었다.


“그리고 손자교육 똑바로 시키라고 하고, 알겠지?”


“······”


“아 거참 그냥 그렇게 전해”


“······그러겠습니다만, 누구에게 전해야 하는지요?”


“누구긴 누구야? 당연히 여기서 젤 높은 놈이지”


“······”


“······”


알베른이 대답이 없자 무흔은 칼렙을 보았지만 칼렙 역시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무흔을 마주보고있었다.


“거 참 답답하네, 그냥 내 말대로 여기서 제일 높은 놈한테 말해주면 돼”


“······지금 알릴까요?”


“그래 지금 당장”


“······”





무흔은 이제는 익숙해진 온몸에 흐르는 격통을 느끼며 눈을 떴다.


“아으윽······ 젠장!”


어젯밤 무흔은 겨우 몸을 움직여 자신을 불태워 죽이려는 황궁을 벗어났었다.


불타는 방을 탈출하였고 그곳에 보이는 자들 중 가장 높아 보이는 돼지 같은 남자를 제압했다.


자신감을 얻은 무흔은 도망 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젠장 그 얼빠진 녀석이 무공을 숨기고 있었다니··· 동창이었나···”


주태천에게 전하라고 한 말을 멍청한 얼굴로 그 자리에서 무흔에게 다시 말한 칼렙을 보고 ‘노망이 났구나’ 라고 생각한 무흔은 담을 넘어 황궁을 벗어나고자 했지만 알고 보니 정신나간줄 알았던 칼렙은 일류무인의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아마 모용추의 수하인 동창의 일원일 것으로 생각되는 칼렙은, 담을 넘어 도망치려는 무흔에게 맹수처럼 달려들더니 발악하는 무흔을 한참동안 잡아들고는 갑자기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한 뒤 무자비하게 목을 비틀어 기절까지 시켰다.


“결국 다시 이곳으로 잡혀 들어왔군··· 지금쯤 그놈도 소식을 들었겠지”


밖을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았고, 좌절스러운 무흔의 마음을 모르는 새들이 저들끼리 어울리며 지저귀고 있었다.


지금쯤 황제는 일어났을테고 죽은 줄 알았던 무흔이 탈출을 시도한 사실과 칼렙이라는 놈에 의해 다시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으리라


똑똑똑


무흔의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이제 때가 된 듯 하다.


‘그래 그냥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자,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마음을 굳힌 무흔의 눈에 세명의 노인이 들어왔다.


“영주님!!”


“흑흑흑 영주님! 무사하셨군요 흑흑”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


무흔의 방문을 열고 들어온 노인들은 모두 어젯밤 무흔의 탈출을 저지한 자들이었다.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무흔을 죽여야 한다고 떠들것이라 생각했던 노인들이 갑자기 엎드려 울고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뭐냐 니들?”


“여···영주님? 저희를 못알아 보시겠습니까?”


“아니, 그러니까 누구냐고 니들”


당황한 노인들이 서로를 돌아보고 있을 때 흰수염을 길게 기른 노인의 뒤에서 무흔을 간호했던 잘생긴 청년이 고개를 삐쭉 내밀었다.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영주님께서는 지금 정신적인 부작용으로 인해 혼란스러우실거라구요”


“너··· 너 이 새끼!”


그 청년을 보자 무흔은 잔뜩 부어오른 자신의 뺨이 더욱 아파왔다.


“잘만났다 이새끼야, 너 일로와 임마!”


“아니 영주님! 필립을 알아보시겠습니까?”


무흔이 필립이라고 불리는 젊은 청년을 알아보는듯 눈에 핏발을 세우고 부르자 혼란스러웠던 노인들이 눈을 빛냈다.


“알지 그럼, 아주 잘 알고 말고, 필립이라고 했냐? 이 새끼 일로와 임마! 크으으윽···”


“아이고 영주님 무리해서 몸을 움직이시면 안됩니다”


눈알이 떨어질 것 같이 큰 노인이 무흔을 저지했다.


“아니 그러니까 대체 영주라는 놈이 누구냐고?! 난 그런 놈 모른다고 몇 번을 말 해!”


“으음······”


노인들은 무흔의 외침에 서로를 돌아보았다.


“형님, 아무래도 필립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기억이 많이 지워지신 모양입니다”


“그러게 말일세,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군”


노인들은 입을 가린채 서로에게 중얼거렸다.


‘이건 또 이것대로 기분나쁘네’


어차피 할 추궁이라면 차라리 빨리 시작하는 것이 나았다.


그래봤자 무흔은 손이 발이되도록 싹싹 빌텐데, 노인들의 행동은 마치 자기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처럼 굴지 않는가?


“야 뭔 말을 하는 거야? 빨리 시작하고 빨리 끝내자고”


“······ 으음··· 필립 어떻게 해야하는 건가? 영주님의 기억이 돌아오실 방법이 없는가?”


무흔을 보던 노인들이 고개를 돌려 필립을 보았다.


필립은 이곳이 자신의 목숨이 걸린 두번째 고비라는 것을 느꼈다.


‘영주가 살아났으니 당장 내가 죽지는 않겠지만, 영주를 정상으로 돌려놓지 않는다면 또 모르는 일이다···’


죽음의 포옹을 치료하는 약은 독하기로 유명한 약이다.


약효가 워낙 독해 복용한 자들 중 드물게 지금 소린과 같이 정신이상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완전 해독한 것도 아니고 반밖에 못했는데 이런 증상이라니,


필립도 이런 경우를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고 어떤 유형인지, 치료방법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고쳐놓지는 못해도 최소한 이 늙은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답을 내놔야해···’


이 죽음의 땅 아스란영지에서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좋던 나쁘던 가신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히 해결 할 수 있는 대답을 내놓아 이해시켜야 한다.


필립은 조심스럽게 소린의 앞에 꿇어앉아 물었다.


“영주님 무언가 기억나시는 것이 없으십니까?”


“있지”


“오! 말씀해 주십시오”


“니가 개새끼라는거”


“···...네?”


“니가 내 뺨따구를 사정없이 갈겼다는거”


“니가 내방에 불지르고 튀었다는거”


거침없이 자신의 기억을 말하는 소린을 보고 필립은 식은땀이 흘렀다.


‘여기서 죽는구나’


“필립 자네··· 그런 짓을······”


뒤에서 피바람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명을 가진 기사 칼렙이 칼을 뽑아드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몰피르 영지에 두고 온 평생동안 고생만 하셨던 어머니와 귀엽고 예쁜 여동생의 통곡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여···영주님···”


“그래도 날 살리기 위해 꽤 정성스럽게 간호한 것까지 기억난다”


‘아······’


죽음을 직감하고 식은땀을 비오 듯 흘리던 필립은 어린 영주 소린의 마지막 말 한마디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큽··· 크흡··· 영주님···”


‘감사합니다 영주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필립은 입을 막고 엎드려 거듭 감사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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