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어은시' 입니다. 모두에게 축복이~

최강 마법사의 특별한 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어은시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6
최근연재일 :
2021.08.31 13:52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4,904
추천수 :
391
글자수 :
206,644

작성
21.08.31 13:52
조회
19
추천
1
글자
12쪽

39화. 대항해시대 (3)

DUMMY

39화. 대항해시대 (3)




“헉! 왜 이렇게 깜깜해? 뭐가 보여 만델리아?”

“잘 안 보이긴 하는데 여긴 사방이 뻥 뚫려있는 것 같아!”


만델리아의 말대로 공기가 피부에 닿는 느낌이 달랐다. 소리가 살짝 울리는 느낌도 있고···. 아무래도 배의 최하층 같은 느낌이 강하게 왔다. 아델이 손을 펼쳐서 더듬거리며 말했다.


“아무것도 안 보여 만델리아!”

“아! 미안. 잠시만!”


- 파직


만델리아가 라이트를 만들자 사방이 환해졌다. 갑자기 밝아지니 눈을 비비는 두 사람. 믿을 수 없는 풍경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이건 아니잖아···?”

“심각하게 아니지···.”


산전수전 다 겪은 만델리아도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 끔뻑끔뻑


자신들을 바라보는 수백 개의 눈동자. 예상대로 탁 트인 넓은 공간에는 수많은 쇠 철창들이 존재했다. 동물들이나 가둘법한 녹슨 철창 안에는 예외 없이 작은 아이들이 한 명에서 두 명이 갇혀있었다.


“쳐 죽일 놈들···.”


제대로 된 옷가지를 걸친 아이들은 없었다. 이리저리 찢긴 누더기 옷의 틈으로 보이는 상처 난 피부들. 재갈이 물린 아이들은 움츠리고 앉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얼마나 못 먹었는지 뼈만 앙상한 형편없는 몰골.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에 결국 아델은 두 눈을 손으로 가렸다.


“너무 불쌍해···.”


이럴 때 있을수록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것을 만델리아는 알고 있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찬찬히 주위를 둘러봤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웅크린 남자아이, 서로 끌어안고 바들바들 떠는 자매, 피가 나고 있는지도 모르고 초점 없는 눈동자로 손톱을 깨무는 여자아이. 모두 대화가 가능한 상태가 아니었다.


“어?”


그때 만델리아의 눈에 한 아이가 들어왔다. 또래로 보이는 여자아이는 놀랍게도 만델리아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만델리아가 놀라지 않도록 두 손을 들고 천천히 접근했다.


“안녕! 아···. 안녕이라는 말은 조금 안 어울리려나?”


순수한 미소로 악의가 없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저 명백한 증오의 눈빛만 보낼 뿐. 당황한 만델리아가 머리를 긁적거렸다.


“모자가 참 이쁘다! 비니라고 하는 건가?”

“......”

“이제 보니 얼굴도 엄청 예쁘게 생겼네? 헤헤”

“......”

“음···. 말하고 싶지 않은 네 심정은 이해하지만 나는 널 도와주고 싶은 거야···.”

“정말이야! 우리도 아무것도 모르고 여기에 온 거야!”


어느새 아델이 다가와 옆에서 거들었다. 아무래도 또래의 아이를 봐서 그럴까? 모자를 푹 눌러 쓴 아이의 눈빛이 조금 풀렸다.


“헤헤.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니까~”

“우리가 빠져나가도록 도와줄게!”


그제야 여자아이의 입이 살짝 벌어지려다 다시 닫혔다.


“에헤~ 거 속고만 살았나? 이 오빠만 믿으라니까?”


만델리아 특유의 허세가 나왔다.


“누가 오빠라는 거야! 이 꼬맹이가!”

“어라?”


난데없이 툭 튀어나온 여자아이의 음성. 실수였는지 황급히 손으로 입을 막았다.


“히히히! 목소리도 꾀꼬리같이 예쁘네~ 그렇지 아델?”

“응! 자꾸만 듣고 싶은걸? 헤~”


결국, 피식 웃음을 보이고 마는 여자아이.


“내 이름은 린이야! 메릴리 린. 너희보다 한참 오래 살았으니 오빠라는 말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엥? 내가 볼 때는 한 두 살 어려 보이는데?”

“맞아! 만델리아보다 동생이니까 나보다는 당연히 동생이지!”


아델의 마지막 말에 린이 모자를 홱 하고 벗었다.


“내가 어린 건 맞지만 너희 인간들보다는 훨씬 오래 살았거든?!”

“어···. 어···.”

“호···. 혹시···.”


두 눈을 끔벅거리며 말을 잊은 두 아이. 서로 눈을 마주치고 동시에 외쳤다.


“엘프???”


*


어둠 속에 은신하고 있던 크리드. 기척만으로 상황을 감지하던 그가 갑자기 생겨난 불편한 빛에 감고 있던 두 눈을 떴다.


‘뭐야 저 녀석들은?’


노예들을 감시하는 기분 나쁜 임무. 하지만 어쌔신 가운데 임무를 골라 받는 사람은 드물었다. 갑자기 환해진 주위를 확인하며 다시 한번 기척을 지웠다.


‘잡아야 하나?’


자신이 받은 명령은 노예들이 달아나지 못하게 하는 것. 머릿속으로 다시 한번 명령을 복기한 크리드가 꼬마들의 행동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


작고 아름다운 얼굴. 백옥같은 피부. 하지만 분명 인간과 다르게 뾰족한 두 귀. 엘프를 처음 본 두 아이는 뚫어지게 린을 쳐다보았다. 상기되는 린의 얼굴.


“그···. 그만 쳐다봐!”


덥석 모자를 뒤집어썼다.


“대···. 대단해! 엘프는 역시 미인이구나?!”

“응. 너무 멋있어~ 헤헤”


엘프 마을에서는 한 번도 듣지 못했던 미인이라는 말···. 여자의 마음을 녹이는 마법 같은 말에 린의 음성이 살짝 부드러워졌다.


“너희 이름도 알려줘야지?”

“아~ 나는 만델리아. 여기는 아델!”

“만델리아···. 아델···.”


린이 중얼거리다 환하게 웃었다.


“너희들은 좋은 인간인 것 같네~”


갑자기 친구가 되어버린 세 사람. 정신없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니까 지금 여기에 백 명이 넘는 아이들이 잡혀 있다는 거야?”


린이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 인간 아이들이지만 나 말고 다른 엘프도 있는 것 같았어! 머메이드도 있고!”

“아닛! 머메이드??”

“왜 그래 만델리아? 혹시 머메이드에 대해 잘 아는 거야?”

“아니···. 머메이드가 뭔지 몰라서···.”

“......”


어이가 없는 린이 입을 다물었다. 번개같이 끼어드는 아델.


“머메이드는 인어잖아! 만델리아는 그것도 몰라? 하하.”

“쒸···. 그럼 그냥 인어라고 하던가···.”


풀 죽은 만델리아에게 린이 심각해진 얼굴로 말했다.


“암튼 여기서 빨리 빠져나가야 해! 배가 육지에 도착하면 다시는 나갈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


분명 많은 인원이 육지에서 드라고를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만델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우리가 모두 풀어줄게. 그리고 이 배를 장악해서 다른 곳으로 가자!”

“좋은 생각이야! 만델리아~”


아델이 기분 좋게 맞장구쳤다. 하지만 린이 개운치 않은 표정으로 철창들을 바라봤다.


“그런데 열쇠는 어쩌고···?”

“히히. 이거 말하는 거지?”


- 지잉


정신을 집중하자 만델리아의 점에서 환한 빛이 일직선으로 나왔다. 받치고 있던 두 손에 서서히 만들어지는 형상. 열쇠를 다 만든 만델리아가 동그란 고리에 손을 끼워 빙빙 돌렸다.


“어···. 어떻게?”


깜짝 놀란 린이 말까지 더듬거렸다. 의기양양한 표정의 만델리아.


“내가 오빠만 믿으라고 했지? 흐흐흐”


- 끼긱끼긱


철창에 열쇠를 넣고 돌렸으나 열리지 않는 문. 순간 지켜보던 두 사람의 표정에 실망감이 어렸다.


“으헤헤. 기다려봐! 이···. 이게 왜 안 돌아간다냐?”


몇 번을 더 시도했지만, 여전히 철창은 열리지 않았다. 만델리아가 털썩 앉아서 자물쇠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역시 대충 만든 열쇠로는 꿈쩍도 하지 않는구나! 그러면 이걸···.”


만델리아의 손에 있던 열쇠가 사라지고 슬라임 같은 투명한 액체가 생성됐다.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는 린과 아델. 마법도 신기했지만 집중하는 만델리아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여기에 들이부은 다음···.”


전생에 유행하던 액체 괴물. 자물쇠 구멍을 위로 향해 액괴를 밀어 넣은 만델리아가 두 손으로 자물쇠를 꼭 잡았다.


“아이스!”


허상 마법 외에 다른 마법은 시도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시나가 가르쳐 준 혈마법의 응용을 통해 기초 마법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허상 마법에 물리력을 담을 수 있는 지금! 어차피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 치 이익


눈 밑의 점에 담긴 마나를 손끝으로 돌렸다. 굳이 시동어는 필요 없었지만 차가움을 상상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잠시 뒤 눈에 보이는 특별한 변화는 없었지만, 자물쇠 온도가 급격하게 내려갔다. 자기가 펼친 마법에 손이 시리자 깜짝 놀라 자물쇠를 놓친 만델리아.


“이···. 이게 되네? 으하하”


- 땡그랑


자물쇠 안에서 단단하게 굳은 액괴가 아래로 떨어졌다.


“좋았어!”


정교하게 만들어진 액괴는 내구성이 약하기 때문에 모양을 본떠 새로운 열쇠를 만들었다. 혹시 몰라 이번에는 자랑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열쇠 구멍에 넣어 돌렸다.


- 철컥


시원하게 열리는 자물쇠 소리. 만델리아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두 아이의 얼굴에는 희망의 빛이 피어올랐다. 그때였다.


“꺅! 만델리아!!”


- 챙!


놀란 린의 외침! 검은 복면을 쓴 남자의 눈에 이채로움이 가득했다.


“허! 이걸 막아?”


언제 가지고 있었는지 장난감 같은 단검으로 번개같이 뛰어들어 크리드의 초승달 모양 칼을 막아낸 아델. 그제야 만델리아는 상황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남자가 중얼거렸다.


“물질을 구현해 내는 마법사 꼬마와 검사 꼬맹이라···. 재미있는 조합이군!”


기척을 숨긴 채 지켜만 보던 크리드. 정말 자물쇠가 열리자 더는 지켜만 볼 수 없었다.


“으···. 아저씨는 누군데 갑자기 공격을 하는 거예요?”


두 손으로 크리드의 한쪽 팔을 버티고 있는 아델이 이를 악물고 물었다. 반면에 여유로워 보이는 크리드. 다른 한쪽 손에도 반월 모양의 칼을 들고 있었다. 그가 힘을 거두며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냈다.


“죽이기 아까운 녀석들이군. 지금이라도 얌전히 돌아간다면 못 본 거로 해주지!”


만약 비밀 유지에 대한 명령이 한마디라도 포함되어 있었다면 크리드는 가차 없이 아이들을 죽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죽이면 항상 꿈자리가 뒤숭숭했다. 괜한 힘을 빼기 싫은 크리드는 아이들이 그냥 물러났으면 했다.


“어디서 인신매매범 새끼가 선심 쓰듯 말하고 있어?”


버럭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나오는 만델리아. 조금 전 죽을 뻔한 것도 잊고 화부터 냈다.


“오호? 제법 성깔이 있는 꼬맹이구나. 옆에 있는 친구를 믿고 까부는 것이냐?”


크리드가 아델을 슬쩍 바라봤다. 자존심이 팍 상한 만델리아.


“유괴범 주제에 사람 열 받게 하네??”


만델리아가 집중하자 점이 빨갛게 변했다. 그리고 허공에 날카로운 수만 개의 은색 침들이 나타났다.


“이제 어떻게 싸우는지 감 잡았어! 꿀벌들보다 이게 훨씬 낫잖아? 하하하”


- 부웅


공중에 떠 있던 침들이 만델리아의 생각에 따라 움직였다. 질서를 유지하며 양 갈래로 흩어지는 침들은 살아있는 것 같았다. 원형으로 크리드를 포위하듯 둘러싼 은색의 침들. 공격 명령을 기다리는 벌떼들처럼 위아래로 흔들리며 부유하고 있었다. 신기하게 지켜만 보던 크리드의 눈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제 어쩔래요? 우리 아기들은 참을성이 별로 없는데?”


팔짱을 끼고 넌 이제 큰일 났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만델리아.


“끄응···. 그래 이건 확실히 예상 밖이구나. 충분히 위협적이야!”

“근데 반응이 조금 뜨뜻미지근하네?”

“하하. 그렇게 보였나? 이거 눈치 빠른 꼬맹이구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강 마법사의 특별한 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스토리 아레나가 종료되었습니다. (연재주기 변경 및 이런저런) 21.08.24 22 0 -
공지 수정 안내 21.08.18 17 0 -
공지 제목변경공지 21.08.04 93 0 -
» 39화. 대항해시대 (3) 21.08.31 20 1 12쪽
38 38화. 대항해시대 (2) 21.08.27 17 0 11쪽
37 37화. 대항해시대 (1) 21.08.26 19 0 12쪽
36 36화. 우리는 아카데미로 간다! 21.08.25 25 0 12쪽
35 35화. 카사노바 (3) 21.08.24 28 2 11쪽
34 34화. 카사노바 (2) 21.08.23 31 1 12쪽
33 33화. 카사노바 (1) 21.08.22 47 9 12쪽
32 32화. 하산(下山) (4) 21.08.21 49 10 11쪽
31 31화. 하산(下山) (3) +1 21.08.20 41 10 12쪽
30 30화. 하산(下山) (2) 21.08.20 36 4 12쪽
29 29화. 하산(下山) (1) 21.08.20 38 4 11쪽
28 28화. 훈련이라 쓰고 고문이라 읽는다. (2) 21.08.19 41 5 12쪽
27 27화. 훈련이라 쓰고 고문이라 읽는다. (1) 21.08.18 44 5 12쪽
26 26화. 오두막 (2) 21.08.17 37 2 12쪽
25 25화. 오두막 (1) 21.08.16 35 2 11쪽
24 24화. 만다라케 원정대 (4) +1 21.08.15 44 3 12쪽
23 23화. 만다라케 원정대 (3) 21.08.14 42 1 12쪽
22 22화. 만다라케 원정대 (2) 21.08.13 42 3 11쪽
21 21화. 만다라케 원정대 (1) 21.08.13 45 3 11쪽
20 20화. 뚱뚱한 고양이 루시 (2) 21.08.12 56 4 12쪽
19 19화. 뚱뚱한 고양이 루시 (1) 21.08.11 58 2 12쪽
18 18화. Cinema 21.08.10 55 5 12쪽
17 17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6) 21.08.09 70 3 12쪽
16 16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5) 21.08.08 65 6 12쪽
15 15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4) +1 21.08.07 76 5 12쪽
14 14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3) 21.08.06 76 6 12쪽
13 13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2) +1 21.08.05 88 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