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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은시' 입니다. 모두에게 축복이~

최강 마법사의 특별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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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은시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6
최근연재일 :
2021.08.31 13:52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4,900
추천수 :
391
글자수 :
206,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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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9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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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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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8화. 훈련이라 쓰고 고문이라 읽는다. (2)

DUMMY

28화. 훈련이라 쓰고 고문이라 읽는다. (2)




[어휴! 내 저놈을 그냥?!]


시나가 귀찮다는 듯 일어나서 지단에게 향했다. 시나가 다가오는 것을 본 지단이 빠르게 말했다.


“그거 독버섯이 잔뜩 들어간 거야! 먹으면 죽어! 절대 먹으면- 읍! 읍!”


억지로 입에 헝겊을 쑤셔 넣는 시나. 손을 털며 말했다.


[이럴 줄 알고 미리 묶어놨건만! 왜 또 기어 나오고 난리야? 확 그냥!]


한 대 때리려다 씩씩거리며 참는 시나. 지단이 어제 일을 떠올렸다.


*


붉은 사슴뿔 버섯에 이어 힘들게 두 번째 재료를 찾은 지단과 루이. 쪼그려 앉아 감상하고 있었다.


“우와···. 세상에는 진짜 신기한 것들이 많구나···.”


지단이 중얼거렸다. 빨간 모자에 알록달록한 점들이 뿅 뿅 뿅 박힌 광대버섯. 이름처럼 웃기게 생긴 줄 알았는데 오히려 총천연색 빛깔이 엄청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형! 이거 진짜 독버섯이지? 너무 예쁘게 생겨서 먹어보고 싶다!”

“너 세상 하직 하고 싶어? 뭐···. 말릴 생각은 없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웃으며 말하는 지단과 입맛을 다시는 루이.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아쉬운 대로 루이가 광대버섯을 뽑아 그 향을 맡았다.


“음~ 달콤해!”


은은하게 퍼져나오는 천혜의 향기! 루이가 저도 모르게 살짝 혓바닥을 갖다 댔다.


“야! 너 미쳤어?”


- 철퍼덕


기겁하고 정신 나간 동생을 말리려 했지만 벌써 쓰러진 루이. 그 모습을 바라보는 지단의 눈앞이 깜깜해져 왔다.


“한입 베어 물지는 않았으니까 괜찮을 거야···. 그렇지. 루이?”


루이를 업고 울먹거리는 지단. 너무 걱정돼서 일분일초도 쉬지 않고 말을 시키며 오두막에 도착했다.


[뭐? 광대버섯에 혀를 갖다 대? 냐하하~ 고것 참 재미있는 녀석이네?]


시나는 배를 잡고 뒹굴었고, 괜찮을 거라는 말에 한시름 놓은 지단.


“그런데···. 이 독버섯들은 어디에 쓰려고요?”


지단이 가방의 버섯을 시나에게 내밀며 물었다.


[잉? 당연히 먹이려고 가져왔지! 뭐 그런 것을 물어봐?]


먹으려고도 아니고 먹이려고를 태연하게 말하는 시나. 지단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설마 그걸 우리에게 먹이려고요?”

[에이! 내가 미쳤어? 이 아까운걸?]


휴우···.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지단. 하지만 이어지는 시나의 말에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우리 사랑하는 만델리아님 드려야지~ 그 아델이라는 꼬맹이는 덤이고···.]


아까운지 입맛을 다시는 시나. 그 모습을 보고 갑자기 지단이 덤벼들었다.


“말도 안 돼! 그거 먹으면 죽어. 이 미친 여자야! 읔!”


시나의 손날이 지단의 목덜미를 ‘탁’ 하고 가격했다. 그대로 기절해 쓰러지는 지단.


[흥! 미친 여자? 나한테 그런 말은 오직 단 한 분만이 하실 수 있단다. 이 빛나리 아저씨야~ 홍홍홍]


*


회상에서 벗어난 지단이 만델리아를 쳐다봤다. 제발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는 간절한 눈빛을 보내며···.


[만델리아님.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안심하시고 그 수프를 드시지요!]


시나가 옆에서 재촉했다.


“마···. 만델리아. 정말 괜찮을까? 자세히 보니 이상한 건더기들이 둥둥 떠 있어!”


달콤한 향기에 취해서 몰랐지만, 아델의 말을 듣고 수프를 보니 과연 징그러운 벌레의 사체 같은 것들이 있었다.


“으웩! 이거 거미 다리 아니야?”

“여기 지네 몸통도 있어!”

“시나! 너 정말 우리를 죽일 작정이야?”


결국, 만델리아가 성질을 냈다. 죽는 걸 떠나서 이건 비위 때문이라도 먹지 못할 음식이었다. 슬픈 표정의 시나.


[만델리아님은 저를 믿지 못하시는군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 독을 독으로 중화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였던가···.


“믿음을 떠나서 이건 도저히···.”

[제가 떠나겠습니다! 주인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몸. 살아 있어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아니 그렇게 극단적으로···.”


시나가 날개를 활짝 펼쳤다. 커다란 날개를 펄럭이며 자리를 떠나려는 찰나, 만델리아가 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먹을게! 믿어! 믿는다고!”


시나의 날개가 서서히 접혔다. 묘한 미소를 짓는 시나.


[오호홍. 정말이신가요? 그럼 일단 드셔보세요~]


마지못해 코를 막고 수프를 먹는 두 사람. 역겨워서 그렇지 그런대로 맛은 괜찮았다. 시나가 두 사람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그럼 이제부터 서큐버스 최고의 능력을 직접 경험해 보시죠~♡]


스르르 허물어지는 아델. 잠시 뒤 만델리아 역시 쓰러졌다.


[정신 똑바로 차리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시나가 츄릅♡ 할지도 모르니까요~ 홍홍홍]


*


루이가 깨어났다. 별다른 증세가 없는 루이는 일어나자마자 시나의 닦달에 못 이겨 만다라케를 찾으러 나왔다.


“으···. 아직도 머리가 띵한 것 같아!”


눈보라에 옷을 여미며 루이가 중얼거렸다.


“이 바보야! 너는 당해도 싸!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생각을 하냐?”

“치···. 내가 일부러 그랬냐? 저절로 혓바닥이 나오는 걸 어떡하라고?”


지단의 핀잔에 루이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나저나 만델리아랑 아델은 괜찮겠지?”


지단은 독버섯 수프를 먹고 쓰러진 아이들이 아직도 걱정됐다.


“걱정하지 마! 시나가 만델리아를 그렇게 따르는데 설마 해치기라도 하려고···.”

“역시···. 그렇겠지?”


그렇게 만다라케가 있는 곳에 도착한 두 사람. 엄청난 날씨에도 아틀리에 나무는 여전히 크고 우람했다.


“어디를 파보면 될까?”


루이가 지단에게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아? 그냥 닥치는 대로 파봐야지···.”


만다라케를 찾았던 대략적인 위치는 기억하고 있지만, 다시 눈으로 뒤덮여 쉽게 분간이 되지 않았다.


“으···. 혹시 만다라케가 부르는 소리는 안들려?”

“응. 아무 소리도 안들려.”


실망한 루이. 별수 없이 두 사람이 눈밭을 뒤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해집고 다녔을까? 지단의 눈에 살짝 튀어나온 초록색 잎싸귀가 들어왔다.


“루이! 여기 있는 것 같아! 같이 파보자!”


루이가 한달음에 달려왔다. 두 사람이 조심스럽게 눈을 걷어내니 영롱한 보라색 꽃망울이 드러났다.


“오오.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이야!”

“응. 냄새는 시큼하지만···.”

“너 또 혓바닥 내밀지 마라!”


황홀한 표정의 두 사람이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


“우리 하나 둘 셋 하면 동시에 뽑자!”

“으하하. 영광의 순간을 함께 하자는 거지?”


채집가에게 이보다 영광스러운 일이 있을까? 두 사람이 만다라케 잎사귀를 움켜잡았다.


“하나, 둘, 셋!”

“으랏차!”


- 끼야 아악-


“으악!”


만다라케가 뿌리째 뽑히자 소름 돋는 귀곡성이 울려 퍼졌다. 두 귀를 막고 고통스러워하는 두 사람. 한동안 고막이 울려서 움직이지도 못했다.


“으···. 고막 터지는 줄 알았네···.”


엉금엉금 기어가 만다라케를 확인하는 루이.


“형! 이거 봐! 진짜 사람 모양이야!”


루이가 만다라케를 들고 환하게 웃었다. 발가벗은 여인. 만다라케의 뿌리는 익히 알려진 대로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지단이 머리를 들이밀고 말했다.


“와···. 진짜 신기하다! 아까 분명히 꿈틀거렸던 거 같은데 딱딱하게 굳었네?”

“응. 형도 봤구나? 나 살아 있는 줄 알고 기절할뻔했잖아! 하하하”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만다라케를 획득한 용감한 채집가 형제. 두 사람은 마음속에 뿌듯함을 안고 오두막집으로 돌아왔다.


*


“너희들 왜 밥도 안 먹고 그러고 있어? 배 안 고파?”


크리스티나가 식탁에 앉아 넋을 놓고 멍하니 있는 두 아이에게 물었다.


“흠. 크..크리스티나. 당분간 저대로 놔두는 게 좋을 것 같소···.”


대충 상황을 지켜본 에이바우트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그때, 루이와 지단이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얘들아! 우리가 가져온 만다라케 봤어?”

“진짜 장난 아니라니까? 완전 사람하고 똑같이 생겼어! 강추위를 뚫고 만다라케를 잡아서 딱 들어 올렸는데···.”


조잘조잘 떠드는 채집가 형제. 하지만 여전히 만델리아와 아델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풀려버린 동공, 초점 없는 두 눈. 크리스티나가 도저히 안 되겠는지 시나에게 물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애들이 밥도 안 먹는 거예욧!?”


엄마가 자식을 걱정하듯 바짝 날이 선 말투. 일행들이 깜짝 놀라며 두 여자의 눈치를 살폈다. 시나가 그런 크리스티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홍홍홍. 내버려 둬~ 스스로 이겨 내야지~]


장난스러운 말투에 에이바우트가 진지하게 물었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홍홍홍. 궁금해? 너도 해볼래?]


금방이라도 마법을 걸 것처럼 시나가 손동작을 취하자 에이바우트가 기겁하며 물러났다.


“아, 아니요? 저는 그냥 혼잣말 한 건데요?”


처음 보는 리더의 경망스러운 행동. 일행들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걸 본 에이바우트가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니들이 못 봐서 그래! 못 봐서···.”


아이들이 수련하는 광경을 떠올리며 에이바우트가 몸서리를 쳤다. 그 말을 듣고 더 걱정되는 크리스티나. 그녀의 표정을 눈여겨본 시나가 한마디 보탰다.


[아마 복기하고 있을 거야! 정신 속에서 수백 번도 더 죽었거든. 내일도 안 죽으려면 철저하게 공부해야 하지 않겠어? 잇힝~]


시나가 짜릿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조용해진 일행들. 그저 묵묵히 밥을 먹을 뿐이었다.


*


오 일이 지났다. 어김없이 마당에 앉아있는 두 꼬마.


- 번쩍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던 만델리아의 눈이 부릅떠졌다. 놀란 시나.


[아, 아니! 어떻게 정신 마법을 깨고···.]


자신이 마법을 풀지 않았으니 만델리아가 깨뜨린 것이 분명했다.


“으하하핫! 다 죽였다. 다 죽였다고!”


만세까지 부르며 박장대소하는 만델리아. 시나의 얼굴에 당혹감이 밀려왔다.


[마···. 만델리아님···. 오. 옷이···.]

“악!”


그제야 맨몸이었던걸 깨달은 만델리아. 어쩐지 지나치게 시원하더라니···. 급하게 바지를 입고 옆을 바라봤다. 얼굴을 찡그리며 식은땀을 흘리는 아델.


“시나! 아델도 싸우고 있는 거야?”

[네. 이 꼬마의 능력에 맞춰 고블린 한 마리를 풀어놨는데, 몇 번을 죽어도 다시 일어나서 싸우더군요. 근성은 인정할만합니다!]

“으엑? 겨, 겨우 고블린 한 마리?”


만델리아가 입을 떡 벌렸다. 너무 불공평한 처사! 달라도 너무 달랐다. 만델리아의 정신세계에서는 고블린은 아예 찾아볼 수도 없었다. 시작부터 갑옷을 입은 오크 전사였으니까···. 나중에는 집채만 한 몬스터 몇 마리가 떼로 덤벼들었다.


[홍홍홍. 마왕님이랑 인간 나부랭이가 같아서야 되겠습니까?]


시나가 웃는 얼굴로 말했다. 얼굴 한편에 자리 잡은 뿌듯함. 만델리아를 주인으로 선택한 것이 자랑스러워 보였다.


“아델···. 힘내!”


만델리아가 안간힘을 쓰는 아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시나와 함께하는 특별훈련이 서서히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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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제목변경공지 21.08.04 92 0 -
39 39화. 대항해시대 (3) 21.08.31 19 1 12쪽
38 38화. 대항해시대 (2) 21.08.27 17 0 11쪽
37 37화. 대항해시대 (1) 21.08.26 19 0 12쪽
36 36화. 우리는 아카데미로 간다! 21.08.25 25 0 12쪽
35 35화. 카사노바 (3) 21.08.24 28 2 11쪽
34 34화. 카사노바 (2) 21.08.23 31 1 12쪽
33 33화. 카사노바 (1) 21.08.22 47 9 12쪽
32 32화. 하산(下山) (4) 21.08.21 49 10 11쪽
31 31화. 하산(下山) (3) +1 21.08.20 41 10 12쪽
30 30화. 하산(下山) (2) 21.08.20 36 4 12쪽
29 29화. 하산(下山) (1) 21.08.20 37 4 11쪽
» 28화. 훈련이라 쓰고 고문이라 읽는다. (2) 21.08.19 41 5 12쪽
27 27화. 훈련이라 쓰고 고문이라 읽는다. (1) 21.08.18 43 5 12쪽
26 26화. 오두막 (2) 21.08.17 37 2 12쪽
25 25화. 오두막 (1) 21.08.16 35 2 11쪽
24 24화. 만다라케 원정대 (4) +1 21.08.15 44 3 12쪽
23 23화. 만다라케 원정대 (3) 21.08.14 42 1 12쪽
22 22화. 만다라케 원정대 (2) 21.08.13 41 3 11쪽
21 21화. 만다라케 원정대 (1) 21.08.13 45 3 11쪽
20 20화. 뚱뚱한 고양이 루시 (2) 21.08.12 56 4 12쪽
19 19화. 뚱뚱한 고양이 루시 (1) 21.08.11 58 2 12쪽
18 18화. Cinema 21.08.10 55 5 12쪽
17 17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6) 21.08.09 70 3 12쪽
16 16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5) 21.08.08 65 6 12쪽
15 15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4) +1 21.08.07 76 5 12쪽
14 14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3) 21.08.06 76 6 12쪽
13 13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2) +1 21.08.05 88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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