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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은시' 입니다. 모두에게 축복이~

최강 마법사의 특별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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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은시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6
최근연재일 :
2021.08.31 13:52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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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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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8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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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5)

DUMMY

16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5)




크리스티나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음···. 고위 마법사의 제자가 되거나, 아카데미에 가야겠지?”

“아카데미? 오! 그런 게 있어? 마법학원 같은 건가···?”

“학···. 원? 그게 뭐지?”

“아, 아니야! 신경 쓰지 마···. 그럼 그 아카데미는 어디에 있는데?”

“제국 내에 5개 정도가 있어. 가장 유명한 곳은 수도 중앙에 있고!”

“아하! 그렇단 말이지?”

“왜? 너 정말 마법을 배우고 싶은 거야?”

“응. 진짜라니까?”


초롱초롱한 만델리아의 눈을 보고 크리스티나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게···. 아카데미는 입학하기 쉽지 않아···.”

“응? 그게 무슨 말이야? 혹시···. 귀족들만 들어가고 그런 거야?”


그렇다면 정말 절망이었다. 평민으로 올라오는 것도 힘들었는데···.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다시 희망을 품게 하기 충분했다.


“아까 말한 가장 유명한 아카데미는 귀족만 들어갈 수 있어! 하지만 나머지 아카데미들은 그런 기준은 없는 거로 알고 있어. 물론 대부분이 귀족이지만···.”

“왜?”

“어마어마하게 비싸거든! 애초에 귀족이 아니면 그런 돈을 마련할 수도 없지만···. 그런데 웃긴 게 뭔 줄 알아?”

“뭐. 뭔데?”

“귀족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입학금을 터무니없이 높여 부른데!”

“아니 깎아주는 게 아니라?!”


만델리아가 미간을 확 찡그렸다. 들으면 들을수록 신분에 대한 차별이 짜증 났다.


“귀족을 제외하고 아카데미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은 보통 엄청난 부를 축적한 상인들이 대부분이거든. 그러니까 그걸 이용하는 거지!”


결국, 교육의 제공을 목적으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인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만델리아가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다.


“휴···. 결국 또 돈인가···?”


어느 세계나 다 비슷했다. 결국, 돈이 필요했다.


*


어김없이 찾아온 저녁. 일행들은 가장 안전한 노선을 선택해서 걸었고, 아델트 산맥을 넘기 시작한 지 5일이나 지났다. 이제는 텐트 치는 것 따위는 알아서 척척 하는 만델리아와 아델.


“자! 이제 끝이 보이는구나. 앞으로 하루만 더 가면 루카스 자작의 영지에 도착할 거다. 오늘은 여기서 야영을 해볼까?”


분주하게 식사 준비가 시작되었다. 오늘의 메뉴는 카레라이스.


“으음~ 카레 냄새 죽이는구만?”

“카레? 이건 ‘루끼’라는 건데?”


루이가 혼잣말하는 만델리아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카~ 레알 맛있다고. 이 참견쟁이 형아!”


일일이 설명하기 귀찮은 만델리아가 눈을 흘겼다.


“저 저 버릇없는 꼬맹이···. 흥! 내가 다 먹어 버릴 테다!”


루이가 게눈 감추듯 한 그릇 뚝딱 하고 루끼를 한 국자 또 펐다.


“으읏! 나도 질 수 없지?”


갑자기 속도를 올리는 만델리아. 투덕투덕하는 두 사람 덕분에 일행들이 한바탕 웃었다. 시끌벅적한 식사시간이 끝나자 널찍한 공터에 크리스티나를 제외한 남자들이 모였다.


“자!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마나를 느끼는 훈련을 시작해 보자!”


교관처럼 허리에 손을 올리고 에이바우트가 말했다. 나이순으로 쪼르르 앉은 네 사람. 지단과 아델은 능숙한 자세로 땅바닥에 앉아 눈을 감았다. 아델과 만델리아는 아직 어색한지 연신 몸을 꼼지락거렸다.


“어허! 집중!”


에이바우트가 엄한 목소리로 꾸짖었다. 그제야 움직이지 않는 두 사람. 이내 정신을 집중하고 마나를 느끼기 위해 몰입을 시작했다.


‘음···.’

‘오···.’

‘아···.’

‘예···.’


잡힐 듯 잡힐 듯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 이 아니라 뭘 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어제도 열심히 무언가를 느끼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게 마나인지 살랑이는 바람인지조차 구별할 수 없었다. 만델리아가 눈을 떴다.


“대장! 도대체 어떤 느낌이라는 거요?”


무의식적으로 나온 옛날 말투. 신경 쓰지 않고 에이바우트가 말했다.


“마나는 특성자에게 가장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뭐라고 정의 내려 주기가 어렵구나···. 다만 나 같은 경우는 찌릿한 번개의 느낌이었지!”

“에엣? 버···. 번개?”


그럼 감전되어 죽는 거 아닌가? 아직 느껴보지도 못한 마나를 걱정부터 하는 만델리아. 초심자들의 쓸데없는 고민을 눈치챈 에이바우트가 말했다.


“처음이 가장 중요하단다. 한번 느끼게 되면 왜 내가 이걸 모르고 있었을까? 할 정도로 쉽게 느끼게 되지. 그만큼 마나는 항상 우리 주위 곁에 존재하고 있단다.”


알쏭달쏭한 말. 어쨌든 느껴보면 몸이 기억한다는 내용 같았다. 만델리아가 다시 눈을 감으려다 자세를 고쳐 앉았다. 양다리를 좌우로 교차시켜 발을 허벅지 위에 얹은 양반다리. 무협지에 자주 나오던 바로 그 가부좌였다.


“윽. 불편해···. 하지만 고수들은 다들 이렇게 하더라고? 흐흐”


이곳은 판타지 세계 같았지만, 동양인은 역시 동양의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 만델리아를 에이바우트가 눈을 빛내며 바라봤다.


‘으흠. 나쁘지 않은데? 얼핏 보면 이상하지만, 장시간 명상에는 도움이 될 것 같군···. 참고해야지···.’


자유롭게 살아온 에이바우트는 수련에도 정해진 방법이 없다고 믿고 있었다. 다양한 길을 걷다 보면 언젠가 하나로 합쳐질 것이라는 신념도 있었다.


두 시간이 지나자 슬슬 눈을 뜨는 아이들이 생겼다.


“와···. 이번에는 정말 느낌이 왔어! 대장! 혹시 마나에서 향기도 느껴져요?”


콧구멍을 벌렁거리는 지단의 질문에 에이바우트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 글쎄? 들어 본 적은 없는데···. 향기가 날수도 있으려나···?”


과거에는 4대 원소(공기, 물, 불, 흙)라고 해서 마나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다고 믿었었다. 하지만 연금술사와 마법사들에 의해 3대 원소(전기, 얼음, 바람)가 더 밝혀졌다. 다양한 직업군들이 생겨나고 수련을 하는 이상 에이바우트가 모르는 마나도 충분히 있을 수 있었다.


“이상하다···. 분명 약초 냄새가 확 느껴졌는데···.”

“뭐? 지단 형! 지금 뭐라고 그랬어?”


약초 냄새라는 말에 루이가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약초 냄새가 났다고···. 왜?”

“나도 맡았거든. 그 냄새! 뭐라고 할까? 풀 냄새랑 확실히 다른데···. 음···. 쌉싸름하면서 효능이 숨어 있는 듯한···. 암튼 그 약초 특유의 냄새! 그거 맞지?”

“어 어? 너도? 나도 그래!”


두 사람이 손뼉까지 치며 반가워했다. 마나를 느낀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에이바우트의 표정이 복잡했다. 이런···. 전사로의 길이 열리길 바랐는데···. 역시 채집가는 어쩔 수 없나···? 살짝 아쉬운 에이바우트였다. 그때 아델도 눈을 떴다.


“헤헤···. 저는 도저히 안 되겠어요. 가만히 있는 것도 힘드네요.”


배시시 웃는 아델. 옆에 앉은 루이가 어깨를 다독였다.


“괜찮아! 우린 1년이나 수련을 했는데 이제야 감이 오는걸? 넌 고작 이틀밖에 안 됐잖아. 당연한 거야~”

“맞아! 조급해할 필요 없어.”


지단도 위로해 줬다. 에이바우트 역시 부드러운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만델리아는 아직도 저러고 있네?”


불편해 보이는 자세. 평소에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 만델리아가 용케도 오래 버티고 있었다. 에이바우트가 말했다.


“허허···. 고놈 참. 가끔 보면 신기하단 말이지···. 자! 우린 방해하지 말고 검술 훈련으로 넘어가자!”

“네~”


만델리아를 제외한 모두가 슬며시 자리를 피해줬다. 그 무렵 만델리아는 마나를 느껴보려 무던히 노력 중이었다. 어느새 무아지경에 빠지게 된 것을 본인만 모르고 있었다.


*


‘으아. 도대체 뭐부터 시작해야 하지?’


가장 친숙한 느낌을 찾으라는 리더의 말···. 만델리아는 자신이 가장 많이 느낀 감정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외로움? 슬픔? 고통? 분노? 이 씨···. 왜 이렇게 부정적인 것밖에 떠오르지 않지?’


당연했다. 상제가 말했듯 만델리아에게 행복이란 감정은 없었으니까···.


‘아니 그런데 느낌이라는 것 자체가 해석하기 나름 아닌가?’


깊이 생각할수록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지는 것 같았다. 기억에 남는 사물이나 감정, 사상, 감각, 깨달음 모두 느낌의 범주에 있었다. 만델리아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눈을 감으면 펼쳐지는 검은 세상.


만델리아는 생각을 멈추고 의식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둡던 세상이 조금씩 흐릿하게 보였다. 눈을 뜬 것은 아니었다.


‘어라? 왜 갑자기 앞이 보이지?’


신기한 일이었다. 어둠 속에서 눈이 조금씩 적응하듯 서서히 주위 환경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만델리아. 꼭 살아야 한다!”

“어···. 엄마! 같이 가요.”

“착한 아이 만델리아. 엄마 말 들어야지? M의 문장이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줄 거야.”

“흑···. 흑흑···.”


뭐···. 뭐지···? 저 울고 있는 아이는? 이건 꼭 나를 보는 것···. 헉; 나. 나잖아?! 갑자기 나타나 울고 있는 엄마와 아이. 이 세계에서 보기 힘든 검은 머리의 꼬마는 만델리아 자신이었다.


“드루하트! 준비는 확실히 끝냈겠지?”

“예! 아호크 백작의 집사 놈에게 돈을 좀 먹였습니다. 문제없이 도련님을 받아줄 것입니다.”

“잘했군···. 만델리아! 엄마가 꼭 찾으러 갈 거야. 이 힘든 시기만 지나면···.”


아이를 다독이던 여인이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해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만델리아. 가슴 한쪽 편이 미치도록 아려 왔다. 전생의 엄마와 생김새는 달랐지만, 저 여인에게서 엄마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 우르르 쾅


뭐···. 뭐지? 벼락이라도 떨어지는 소리에 만델리아가 당황했다.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갑자기 땅이 꺼지며 앞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밑으로 떨어졌다. 거짓말같이 새로운 땅이 위로 솟아났고 그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아마도 내 과거를 보여주는 것 같은데···.’


그때, 새로운 땅이 파이면서 웅덩이가 생겼고 조금씩 물이 차올랐다.


‘이건 또 뭐야??’


알 수 없는 전개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만델리아. 그저 물이 차오르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졸졸졸


수면이 성인 남성의 키 높이까지 차오르자 물은 더 채워지지 않았다. 그 대신 기묘한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으악!”


만델리아의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비명이 나왔다. 맑고 깨끗한 물이 붉은색 물감을 탄 듯 번지더니 이내 새빨간 빨간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 비릿한 냄새는···.’


살짝 끈적이는 점도. 익숙한 냄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만델리아는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놀랍게도 웅덩이에는 물이 아니라 피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때였다.


- 으하하! 더러운 점박이 자식! 내 발차기가 어떠냐?


바···. 박현우? 네 녀석이 왜 거기에···. 기주를 괴롭히다 실수로 죽은 박현우가 피의 웅덩이에 얼굴만 둥둥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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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화. 대항해시대 (1) 21.08.26 19 0 12쪽
36 36화. 우리는 아카데미로 간다! 21.08.25 25 0 12쪽
35 35화. 카사노바 (3) 21.08.24 28 2 11쪽
34 34화. 카사노바 (2) 21.08.23 31 1 12쪽
33 33화. 카사노바 (1) 21.08.22 47 9 12쪽
32 32화. 하산(下山) (4) 21.08.21 49 10 11쪽
31 31화. 하산(下山) (3) +1 21.08.20 41 10 12쪽
30 30화. 하산(下山) (2) 21.08.20 36 4 12쪽
29 29화. 하산(下山) (1) 21.08.20 38 4 11쪽
28 28화. 훈련이라 쓰고 고문이라 읽는다. (2) 21.08.19 41 5 12쪽
27 27화. 훈련이라 쓰고 고문이라 읽는다. (1) 21.08.18 44 5 12쪽
26 26화. 오두막 (2) 21.08.17 37 2 12쪽
25 25화. 오두막 (1) 21.08.16 35 2 11쪽
24 24화. 만다라케 원정대 (4) +1 21.08.15 44 3 12쪽
23 23화. 만다라케 원정대 (3) 21.08.14 42 1 12쪽
22 22화. 만다라케 원정대 (2) 21.08.13 42 3 11쪽
21 21화. 만다라케 원정대 (1) 21.08.13 45 3 11쪽
20 20화. 뚱뚱한 고양이 루시 (2) 21.08.12 56 4 12쪽
19 19화. 뚱뚱한 고양이 루시 (1) 21.08.11 58 2 12쪽
18 18화. Cinema 21.08.10 55 5 12쪽
17 17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6) 21.08.09 70 3 12쪽
» 16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5) 21.08.08 66 6 12쪽
15 15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4) +1 21.08.07 76 5 12쪽
14 14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3) 21.08.06 76 6 12쪽
13 13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2) +1 21.08.05 88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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