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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은시' 입니다. 모두에게 축복이~

최강 마법사의 특별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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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은시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6
최근연재일 :
2021.08.31 13:52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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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2
추천수 :
391
글자수 :
206,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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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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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9화. 하산(下山) (1)

DUMMY

29화. 하산(下山) (1)




한 손에 활을 들고 다른 손에 사슴을 든 남자. 사냥에 성공했지만, 인상을 찌푸리고 터벅터벅 산길을 걷고 있었다.


“젠장···. 벌써 열흘이 다 되어 가는데 언제까지 여기 있어야 하는 거야?”


하루나 이틀 정도만 머물 줄 알았던 베이스캠프. 하지만 시스단은 떠날 생각이 없었다. 치밀한 것은 좋았지만 사냥 같은 허드렛일을 맡게 되자 스코틀의 불만은 커졌다.


“오! 자네 왔는가? 어서 손질해서 맛 좀 보세나! 허허허.”


스코틀의 손에 든 사슴을 보고 시스단이 반색하며 말했다.


“칫···. 수고했다는 말도 할 줄 모르나?”


스코틀이 다른 일행들에게 사슴을 휙 던졌다.


“빨리 요리해서 가져와라. 나도 배가 고프다.”


베이스캠프에는 전부 여섯 명의 사람이 있었다. 원정대가 만다라케를 확보하면 배신하고 독식하려던 시스단의 사람들. 로스트를 제외하면 모두 자기 밑의 부하나 다름없었다. 스코틀이 천막의 커튼을 열고 들어갔다.


“시스단님. 도대체 언제 내려가실 겁니까?”


어제도 물어봤던 질문에 시스단의 표정이 찡그려졌다.


“자네 가끔 보면 사람을 귀찮게 하는 경향이 있군.”


상대방이 기분 나빠함을 느꼈는지 스코틀의 목소리가 살짝 줄어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살아있을 가능성이 안 보여서 그렇습니다···.”

“그걸 어떻게 장담하지?”

“태어나서 빅풋이 그렇게 몰려드는 건 처음 봤습니다. 이 근방에 몬스터가 저렇게 많은데 고작 몇 명이 어떻게 버티겠습니까?”


단순한 생각. 시스단이 피식 웃었다.


“그건 자네 생각이고! 정작 만다라케를 지키는 악마 놈은 보지도 못했어! 그게 변수라는 것이네.”


스코틀은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악마가 있으면 더 살아남을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것 아닌가?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시스단이 말했다.


“어차피 지금 내려가면 우리 모양새만 우스워져. 어떻게 살아남았건 실패한 임무! 패배자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더 버티다 가는 게 좋지 않겠나?”


그제야 스코틀의 얼굴이 살짝 펴졌다.


“벌써 거기까지 생각하고 계셨군요? 무지해서 결례를 범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하하. 이제야 알아듣는군!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시게. 러스케어 놈의 무능함으로 위기에 빠진 거로 만들 테니···. 추후 제대로 된 원정대를 꾸려서 다시 오면 된다네!”


스코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다시 온다면 경험 많은 시스단이 리더가 될 확률이 높았다. 당연히 자신의 입지도 높아질 것이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선발대가 만다라케를 구해서 내려오는 것이지만···.”


시스단이 입맛을 다셨다. 현저하게 낮은 확률. 하지만 천운이 따라준다면 약초만 뺏으면 되는 간단한 상황이었다.


“허허허! 기도해 보세나. 만다라케가 떡하니 우리 앞에 나타나기를!”


*


“다들 준비됐지? 히히힛”


드디어 산에서 내려갈 생각에 신난 만델리아가 단검을 만지작거렸다.


“야! 너도 짐 좀 들어!”


루이가 커다란 가방을 메고 뒤따라 나오며 소리쳤다.


“에헤이! 그러니까 그냥 만다라케만 가져가자니까?”


시큰둥한 만델리아의 대답. 루이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여기 올 일도 없는데 아깝잖아···. 그치? 지단 형?”

“다···. 당연하지! 이걸 팔면 얼만데!”


낑낑거리며 더 큰 짐을 가지고 나오는 지단. 역시 형만 한 아우 없었다.


“허허허. 녀석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이제 몸이 많이 좋아진 에이바우트가 흐뭇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호호호. 걱정하지 마세요. 요 며칠 사이 훨씬 강해진 것 같으니까!”


옆에서 웃으며 안심시키는 크리스티나. 어? 근데 저 둘! 너무 자연스럽게 붙어있는데? 만델리아가 가까워진 크리스티나와 에이바우트를 보며 속으로 웃었다.


“드디어 정든...이 아니고 아무튼 내려가는구나!”


아델이 갑자기 말을 바꿨다. 마땅한 수식어가 생각나지 않았지만 아마 이곳에서 가장 많이 변한 사람은 아델일 것이다. 눈빛에 강인함이 묻어났다.


[홍홍홍. 그럼 추~울~발~]

“앗! 잠깐 시나! 너 그러고 가려고? 빨리 모습 바꿔!”


날아가려고 날개를 펼치던 시나가 깜짝 놀라서 움직임을 멈췄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홍홍홍. 만델리아님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세요?]


시나가 웃으며 물었다. 잠깐 고민하는 만델리아.


“에이! 그런 거 없어! 그냥 우리 나이 정도로만 맞춰줘!”

[헉; 그렇다면 로···리···? 꺅! 그런 만델리아님도 멋있쪙~♡]


말을 마치자 갑자기 어둠의 기운이 시나의 몸을 타고 흘렀다. 검은 안개 속 골격이 뒤틀리는 모습은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일행들이 차마 못 보겠는지 두 눈을 가리자 귀여운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짠! 꼬꼬마 숙녀 시나예요! 잘 부탁드립니다~”


빨간 양 갈래머리. 살짝 뿌린듯한 개구쟁이 인상의 주근깨. 치마를 잡고 우아하게 인사하는 시나는 빨간 머리 앤을 연상케 했다.


“호호호. 귀여운 꼬마 아가씨네? 나도 잘 부탁드려요.”


크리스티나도 마주 보고 인사를 했다. 이제 정말 모든 준비가 끝났다. 만델리아가 크게 외쳤다.


“기다려라! 오천 골드야!”


일행들이 산을 내려가는 속도는 빨랐다. 무엇보다 편안한 마음! 몬스터들을 경계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어차피 이 산의 지배자는 시나. 시나는 지금 귀여운 모습으로 나란히 걷고 있었다.


“역시 인간들은 너무 불편해! 왜 날개가 없어서···. 쯧···.”


투덜투덜. 옆에 있던 일행들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괜히 미안해지는 마음···.


“우와! 드디어 보인다 보여!”


아델의 말처럼 아라베스크 초입에 설치했던 베이스캠프가 보였다.


“응?”


시력이 좋은 시나가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래?”


만델리아가 묻자 바로 대답하는 시나.


“저기에 인간들이 있습니다. 그 동굴에서 살아 남은 건가···?”


모르겠다는 표정.


“만약 살아남았다면 바로 산을 내려갔을 텐데 이상하군···. 혹시 모르니 모두 주의하자!”


에이바우트가 듬직하게 앞으로 나섰다.


*


“시스단님! 시스단님! 그···. 그들이 돌아왔습니다!”


편히 쉬고 있던 시스단이 황급히 들어오는 스코틀을 바라봤다.


“도대체 누가 왔다는 건가?”

“그···. 약초를 찾으러 갔던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뭐, 뭐라고?”


너무 놀라 뒤로 넘어질 뻔한 시스단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같이 가보세! 그들에게 약초가 있는지 그게 가장 중요하다네!”


두 사람이 천막에서 나오자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스코틀의 말대로 약초를 찾으러 올라갔던 선발대가 시스단의 부하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자네들이 살아 있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네. 잘 돌아왔네!”


로스트가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게 전부입니까?”


주위를 둘러본 에이바우트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네···. 이마저도 운이 좋았지···.”


끔찍했던 빅풋의 습격. 가족 단위로만 움직이는 몬스터가 누군가의 지휘라도 받듯이 한꺼번에 들이닥쳤다. 그 날의 기억에 로스트가 인상을 찡그렸다. 그때였다.


“오호~ 자네들 무사히 돌아왔구먼!”


지팡이를 든 시스단과 콧수염이 인상적인 스코틀이 다가오고 있었다. 만델리아가 작게 속삭였다.


“아는 사람이에요?”

“응. 우리를 가장 못 믿던 그 마법사야!”

“어쩐지 인상이 별로더라니···.”


에이바우트는 시스단을 기억하고 있었다. 일행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온 두 명의 사내가 친한 척 말했다.


“그래. 만다라케는 찾았나? 아니 아니지. 고생이 심했을 텐데 요기라도···.”


시스단이 음식을 대접할 생각에 일행들을 잠깐 훑었다. 만다라케를 찾으러 가기 전보다 훨씬 좋아 보이는 모습. 고생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흠. 자네들 이상하게 때깔이 좋아 보이는군···. 못 보던 꼬마도 보이고···.”


눈을 가늘게 뜬 의심의 눈초리. 그때, 만델리아가 앞으로 나섰다.


“이 여자애가 저희를 구해 줬어요. 거의 죽을뻔했거든요!”


그 죽이려던 사람이 시나였다. 그냥 다 죽여버릴까 고민하는 시나와 어떻게든 덮어보려는 만델리아.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는 두 사람의 표정을 살핀 시스단이 웃으며 말했다.


“허허허. 나누어야 할 말이 참으로 많은 듯하네! 여기, 서 있지 말고 내 막사로 자리를 옮기세나.”


시스단의 말에 따라 에이바우트와 크리스티나는 막사로 자리를 옮기고, 다른 일행들은 빈 천막에 들어가 쉬고 있었다.


“만델리아님. 저 인간 마법사의 음흉한 눈빛이 마음에 걸립니다.”


꼬마 숙녀의 진지한 말투. 어딘지 모르게 매칭이 안 돼서 그런지 그리 심각하게 들리지 않았다. 만델리아가 웃으며 말했다.


“에이~ 원래 눈이 찢어진 사람들이 그런 오해를 많이 받는 법이야! 크크크”


만델리아의 속 편한 소리에 다른 일행들도 모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저 사람 가진 능력이 제법 괜찮습니다. 혹시라도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어? 정말이야? 혹시 시나 네가 져?”


옆에서 지켜보던 루이가 끼어들었다. 건방지다는 눈으로 비웃는 시나.


“하! 네까짓 게 감히 나를 인간이랑 비교해? 죽여-”


- 콩!


시나의 눈이 광기에 물들 때, 만델리아가 꿀밤을 때렸다. 눈빛이 정상으로 돌아온 시나. 그 대신 눈가가 금세 촉촉해졌다.


“시나! 너 방금 정말 죽이려고 그랬지?”


이제는 마나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만델리아. 갑자기 시나의 손끝으로 몰리는 마나를 감지했다. 그리고 시나의 손에는 어김없이 낫이 들려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만델리아님···.”


머리를 더듬으며 사죄하는 시나. 그 모습에 만델리아가 엄한 표정을 지었다.


“잘 들어. 시나! 여기 모두는 내 소중한 동료들이야. 이 사람들에게 나를 대하는 것처럼 대해줘! 절대 해치면 안 돼.”


평소 장난식으로 말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아직 어렸지만 품격있는 모습. 시나가 그런 만델리아를 보고 몸을 떨었다.


“역시···. 카리스마···. 내 스타일···.”


멀뚱멀뚱 조금 전 상황을 되새겨보는 일행들. 루이가 한마디 했다.


“나···. 방금 죽을 뻔 한거?”


*


시스단의 천막 안. 원래는 러스케어가 사용하던 곳이라 그런지 회의용 탁자도 있었다. 자리에 시스단, 로스트, 스코틀, 에이바우트, 크리스티나가 둥글게 앉았다.


“선발대가 올라가고 동굴에는 그런 습격이 있었소···.”


로스트의 손등부터 어깨까지 이어지는 뱀 문신이 꿈틀거렸다. 자신들의 악행은 전부 빼놓고 상황을 설명한 로스트. 가끔씩 이어지는 스코틀의 증언은 신빙성을 더했다.


“큰일 날 뻔하셨군요···. 그래도 이렇게 살아남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크리스티나가 두 손을 모아 하늘에 기도했다. 그 모습을 본 시스단이 눈빛을 빛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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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화. 대항해시대 (2) 21.08.27 17 0 11쪽
37 37화. 대항해시대 (1) 21.08.26 19 0 12쪽
36 36화. 우리는 아카데미로 간다! 21.08.25 25 0 12쪽
35 35화. 카사노바 (3) 21.08.24 2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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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카사노바 (1) 21.08.22 47 9 12쪽
32 32화. 하산(下山) (4) 21.08.21 49 10 11쪽
31 31화. 하산(下山) (3) +1 21.08.20 41 10 12쪽
30 30화. 하산(下山) (2) 21.08.20 36 4 12쪽
» 29화. 하산(下山) (1) 21.08.20 38 4 11쪽
28 28화. 훈련이라 쓰고 고문이라 읽는다. (2) 21.08.19 41 5 12쪽
27 27화. 훈련이라 쓰고 고문이라 읽는다. (1) 21.08.18 43 5 12쪽
26 26화. 오두막 (2) 21.08.17 37 2 12쪽
25 25화. 오두막 (1) 21.08.16 35 2 11쪽
24 24화. 만다라케 원정대 (4) +1 21.08.15 44 3 12쪽
23 23화. 만다라케 원정대 (3) 21.08.14 42 1 12쪽
22 22화. 만다라케 원정대 (2) 21.08.13 42 3 11쪽
21 21화. 만다라케 원정대 (1) 21.08.13 45 3 11쪽
20 20화. 뚱뚱한 고양이 루시 (2) 21.08.12 56 4 12쪽
19 19화. 뚱뚱한 고양이 루시 (1) 21.08.11 58 2 12쪽
18 18화. Cinema 21.08.10 55 5 12쪽
17 17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6) 21.08.09 70 3 12쪽
16 16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5) 21.08.08 65 6 12쪽
15 15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4) +1 21.08.07 76 5 12쪽
14 14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3) 21.08.06 76 6 12쪽
13 13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2) +1 21.08.05 88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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