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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ROH 님의 서재입니다.

찰즈강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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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ROH
작품등록일 :
2018.04.09 12:23
최근연재일 :
2018.06.06 14:45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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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55
추천수 :
425
글자수 :
176,294

작성
18.05.0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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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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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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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제23화 - CIA 스페셜 에이전트

DUMMY

“전형적인 인텔리 야쿠자야.”


어떠한 상황에서도 흥분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일정한 목소리를 유지하는 리키 헨더슨. 몇 년 만에 만난 CIA 뉴욕 오피스의 스페셜 에이전트인 리키는 모습에 변함이 없다.


뉴워크에서 커널리를 먼저 보스턴으로 보내고 에리카는 뉴욕으로 넘어 왔다. 많은 것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Mr. S에 관한 임무를 맡게 된다면, 리키만큼 소중한 정보 소스는 없다.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주로 잠수함에 근무하며 일본 요코스카 미해군 기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그는 부상을 입고 소령으로 예편하여 CIA에 들어갔다.


영화 배우 뺨치는 외모에 매력 있는 매너. 그를 두고 CIA 여직원들이 007이라고 부른다는 소문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질투심을 느꼈던 기억이 떠 오른다.


두 사람이 함께 일을 하게 된 것은 오바마 정권이 국제폭력조직에 대한 특별 대책을 만들면서, 일본의 조직폭력배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프로젝트였다. 당시 리키는 CIA 요원으로서 동경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인텔리라구요?”

“음.. 금융이나 무역에 책임을 질 정도의 야쿠자 멤버라면 아마 대졸자일 것이고.. 한국계일 가능성이 높아.”

“듣고 보니 그렇네요.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잘해서 대학을 나왔어도 한국계는 번듯한 기업에 취직이 안되었으니까.. 야쿠자로 가거나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스포츠나 연예계로 빠진 거지요.”


“야쿠자(ヤクザ)라는 말의 어원이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고 봐. 일본이 개항하면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물건들, 즉 박래품을 하역하고 관리하는 부두 일꾼들이 만든 말이라고 들었어. 당시 그들이 숙소에서 하던 노름 중에 패를 손에 들고 세 장의 합계 20이 되면 손을 털고, 나머지 카드로 ‘소당’을 걸었던 거지.”


“그런데 야쿠자는?”

“패가 8, 9, 3이면 합이 20이고 버리는 거지. 8, 9가 높은 패인 데 말이야. 결국 아깝지만 버려지는 것.. 뭐 그런 의미? “

“그러니까 8, 9, 3의 발음이 야쿠자다..?”

“음..”


“그런데 그 사내가 고베에서 왔다구 그랬어?”

“그렇게 추정하고 있어요. 고베의 神이라는 스탬프가 찍힌 자루가 찰즈강에서 발견되고.. 나는 피해자의 시체가 그 자루에 담긴 것이라는 가설을 우선 쫓는 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었어요. 그 과정에서 이 사내를 알게 된 거지요.”


“틀린 가설은 아닐꺼야. 보스턴을 흐르는 강에 일본 고베항에서 쓰는 자루가 나타나는 일은.. 캘리포니아에 우박이 내리는 정도의 확률이겠지.”

“그 말 들으니 조금 안심이에요.”

“게다가 고베는 일본 야쿠자의 발원지 같은 곳이잖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폭력조직 야마구치(山口)파의 본거지도 바로 고베..”


“맞아요. 그리고 우리가 보고서를 만들 때도 이미 도박이나 매춘 등의 음지의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고리대금업이나 무역업 등 기업 활동을 시작한 것도 야마구치였어요.”

“사실.. 야마구치파가 미국의 동부 일대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것은 내가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어. 다만 내 임무와 직결되지 않아서 관찰만 하고 있었지..”


“그럼 이 사람 누군지 알겠어요?”

에리카는 커널리의 전화에서 받은 Mr. S의 사진을 보인다.


“흠.. 개인은 특정하지 못하겠는데.. 딱 보니 와까가시라(若頭)급이야. 이미지에서 판독되는 지적 레벨이나 연령을 봐서..”

“그래요?”


와까가시라는 조직의 오야붕을 보좌하는 몇 명의 핵심참모이다. 그가 오야붕을 배신을 하고 조직원들을 데리고 나가 딴 살림을 차리고 오야붕에 겨룰 수 있는 세력을 만드는 데 성공하면, 새로운 파가 형성되는 것이다. 일본에서 일정한 장르가 된 야쿠자 영화의 상투적인 테마이다.


“기억하겠지만.. 야마구치파의 역대 와까가시라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계야. 한국계가 일본인 조직원들보다 머리가 좋고 충성심도 있고..”

“게다가 고베의 경우에는 오사카만을 둘러싼 고베, 오사카, 그리고 사카이(堺)의 세 항구 도시를 포괄하는 간사이 지역의 많은 한국계 일본인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지요.”

“맞아. 우리의 생각이 맞다면.. 이 S란 자는 한국계이고 상당히 거물일 수 있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가까운 고급 레스토랑을 나와 헤어지면서 리키가 한 마디 남긴다.


“일본에 가서 조사를 하게 된다면.. 우리 동경 사무실의 리챠드 정을 한번 만나 봐. 유능한 요원이야. 한국계이고. 번호를 핸프폰에 보낼 게. 물론 비공식으로.”

“알겠어요. 정말 고마워요.”


CIA와 FBI 요원이 협력하는 건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 * *


리키와 헤어져서 맨해턴의 한 복판을 정처 없이 걷는 에리카의 머릿 속에는 세 개의 단어가 맴돈다.


야마구치.. 와까가시라.. 한국계


에리카가 갑자기 멈춰 서서 전화를 꺼내든다.


“와.. 에리카 어디에서 전화하는 거에요.”

제이슨, 아니 재선이 활달한 음성으로 전화를 받는다.

“갈치 잘 먹었어요. 해변의 산책도 좋았고.”

“나두요. 그런데.. 그 말 하려고 전화한 거..?”


“아니 뭐. 그것도 있고.. 지금 뉴욕에 와서 도서관에서 리서치를 하고 있는데.. 있잖아요.. 지난 번 재선이 말한 야쿠자 같다는 남자들..”

“그게 갑자기 왜..”


“사실 야쿠자에 대해서는 대학 다닐 때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재선의 말을 듣고.. 차제에 리서치를 해 보려고.. 그런데.. 목욕탕에서 봤다던 일본인들 말인데.. 그 중에 머리가 곱슬하고 50세 정도의 남자가 있던가요?”

“음.. 맞아.. 있었어요.”


“그 남자도 한국어로 말을 하던 가요?”

“흠.. 맞아. 한국말로 ‘알았어’라는 말하는 걸 들은 것 같기도 해. 그런데 왜?”


“아니.. 책을 보다 보니까.. 그런데 말이지.. 곱슬머리의 일본인들은 원래 동남아 쪽에서 해류를 타고 온 사람들이 원조라는 말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런 사람이 한국말을?”

“아니 그거야 수백년을 내려 오면서 한국계와 피가 섞일 수도 있지. 그런데 이런 걸 갑자기 전화로..?”


“작가란 그런 동물이에요. 의문이 풀리지 않으면 너무 갑갑하고.. 통이 앞이 안 보여서..”

“그럼 저녁에 비원으로 와요. 내가 시원하게 해 줄테니”

“알았어요.”


제선과 약속을 해 놓고 마음이 편하지 않다. 자신이 일종의 미인계를 쓴 것이다. 어리고 지적으로 보이는 모습과 다른 면이 있음을 모르는 남자들. 그들이 자신을 여자로만 여기고 접근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리로 그걸 이용해야 하는 자신..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어틀랜틱 시티로 내려가 곱슬머리의 정체를 확인해야 겠다는 결심을 한다. 수사원으로서의 경험이 내리는 명령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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