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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ROH 님의 서재입니다.

찰즈강 살인사건

웹소설 > 자유연재 > 추리

DANROH
작품등록일 :
2018.04.09 12:23
최근연재일 :
2018.06.06 14:45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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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88
추천수 :
425
글자수 :
176,294

작성
18.04.15 10:48
조회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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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8쪽

제9화 - 로젠버그의 자택

DUMMY

세계적으로 알려진 여자대학 웰즐리 칼리지에서 다소 떨어진 한적한 길 가에 위치한 로젠버그 교수의 자택. 마치 동화에 나오는 저택을 확대해 풀밭에 올려 놓은 듯하다.


“오백만 달러는 족히 하겠는데..”

길가에 차를 대며 커널리가 입을 연 순간, 저택의 차고문이 열리며 붉은 색 아우디 자동차가 미끄러져 나온다. 운전석에는 여자가 타고 있다. 40대 초반의 갈색머리.


“로젠버그 교수의 부인이겠죠”

“틀림없이. 미리 내 보내는군..”


수사에 관한 참고인으로 경찰에 들어올 것을 요청하자 교수는 자택으로 찾아올 것을 요구하였다. 그에게 아직 영장이 발부된 것은 아니다. 커널리의 말대로, 로젠버그 교수는 경찰과의 대화 자리에 부인이 없기를 바란 것인지 모른다.


티크 목재로 장식된 벽과 높은 천정에 매달린 거대한 샹들리에. 페르시안 카펫 위에 앉아 있는 두 마리의 도고 아르젠티노. 대학교수의 집이라고 믿어지지 않게 화려하다.


청바지에 스웨터를 입고 인사를 하는 로젠버그에게 에리카가 웃으며 말을 건넨다.

“도고 아르젠티노지요? 저 개들은?”

“와우, 그 개를 알아보세요. 원래 사냥개인데.. 아버지가 물려준 거에요. 쟤네들은 몸에 반점이 있으며 안되고 순백이라야 가치가 높지요.”


몸이 너무 깊이 빠지는 소파가 부담스러운지 엉덩이를 앞으로 뺀 커널리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연다.

“작년 10월 초에 올드 샌드위치에서 라운딩을 하셨더군요?

“형사님도 거기서 골프를 치세요?”

놀란 듯한 표정을 하며 로젠버그가 딴청을 한다.

“천만에요. 나는 그저 싸구려 퍼블릭 코스에서 가끔 돌 뿐이에요.”


두 남자의 의미없는 대화를 끊으려는 듯이 에리카가 묻는다.

“그 골프장에 샌드웨지를 두고 왔나요?”

이 질문에 로젠버그가 에리카를 멍청히 쳐다본다. 생각하지도 않은 질문인 모양이다. 허를 찔린 것이다.


“FBI가 그런 것까지에 관심이 있을 줄이야.. 맞아요. 그 클럽이 아내의 생일선물이어서 라운딩의 다음 날 비서에게 전화를 해보라고 그랬어요.”

“클럽은 찾았나요?”

“아니요. 못 찾았어요. 그런데 오늘 골프 이야기 하자고 두 수사관이 온 겁니까?”


“아니요. 라운딩을 같이 한 커민 이야기를 하자고 온 겁니다.”

커널리가 커피잔을 소리나게 내려 놓으며 대답한다.

이 말에 로젠버그의 눈이 흔들림을 에리카는 감지한다.


“수사관으로서 정식으로 묻겠습니다. 커민의 죽음을 안 것은 언제였습니까?”

수첩을 들고 에리가카 묻는다.

“신문을 보고 알았어요. 날짜는 기억이 안나요.”

“올드 샌드위치에서 커민과 같이 라운딩을 하셨지요?”

“네..”

“그런데 우리가 연구실로 방문했을 때는 커민을 잘 모른다고.. 수많은 학생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취지로 답변을 하셨는데..”


“미안합니다. 당시는 이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 그만.. 생각이 짧았어요.”

“휘말린다는 의미는..?”

커널리의 질문에 얼굴을 돌리는 로젠버그의 눈에서 분노와 경멸이 느껴진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지금 경영대학원 학장 선거에 후보로 올라 있어요. 내가 학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 유학생의 사망 사건에 휘말려서는 안된다는 의미였어요.”


“그렇다면 커민의 사망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시다?”

에리카가 다시 질문을 이어간다.

“없어요. 단연코.”

“그 실종된 샌드웨지는 어디에 있습니까?”

“몰라요. 그 후로 생각도 안해 봤어요. 골프채가 여러 세트가 있어서 다른 걸 썼으니까요.”


“올드 샌드위치에서 라운딩을 하실 때 돕던 캐디 말에 따르면 그 클럽을 젊은 중국사람에게 주었다던데.. 커민이겠지요?”

에리카의 말에 로젠버그의 얼굴이 붉어지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아주 노회한 인간은 아닌 듯하다.

“그래요..? 전혀 몰랐네요.”

“커민이 그 클럽을 왜 교수님에게 돌려주지 않았을까요?”

“글쎄요.. 나도 이해가 안가네.”


“두 사람이 가까운 사이였지요?”

커널리의 질문에 로젠버그는 더 이상 적개심을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이라면.. 나와 커민?”

“네.”

“지난 번에 오셨을 때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지만.. 내가 중국 금융계와 교류하는 데, 커민이 많이 도움이 된 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무슨 개인적인 관계가 있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같이 게이 클럽에 갈 정도로 친한 사이를 말하지 않은 건.. 사실 수사방해입니다.”

에리카가 담담하게 말한다.

“아니 거기까지 조사하셨어요?”

“로젠버그 교수님. 분명하게 말하겠습니다. 지금 당신은 살인용의자에 가장 가까운 입장에 있습니다.”


이 말에 로젠버그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는데, 커널리가 쐐기를 박는다.

“베리타스 악기점을 하는 스웨인씨도 커민을 압니까?”

이 말에 로젠버그 교수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는데 두려움이 그득하다.

“팀과 나의 관계를 조사했습니까? 이는 프라이버시의 침해가 아닌가요?”

“침해한 거 없어요. 다만 두 사람이 동성연애 관계라는 건 추론하고 있습니다. 물론 커민의 죽음과의 관련은 조사해 보아야 겠지만..”

커널리의 어조가 득의양양하다.


“단언컨대 팀은 이 사건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팀은 음악을 사랑하는 평화주의자예요. 무엇보다 팀은 커민을 몰라요.”

“하지만 교수님이 커민을 데리고 사이먼즈 카페에 간 적이 있고.. 거기서 커민과 스웨인씨가 만났을 가능성을 경찰로서는 배제할 수 없는데..”

“오.. 제발! 사태를 그렇게 확대하지 마세요.”

로젠버그의 어조가 애원조로 바뀌는데 절박함이 묻어 있다.


“교수님. 솔직히 이야기합시다. 우리가 예단이나 편견을 가지고 수사를 하는 건 아니에요. 그러니 서로 돕는다는 자세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어요.”

에리카의 음성이 나지막하지만 권위가 있다.

“다시 한번 물을게요. 교수님이 커민을 살해한 건 아니다?

“네.”

“베리타스 악기점의 스웨인씨는 커민을 잘 모르며 살해할 이유가 없다?”

“네.”

“올드 샌드위치 골프클럽에서 없어진 샌드웨지는 교수님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네.”


대답에 이어 로젠버그가 묻는다.

“그런데 그 샌드웨지가 뭐라고 그렇게 찾는 겁니까? 살인의 무기라도.. ?

“그건 대답할 수 없어요.”


“커민도 게이인가요?”

커널리가 불쑥 끼어든다.

이 말에 마치 게이 전체가 모욕을 당했다는 양 로젠버그가 커널리를 쏘아본다.

“아닐 거에요. 내가 아는 한..”


“커민과 가깝거나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에리카를 보는 로젠버그의 눈에는 일종의 체념과 평정함이 보인다.

“글쎄요. 중국금융시장 연구하는 모임의 총무 역할을 하는 루 하이얀이라는 중국여학생이 늘 연락을 하고··· 커민이 개인적으로 보스턴대학에서 공부하는 한국여학생과 친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한국여학생이라구요?”

에리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네.”

“그 여학생을 만난 적이 있나요?”

“글쎄요.. 만난 적은 없지만 사이먼즈 카페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었는데 거기에 왔었다는 말은 들었어요. 하지만 커민이 소개를 한 건 아니에요. 워낙 사람도 많았었고..”


이 때 두 사냥개가 로젠버그에게 다가온다. 마치 미팅을 끝내야 한다는 듯이.

wellesley.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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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제13화 – 양귀비 연구 모임 +1 18.04.19 590 12 7쪽
12 제12화 – 로젠버그 자살 18.04.18 590 9 7쪽
11 제11화 – 로젠버그 자택 수사 18.04.17 587 10 7쪽
10 제10화 – 대마초 재배상 18.04.17 592 9 9쪽
» 제9화 - 로젠버그의 자택 18.04.15 619 9 8쪽
8 제8화 - 세 개의 다리 18.04.15 637 11 7쪽
7 제7화 - 잃어버린 골프 클럽 18.04.14 639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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