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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ROH 님의 서재입니다.

찰즈강 살인사건

웹소설 > 자유연재 > 추리

DANROH
작품등록일 :
2018.04.09 12:23
최근연재일 :
2018.06.06 14:45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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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90
추천수 :
425
글자수 :
176,294

작성
18.04.1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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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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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7쪽

제5화 - 백악관 안보보좌관

DUMMY

질문을 위하여 손을 든 에리카는 순간 후회한다. 자신에게 쏠리는 관심이 공기의 밀도를 높이는 느낌이다. 방을 채운 20여명의 수사관들 중에 유일한 여성이자 동양계. 게다가 FBI라는 외부인.


“검시관님. 일련번호 17의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 피해자의 왼쪽 팔굽이 완전히 뼈가 부러져 나간 걸로 보이는 데요.”

“맞습니다. 직접적인 사인이 아닌 것으로 보아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팔굽이 부러지면서 관절 조직이 파괴되었습니다.”


회의실 안의 공기가 팽팽해진다.

“아직 의식이 있는 성인 남자의 팔굽을 다른 사람이나 외부의 압력이 부러트릴 수가 있을까요?”

“논리적으로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습니다. 정상적인 자세에서 남의 팔굽을 부러트릴 만한 힘을 가진 사람도 드물 것입니다.”

“그렇다면.. 피해자의 사후에 어떤 경위를 통하여 팔굽이 부러졌다고 추론해도 되겠지요?”

“그렇습니다.”


“혹시 D의 정적이 죽인 것이..?”

“닥치세요!”

서장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안보보좌관이 내지른 비명에 가까운 소리에 회의실 안이 얼어 붙는다.


“도대체 말이 되는 말을 해야지. 중국사람들이 얼마나 교묘한데.. 여러분! 알다시피 지금 미국은 중국의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뜨거운 감자에요. 대통령이 신경 많이 쓰고 있어요. 따라서 이 사안은 철저한 보안 속에서 최고의 프로페셔널리즘으로 수사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어색한 분위기를 끝내려고 수사본부장이 나선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후두부의 타격으로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고, 그 후에 팔이 부러지는.. 두 개의 행위라 할까.. 말하자면 살인과 시체유기의 두 과정으로 이 사건이 이루어졌다는 것인가?”

“그렇게 추론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그럼 커널리 보고해 봐.”

본부장의 지시에 커널리가 수첩을 편다.


“피해자가 외국인 학생이고 캠브리지에 연고자가 없으므로, 우선 재학하는 대학의 지도교수를 만나 보았습니다. 게다가 통신분석반의 조사결과를 보면 피해자와 지도교수인 벤자민 로젠버그 사이에는 이례적일 정도로 빈번한 통화가 있었습니다.”


커널리의 침착하고 조리있는 말투가 평소의 유들거리는 태도와 사뭇 다르다. 이어, 커널리는 조사 방문의 결과를 간단히 요약한다.


첫째, 교수는 피해자의 사인에 관하여 원인이나 단서를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둘째, 교수가 피해자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작년 12월 22일이었다고 진술했다.

셋째, 피해자가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의 아들이지만 특별한 대우나 관심은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상입니다.”

“그게 다야?”

서장이 힐난하듯이 묻는다.

“아닙니다. 에가아 연방수사관과 함께 로젠버그 교수의 비서를 따로 만났습니다.”

“비서를.. 왜?”


커널리가 에리카에게 눈짓을 한다.

“제가 답변하겠습니다. 커널리경감과 함께 로젠버그교수를 방문한 상황에서 비서인 수잔 커비라는 여성의 비정상적인 분위기를 탐지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저녁 8시를 넘어 피곤함에 눌려 있던 수사본부 요원들이 긴장하는 모습으로 의자를 댕겨 앉는다.


“외부에서 따로 만나 본 결과, 로젠버그와 커비는 수년간 남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커비는 교수에 대하여 상당히 반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증언은, 피해자와 교수가 가까운 사이이며 중국에서 오는 귀빈들과 골프를 같이 치는 관계입니다. 커비의 증언에 의하며 로젠버그 교수는 피해자의 원래 직장인 중국대화은행의 석좌교수 타이틀을 노리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허.. 석좌교수라..”

침묵을 지키고 있던 대통령 안보보좌관이 탄식 비슷한 소리를 낸다. 그도 교수 출신이라 석좌교수의 의미를 아는 모양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은행이 세계 톱인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석좌교수를 임명한다면.. 글쎄.. 내 추측으로는 일년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는 규모일텐데.. 그렇게 되면 해당 교수의 입장은 막강해지는 거고.”


안보보좌관의 말에 수사요원들의 피곤이 싹 가시는 모양이다. 연봉 수만 달러를 벌기 위해 때로는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그들에게 수백만 달러라는 말이 생소하고, 내심 분노마저 치밀 수도 있다.


“게다가 로젠버그교수는 보스턴 백베이에 있는 게이 클럽의 고객입니다. 그 클럽에 피해자를 데리고 2회 이상 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허... 참!"

안보보좌관이 넋을 놓고 한숨을 내뱉는다.


수사본부의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것을 에리카는 감지한다. 이 사건에 있어 로젠버그가 단순히 피해자의 지도교수가 아니라 조사의 대상으로 떠 오르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중국 최고권력자의 아들이라는 사실만 가지고도 대형 사건인데.. 하버드대 교수에게 혐의마저 있다면..”

서장이 이게 왠 경사냐 하는 듯 다시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뱉는다.


“다른 보고사항은 없나?”

서장의 흥분을 누르려는 듯이 수사본부장이 묻는다.

“한가지 특이 사항이 있습니다.”

통신분석 책임자가 손을 든다.


“피해자 휴대폰과 유선전화 통화기록을 분석 중에 있습니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만, 피해자의 미국 내 통화 상대는 대개 매사추세츠주에 있고, 그 다음으로 뉴욕주, 그리고 워싱턴 DC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눈에 띠는 것이 지역번호 512, 즉 텍사스주의 상대와 수차례 통화한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지난 2월 중순의 일입니다. 통화의 상대를 아직 특정은 못했지만.. 기업 등은 아니고 개인으로 판단됩니다.”


“2월 중순이라면.. 2월 16일이 아시아 사람들에게는 구정, 즉 Lunar New Year Day입니다.”

에리카가 설명을 붙인다.


“그렇다면 그 때 피해자가 텍사스에 있는 누군가와 통화를 했거나.. 거기에 가 있었거나?”

어느 수사관이 무심코 뱉는다.


“잠깐만요.. 16일은 금요일이고 그 다음 주의 월요일인 19일은 프레지던트 데이로 휴일! 그렇다면 피해자의 수업 일정에 따라서는 며칠간 휴가를 가질 수 있었다는 건데..”


“지금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학기 중인가?”

수사본부장의 질문에 통신분석관이 대답을 한다.

“네. 조사를 해 보았더니 경영대학원은 1월부터 3월까지 학기 중입니다.”


“내가 내일 아침에 백악관 회의가 있어 오늘 밤에는 돌아가야 합니다.”

안보보좌관의 말에 서장이 덧 붙인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한가지 요청이 있습니다. 로젠버그교수의 통신기록 조회의 허가입니다.”

통신분석관의 요청을 받고 수사본부장이 머뭇거리며 서장을 본다.

“이는 하버드대 교수를 피의자로 보는 것입니다.”

“좋아. 허가한다.”

서장은 아무 거리낌없이 대답한다.

boston-prudential-center.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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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6화 - 버클리 음악학교 18.04.14 626 12 7쪽
» 제5화 - 백악관 안보보좌관 +1 18.04.12 707 8 7쪽
4 제4화 - 게이 바 18.04.12 694 10 10쪽
3 제3화 - 하버드 경영대학원 +2 18.04.09 790 14 8쪽
2 제2화 - 강가의 시체 18.04.09 818 13 8쪽
1 제1화 - 프롤로그 +1 18.04.09 1,248 1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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