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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머신 님의 서재입니다.

분식집 헌터에서 초월적 재벌까지 거침없이 달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존버머신
작품등록일 :
2023.02.05 00:31
최근연재일 :
2023.03.11 23:4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8,866
추천수 :
191
글자수 :
181,828

작성
23.02.1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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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9화. 두 번째 요식업의 오픈

DUMMY

메일로 온 상권 분석 자료에는 주변에 보험 회사와 병원 빌딩이 있어 잠재적인 고객은 충분히 있다고 나와 있었다.

다만 시작하려는 매장에서 고깃집, 횟집, 주점을 오픈 했는데, 성공하지 못하고 폐업한 점이 불안 요소로 지적되었다.

하지만 이정도 불안 요소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바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빈 매장의 건물주와 상가 임대 계약을 끝내고 천지인 F&B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그래서 이번에 하는 건 ‘안동 찜닭’이라는 거지?”

“응.”

“전혀 상상도 못했네.”


저녁을 먹으면서 아람이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고깃집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왜 ‘안동 찜닭’이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치킨에 건강 음식에 관심이 많은 요즘 분위기에 맞다고 생각해서.”

“확실히 내 아빠가 맞는데, 말하는 거나 어휘 선택은 전혀 딴 사람 같아.”

“뭐라는 거야?”

“예전에는 능력자, 마나, 능력, 괴수, 이런 말을 많이 했는데, 요즘에 들어서 상권 분석이니, 권리금, 한국인의 입맛. 뭐 이런 단어들이 아빠 입에서 나오는 게 신기하잖아.”

“그러게. 나도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네.”


밥을 맛있게 먹고 있는 아람이를 보면서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하여간 신기해. 그건 그렇고 오픈은 언제 하는 거야?”

“2주일 뒤. 목요일에. 그때는 직장인들 주중 일과가 마무리 되는 시점이고, 바로 주말이 이어지면서 가족 단위 손님도 노릴 수 있어서.”

“봐. 봐. 지금도 어느 요일이 손님이 많다니, 방문 고객 예상이니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정말 신기하단 말이야.”

“그럼 네 생각에 이 안에 다른 존재가 있다라는 거야?”


민준이 자기 머리를 손으로 톡톡 쳤다.


“그런 건 아니고. 하여간 이번에도 꼭 대박 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람이가 숟가락을 번쩍 들면서 선창을 하자 민준도 숟가락을 들면서 응답을 했다.


아람이의 응원 속에서 착실히 준비를 하다 보니 시간은 금세 지나갔고 드디어 오픈 날이 되었다.

홀서빙을 담당하는 직원과 주방 직원도 채용하여 일정 교육까지 끝냈다.

오픈은 첫날이라 오전 8시에 했고, 식재료 준비, 테이블 청소, 전단지 작업까지 모두 끝냈다.


“또 쫄깃한 기분을 느끼게 되네.”


매장 앞 인도에서 심호흡을 한번 하고 들어와 카운터에 앉았다.

‘매운 엄마’ 때는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했지만, ‘천지인 안동 찜닭’에서는 관리자의 역할을 하기로 했다.

시간이 흘러 오전 11시 30분이 되었을 때 누군가 매장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따랑.


“어서 오세요.”


오픈 후 첫 손님 일행이 들어왔다.

직장인으로 보이는 네 명이 새로 오픈한 매장의 실내를 두리번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오늘이 개업하는 날이죠?”

“네. 손님들이 저희 매장을 처음 찾아준 분들입니다.”

“아이고. 영광입니다.”


강철이 반갑게 맞이하자 손님들도 환한 웃음을 지었다.


“주문은 어떤 걸로 하시겠습니까?”

“점심으로 먹기에는 좀 부담스럽지 않나요? 과장님.”


동료 여직원이 메뉴판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대, 중, 소로 주문하시면 그럴 수도 있는데, 직장인들을 위한 점심 메뉴도 있습니다. ‘1인용 점심 만찬’을 주문하시면 부담 없이 드실 수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그걸로 4개 주세요.”

“알겠습니다.”


주문을 받아 주방에 전달했다.

그러자 주문을 받은 이십 대 주방장이 조리를 시작했다.

잠시 후.


“음식 나왔습니다.”


네 명의 손님 앞에 음식을 가지런히 놓고 음료수를 탁자 중앙에 놓았다.


“이거는 서비스입니다.”

“고맙습니다.”


첫 손님에게 개업 기념 서비스를 제공하고 카운터로 돌아왔다.


“다시 시작이네.”


약간 긴장이 되면서도 설레는 마음이 가득한 기분 좋은 떨림으로 첫날을 시작했다.



첫 손님을 맞이하고 이어서 점심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열 테이블을 소화한 후 늦은 오후 잠깐의 공백이 있다가 저녁이 되자 본격적으로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점심때와는 다르게 ‘안동 찜닭’ 세트를 대부분 주문했다.


‘매운 엄마’ 때처럼 손님들이 미어터지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테이블 회전율은 나쁘지 않았다.



“아빠. 나 왔어.”

“어. 학교 잘 갔다 왔어?”


학교가 끝나자마자 아빠 매장으로 바로 찾아온 아람이가 식당 안을 둘러봤다.


“이정도면 잘 되는거지?”

“응. 나쁘지 않아.”

“그렇구나. 준희 오빠는 주방에 있어?”

“그래. 가서 인사하고 와.”

“알았어.”


가방을 카운터에 두고 주방으로 총총 걸어갔다.


“이야! 천하의 ‘콜드 어새신’이 주방에서 요리를 하다니.”

“왔냐.”


젊은 주방장 박준희가 아람이에게 웃음을 한번 지어주고는 바쁘게 손을 놀렸다.


“할 만은 하시고?”

“그래. 넌? 학교는 잘 다니고 있어? 농땡이는 안 부리고?”

“내가 얼마나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는데.”

“근데 성적은 왜 그래? 형님 말로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던데. 뒤에서.”

“아이. 진짜. 아빠는.”


고개를 돌려 원망의 눈초리로 바라보자 강철은 아무것도 모른 채 순진한 웃음으로 손짓을 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야.”


다시 고개를 돌린 아람이가 팔짱을 낀 채 짝다리를 짚었다.


“그렇지. 다른 애들은 어느 대학을 갈까 고민인데, 넌 졸업하는 게 목표라서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겠다.”

“졸업하는 것도 쉬운 건 아니거든.”

“알았다. 일단 알겠으니 이거 저기 3번 테이블로 서빙이나 해라.”

“칫.”


준희가 조리를 끝낸 음식을 내놓자 아람이가 조심스럽게 음식을 손님에게 전달하고 아빠에게 빠른 걸음으로 갔다.


“어떻게 아빠라는 사람이 딸의 학교 성적을 마구 퍼트리고 다녀도 되는 거야?”

“커험. 그게 준희가 너 보고 싶다고, 막 그런 말을 하다가 보니 어쩌다, 그게 학교 얘기도 나오고.”


강철이 횡설수설하면 먼 산만 바라봤다.


“여기요.”

“네. 손님!”

“하아. 도망을 가시겠다.”


구세주처럼 때마침 손님이 주문을 하자 서빙 아주머니보다 더 빠르게 움직여서 아람이의 시선을 피했다.


“알았어. 일 끝나고 보자. 오늘 아빠하고 진혁 오빠 둘 다 죽었어. 아! 어서 오세요!”


두 주먹을 격투 선수처럼 서로 문지르며 결전을 다짐하는 사이 새로운 손님이 다시 매장 문을 열고 들어오자 아람이가 큰소리로 손님을 맞이했다.


정신없던 오픈 첫날이 지나갔다.

늦은 오후에 본사에서 이민지 팀장도 와서 매장 분위기를 점검하고 포장으로 한 세트를 팔아주었다.

사장인 민준부터 주방을 담당한 진혁, 서빙 아주머니까지 모두 경험 없는 첫날을 보내다 보니 조금은 어수선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하루를 잘 끝냈다.


“고생했다. 준희야.”

“나야 주방에서 음식만 만들었는데요. 형님이 더 정신 없었죠.”

“내 일인데. 당연히 해야지.”

“어이구. 두 사람 우정 행각에 눈물이 납니다.”


벼르고 있던 아람이 눈에 치켜들었다.


“어허. 이놈 봐라. 옛날에는 무섭다고 내 눈도 제대로 못 쳐다보던 놈이.”

“그때는 완전 꼬맹이였고. 나도 2년 뒤면 술 마실 수 있는 나이야. 더 이상 어린애 취급은 사양하겠어.”

“술? 이놈이 벌써부터 술 마실 생각을 하다니.”

“아. 왜. 생각도 못 해? 그리고 대화가 이상하게 흘러가는데.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왜 내 성적을 두 명이 공유를 한다는 거야?”


아람이가 팔짱을 끼고 노려보자 두 명은 갑자기 시선을 회피했다.


“준희는 잘못 없다. 내가 말을 잘못 꺼낸 거지.”

“아람아. 아빠는 잘못 없어. 네 성적에 대해서 들었어도 가만히 있어야 했는데, 한순간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널 놀리고 만 내가 실수 한 거야.”

“뭐야? 둘이 신파극 찍어? 서로 자기가 잘 못 했다고 그러면, 내가 뭐가 돼?”

“뭐가 되긴. 여전히 사랑스런 내 딸이지. 전교 꼴등의 내 딸.”

“그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


두 남자는 웃음을 참느라 코가 벌렁벌렁 거렸다.


“와아. 이 아저씨들 봐라. 내가 오늘 폭주가 뭔지 보여주겠어!”

“강아람. 진정하고 이거나 받아.”


박준희가 여전히 웃음을 참지 못하는 표정으로 종이 가방 하나를 건네고 버릇처럼 옷소매를 당겼다.


“이게 뭐야?”

“준희가가 너 만난다고 선물을 하나 준비했어. 한 번 풀어봐.”

“선물?”


과감히 일어섰던 아람이가 슬그머니 의자에 앉아 가방 안에 있는 물건을 확인했다.


“오오. 이건 ㅇㅇ패드!”

“맘에 들어?”


기뻐하는 아람이의 표정을 본 진혁의 얼굴도 환해졌다.


“커험. 내가 오늘 폭주가 뭔지 보여주려고 했는데, 한번은 봐주겠어.”

“고마워요. 강아람씨.”


본인들이 선물을 받은 것처럼, 두 남자는 기뻐하며 아람이의 귀여운 행동을 지켜봤다.

그렇게 잠시 즐거운 시간을 갖고 매장 문을 닫았다.

박준희와 헤어진 두 부녀는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언제나처럼 강철이 제일 좋아하는 아람이의 학교 생활, 간단한 일상 대화를 나누고 샤워를 한 후 방으로 들어왔다.



“아직은 시기가 아니구나.”


첫날이라 그런지 손님은 꽤 많이 있었다.

하지만 기억을 더듬어 비교해 봤을 때 이전 생에서 봤던 활황은 아니었다.


엑셀에 첫날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고 다음 날 받을 식자재 주문을 확인해서 빠진 것이 없는지 체크를 했다.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개업빨이 빠지고 매출도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빠지는 것도, 어느 선에서 멈출 것이고, 그렇게 현상 유지만 되어도 ‘안동 찜닭’이 대 유행하는 시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장사를 시작하고 날이 갈수록 예상대로 처음 오픈 했을때보다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어느 선에서 매출이 더 줄어들지는 않았다.

두 달 정도가 지나자 요일별로 매출 변동이 있기는 하지만 큰 폭으로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단골 손님도 생겼고, 매장 주변 상권에 제법 이름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시 한 달 정도가 더 지난 시점에 손님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그렇게 손님이 늘어나는 게 열흘 정도가 지나자 매장 오픈 첫날만큼의 매출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빠. 이것 봐. 오빠도 같이 봐”


아람이가 준희에게 선물로 받은 ㅇㅇ패드를 작동했다.

영업이 끝나고 직원들을 모두 퇴근시킨 시간이라 세 명만이 매장에 남아있었기에 음향을 키워 잘 들리게 했다.


“이 드라마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데, 여기서 주인공이 요리사로 나오는데, 가장 잘하는 음식이 ‘안동 찜닭’이라는 거야. 대박이지?”

“그래서 요즘 손님이 늘었구나.”


박준희가 옷소매를 내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요리 프로그램에서도 ‘안동 찜닭’이 나왔고, 연예인들이 맛집 탐방하는 프로에서도 역시 나왔어.”


맞다. 이제야 생각이 났다.

생각해보니 이전 생에서도 어느 ‘안동 찜닭’ 매장을 방문해도 같은 드라마가 계속 방송되고 있었던 기억이 났다.


‘이렇게 시작이 되는구나.’


손님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을 때도 긴가민가했다.

하지만 지금 아람이가 보여주는 영상을 보고 확신했다.

이제 대한민국에 자신이 경험했던 ‘안동 찜닭’이 유행한다는 것을.


“주방 보조하고 서빙 아주머니 한 분 더 뽑아야겠다.”

“손님이 늘긴 했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가요?”

“아냐. 앞으로 좀 더 많은 손님이 올 거야. 막상 닥쳐서 사람을 뽑으려고 하면 너무 늦어. 미리 채용을 해서 일을 숙련시키는게 훨 나아.”


요식업에서 인건비는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채용을 할 때는 확실히 필요할 때만 뽑는 게 일반적인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도 주저하면 그건 멍청한 일이다.


“이제 무척 바빠질거야.”


강철이 둘에게 빙그레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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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협상준비 23.03.03 150 3 12쪽
26 26화. 사후처리 23.03.02 168 4 13쪽
25 25화. 격전. 그리고 폭주. 23.03.01 164 3 12쪽
24 24화. 부수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 23.02.28 186 3 12쪽
23 23화. 대비와 반격 23.02.27 210 3 12쪽
22 22화. 알고 있는 미래와 모르는 미래의 대비 23.02.26 222 4 13쪽
21 21화. 미래를 알 지 못하는 세 가지 일. 23.02.25 234 4 12쪽
20 20화. 사건 조사 23.02.24 229 4 12쪽
19 19화. 외눈박이 원숭이 23.02.23 242 5 13쪽
18 18화. 두 번째 경호 업무 23.02.22 249 5 13쪽
17 17화. 투자자로서의 행동 23.02.21 250 6 12쪽
16 16화. 재방문 23.02.20 266 6 12쪽
15 15화. 투자금 회수 23.02.19 282 6 12쪽
14 14화. 신급 가디언의 출현 23.02.18 282 6 12쪽
13 13화. 타락 가디언 23.02.15 274 6 12쪽
12 12화. 현장 실사 23.02.14 281 6 13쪽
11 11화. 투자 결정 23.02.13 289 7 12쪽
10 10화. 인연은 질기다 23.02.12 291 8 12쪽
» 9화. 두 번째 요식업의 오픈 23.02.11 326 6 12쪽
8 8화. 두 번째 아이템 +2 23.02.10 363 6 12쪽
7 7화. 끝나지 않은 침식 23.02.09 370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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