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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pold2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가 온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로쿤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3
최근연재일 :
2021.09.14 11:46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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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20
추천수 :
379
글자수 :
237,162

작성
21.07.2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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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일루전 (9) 빙의

DUMMY

검은 균열을 지날 때의 기억은 레온에게 최악의 경험 중 하나였다.


기억 때문에 잠깐 멈칫했던 레온은 다시금 성벽을 지나 앞으로 나아갔다.


스르릉.


레온은 슬금슬금 다가오는 성체들 근처에서 칼을 뽑았다.


그가 선반에서 집어 든 검은 이언이 재현한 일본도였다.


언젠가 이언한테 들었던 말이 머릿속에서 재생된다.


‘이거 참 미끈하니 잘 빠지지 않았어? 자네한테 만들어 준 검도 이걸 모티브로 만든 거야. 과거 어떤 섬나라에는 이런저런 장인이 많았다더군. 개중에는 검만 만드는 장인도 있었다고 해. 한 가지에 평생을 바친다, 폼나지 않아?’


당시 레온은 그것이 좀 지루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손에 든 일본도 이전에 사용하던 검.


케스의 뼈로 만든 그 무기는 이언이 시험 삼아 검을 휘두르던 레온을 눈여겨보고 제작한 맞춤형 무기였다.


이언의 능력이 새삼 놀랍다.


아무튼 지금은 싫든 좋든, 손에 든 무기뿐이다.


레온은 허공에 몇 번, 검을 휘둘렀다.


그 다음은 실전.


스윽-


가볍게 횡으로 내지른 검에 성체의 머리가 사정없이 날아갔다.


절제된 힘과 검의 날카로움이 자아낸 균형감.


‘나쁘지 않군.’


마치 종이를 베는 느낌이었다.


레온은 느긋하게 걸어가며 한 마리, 또 한 마리, 차근차근 성체를 베어 넘겼다.


슥, 삭, 슥삭, 슥삭슥삭···


그가 지나간 자리로 종잇장처럼 썰려 나간 성체들의 사지와 머리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성체들을 쓰러뜨리며, 일본도에 걸맞은 감각이 자연스레 레온의 몸에 스몄다.


이제 쌍두 차례였다.


몸이 회복된 뒤로 처음 맞닥뜨린 쌍두 케르베르 스핑크스.


손바닥이 흥건하다.


웬일인지 쌍두는 레온을 보더니 약간 주춤하는 듯했다.


쌍두는 일본도로 좀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오산이었다.


일본도가 쌍두의 발가락을 베려고 탄생했을지 모르겠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아파! 아파!”


그전처럼 발가락을 잘린 쌍두가 비명을 질러댔다.


이쯤 되니 약간은 미안한 마음이 들려고 한다.


레온은 쌍두의 발가락을 베면서 부쩍 가까워진 삼두를 곁눈질했다.


-가고 있어.


비어호프 사령관의 메시지.


레온은 혼자 싸우는 게 좋았지만 이 사내라면 그다지 걸리적거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팀워크가 확실하지 않을 바에야 혼자서 싸우는 편이 낫다.


“레온.”


타이밍 좋게 비어호프가 도착했다.


“무시무시한 놈이로군.”


그가 삼두 케르베르 스핑크스를 올려다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보조하지.”


비어호프는 양손으로 창을 다잡으며 자세를 취했다.


그는 민첩하게 움직여 레온에게 몰려드는 성체 일부를 차단한다.


레온의 생각처럼, 비어호프는 전투를 제대로 이해하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둘의 시너지는 웬만한 군대 이상이었다.


서로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물 흐르듯 움직인다.


야수를 빠르게 쓰러뜨린 덕분에 그들 주위로 웨이브가 뚝, 끊겼다.


이내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운다.


“아무래도 혼자가 낫겠지?”


비어호프의 말에 레온은 그를 흘끗 쳐다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난 내 분대와 합류해 성채 쪽을 맡도록 하지.”


그렇게 말한 뒤 비어호프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레온은 먼저 쌍두의 발가락을 베던 감각을 떠올렸다.


조금 전까지는 쌍두를 상대했던 것처럼 삼두를 상대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막상 머리 셋 달린 거대한 괴수를 대면하니, 통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엄습했다.


크르릉.


언어조차 들리지 않는다.


단순히 덩치만 커진 거라면 좋으련만.


부웅-


삼두의 앞발이 레온의 머리 위를 훑었다.


앞발이 지나간 후폭풍만으로 몸이 휘청거린다.


그 한 번의 공격으로, 야수가 비단 덩치만 커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삼두는 몇 번 앞발 공격을 하더니 지루한 듯 자리에 앉아 입맛을 다셨다.


레온은 삼두의 엉뚱한 행동에 침을 꿀꺽 삼켰다.


거대한 야수는 다시금 몸을 일으키더니···


레온을 무시하고 지나갔다.


그것도 그의 머리 위로.


‘뭐지.’


어리둥절했다.


이내 정신을 차린 레온이 멀어지는 삼두의 뒷다리, 아킬레스건을 겨냥하고 달려들었다.


그런데.


투웅.


베어지지 않았다.


몇 번이나 같은 시도를 해도 마찬가지.


팅!


급기야 검이 부러지고 말았다.


레온은 멀어지는 삼두를 망연히 바라보다 자신의 부러진 검으로 시선을 옮겼다.


과연 저 괴물한테 드래곤 스피어의 화살이 꽂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 중에 뒤에서 기척이 느껴진다.


다시금 검은 장막에서 쏟아진 웨이브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위기 상황.


‘무기가 필요해?’


느닷없는 목소리에 깜짝 놀란 레온이 주변을 돌아봤다.


‘후후, 당연히 안 보이지. 바보···’


가만, 익숙한 목소리다.


게다가 익숙한 패턴.


두리번거리던 레온은 별안간 그 자리에 서서 눈을 감았다.


웨이브가 레온을 덮치려는 찰나, 그의 한쪽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간다.


“왜 저래? 전의를 상실했나?”


케르였다.


검은 장막 뒤에서 케르베르 형제가 레온을 주시하고 있었다.


장막의 정체는 에덴과 남쪽 성벽 앞 사막을 이어주는 균열이었다.


“무슨 이쑤시개 같은 걸로 삼두를 잡으려고··· 귀엽지 않아? 아무튼 살아 있어서 다행이야, 다행. 그런데 저러다 죽는 거 아닌가 몰라!”


베르는 이따금 형을 돌아보고, 낄낄거리거나 혼잣말을 했다.


장난스러운 베르와 다르게 케르는 사뭇 진지한 얼굴로 레온을 유심히 살폈다.


레온이 쌍두를 처치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좀 충격을 받기까지 했다.


‘이미 인간의 움직임이 아니다.’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런 케르조차 레온이 위험인물이라고까지는 생각지 않았다.


삼두 꽁무니를 따라가며 칼을 부러뜨리는 장면을 본 뒤로 그러한 생각이 더욱 공고해진 참이었다.


레온의 머릿속에 울리던 목소리의 정체.


그리고 심장박동.


혈류를 따라 들끓는 신비한 힘.


머릿속에 울리는 목소리를 이해하는 동시에 힘이 개방되었다.


심장에서 터져 나와 온몸을 휘감는 충만함.


붉디붉게 열광하는 에너지!


목소리의 주인공은, 페르미온이었다.


보이지 않아도, 레온은 그 순간 자신과 하나 된 페르미온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낀다.


그리고···


[영원의 불꽃]


나뭇가지에서 시작된 불꽃을 기억하는가?


큐브를 흡수한 나무를 집요하게 태워버린 화염.


이 불꽃은 한번 시작되면, 목표를 깡그리 태우기 전까지 결코 꺼지지 않는다.


삼두 케르베르 스핑크스의 꼬리에서 시작된 불꽃이 순식간에 거대한 몸을 집어삼키며 타올랐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곧 사막 위의 모든 케르베르 스핑크스의 꼬리에서 불꽃이 일었다.


케르베르 형제는 얼빠진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격이 다른 힘이다.


또한 불가해한.


“도··· 도대체···”


베르는 자각 없이 중얼거렸다.


“다, 닫아!”


먼저 정신을 차린 케르가 외쳤고.


형의 다급한 말에 동생이 허겁지겁 인공 균열을 닫는다.


“앗 뜨뜨!”


어느새 베르의 페도라에도 불이 옮겨 붙었다.


케르가 재빨리 동생의 머리에 얹힌 페도라를 허공으로 날린 뒤 분해했다.


‘짜식들이 까불고 있어. 짝퉁 균열이나 만들고 말이야.’


페르미온의 목소리가 레온의 머릿속에 울렸다.


‘레온?’


이미 기력을 다한 레온이 비틀거리며 그 자리에 픽 쓰러졌다.


‘어? 이, 이봐!’


페르미온의 목소리가 차츰 멀어진다.


‘너무 무리했나? 나도 이런 건 처음이라···’


레온이 완전히 정신을 잃자, 잇따라 페르미온의 목소리도 소멸했다.


쌍안경으로 그 장면을 목격하던 관측병의 신속한 보고가 있었고, 대기하던 의무병이 서둘러 레온을 향해 출발했다.


“도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이람···”


들것을 든 의무병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중얼거렸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어서 가자고.”


불꽃이 타오른 자리마다 케르베스의 앙상한 뼈가 괴괴한 조형물처럼 남아 있었다.


마치 아주 오래 전에 그렇게 된 것처럼, 뼈 군데군데가 바스러져 내린다.


“잠깐만.”


의무병 하나가 몸을 숙였다.


그가 모래에 반쯤 묻힌 발톱 하나를 집어 올렸다.


케르베스 성체의 발톱이었다.


“헉, 저길 봐!”


다른 의무병이 어딘가를 가리켰다.


광활한 사막에는 주인 잃은 무수한 발톱들이 흩어져 있었다.



**



레온은 잠이 들면 어김없이 미지의 땅에서 깨어났지만 이곳에서 나가는 방법은 따로 몰랐다.


때가 되면 잠에서 깰 뿐.


그곳에 아무리 오래 머물더라도 잠에서 깨면 바로 다음날이었다.


페르미온은 사막 사건 이후 감감무소식.


그로부터 얼마 후, 레온의 영역에 몹시 거슬리는 소리가 들끓기 시작했다.


“저 녀석은 뭐지?”


“혼자래.”


“친구도 없대?”


“부모도 없대.”


“당장 길바닥에 쓰러져 죽어도 찾아올 사람 하나 없겠네.”


“낄낄낄···”


“걱정할 사람도 없겠지.”


“기억할 사람도.”


뭔가가 결여된 목소리들이 수런거렸다.


아무리 둘러봐도 목소리의 주체는 보이지 않는다.


어딜 가든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자리를 옮겨도, 양손으로 귀를 막아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고문과 다를 바 없는 소음.


레온은 자신이 어떻게 한 번에 그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받아들이는지, 또 이해할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


소음이 생긴 뒤로 시야는 도리어 흐려졌다.


그나마 또렷한 거라곤 이따금 레온을 찾는 흑색 유니콘과 빛의 터널.


바깥세상에서처럼 시야가 맑고 청명하지 않은 탓에 소음이 더 부각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다고 답답한 건 아니었다.


무척 이상한 일이지만, 레온은 차츰 소음에 적응했다.


늘 웅성거리는 소음과 함께한 탓인지, 어느 순간부터는 그것을 의식하지 않는 때도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더 소리를 의식하지 않게 되었고, 완전히 소리를 차단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레온은 그것이 단지 컨트롤 부족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깨달음 뒤로 더는, 말소리가 그를 괴롭히지 못했다.


분명 말소리였던 것이 허공을 가르는 바람 소리,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며 스치는 잎사귀 소리, 대지를 두드리는 빗소리 따위로 바뀌었다.


다만, 오롯이 정신을 집중하면 자연의 소리가 도로 언어화 된다.


지금처럼.


레온은 흙바닥에 돋아난 풀 한 포기를 내려다보며 앉아 있었다.


“안녕? 나는 풀잎에 맺힌 이슬.”


풀잎이 재잘거렸다.


“음.”


“들어 봐, 들어 봐.”


레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별다른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여정에 관한 심심풀이쯤.


이슬은 한바탕 신나게 떠들다가 제풀에 지쳤는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고마워. 이제는 떠나야 해.”


또랑또랑하던 목소리에 서운함이 묻어났다.


“죽는 건가?”


레온이 나지막이 물었다.


“새로 태어나는 거야. 하지만 그때의 나도 지금의 나도 똑같은 나야. 기억은 잃겠지만. 인간도 마찬가지잖아. 육신을 가지기 이전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


그때 이슬을 떠받치던 풀잎이 흔들렸다.


그것은 풀잎의 신호였다.


레온이 고개를 끄덕이자 풀잎의 하소연이 시작된다.


“도와줘! 그 못생긴 흑색 유니콘 놈이 언제 나를 먹어치울지 몰라, 악질이 따로 없지! 으아··· 그놈 때문에 불안장애까지 생긴 것 같아. 이곳에서는 먹을 필요도 없는데 왜 나를 괴롭히는 건지 모르겠어. 우적우적 씹으면 얼마나 아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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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신 (1) 뜻밖의 여정 21.08.03 92 5 12쪽
34 일루전 (10) 죽음 +2 21.07.30 104 5 12쪽
» 일루전 (9) 빙의 21.07.27 109 5 12쪽
32 일루전 (8) 회귀 21.07.23 128 4 12쪽
31 일루전 (7) 순풍 +1 21.07.20 128 6 12쪽
30 일루전 (6) 태풍의 눈 21.07.16 146 5 12쪽
29 일루전 (5) 통로 21.07.13 146 6 12쪽
28 일루전 (4) 특별훈련 +1 21.07.09 148 6 12쪽
27 일루전 (3) 흑막 21.07.06 162 5 12쪽
26 일루전 (2) 미지의 땅 +1 21.07.02 180 5 12쪽
25 일루전 (1) 페르미온 +1 21.06.30 190 6 12쪽
24 만물의 언어 (12) 대마법사 +1 21.06.25 242 7 12쪽
23 만물의 언어 (11) 거짓의 아들 21.06.19 237 7 12쪽
22 만물의 언어 (10) 커넥트Connect +2 21.06.18 253 7 12쪽
21 만물의 언어 (9) 덫 +1 21.06.16 248 7 12쪽
20 만물의 언어 (8) 공조 21.06.14 258 8 12쪽
19 만물의 언어 (7) 드래곤 스피어 +1 21.06.12 258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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