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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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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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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7,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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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1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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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글자
10쪽

프로리그(3)

DUMMY

원재가 내뱉은 단어 하나로 회의실은 술렁거렸다.


- 야 그거 걔지?

- 응 . Remigirl 걔.

- 와.. 진짜 쩔던데.

- 우리팀 오면 좋을텐데.


웅성대는 XK마르스 팀원들 사이로 최서연 감독의 하이톤이 울려퍼졌다.


“이렇게 웅성거리는걸 보니 다 아는 아이디같군요. 게임을 많이 잘하는가 보죠?”

“네. 잘합니다. 일단 그가 퍼트린 게임빌드가 몇 개 되지는 않지만 그것만 해도 3년을 앞서갔다는 평가가 클랜들 사이에서 돌고 있을 정도입니다. 사실 저희팀 1등의 제일 큰 공헌은 그에게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원재의 말을 듣는 최서연 감독은 놀람을 금치 못했다.

같은팀도 아닌데 1등의 원인이 그사람에게 있다니..

아까는 그 사람을 모른다더니 놀리는 건가 싶기도 했다.


“방금 그 말. 무슨 의미죠?”

“일단 그가 퍼트린, 빌드상의 체계는 보아서 따라할 수 있는 빌드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손이 얼마나 빠른지 마치 컴퓨터 그 자체를 보는 것 같을 때도 있습니다. 우리팀 1등의 원인이 그에게 있다는 것은 저희 포유클랜, 아 죄송합니다. XK마르스 팀원들이 그 전략들을 제대로 따라하는 데에는 좋은 피지컬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의 유닛 움직임을 완전히 똑같이 재현하기는 힘들지만 저희 팀원들은 그를 타 팀원들보다는 어느정도 따라갔다고 자부합니다.”

“아...... 그래서......으음..”


원재의 설명은 듣는 최서연 감독은 그제서야 이해가 갔다.

설명대로라면 정말 대단한 게이머였다. 새로운 체계적 기본 전략인 빌드가 새로운 것도 모자라서 피지컬마저 지금 1위인 자신의 팀원들이 완전히 쫒아가지 못할 정도로 대단하다니..


서연은 원재가 말한 아이디를 읊조리며 말했다.


“Remigirl..레미걸이라..여자인가요?"

"아뇨.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습니다. 아이디가 girl이라고 해서 여자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죠. 아마도 남자겠죠. 저를 포함한 저희팀원들은 물론이고 타 팀원들도 아마 눈독들이고 있을겁니다. 팀에 영입하고자 지난주부터 메일을 보냈는데 답이 없네요."

“메일을 보냈는데 답이 없다라... 좋아요. 제가 다시 메일 보내보고 어떻게든 영입해 보죠.”


서연은 원재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그를 영입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말 그대로의 사람이라면 확실히 우주전쟁 프로게이머로서 대단한 업적을 보여주리라 생각했다.

서연은 그가 어떤 사람일지 점점 궁금해졌다.


***


아이템카이 제노스 팀의 원룸 숙소에서도 Remigirl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정민은 안경을 습관처럼 오른손 중지로 밀어올리며 말했다.


“클마형. 지금 우리 성적을 올리는게 우선이죠?”

“그렇지. 중간이상은 가야 기업의 지원이 계속 이어지고 우리도 올해 말고 다음시즌에도 연봉을 받겠지.”

“갑자기 개인성적을 끌어올릴 순 없잖아요?”

“야. 넌 왜 당연한 소릴 하고 그러냐. 너도 은호랑 같이 다니더니 물들었냐.”

“아뇨, 그러면 아예 잘하는 팀원을 영입해서 성적을 올리는 겁니다.”

“응?”


정민의 말을 들은 클마이자 제노스 팀의 주장인 쇼는 무슨소리냐는 듯 정민을 쳐다봤다.


“형. 보세요. 지금 저희 성적이 거의 전멸입니다. 형이랑 제가 이긴것도 운영으로 상대를 압살해서 이긴다거나 한게 아니라 솔직히 교전운이 좋아서였기도 하구요.”

“그래. 안다. 근데 우리 클랜의 실력이 이정도는 아니잖냐?”

“야 정민아. 솔직히 우리 실력 제대로만 나오면 더 영입 안해도 돼.”


클랜 형들의 말을 들은 정민은 이제부터가 본론이라는 듯이 팀원들 전체를 눈으로 훑어보고는 말을 이었다.


“형님들이 실력 제대로 나오면 충분히 할만한 거 저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 숙소에 컴퓨터 2대뿐이라는게 사실 말이 더 안되는거죠. 연습실도 따로 없고요.”

“그래. 그거야. 차라리 피씨방 가서 연습하자고. 그럼 더 나을거야. 그럼 래더에서 잘하는 애들이랑 더 자주 연습이 될거고........”

“바로 그겁니다.”


Sizz, 이영진이 한 래더 이야기에 바로 정민은 말을 끊었다.


“영진형. 쇼형. 기억나세요? 래더에서 그 인간종족을 주로 하던 그 아이디. Remigirl."

"아.. 나도 완전히 발렸지. 잘하더라. 걔는 왜.. 설마?”

“네. 그겁니다. 걔를 영입하죠. 지금 저희 프로리그, 5판 3선승제입니다. 어떻게든 1승을 거두고 Remigirl이 1승을 하고 에결에 나가고. 우리 치고 올라갈수 있어요 형.”

“잠깐만 잠깐만..”


팀의 주장인 쇼는 정민의 말을 끊으며 이야기했다.


“정민아.”

“네 형.”

“좋아.. 좋지. 나도 걔랑 붙어봐서 걔 잘하는거 안다. 그런데 네 이야기는 우리가 1승이나 겨우 할 실력이라는 걸 전제로 까는거 같다. 일단 거기서 좀 걸리고..”

“죄송합니다. 성적만 너무 생각해서 제가 예의가 없었습니다.”


정민은 냉정한 판단과 계산을 하지만 너무 그 계산에만 치우쳐서 걸리는 면이 있었지만 그것을 쇼가 먼저 짚어주어 더이상 나가지 않게 만드는 조정자 역할을 했다.


“그래도 정민이가 이런 판단은 잘 하지. 우리가 연습을 해서 성적을 올리기도 해야 하지만 정민이 말도 일리가 있어. 당장에 성과가 나와야 하니까 말야. 그리고 Remigirl 걔가 팀에 오면 아무래도 다양한 전략이 나오고 좋겠지. 우리 팀원 모집을 한동안 안하기는 했어 그러고 보니.”


쇼는 주변을 둘러보며 일을 시킬 사람을 찾았다.

그러다가 친화력이 좋은 은호를 보고는 시선이 멈추며 말을 이었다.


“이렇게 하자. 일단 Remigirl 프로필보고 연락은 해봐. 그리고 다른 래더 강자들도 연락해. 이건 은호 니가 해라. 아, 연락한다고 다 우리 팀으로 받아준다는건 아냐. 그걸 걔들한테 보내는 메일에도 명시하고.”

“예. 형 바로 보내겠습니다.”

“그리고 팀에 관심있다고 메일오면 나한테 바로 연락해. 내가 직접 면접볼 테니까. 자 일단 피씨방가서 연습부터 하자. 도저히 여기선 안되겠다.”


그때 Sizz, 이영진이 말을 이었다.


“근데 요즘 Remigirl 걔 래더에서 안보이던데 게임접었나?”

“형 걔 혹시 고3 아니에요? 올해부터 고3. 그래서 시간 없다거나.”

“하하 설마 그러겠어? 공부하느라 못온다고?”

“말이 되는 소릴해라. 개인 사정이 있겠지. 니들은 고3이라서 우주전쟁 안했냐?”

“그렇죠? 하하...”


***


그랬다.

승아는 공부하느라 우주전쟁넷에 접속할 시간이 없었다.


각 팀에서 Remigirl의 이야기가 오가는 동안, 우주전쟁 넷 래더의 강자 Remigirl, 윤승아 본인은 독서실에서 문제집 풀이에 여념이 없었다.


“2²×5³ 의 약수의 개수를 구하여라... 1도 약수고 2도.. 5도 그리고 10.. 아악 더 못하겠어!”


‘이게다 오빠탓이야!’


작년 승아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오빠인 승태가 고3이었다. 그리고 올해엔 대학을 입학했다. 예전의 우수한 성적을 다시 회복하여 한국대에 입학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승태지만 대학 지원시에 정시 입학을 하지 않고 원서를 먼저 내서 합격하는 특차 입학을 하였다. 정시입학을 일반적으로 노렸다면 한국대에 갈수도 있었지만, 승아처럼 게임을 좋아하고 놀기를 좋아하던 승태는 좋은 머리로도 한국대를 가지 않고 다른곳을 선택, 특차로 지원을 하였다.


한국대가 입학 커트라인에 간당간당할 뿐이지 다른대학에서는 충분한 합격권이었고, 한국대 입학을 내심 바라던 승태의 부모님은 한숨만을 내쉬었다.

특차지원을 해서 붙을 경우 다른 대학에 일절 지원 할 수 없고 그 대학만을 가야하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지난 생에서는 한국대에 갔던 승태였다. 그때에는 승태도 우주전쟁 게임을 알기는 했지만 그리 많이 하지는 않았다. 다른게임도 마찬가지였고 말이다. 그리고 집에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걸로 승아는 기억한다. 그런데 이번생에서는 승아와 함께 피씨방을 일주하며 생활하던 것이 성적에 영향을 미쳤는지 성적이 급 하락. 물론 게임실력은 좋아졌다.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것이 있는 법.


그렇게 승태가 한국대에 가게된 미래와는 달리 현재에는 커트라인이 많이 낮은 편인 다른대학에 진학하게 되면서 승아의 미래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승태가 부모님의 기대를 만족시켰었기에 승아가 무얼하든 큰 관심이 없었던 부모님이었지만 이번생에는 승아에게도 중1때부터 공부를 시키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오빠가 한국대 갔으면 내가 이렇게 공부 안해도 됐을텐데!!’


대체 중1부터 공부해서 남는게 뭐냐는 질문에 피곤함과 체념뿐이라고 승아는 자신있게 답할수 있었다. 그리고 옆자리에는 초등학교 때부터의 친구, 현주가 있었다.


승아와는 달리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하던 현주였다.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같은 반은 아니지만 같은 학교에는 진학하였고, 또 지금 같이 독서실을 다니는 친한 친구였다.

엄마도 친구인 현주를 믿고 같이 독서실에 보낸 터였다.


옆자리를 보자 현주는 마지못해 공부하는 자신과는 다르게 정말 즐겁게 수학문제를 풀고 있었다.


“야. 조현주.”

“응?”

“수학이 재밌냐?”

“응. 재밌어. 딱 내가 생각하는대로 답이 나오는게 재밌잖아.”


대체 어떻게 수학이 재밌을 수 있단 말인가... 공부가 재밌다고 말하는 사람은 승아는 살면서 딱 두명을 봤다. 오빠인 승태랑 이 이상한 친구 현주.


“미친년. 나 나간다.”

“응? 어디가? 니네엄마 오면 어떻게 해?”

“피씨방. 난 도저히 여기 못있겠다. 이정도 했으면 많이 한거야. 엄마 오면 잠깐 나갔다 그래. 믿는다!”

“어우.. 야~ 거기 담배냄새나 나고 안 좋은데야.”

“그거 이따 고기집 앞에 한 5분 서있다 가면돼. 그럼 냄새 다 없어져. 그리고 스킨 분무기에 담아서 옷에 좀 뿌리면 냄새 없어지니까 괜찮아. 그럼 나 간다. 이따 10시에 봐.”


승아는 중학생이 된 뒤에도 여전히 이런쪽으로는 치밀했다.


승아는 그렇게 중학생이 된 뒤에 처음 피씨방으로 다시 발을 내딛었다.


작가의말

금요일에도 연재를 계속하고 싶지만 워낙 바쁘네요.
하지만 꾸준한 연재는 쉬지않겠습니다.

 

이제 승아가 본격적으로 이 판에 뛰어들 준비가 슬슬 되어갑니다.
지켜봐주세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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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Remigirl vs 흑마술사(2) +3 16.04.24 4,025 62 12쪽
22 Remigirl vs 흑마술사(1) +6 16.04.23 4,262 6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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